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패거리
필립 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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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통해 현실비판을 다룬 작품들을 읽으면 때론 이것이 정말 가능한 일인지에 대한 생각을 할 때가 많은데 필립 로스가 걸려낸(?) 이 작품 속에서 다룬 내용들은 신랄하다.




여기에 웃지 못할 풍자와 블랙유머, 멍청한 주위 인사들의 출연까지 합세해 이 모든 일의 전황을 다룬다고 상상하니 정말 웃픈 현실성이 짙은 문학이란 생각이 든다.



우선 이 책을 읽기 전 작품 속에서 다루는 미국의 정세를 알고 읽는다면 훨씬 실감이 날 것 같은데, 왜 저자가 이 작품을 이런 방향으로 썼는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미국 헌정 역사상 워터게이트란 사건으로 탄핵되기 전 스스로 물러난 닉슨 전 대통령과 그 주변인물들이 재선을 향한 방향 계획을 잡으면서 선거표를 잡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을 주 내용을 다룬다.




종교적인 퀘이커교도임을 내세워 태아들에게 투표권을 주자는 트리키(닉슨으로 분한 주인공)의 발언에 국민들은 당황스럽고 이러는 가운데 보수파의 표를 끌어들이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보이스카웃과 프로 야구선수 한 명을 지목해 주동자로 몰고자 하는 일련의 참모진들과 의견을 나누는 장면은 SNL급처럼 진행된다.



이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소불위를 가리지 않는 허황된 계획처럼 보일지 모르나 그들 패거리들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를 읽다 보면 섬뜩한 기분이 들게 된다.



상관없는 하나의 주제를 끄집어내어 언론을 통한 공론화와 주의를 부각하고 이를 중심으로 결속력을 다지는 행보는 정치판에서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설전들과 행보들이 어떻게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그린다.







특히 현재에도 이슈의 문제고 대두되고 있는 낙태법에 대한 법안 처리는 이미 이 시기에 미국 복음주의자들의 거센 반발과 상황상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여성들이  스스로 낙태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합법 법안 결의의 이견차이로 인해 분분한 의견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믹하다고 보기엔 너무나 어설픈 주제 방향처럼 이끄는 트리키 대통령에 대한 죽음을 두고 국민들이 저마다 소리 높여 내가 했다고 외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지, 무능하고 교활한 정치가가 나라를 자신의 마음에 드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작가의 필치는 시간이 흘렀어도 마치 미래를 내다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오랜만에 '포트노이의 불평' 다음으로 저자만의 펜으로 느낄 수 있는 시니컬한 풍자를 느끼며 읽었는데, 특히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의 단어 이어가기 조합은 작품 속 내용에 대한 전체적인 분위기와 비판을 모두 담아낸 듯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만의 정치철학이 옳다고 주장하는 무수한 세력들의 교묘한 말재주와 권력담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작품은 허구의 영역이라 할지라도 현실에서도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함을 일깨운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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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주부의 일기
수 코프먼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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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설들이 사회에 진출하면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리천장이란 말이 함께 등장한다.



 보이지 않은 차별 속에서 나름대로 독자적인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고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이 작품은 그 시대에서 살아가던 여성들의 삶과 저절로 비교해 보게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살고 싶었던 티나는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고 부모가 원하던 이상형의 남자를 만나면서 결혼한다.




행복한 삶을 꿈꿨지만 점차 달라지는 남편의 모습과 남편이 원하는 여인상에 부합하기 위해 힘에 부치는 노력을 하는 삶이 버겁기만 한 그녀는 점차 우울에 빠지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심까지 하게 된다.




가정 내에서 보인 것들보다는 타인의 눈에 대한 의식을 더 중요시했던 남편과 두 딸을 사랑하지만 자신이 갖고 있던 그 무언가에 대한 갈증들은 스스로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드는 가운데 일기를 쓰기 시작하는 그녀.








작품 속 내용들이 티나가 혼자만의 생각을 쓴 일기를 통해 그려지고 있는 이 작품은 여성이란 존재가 지닌 부부와 가족 내에서 갈등과 사회와 가정이란 환경에서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역할, 그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없는 사회적인 속박들에 갇혀 사는 여인상의 모습을 비춘다.



일상생활 자체가 너무도 현실적으로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마치 이웃에서 함께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이 내용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부정처럼 여겨지는 일 탈 행위인 외도를 통해 속박을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여인으로 비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한 개인의 인생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억압되고 능력발휘에 대한  기회를 박탈당함으로써 여성이란 존재가 그저 결혼과 출산, 여기에 오로지 가정 내에서만 충실한 모습이 곧 이상적인 아내이자 엄마란 인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느껴볼 수 있다.




남성들이 생각하는 이상형의 여자 이미지를 통해 그 안에서만 올곧은 여성으로서만이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시대의 방향을 그린 이 작품은 왜 티나가 그냥 주부가 아닌 미친 주부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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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모드 방튀라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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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소유욕이 드러내는 듯한 느낌으로 와닿은 작품, 신예작가로서 자국은 물론 홰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 작품의 내용이 궁금했다.



사실  작품을 접할 때는 어떤 기대치에 대한 상상도 포함되는 부분도 있고 작품 속 내용에 따라 일말의 같은 감정을 느끼면서 읽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글쎄 이 작품은 나의 기대치를 넘어선 작품이다.



넘어섰다는 것이 희. 비극을 떠나 전개상 흐르는 과정에서 나의 기준엔 호응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고 그것이 남편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에 대한 애정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만, 꼭 그런 행동까지 해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이해하기 어려웠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남편이 금발을 좋아해서 만남 이후 끊임없는 노력을 해오는 아내, 결혼 15년 차에 접어들었어도 퇴근 후 남편의 자동차 소리와 집 안에 들어오기까지의 행동을 그리며 기다리는 워킹맘인 그녀가 남편을 사랑하는 애정은 흡사 스토커처럼 느껴질 정도로 집착과  애정에 몰입한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여성의 심리가 곳곳에 포진된 문장으로 독자들을 그녀의 마음속에 들어가  그녀의 남편이 정말 그녀가 생각한 것처럼 행동과 말을 통해서 드러낸 의미가 맞는 것인지, 되려 앞서나간 극대치의 상상의 경계를 허문 사랑을 잃을까 봐 불안에 떠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런 일들 과정 중에서 자신을 귤에 비유한 남편에 대해 다룬 부분들은 인상적이 부분인데, (아! 남편이란 사람, 귤 대신 다른 단어로 좀 말해주지...) 타 부부와 비교함으로써 자신이 남편과 함께하는 부부라는 관계를 다시 되짚어보는 과정과 연이어 외도를 하고 그날 다시 남편과 함께한다는 설정은 전개상 그녀의 광기 어린 애정의 막다른 행보처럼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더 반전은 이 모든 일들을 남편은 알고 있었고 아내의 사랑을 밀당처럼 이끄는 사랑의 승자처럼 주도권을 쥐고 있음으로 해서 다시 아내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는 점이다.




어쩌면 남편이 아내에게  사랑을 사랑한다,라고 말했던 부분은  아내가 생각하는 사랑을 생각하는 점을 지적한 것인지도 ...



외도를 한 것도 알고 있었고 아내의 심리를 뒤흔들 행동까지 보인 부분이 부부의 사랑 확인과정이라고 보기엔 이해불가, 다만 작가가 페미니즘의 문학으로 결혼이란 제도하에서 여성들이 가정과 일 사이에서 시도해 보이려 했던 내용들은 디테일 면에서는 뛰어난 점들이 두드러져 보인다는 것과 사랑에 대한 색깔의 변화를 요일이 바뀌면서 그린 과정은 한마디로 사랑에 대한 집착을 보인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남편을 정말 사랑하는 한 아내가 부부간의 사랑을 믿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릴의 느낌도 들고 심리적인 면을 통해 신뢰, 사랑에 대한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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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도 없는 사이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백수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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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보부아르의 미발표 유작이 된 '둘도 없는 사이'-



보부아르의 입양한 자녀 실비 르 봉 드 보부아르에 의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이 책은 사르트르를 만나기 전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지냈던 친구 앙드레(일명 자자라 불린다.)와의 교류는  자자의 이른 사망(21살에 사망)으로 그들 사이에서 있었던 내용들을 들려준다.



책의 화자인 '실비'는 보부아르 자신이다.


실비가 어린 시절  만난 앙드레와는 서로 다른 점들이 많았지만 이 다른 점들이 그 둘 사이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한다.


하지만 앙드레가 지닌 기질은 당시 그녀 집안에서 중시한 전통과 신앙에 대한 중요성과 이를 저버리지 못한 채 자신 안에 간직된 모든 감정들을 삭이거나 포기하면서 적응해야만 했던 삶을 받아들이면서 갈등을 일으킨다.



-어쩌면 이해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모르겠어.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건 교만이야. - p 79



한 개인으로서 사회나 가정 내에서 틀에 맞춰진 것들을 포기하며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다.



시대적 상황상 현대보다 더 암묵적인 소통과 수용을 강요했던 시기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앙드레 스스로가 이러한 모든 것들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다가왔다.



그래서 그런가? 

보보아르는 앙드레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왔다는 점을 비교한다면 죽은 친구의 생애를 돌아보며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대가 요구하는 방식에 따라야 하는 정숙한 여인이란  그 시대에서는 여성들이 선택할 두 가지의 길이 결혼하거나 수녀원에 다님으로써 순종적인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시절, 두 사람의 우정만을 다룬 것이  아닌 그들 사이에서 오고 간 내용들과 더불어 진정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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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눈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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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2회 수상작가로서 캐나다를 대표하는 저자의 이번 자전적 성격이 깃든 작품의 제목이 고양이 눈이다.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투르키예의 나자르 본주우를 연상시켰는데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이 제목은 그와는 전혀 달랐다는~~



곤충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안정된 생활을 하지 못했던 일레인이란 여류화가가 자신의 작품 전시회를 열게 될 토론토를 방문하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과 현재를 교차하면서 다루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래 여자아이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남자아이들과 더 지내는 것이 편하다고 느낄 정도로 성장한 일레인은 아버지가 정착하면서 학교에 다니게 되고 또래 친구인 코딜리어, 그레이스, 캐럴과 함께 어울린다.



그러나 자연과 더 친숙했던 일레인은 사람들이 사는 사회에서 이뤄지는 여러 가지 규칙이나 관습, 종교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적었고 이는 코딜리어의 가스라이팅이나 묘한 행동으로 인해 이들과 어울리는 것에 고민하게 된다.







어른들의 시선에서조차도 자유롭지 못했던 일레인은 같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대하는 대화를 듣고 인지하는 충격과  여자라면 실패와 색색가지 털실 매듭을 손에 들고 다소곳한 모습이어야 한다는 인식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이런 가운데 학년이 바뀌고 다시 코딜리어와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된 일레인의 반격은 그 위치가 역전됨은 물론 성인이 된 후 다시 만나면서 코딜리어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들어주지 않는 행동을 보인다.



이는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아픔이 내재된 가운데 밖으로 돌출된 행동이자 상황상 어쩔 수 없었을 점으로 느낄 수도 있지만 정작 일레인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코딜리어와의 관계는 이별 아닌 이별이자 다시 만나보길 기대하는 희망으로 내재된다.







이후 그림을 전공하면서 만나는 두 남자 조제프와 존과의 관계는 여성을 대하는 이질적인 당시 사회 속에서 남자들이 갖고 있는 여성상을 드러냄으로써 이별과 이혼의 과정을 거치는 흐름들은   결혼과 출산, 사회에서 직업을 가진 여성을 대하는 시선들로 느껴볼 수 있다.



배경상 1930~40년대 중년여성으로 화가의 길을 걷고 있는 일레인의 이런 삶은 결혼하면 직업이 없고 나이 많고 결혼하지 않는 여자들은 뭔가 이상하고 비웃을 점이 많다는 구절, 핵가족이란 출산장려자이자 월급에서도 남녀 차이가 있다,  예술이 여성적이란 말로 그 시대를 대변한다.








특히 같은 출산이란 경험을 한  엄마들 모임에서조차도 이런 사회적 반향에 대한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그 안에서도 어울리지 못하는 일레인의 행보는 당 시대를 살아간 여성들이 지닌 우정과 사랑, 결혼, 취업, 자녀양육에 이르기까지 사회적인 관습이자 시대적 흐름상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모순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일레인이 가장 안정감과 평화를 느끼는 순간이 바로 고양이 눈이란 구슬이란 사실은 인간에게서 받아야 할 인정을 물체에 의존한다는 것, 이는 곧 모든 것들을 결합해 줄 유일무이한 존재임을 뜻한다.



 여전히 딸들을 향한 엄마로서 걱정을 느끼는 부분 또한 자신의 경험을 비춰 동일시하는 우려가 곁들인 점들을 생각하는 장면은 시대를 막론하고 여성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녀가 그린 그림들이 과거와 현재를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통일된 장면처럼 다가온 점 또한 전체 구성상 인상 깊었고 기존의 작품과는 다른 여자 아이들의 세계를 통해 그 세계에서 부딪치며 성장해 나가는 내용이라 재밌게 읽은 소설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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