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그네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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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7살인 레오는 1945년 소련에 의해서 끌려간다. 간다는 자체가 좋아서, 동성애자로서 오리공원에 자신의 본명을 숨긴채 행동을 하는 목에 두른 침묵을 알아볼 리 없는 다른 세계로 간다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가축용 열차에 승차한 뒤에 얼어붙은 염소 두 마리가 두 쪽으로 갈라져 던져졌을 때 땔감의 연료로 사용하면서도 그 때까지 배고픔의 천사가 내 등에 올라탈 줄을 몰랐다.  (몸 안의 이는 피를 빨아먹는 동조자로서 한 몫을 한다.)

수용소 안에서의 생활은 자신의 동네에서 같이 온 사람도 있었고, 다른 동네에서 온 사람들로 채워진 다문화 공동체였다. 그 곳에선 석탄이 유일하게 풍부했고 석탄을 팔아서 필요한 소금과 설탕으로 바꿔서 먹곤하는 생활을 영위해간다.  

시멘트를 나르는 일을 하다가 가벼운 성질로 인하여 바람에 나부껴 날아가는 시멘트의 양이 점차 줄어들면 반동분자. 파시스트, 태업자, 시멘트 도둑으로 몰리기 일쑤였고 이는 배고픔의 천사와 공범이 되었다. 하지만 시멘트는 사라져 없어지지만 자신들은 왜 사라지지 않는지에 대한 노동의 고달픔을 절규한다.  

배고픔에 주린 배는 서서히 남자와 여자의 성 구분조차 할 수 없는 그저 한 마른 몰골의 인간들로만 보이고 유일한 낙이라곤 아침에 일정한 비율로 달아서 주는 빵을 아껴 먹다가 베개 밑에 숨겨두고 두고두고 확인해가는 일이었다. 저녁이 되면 빵 바꾸기가 시작되는 유혹에 빠지게 되고 나의 빵보다 타인의 빵이 더 커보이는 현상까지 번져서 후회하는 일도 생기고 , 빵을 바꾸고자 함에 있어서 그 사람의 얼굴 형태를 관찰해 오래 못 살것 같은 사람의 얼굴(볼빵이라고 부른다.)을 보고 교환이 이뤄지는 일이 생긴다. 

그 와중에 빵 도난사건으로 인해 빵을 훔쳐 먹은 동료를 패고 토해내게까지 해서 그 현장을 보존하고 그 주범은 아무말도 못한 채 치료한 부은 얼굴로 다시 막사로 돌아오는 과정을 겪는다. 하지만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고 그 또한 침묵속에 이루어진 하나의 규율이었다. 다만 정신 이상자인 키티의 것만은 건드리지 않는데 이는 서로에게 저지르는 나쁜짓을 그녀에게 베푸는 선행으로 무마해 보려는 자신들의 정당방위 같은 행동으로 여겨진다. 

배고픔에 대한 처절한 심정은 스프를 먹는 것에 대해서도 아껴 먹고자 서두르지 않고 삽질 1회= 빵 1g이라는 성립이 되는 현실에서 삽질은 유일하게 배고픔의 유혹을 잠시나마 이길 수 있는 안식처가 되곤 하지만 이마저도 그 기예를 빼앗아간다.   

어느 날 외출증을 얻어서 장터에서 필요한 것을 바꾸는 과정에서 러시아 집에 있는 어는 여인으로 부터 따뜻한 스프 대접을 받게 되고 눈물을 흘리게 되자 그 여인은 자신의 아들 또한 전장에 나간 사실로 인해서 동정을 느끼고 아마포로 만든 손수건을 주면서 가져가라 한다. 끝까지 배고픔의 유혹에서 모든 것을 바꾸고서라도 이것만은 건드리지 않고 가져오는데는 오직 하나! 할머니의 너는 다시 돌아올거란 말 한마디로 그 희망을 가슴에 품었기 때문이다.  

배고픔은 부부간에도 예외는 없어서 부인이 죽어가는 동안 식사시간에 남편이 숟가락을 넣게 되는 과정엔 그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는 시대를 말해준다.  

소식도 없던 가족에게서 어느 날 엄마로부터 동생이 탄생했다는 단 한줄의 소식으로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간의 소식조차도 궁금해 하지 않는 엽서의 긴 공백을 보면서 동생에 대한, 엄마에 대한 원망이 생기고, 비록 수용소라 할지라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철사로 나무 모양을 만들어 자신의 털장갑실을 풀어서 철사에 동동매어서 트리처럼 만들고 빵 두 개를 각각 걸어놓음으로써 잠시나마 분위기를 누린다.  

자신의 스카프를 팔아달란 요청을 못본 채 하고 관리인인 투어가 매고 있는 것을 본 레오는 그것에 대해 따지게 되고 어느 날 대농장에 가서 그 곳에서 감자 273개를 갖고 오는 허락을 받게된다.(절대 영감 온도이기 때문에 그 갯수에 맞춰서 갖고 온다.) 외상으로 갚고도 두 달여 정도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것에 감자 인간이란 생각을 해 보게된다.  

수용소 마지막 해 임금으로 받은 돈으로 점차 뼈에 살이 붙고 남.녀 구분이 생기면서  그 안에 유행이 생기게 되고 오랜 여행 끝에 집에 돌아오게 되지만 식구들은 묵언하에 수용소의 생활을 물어보지 않는다. 자신 또한 밤새 불을 켜 놓고 자게되는 생활이 이어지고 동생을 대하는 자신의 맘 속엔 여전히 차가운 감정만이 자리 잡는다. 삼촌의 소개로 상자 공장에 다니게 되고 어느 덧 못질이 익숙하게 되자 콘크리트기사 양성소에 입학하면서 에마란 여인과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동성애적인 자신의 기질로 인해서 거리를 헤매게 되고 동성애자 몇 명이 체포되자 오스트리아에 사는 고모의 초청장을 받아서 가게 되면서  부인에게 나중에 만남을 갖자는 거짓으로 둘러대고 엽서로 이별을 고한다. 도처에 유혹에 빠지면서도 자신의 내면에 자리잡은 배고픔에 약탈당한 세월의 보상을 기대했으나 삶은 아무도 다시 만들어 줄 수 없음을 깨닫는다.  

수용소에서 내 보물들은 나 거기 머문다/ 나 거기 있다/ 나 거기 있었다로 였지만 레오는 오직 나는 거기서 나오지 못한다로 구분한다. 가장 두려운 것은 노동강박이었고 자유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내 뇌를 타고 올라가 강박이라는 마법을 걸기에 자유의 몸으로 살아가지만 소파에서 떨어진 포도 송이와도 춤을 추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헤르타 뮐러의 작품인 숨그네는 같은 동향 출신인 오스카 파스티오르의 자전적인 생활을 토대로 쓰여진 글이다.  

그간 여러 홀로코스트에 대한 소재로 각기 다른 쟝르에서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실들이 많이 있지만 이 작가만큼 언어의 새로운 조합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접했다는 것이 실로 간만에 글을 읽는 사람으로서 즐거움을 준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스산함과 연민, 눈물의 기본형태를 깔고 시작하는 수용소내의 생활은 때론 덤덤하게 관조적으로 보여지는 일관된 시선으로 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울림이 크게 느껴진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보면 오랜 수감생활로 자유의 세상에서 나갈 수 있는 죄수가 여전히 감옥을 고집하고 생을 마치길 바라는 심정엔 오히려 자유의 세계에 대한 보이지 않는 억압감이 도사리고 있고 내 스스로도 어떤 일을 해 보지 못했기에 , 그것이 하나의 습관으로 굳어졌기에 두려움이 앞서지 않았나 하는 것처럼 레오도 배고픔의 처절한 기억이 뇌리에 타고 올라간 그 시절의 강박감 때문에 자유의 몸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하루에도 수용소에 끌고 갔던 가방을 열어젖히고 물건을 꺼낵보고, 길거리에서 만난 동료들조차도 서로 외면하게 되는 행동에 대한 자신의 의지가 무너짐을 느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가족들간의 무심한 침묵속에 오히려 드러내 보이질 않길 원하는 시대에 대한 레오가 겪은 인생의 황금기인 시절에 있었던 5년은 그래서 보상받고자 했음에도 여전이 자신이 수용소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암시해 준다.  

살기 위해서 , 배고픔에 대해서 대항하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버텨내기를 해 온 레오가 받은 자유의 몸이 사회적응에 실패한 것은 어찌 보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말했던 것처럼 시대가 낳은 , 나라간의 이해 타산에 한 개인이 얼마나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삶을 이어가고자 했는지에 대한 인간 경외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기존의 실존 경험을 토대로 한 얘기보다는 한층 성숙되고 깊이를 주는 문학을 오랜만에 접해 본 것 하나만으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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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2010-08-06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문학동네 편집부의 고우리입니다.
이번에 제작하는 소책자 <헤르타 뮐러 스페셜북>에 독자님의 리뷰 일부를 게재하고 싶어 사용 허가 요청 드립니다. ^^ 보시는 대로 답글 또는 메일kupsch@naver.com로 허락 여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용하려는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보다는 한층 성숙하고 깊이 있는 문학을 오랜만에 접해본 것 하나만으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이다.

고맙습니다.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칼럼 매캔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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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신과 엄마, 그리고 남동생 코리건을 두고 떠난 아버지가 없는 환경에서 자라난 나는 아일랜드에서 어린시절을 보낸다. 밤 중에 홀연히 나갔다 들어오는 동생의 몸엔 (9살) 담배 냄새가 나고 어느샌가 아버지의 옷이 하나 둘씩 사라진다. 그것이 길거리 노숙자들에게 주고 왔단 사실을 알았을 땐 이미 동생의 갈 길은 정해져 있었다.  

그런 동생이 수도원에 들어가서 성직자의 생활로 접어들고 다시 미국으로 떠났을 때 나는 대학을 졸업 후 일정한 직업이 있다 없는 생활을 하다 우연찮게 대마초 소지 혐의로 동생이 있는 미국으로 오게 된다. 동생이 거처하고 있는 동네는 미국에서도 가장 하층민 , 특히 창녀, 마약(히로인), 깡패들이 들끊는 지역인 브롱크스 지역_ 

그곳에서 수도없이 포주들에게 폭행을 당하면서도 동생은 성직자로서 자신의 집을 잠시 들렀다 가는 정거장 휴게소처럼 창녀들에게 제공을 하고 그런 창녀들 중에서 틸리 헨더슨이란 38살의 엄마 창녀와 두 딸을 가진 그녀의 딸 재즐린 헨더슨을 알게 된다. 동생의 헌신적인 교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녀들은 동생을 무시한다. 이런 동생에겐 치명적인 병이 발견되고 노인들의 나들이 활동에 필요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알게된 과케말라에서 온 두 아들의 엄마이자 과부인 아델리타와의 사랑으로 인해 종교와 사랑사이에서 고뇌를 하는 동생을 보게 된다.  

한편 이와는 정 반대인 부호촌인 파크 애비뉴에 사는 판사 부부인 소더버그와 클레어 사이엔 외아들이 베트남 전쟁으로 징집을 나가게 되고 그 와중에 폭격으로 카페에 있다가 사망한 전보를 받게된다. 실의에 빠진 그들 부부가 어느 덧 잠시 정상적인 생활로 접어들 쯤 어느 날 광고에 "이야기 할 어머니를 찾습니다. 베트남 참전 용사  사서함 667" 이란 내용을 보고 다섯의 여자가 모이게 되면서 자신의 아들 죽음에 대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서를 공감하게 된다. 이들 중에는 백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브롱크스, 즉 창녀들이 사는 아파트에 글로리아란 여인이 모임인원으로 참석하면서 그녀의 세 아들이 전장에 나가서 죽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편, 코리건은 창녀들의 불법적인 활동으로 경찰에 끌려가 두 모녀를 구하기 위해서 법원에 간 사이 나는 노인들과 간호사와 함께 바닷가를 거닐고 있다 돌아오게 된다 . 

그 시각 코리건의 뒷 부분을 들이받은 차로 인해서 교통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차 안에 있던 재즐린은 즉사, 코리건은 응급실에 실려가지만 형과 간호사가 왔을 땐 이미 이마가 식어가고 있었다. 

이들의 죽음에 뺑소니를 친 사람은 부부이자 화가이며, 마약중독자인 블레언과 라라리브맨이었다. 마약중독을 끊기 위한 일환으로 세상과의 단절을 하고 오두막에서 생활을 하던 중 시내에 그림들을 상담하고 오던 중에 난 사고로 인해서 라라는 자신들이 죽인 사람들. 즉 코리건의 유품을 들고서 재즐린의 장례에 참석을 하게 된다. 이런 중에 코리건의 형과 대화를 나누면서 점차 사랑을 느끼게 되고, 클레어(판사 부인) 또한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그들 모임의 사람들 중 글로리아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 다시는 모임을 가질  기회가 없을 거란 생각이 드는 것을 알면서도 글로리아와 좀 더 예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또 다른 장소인 틸리(재즐린의 엄마)는 감옥에서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 코리건이었단 것을 깨달아 가고 손주들을 보고 싶은 마음에 자신을 찾아 온 라라에게 면회 부탁을 하게 되지만 감옥에서 일어난 소동의 책임으로 코네티컷 주의 교도소로 이감 되면서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 삶을 마감하기 전 라라는 약속을 지켰고 그녀의 손녀들을 보살펴 주는 대리자로서 온  글로리아를 보면서 자신보단 더 낳은 생활을 보장해 줄 것 같은 예감으로 행복해 한다.  

글로리아 또한 전혀 그들을 무시하고 지냈지만 어느 날 두 아이가 사고로 부모를 졸지에 잃고 사회 복지사의 손에 이끌려 가는 모습에 죽은 자신의 세 아들의 모습이 겹쳐 오르면서 그들의 양육을 책임지게 된다.  

법정에 출근한 소더버그 또한 세계 무역빌딩 사이를 줄 하나로 온 이목을 집중시켜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법원에 끌려온 사람에 대한 판결과 창녀 틸리에 대한 형량 선고에 따른 일정을 마무리 하게 된다.  

위의 이야기에 나오는 중요 인물들은 전혀 연결고리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피부색, 환경장소, 직업,,... 

하지만 이들의 묶어주고 서로 인연이란 테두리 속에 얽키설키어진 인생의 행로는 바로 세계무역 빌딘에서 줄타기를 한 그 사내 때문이었다.  

코리건은 죽어가면서 아델리타에게 오는 길에 줄에 선 남자를 봤다고 했고, 틸리 또한 법정에서 그와 같이 형량을 선고 받았으며, 클레어의 집에 모인 사람들 중 마샤는 오는 도중 줄에 매달린 사람을 보면서 그 감상을 헬기를 몰았던 아들이 자신을 보기 위해 왔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옥상에 올라가 그 모습을 보려고 노력을 하지만 보인진 않는 장면에선 서로가 각기 처한 환경에서 그들 나름대로의 상황에 맞춰서 이해를 하고 회상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라라 또한 사고의 괴로움에 신문에 혹시 기사가 났나해서 확인 하는 과정에 줄 탄 사람의 사연을 읽게 되고 남편의 사랑이 결코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코리건의 형과 사랑을 하게 되고 아일랜드로 가서 부부로서 삶을 영위한다.  

재즐린의 두 자녀 또한 한 명은 군인으로 또 한 명은 직장인으서 죽은 글로리아와 함께 집을 방문했던 클레어와 만남을 지속하게 되고 와병중인 그녀를 방문하게 되지만 조카의 냉혹한 시선에 쓴 웃음을 짓게 된다. 아일랜드에 사는 코리건의 형과 그 부인을 만남으로서 자신들의 엄마와 코리건의 관계에 대해서 또 다른 사랑의 상상을 하게 된다.  

무려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두꺼운 책 속엔 줄 타는 남자가 첫  부분에 등장을 하고 그에 연결된 사람들의 상처와 살아가는 이야기가 긴 여운을 남겨준다.  

시대는 베트남전 참전으로 인해서 닉슨 대통령의 하야 이야기, 현대에 거슬러 와서는 이라크 전이 대두되면서 이야기 속에 소 소재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두 전쟁으로 인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소통과 그 주위에 있는 또 다른 하위층 사람들의 삶이 자리를 잡고 있다.   

서로가 다른 인연으로 인해서 흑. 백간의 보이지 않는 무시, 차별적인 시선이 나타나고, 그런 와중에 자신의 삶의 일부임을 인정한 코리건의 성직자로서 느끼는 고뇌와 사고의 묘사 장면은 실제 참사 현장을 보고 있는 듯한 생생한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작가의 방대한 이야기 속에 실질적으로 자신을 정치적 작가라고 해도 될 듯하단 인터뷰에선 이 책에 나오는 전쟁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  

줄 하나로 연결이 된 그들의 삶 속에 인연이 그들 자녀들의 성장 속에 이어지는 장면은 화해와 용서, 사랑에 대한 기본적인 감성이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도 창녀로서 살 수 밖에 없는 그녀들의 삶 자체가 아주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읽는 내내 안타까움을 준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 속에 자서전 형식 비슷하게 고백하고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책의 허구보단  사실적인 얘기로 여겨질 만큼 작가의 글 솜씨가 지루함으 모르게 읽어 내려가게 하고 있다.  

두꺼운 양만 제외한다면 읽는 내내 아주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고 있는 이야기 보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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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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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주의 크로스비 마을엔 전직 수학교사였던 올리브 커트리지란 여인이 남편 헨리와 살고 있다. 체격상 여인의 몸 치곤 거구인 그녀는 매사에 상냥한 말솜씨와는 거리가 멀고 남편의 말처럼 "미안해"라는 사과의 단어조차 모르고 사는 여인이다. 
 
이 마을엔 다양한 연령층이 서로가 관심, 무관심속에 부대끼면서 서로의 일상생활을 거울 들여다 보듯이 알고 지내는 작은 마을

약속 - 그들이 중년이었을 무렵 남편 헨리는 오래전 부터 약국을 경영해 왔고 일을 도와 주는 데지즈란 직원과 함께 일을 함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점차 올리브의 대화와는 다른 순진하고 맑은 그녀의 성격에 끌리게 된다. 그녀의 남편도 같은 헨리였기에 친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그는 그녀의 남편이 죽고 다시금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난 그녀에 대한 감정을 접음으로써 올리브의 곁으로 돌아오게 된다. 마음속에 있던 올리브의 사랑이었던 짐 오케이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는 일 조차도 접어둔채로...

피아노 연주자 - 앤지 오미라는 바에서 연주하는 사람이지만 마을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레파토리와 그녀 자신의 오랜 연인이었던 말콤에게 평소 해 보지 못했던 이별의 전화를 하게 되지만 오히려 욕만 듣게 되면서 문득 깨닫게 된다. 자신이 뭔가를 너무 늦게 깨달았다고. 그리고 그것이 너무 늦었을 때에만 뭔가를 깨닫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 사실,,,

작은 기쁨 - 족부의학 의사인 아들 크리스토퍼의 결혼식 날, 며느리인 타 지역 출신 수잔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차에 손님들도 이젠 돌아갈 때가 됬다는 생각이들고 있던 때에  수잔과 그의 친구들이 자신과 아들, 남편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을 듣고 수잔의 속옷, 신발 한짝, 그리고 그녀의 스웨터에 매직으로 줄을 긋고 나온다.
 
굷주림 - 철물점을 운영하는 하먼은 과부가 된 데이지와 나눈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공감을 느끼게 되지만 부인인 보니는 자신이 갖는 관심사 조차 알지 못한다는 사실, 그리고 니나란 젊은 여인이 거식증에 걸려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올리브와 함께 그녀를 도와주게 되지만 결국 삶을 마감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문득 그런 사건들을 보면서 이젠 장성한 자식들 조차도 독립해 나가고 진정 사랑함을 알게 된 데이지에게 고백을 하게 됨으로써 머지않아 자신이 보니에게 쫓김을 당하든, 자발적으로 집을 나오게 되는 상황이 닥쳐옴을 느끼게 된다. 

다른 길 - 아들 내외가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가게 되고 그 충격이 가시지 않은 채 식사로 인한 복통으로 병원 화장실을 이용하게 됨으로써 마약을 훔치러 들어오게된 범인들과 대치상황을 맞게 되고 그 일이 있은 후 서로 다른 길에 익숙해져야 함을 느끼게 되면서도 적응이 안됨으 느낀다.

튤립 - 헨리의 갑작스런 뇌졸증으로 인한 요양생활이 시작이 된 올리브는 같은 동네에 사는 라킨 부부의 아들이 저지른 살인 사건으로 인해 그들 부부가 은둔 생활을 하는 가운데 자신에게 보낸 엽서에 대한 보답의 차원으로 심리 보상을 받으려 가지만 오히려 그녀로부터 자살에 대한 방법을 듣게 되고 의식조차 없는 헨리에게 그만 삶을 마쳐도 좋단 말까지 하게 된다. 

여행 바구니  - 한 때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이었던 말린보니가 남편을 잃음으로써 자신이 그녀의 상황을 보고 내심 위로를 받고자 찾아갔으나 오히려 그녀을 둘러싼 가족의 따뜻한 시선과 맘을 보고 결코 자신이 법접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불안 - 소리도 없이 이혼을 당한 아들이 아버지가 각기 다른 아이 둘이 있는 앤이란 여인과 결혼을 시작했고 자신의 아이을 임신한 앤이 고생한단 소리에 도움을 요청하는 아들의 전화로 아들 집을 방문하게 된다. 임신 증상으로 구토한단 소리는 거짓임이 드러나고 그 뚯엔 엄마가 보고 싶단 것으로 해석을 하게 되지만 달라진 아들의 모습과 맹한 모습의 소유자이면서 담배와 술을 가까이 하는 앤의 모습을 보면서 이해를 하는 한 편 태어날 아이에 대한 걱정과 아들과 결코 화해를 하지 못한 채 집으로 오고 만다. 

강 - 헨리가 세상을 떠난 후 동네에 정착한 잭 케니슨을 산보길에 만나게 되면서 만남을 가지게 되지만 공화당 지지자면서 레즈비언 딸을 둔 그의  자식에 대한 용서가 없음, 부인의 죽음을 알게 되고 자신 또한 아들의 자식이 태어나고 헨리의 죽음 후에 오는 각기 다른 느낌 속에 잭에 대한 새로운 감정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다. 

총 13편의 단편으로 이어진 책은 미국 드라마 "초원의 집"과 우리나라 드라마 "전원 일기"를 연상케 한다.

주인공인 올리브는 결코 우리가 생각한 가정에 충실하고 요리 솜씨 좋으며 남편과 아들에게 헌신적인 어머니의 상이 아니다. 걸핏하면 툭 대놓고 내뱉는 말은 상대방에게 기분 좋게 들릴리가 없고 아들을 사랑했음에도 아들은 결코 엄마에게 변덕스런 성격으로 힘들어 했단 말을 듣는다. 아들의 결혼을 대비해서 헨리와 정성껏 만든 집에서 치른 결혼식(작은 기쁨)에서 조차 피곤함의 생각을 드러내고 수잔의 성격이 못마땅하던 차에수잔의 옷과 신발 속옷을 가져오는 분풀이 행동도 보여준다. 더군다나  캘리포니아로 아들을 데리고 가버린 사건에 대한 분노가 가시질 않는 성격의 여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각기 다양한 연령층이 등장함으로써 각기 다른 인생의 길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 책은 어른들이 읽으면서 무릎을 칠 만한 구절들이 나온다. ( 예를 들어*****  결혼 후 어느 시기가 되면 어떤 종류의 싸움은 더는 하지 않게 된다고. 그 이유는 지나온 날이 남아있는 날들보다 더 많아진 시점에서는 사물이 달라지기 때문....
***** 인생에 갑자기 속도가 붙고 그러다 보면 인생이 어느 덧 훌쩍 지나가버려 정말로 숨까지 가빠진다는 걸....
***** 매일 운동을 해서 더 오래 살게 되면 어쩌나, 죽을 땐 제발 숨이 금새 끊어졌으면, 그녀는 생각했다.....)

사랑을 느끼는 감정엔 청춘이 가진 권리만은 아니란 것을 굶주림에서 보여주고 있고 부부간에 서로의 맘 속에 다른 이성을 간직함에도 부부로 살 것을 선택했던 헨리의 마음, 올리브가 사랑한 짐에 대한 사랑에 대한 무게, 아들인 크리스가 느낀 엄마에 대한 감정 뿐만이 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사건들 속에 사람들이 느끼는 인생에 대한 감정들이 단어 하나하나 어느 것 버릴 수 없는 것으로 가득차 있다. 
때론 웃음이 연발적으로 나오게 만드는 퉁명스런 올리브의 대화는 특히 간간히 옆집 아줌마가 연상케 하는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작가의 나이로 봐선 인생에 대한 생각이 아주 깊게 느낄 만큼 먹은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변인들의 세세한 묘사나 대화체는 우리네 누구나가 느낄 수 있는 것을 긍정의 눈으로 우리에게 채워주고 있다. 

기존 틀에서 벗어난 듯한 신체적 특성을 갖고 있는 , 여인 올리브를 통해서 때론 인생에 대한 담담함, 주위의 사람들에 대한 사랑 표현, 배반, 용서,화해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글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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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선 아이들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뿔(웅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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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4살인 페터는 어릴 적 여러 기관을 전전하다 수업료를 받는 사립학교 빌이 경영하는 곳으로 전학을 타의의 결저에 의해서  오게 된다. 그곳에선 대기자가 항상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보기에도 문제가 있는아이로 보이는  아우구스트란 학생이  들어오게 되고 그와 같이 같은 방을 쓰게된다. 자신은 시간개념에 장애가 있어서 기상시간을 맞춰서 일어날 수 없는 장애가 있음을 알게되고번번이 지각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카트리나란 여학생을 알게 된다. 그녀에게서 매주 교육감이 온다는 소릴 듣게되고 아우구스타가 온 이유를 궁금해 하기 시작한다. 이후 학교 선생님의 자제들 중  한 명이 사고를 일으키게 되고 부활절을 기점으로 하나 둘 나타나지 않으면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후 학교에선 확성기 설치가 되고 학생들의 감시를 좀 더 철저히 하기 위해서 별도의 사감이 오게된다.  

아우구스트가 밤에 먹는 약을 먹고도 쉽게 잠을 못이루며 슬며시 나가서 식당의 가스를 들이마신 후 잠에 들게 된 것을 알게 된 이후 카트리나에게 그 사실을 말하게 되면서 학교의 비밀이 있음을 본격적으로 알게되고 이들의 비밀이 법무부에서 승인을 해 주고 여러 기관에 자신들의 교육이념 정책을 알리게 된 과정에서 이런 교육적 시설이 갖춰졌단 사실을 알게된다. 카트리나처럼 정상적인 아이들과 아우구스트나 페터 자신처럼 비정상적인 아이들을 모아서 통합시킨 후 그 차이를 없앨 수 있는 실험의 대상이 자신들이었단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와중에 이들의 비밀을 캐려는 행동은 들키게 되고 격리조치가 되면서 서로 한 동안 보지 못하게 되지만 아우구스트가 온 몸에 묶인채 갇혀있는 장소를 알게된 페터는 카트리나와 함께 구출해서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우여곡절 끝에 선생님들을 따돌린 후 창고로 도망치게 되지만 아우구스타가 둘 몰래 도망가서 빌 선생을 인질로 비밀을 캐물어 보게 되지만 신고로 경찰이 들이닥치게 되고 자신은 불을 질러 삶을 마감하게 된다. 

이후 카트리나와 페터 자신은  각자의 다른 장소로 격리가 되고 어느 덧 입양이 되서 학교까지 마친 페터는 자신이 한 아이의 부모가 된 현실을 인식하면서 자신이 겪었던 어릴 적 마음의 상처를 더듬어 가면서 실험 보고서를 써 내려가는 것으로 과거, 현재의 이야기가 겹쳐서 전개된다.  

북유럽의 소설로써 참으로 오랜 생각을 해 보게 만든 문제작이란 생각이 든다.  

작가가 전작에서 처럼 다양한 학문의 분야를 소설이란 장르를 통해서 내 놓은 작품이라서 그저 한낱 이야기의 흐름에 쫓아서 읽기엔 여기 이 소설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이 소설엔 "시간"이란 말이 한 없이 흐르고 있다. 철학적인 의미의 시간이 두 종류로 나뉘어 있고 그 중 하나가 여전히 우리의 삶을 주지하고 있단 사실에 반기를 들고 있다.  

작가의 주장대로라면 교육을 함에 있어서 누구나 그 나름대로 타고난 천성을 무시하고 정해진 시간안에 한톨의 착오없이 진행되는 교육절차를 거치다 보면 모두가 일류적인 면에서 무난한 삶을 지향할 수 있단 빌의 교육적 방침이 잘못되도 한참 그릇된 것임을 주장한다.  

다른 장소로 수감이 되서 생활하던 페터가 입양되길 원했지만 사회의 어른들이 보기엔 여러 절차상 그들의 눈에 비친 자격미달이란 사실 하나로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하게 되는 과정도 어찌 보면 있는 그대로의 페터모습을 인정치 않고 어른들의 교육 잣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말썽 많은 아이의 한 모습으로만 비쳐질 뿐이었다. 철저한 계획하에 공연 밴드가 오던 날 탈출을 하게되고 빌의 교장실로 가서 빌과 담판을 지으며 나오는 어린 페터의 모습은 세상의 잣대로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간 모습이 투영이 된다.  

성인되서 딸 아이에게 차마 시간이란 개념이 들어간 말 조차도 일부러 외면하고 애써 온 페터의 정신적 고통은 그래서 서글픈 생각을 하게한다.  

카트리나의 행방을 쫓기위해 그녀가 있던 장소에 가서 알아보지만 그녀의 존재조차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단 사실엔 정상인이라도 세상의 이목에서 뒤떨어진 장소에 수감된 그 자체만으로도 인간으로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사라진 현실에 대해선 과연 작가가 말한대로 타고난 천성을 그들의 잣대로 인정할 수 있는  기준과 권리가 그들에게 있는가? 하고 묻고 싶어진다. 

실제로 덴마크에서 실시했던 교육정책을 소재로 삼아서 기록적인 보고와 함께 정신등급에 따른 기관 이송장소라든가, 정신감정을 위한 여러 가지 지능지수 검사법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이 되고 있고 어떻게 보면 소설의 흐름이었다가  한 장면을 보면 교육의 형태에 대한 철저한 보고서와 고발성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는 , 딱히 어떤 부류의 책이라고 할 수 없는 작가의 다방면에 걸친 풍부한 지식이 들어있다.  

원 제목이 "그들은 어쩌면 적합할 수도 있었다"라고 할 수 있단 말처럼 이 책에는 페터가 생각한 자신과 같은 학생들이 사회에서 인정한 경계 안 울타리에 있는 아이들과는 또 다른 경계 밖의 아이들로 구분이 되는 현실에서 확실한 경계 밖으로 인정되기엔 모자람이 없는 타고난 천성을 인정치 않는 어른들의 교육관에 정신적, 신체적 상처를 입은 아이를 대변해 주고 있는 말이다.  

뭔가를 평가할 때에는 그에 적용할 수 있는 가치의 선형 척도를 상정해야만 한다. 그렇지않으면 어떤 평가도 가능하지 않다. 무언가가 좋거나 나쁘다, 혹은 어제 보다 좋아졌다고 말하는 사람은 점수제가 존재한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상당히 명확하고 명백한 방식으로 어떤 일이 업적에 어떤 종류의 숫자를 붙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란 책의 구절처럼 시대는 1950년 전반기에서 60년대의 이야기를 취하고 있지만 현재의 우리의 교육현황을 들여다 본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획일적인 인간보단 천성대로 자신의 각자 고유의 능력을 존중하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게 해 줄 참된 인간의 교육이 필요함은 차치하고서라도 작가가 내포한 이 책의 주된 일관된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간의 생각 또한 다시 한 번 깊게 숙고하게 할  만한 화두를 던진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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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운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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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스카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이 먼저 출판되었고 이것이 나중에야 나온 까닭에 나중 작품을 먼저 읽게 되었지만 그래서 그런가 유니오르가 나오는 대목이 어색하지 않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같단 느낌이 든다.  

모두 10편의 단편들로 소개되지만 연작개념으로 읽히는 이 책은 유니오르가 살고 있는 도미니카 공화국과 먼저 미국으로 가서 삶의 터전을 잡고자 간 아버지가 있는 미국에서의 생활이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이라고 하는 아이가 아기적 돼지가 물어뜯는 바람에 흉한 얼굴을 지니고 다닐 수 밖에 없는 사정과 그의 얼굴을 보려고 악착같이 형과 같이 수건을 벗기는 장면은 아무리 아이들이라고 하지만 이스라엘이 받을 상처가 안쓰럽기만 하다.  

억척스런 엄마와 외할아버지의 보살핌 속에 여자만 보면 화색이 도는 형이 행동( 십대인데도 마약을 하고 여자와 같이 있는 행동은  이해가 사실 쉽지만 않다.) 

여기엔 태어난 지 9년만에 아버지를 보게되는 과정과 미국으로 모인 이모와 이모부가 벌인 파티 개념의 행사를 가는 도중 차에 멀미를 하는 유니오르를 막기 위한 아버지의 행동이 웃음과 함께 반면 쓸쓸함을 안겨준다.  

또한 학교에 다니면서도 마약을 팔며 오로라 라고 불리는 소녀와의 사랑은 성장기 소년이 겪는 방황과 궁극적으로 좀 더 색다른 삶을 원하는 그들의 고뇌가 잘 실려있다.  

이민자로서 미국에 삶을 정착한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다소 담고 있기에 사실적인  얘기와 우리와는 또 다른 이민자들의 애환이 실려있다. 처음에 이스라엘에 대한 못된 행동은 책의 맨 마지막 아버지의 미국 정착기를 다룬 얘기 전에 다시 실려있어서 책을 읽다보면 오히려 거꾸로 맨 뒤부터 읽어도 글의 흐름이 오히려 자연스러움을 준다. 목사의 도움으로 캐나다의 의사로 부터 수술 받을 꿈을 꾸는 이스라엘의 희망적인 얘기는 그래서 다소 마음이 놓인다.  

아버지 또한 가족들을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서 시민권자인 여인과 결혼을 하게되고 그 사이에 아들을 둘 두게 되는 과정,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해 옷가지와 돈을 차곡 모으는 과정이 여타 이민자들의 힘든 정착기 생활상을 아주 자세히 보여준다.  

결국 결혼한 부인을 떠나서 다시금 가족들을 데려오게되고 그 과정에서 헤어지게 된 두 번째 부인을 만나게 된 유니오르는 오랜시간이 지난 뒤 그녀로 부터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을 갖고 있었단 말을 듣게 된다.  

도미니카라는 또 다른 세상에서 이민 정착을 했고 그래서 독재자 트루요 대통령이 있던 시절을 다룬 오스카...의 얘기가 또 다른 연작처럼 느껴지는 이 책은 먼저 발표된 것이기에 연추해서 이어지는 기분을 들게한다. 아버지의 피나는 돈 모음과 남겨진 가족들이 느끼는 아버지에 대한 정은 점차 소외감으로 느껴지게 되고 결국은 미국이란 곳에서 작가로서 성공한 작가의 실제 얘기를 들려줌으로써 이민에 얽힌 고생담과 남겨진 소년의 성장기에서 오는 시대적 다각적인 사람들과의 관계조명이 어둡지만은 않게 비쳐진 , 그렇다고 아주 가볍지만도 않은 자전적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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