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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동품 상점 (양장)
찰스 디킨스 지음, 이창호 옮김 / B612 / 2024년 11월
평점 :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다룬 소설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사람이 찰스 디킨스가 아닌가 싶다.
지금은 당연하게 고전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올리버트위스트'를 비롯해 다수의 작품들이 모두 빼어난 문학적 감수성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벽돌 두께에 해당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펼치는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모습들은 지워질 수가 없게 한다.
14살 전후의 넬이란 주인공을 필두로 그녀가 겪는 고된 삶은 그녀와 함께 살아가는 할아버지가 하나밖에 없는 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도박에 빠지면서 그들의 인생은 제삼자의 등장으로 걷잡을 수 없는 고난으로 이어진다.
도박빚에 허덕이다 채권업자 난쟁이 퀼트에게 골동품점을 빼앗기면서 빈민촌에 정착하며 살아가는 모습들, 여기에 그녀를 도우려는 주변인물들의 성격과 행동들은 당 시대의 사회상을 잘 그려 보인다.
여성으로서 사회생활제약과 남편과의 동등한 위치가 아닌 자신이 꿈꾸던 삶을 영위할 수 없는 한계들, 특히 저자가 자신의 작품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선과 악에 대한 대칭되는 비교를 이 작품에서도 여실히 비추면서 그린 흐름들은 그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넬을 통한 선함의 이미지, 퀼트를 통해 악함의 극은 어디까지인가를 보이는 한편 인간이 자신이 살고 있던 환경에서 벗어나 더 좋은 환경이 아니더라도 되려 행복감을 느끼는 모습들(빈민촌)은 가진 것이 꼭 많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한 것은 아니며 진정한 행복은 스스로 느끼는 소중함의 원천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내심 넬의 행복함을 느껴보길 기대하게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은 저자가 그린 순수한 넬의 시선을 통해 권선징악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르되 그만의 인생관점을 드러내 보인 부분들이 마음을 울린 것도 좋았고 그가 쓴 이 작품이 왜 180년간 사랑을 꾸준히 받아왔는가를 느껴 볼 수 있었다.
새것이 오래된 골동품보다 꼭 좋다는 것은 없다.
세상 이치에 따라서 때론 새것보다 묵은 것이 더 오래될수록 시간의 경험과 지혜의 경험을 못 따라가 듯 디킨스가 독자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선과 악의 대비를 통해 인간 본성에 드러나지 않은 부분들을 드러냄으로써 진실된 순수한 마음은 결코 무너질 수 없다는 것, 오래된 골동품 상점이 상징하는 바는 바로 우리들에게 이런 점들을 알려주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