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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1~3 세트 - 전3권
류츠신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평점 :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하며 SF 거장으로 등극한 류츠신의 대표작으로 2000쪽이 넘는 방대한 세계관을 담아낸 수작이다. (이런 벽돌책 사랑하지요.~)
차례대로 출간할 당시엔 시간의 텀이 있던 관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에 제대로 각 잡고 읽기 시작한 작품인 만큼 저자가 다루는 범우주적인 세계는 중국의 실제 역사와 서양의 역사, 그러면서도 우주로 확장된 내용이 그야말로 블록버스터란 느낌을 고스란히 받게 한다.
나노 소재를 연구하는 과학자 왕먀오가 경찰수사를 받는데 자신이 아는 여성과학자가 사망한 사건과 이와 연관있는 국제과학학술단체 '과학의 경계' 회원들도 사망한 일에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조사를 경찰에 협조하면서 시작된다.
조사하는 과정 중에 삼체라는 가상현실 게임에 참여하는데 세 개의 태양이 존재한다는 기상천외의 삼체 세계는 그저 게임 속에서만 치부되던 것들이 현실세계로 이어진다는 발상으로 획기적인 진행으로 흐른다.
지구 삼체 운동이 인류문명에 절망해서 자신의 종은 물론 인류에 대해 증오와 배반이란 생각을 가지고 인류를 멸망시킨다는 이상을 갖고 활동한다는 설정도 그렇지만 인류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해오던 행보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내용들은 미래에 대한 경고이자 섬뜩함마저 느끼게 한다.
이런 주장들이 현실적으로는 가상의 이야기이자 사이비처럼 들릴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주장의 토대가 되는 과정이 철학적이면서도 과학적이라 새로운 문명 창조에 대한 타당성을 정교하게 그리고 있다.
환경적인 면에서 인간의 삶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루기 위해 행하는 실제 과학문명들이 정작 환경오염이란 문제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지적한 저자의 이러한 주장과 살충체 남용에 대한 부분을 문화 대혁명과 비교해 차이점이 없다는 글엔 그 심각성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다시 던진다.
중국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는 문화 대혁명, 텐안먼 사태, 양탄 공정과 수백 년이 흐른 후에 외계인과 마지막 전쟁으로 이어지는 삼체 시리즈가 더욱 특별한 것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SF장르에서 기대하고 보거나 읽었던 상상의 부분들을 여지없이 그리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이런 부분들이 가공할 만한 두려움의 존재로써 부각한 점이 아닐까 싶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첩보작전은 물론이고 군사를 동원한 부분이나 물리학, 수학, 여기에 광기와 폭력이 난무하고 외계 문명 탐사라는 과정을 읽을 때는 현실에서 좀 더 나아갈 때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이르는 극대의 두려움과 기대를 한꺼번에 끌어올린 문장들이 과학과 진실이란 두 거대 기둥이 마주 보고 마치 경주를 한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양에서 보인 SF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방대한 세계관을 동양의 시선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게 끌어올린 작품 구성은 몰입은 기본이지만 읽는 독자들의 머릿속에서도 연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읽게 되는 소설이라 읽은 후에는 삼체에 머물고 있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 작품이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방영되고 있는 부분과 실제 원작 부분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도 비교하면서 읽는다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