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 상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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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세계대전이 거의 끝나갈 즈음 아일랜드인으로서 미국 보스턴에서 터전을 잡은 경찰서장 토머스 커글린에겐 세 아들이 있다. 경찰인 첫 아들 대니,  검사인 둘째 코너, 그리고 터울이 큰 막내 조다. 그런 그가 어느 날 피골이 상접한 여인 아일랜드인 로라란 여인을 데려와 살기 시작하고 대니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당시의 미국 경찰의 근무조건은 일반 부두 노동자만도 못한 수입에 6년간 봉급인상제로 상태, 주당 73시간 근무에 시간당 29센트와 제복이나 총기구입도 모두 자신의 수입에서 결제를 해야하는 상황이고, 이마저도 대니같은 순찰을 도는 경찰에 한해서 그나마 숨통을 쉬는 정도다. 가족이 있는 경찰은 분유조차도 살 수 없던 환경에서 대니는 권투경기를 함으로써 근방의 폭력배를 구속하고 보스턴 경우회라고 해서 경찰들의 모임인 그 곳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경기에 나서곤 했다.  

그런 그에게 이탈리아인들이 사는 구역인 그가 살고 있는 집에 테사란 여인이 출산에 임박해서 그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스페인 독감이 휩쓸던 즈음 아기는 명을 달리하게 된다. 그녀의 아버지와 자연히 가까워지고 그녀와는 서로에 대한 허기진 욕구, 모멸감으로 가득찬 관계를 가져나가는 도중 FBI요원인 핀치와 후버가 옴으로써 그 부녀의 관계가 사실은 부부이며 그들의 활동은 무정부주의자, 폭탄제조범이란 사실, 그들과 연관된 배후엔 당시 공산당 창당인인 록스베리 라트비아 노동자 연합이 있었음을 알게된다. 아버지의 의도와 그들의 협조를 원하는 협박속에 위장인물로 그들의 위치와 우편물 명단 확보를 위한 침투를 하면서 동시에 일을 완성한다면 금배지에 대한 보상이 주어짐을 언약받는다. 이런 와중에 대부인 에디와 아버지의 명으로 경우회 일원으로 들어가서 그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임무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하는 가운데 자신이 점차 경우회의 일은 사명감 같은 것을 느끼며 일하게 된 자신을 느끼게 되지만 위장업무에 대해서는 위협과 라트비아의 친구인 비숍에 대한 인물에 대한 양심으로 가책을 느끼게 된다. 결국 테사부부가 벌이고자 했던 일을 무마하는 과정에서 테사 남편은 죽음을 당하고 테사는 도망을 친 가운데 에디의 무리한 연극에 위장업무가 탄로나면서 그 일에서손을 떼게 된다.  

 야구에 뛰어난 소질을 보이는 흑인 루터로렌스는 시합을 하러 가는 도중 베이브루스와 경기를 벌일 만큼 빠른 발을 보유한 무기 공장에서 일하는 23살의 흑인이다.  

그런 그에겐 릴라라고 하는 사랑하는 여인이 있지만 전쟁에서 돌아온 사람들을 우선 채용하기 위한 일자리 정책일환으로 해고당하고 그녀의 친척이 있는 오콜라호까지 가게된다.  그 곳에서 호텔엘리베이터 보이로 일하던 중 좀 더 돈을 벌기 위해서 동료 제시텔과 함께 그 동네의 암흑 보스인 목사로 불리는 사람이 벌이는 넘버스러너라는 일을 하게 된다. 텔의 헤로인 복용과 중간에 돈을 가로챈 일이 발각이 되면서 본의아니게 그들의 손에 죽임을 당하게되는 순간 총을 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스모크란 놈을 살려주고 동료 텔과 그 밖의 사람들은 죽음을 당하게 된다.  

임신한 릴라에게도 외면당한 그는 몸을 피해서 정착한 곳이 보스턴 _ 루터 삼촌의 소개로 백인경찰서장인 토머스의 하인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다른 백인과는 다른 로라와 친하게 된다. 로라는 이미 코너의 청혼을 고려중인 상태로 대니는 에디의 집요한 루터의 괴롭힘을 알고 도와주는 대신 로라의 근황을 살펴 줄 것을 부탁한다.  

로라가 코너의 청혼을 받아들였단 사실에 괴로워하던 대니는 마침 아버지의 집으로 찾아온 로라와 그 만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 로라의 비밀이 터지게된다. 로라의 사촌이자 한참 나이차가 나는 남편이 찾아오고 그의 말에 의해서 그녀가 아들도 버리고 왔음을 알게된다. 로라의 말에도 귀를 기울새도 없이 그녀는 쫓겨나게 되고 그녀의 남편은 대니의 협박에 영국으로 갈 것을 종용받게된다.  

그 집을 나온 로라는 루터의 충고어린 말에 결심한 대니의 고백에 가족의 반대에도 뿌리치고 대니와 결혼을 하게되지만 당시 상황은 온갖 주의자들로 넘쳐나는 시대로 가고 있었다. 오미라 경찰청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경우회와 약조한 것을 거부하는 새 청장 커티스에 의해서 경우회는 전국 노동조합에 가입을 하게 되면서 서로가 다르게 보는 반목이 더욱 거세어지게 된다.  

결국 총파업에 나서게 된 경우회 소속 1400여명이 총기와 배지를 반납함으로써 사태는  그 가운데 이를 노린 무정부주의자, 볼셰비키 지지자, 깡패들이 뒤섞인 가운데 온 도시가 마비가 되는 사태에 이르고, 청장은 경질에 이은 복귀과정을 거치면서 파업에 참여한 경찰 전원을 해직하기에 이른다. 그들의 보충인원으로 채운 보병출신의 지원경찰들 모집엔 실제 보스턴 경우회원들이 요구한 모든 조건사항이 수락된 상태로 채용이 되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게 된다.  

한편 막내 조는 아버지에게 형에게 대들었단 사실과 욕설을 했단 사실에 크게 맞고서 가출을 한 경험을 갖게되고 폭동이 일어난 날 몰래 집을 빠져나간다. 나간 거리에서 변태 강간범에게 쫓기게 되고 이를 안 코너에게 발견이 되서 집으로 가던 중 폭파사고로 코너는 장님이 되고, 대니는 테사를 쫓던 중 그녀에게 부상과 보이지 않던 다른 사람에게 총을 맞아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가 입원하고 코마 상태로 살던 3일간 파업은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되고 (조직자의 견해에 따르자면 노조에 가입하기에 앞서 공무원의 신분으로서 민간인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들이 선동이 되서 파업에 임한다는 것은 인정 할 수 없단 사실) 대니는 처음 호응을 얻다가 연이은 신문의 의혹풀이에 대한 (테사와 그렇고 그렇단 사이) 기사가 터지면서 복직이 무산된다. 주지사, 청장, 시장은 시민들에게 호응의 응원을 받게 됨은 물론이다.  

한편 루터는 집요한 에디의 행동으로 같이 알던 동료가 무참히 죽게되는 광경을 보게되고 그가 원하는 대로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에서 발송하게 될 명단을 빼어 줄 것을 약속하게 된다. 

 어느 날 술병을 쥐고 자신이 그간 모은 돈을 확인 한 에디는 자신의 빈 집인 옥상으로 올라가게 되고 검은 그림자에 의해 떨어져 죽임을 당한다. 고향에 돌아온 루터는 스모크에게 돈을 주고 자신의 목숨을 건 담판에 승리를 거두게 되고 아들과 함께 릴라와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돈 2000달러를 동봉해 대니에게 보낸다.  

가족으로 부터 결국 식구로 받아들일 수 없단 말에 서부로 갈 것을 결심한 대니 부부는 베이브 루스를 만나게 되고 서로 헤어지게 된다.  

 

1000페이지가 넘는 아주 방대한 미국의 한 역사를 보면서 그 안에서 살아간 인간들의 모습을 그린 역사소설이다. 1.2편당 500페이지가 넘는 그 많은 내용을 읽어가면서 역시 루헤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로도 나왔던 "살인자들의 섬"이 "셔터 아일랜드"로 나오면서 무기를 다루지 않는 섬뜩한 공포의 진면을 보여주고 관객들로 하여금 혼동이 오게 만는 그의 필치가 무색하게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온 이 책은 당시 우리나라 상황으로 비쳐본다면 3.1운동이 있기 직전의 활화산 같은 미국의 정서를 그린다.  

흑.백간의 같이 머물 수 없던 환경, "나리"라 불러야 하고 특히 미시간주의 악랄한  백인 주인의 많행은 뿌리란 책에서부터 내려온 인간이 인간을 멸시할 권리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준다.  

미국의 원 주인은 인디오다. 그런 그들사이에 온갖 병을 옮겨주고 잘 살던 흑인들의 억지로 끌고와 노예로 부린 그들 _ 백인들이 과연 그 땅의 주인일까?  

에디가 루터에게 너의 고향은 어디며, 그 뿌리로 돌아가란 말엔 실소를 금치 못한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고선 적반하장도 유분수인 그의 언행은 힘없는 인간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혈기왕성한 루터란 인물에게 하염없는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아버지와 에디의 고향인 아일랜드인들의 완고한 성격, 종교관의 태도, 흑인을 대하는 태도나 당시 로라가 처해있던 유부녀로서 행했던 행실을 용납할 수 없는 사회관이 모두 잘 드러나고 있다.  자신들의 정당한 처우 개선을 정부 정복에 앞장선 이단자로 몰아세워 무정부주의자, 볼셰비키와 같은 무리로 같이 내몬 미 정부의 처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오직 한 쪽만보려는 무능함을 작가는 비꼰다.   

또한 언론의 필치로 인해서 한 인간이 어떤식으로 만인들에게 비쳐지는지도 보여준다. 대니의 테사에 대한 관계는 그 사실을 떠나서 호응적인 반응에 이은 냉담한 시선을 갖게되는 과정은 한 자 한 자 기사를 써내려가는 사람들의 필치에 대한 책임감의 중요성도 알려준다.

대니의 양심적인 언행은 아버지와 에디의 선한 이면에 감춰진 자신들의 이익을 채우고자 정보를 필요로 하는 재계 사람들에게 팔아 돈을 모으는 행동,  아버지조차도 코너의 장래를 위해서 FBI요원들과 맺는 언약은 권력의 핵심을 쥐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자들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여준다.   

비단 이것이 이 시대에서만 행해졌던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진행중이며 , 우리의 현실 중 한 면을 보여주는 것 같이 그 씁씁함이 더하다.  

힘없는 자는 그저 주는 대로 받아먹어야만 하는 것이 속 편한 세상에서 자신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이워지길 원했던 많은 경찰들은 그래서 더욱 정부에 야속함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이런 어지러운 세상에서 로맨스를 곁들인 작가의 필치는 한 숨 돌리는 여유를 불어넣어주고 있고 로라의 당당한 태도는 그래서 현대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어느 정도의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한다. 단순히 흑. 백간의 아름다운 우정이나 사랑의 아픈 여정을 곁들인 소설이 아닌 미국의 19~20초에 걸친 역사의 한 면을 들여다 본 기분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경우회의 파업에 이르기까지 분위기 조성을 할애한 부분이 너무 많았단 점이다. 2권 중.후반에 들어서 비로서 파업에 대한 부분이 그려진 점에 비쳐본다면  1권으로 나오기엔 작가의 글 욕심이 많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 시대에 조목조목 나오는 당시의 혁명을 부르짖는 사람들의 행동과 주장, 당밀폭파묘사는 그 시대를 이해하는데 역사의 도움을 받을 순 있단 생각이 들면서도 굳이 초반부의 지루함이 없지 않은야구 경기 묘사장면과  베이브루스를 꼭 등장시켜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조만간 영화화 된다고 하는데, 이미 영화적인 요소가 두루 포함된 책이란 생각과 함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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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가제 독고다이 김별아 근대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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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윤식 . 

그의 할아버지 이름은 쇠날, 할머니 이름은 올미 

타고난 신분인 백정의 신분으로 빼어난 미모로 뭇 사내들 가슴을 울렸던 할머니는 홀로 나물을 캐러 가다 양반네 서자들의 사냥 노리개가 되어 정절을 잃어버리고 고육지책으로 피를 보면 백정의 자식이란 걸 의심할 정도로 무기력해지는 쇠날을 서방으로 삼는다. 그들 사이에 태어난 아버지 훕시는 자신의 외모가 아버지와 전혀 달랐음을 의심하고 엄마의 장례를 치르자 마자 마을을 떠나 경성으로 직행 _ 

이미 20년 전에 신분제는 폐지가 됬다는 것을 알고 산골에 처 박혀 살았던 자신의 인생에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동냥으로 먹고 살다, 한강 다리 공사로 인해 인부로 들어가 일본인 십장 나카무라의 눈에 들어서  이후 일본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거쳐 야마모토라는 일본인의 화공 약품가게로 진출. 서서히 재산 불리는 투자의 방식을 익히게 된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의 두 번째 목표는 자신이 백정이란 사실을 감추고 살 수 있는 양반 족보를 확보하는 일 _ 그 일도 돈으로 해결하고 마침내 허씨 가문의 백정 훕시가 아닌 허 계은이란 사람으로 탈바꿈한다. 이에 발맞춰 마지막 목표인 자신의 백정피를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철저한 양반가문의 핏줄인 여성, 그것도 신여성으로 불리우는 여자를 아내로 맞는 일이었다. 이마저도 첫 부인과 억지로 이혼을 하고 그녀를 맞아 들임으써 그의 목표는 완전하게 이루어진다.  

이 후 일본사람과 어울리면서 그들에게 선심을 쓰며 정보를 빼내 부동산 투자에 사채놀이로 큰 돈을 모으고 큰 아들인 경식과 둘째인 나, 윤식을 낳고 살게된다.  

하얀 피부에 미소년인 형은 5살 터울로 그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아버지를 쏙 빼닮은 자신은 공부에는 취미가 없는 17살 부터 게이샤, 러시아여인들의 찾아다니며 관심사가 없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형이 일본에 있는 대학에 다니다 한국에 오게되면서 부터 사상활동에 빠지게 되고 부모간의 서로 반목의 감정으로 인한 싸움이 심해지자 형에 대한 관심조차 없어지던 차에 일본 경찰인 나카무라란 사람의 방문으로 그간 형이 하고 다니던 행동이 반 일본체제 활동이었음을 알게 된다.  

도망자 생활을 하던 형은 잡혀가고 형의 면회가 허락되던 날 그 많은 여인들과 많은 밤을 새운 윤식 앞에 면회장에서 조 현옥이란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를 본 순간 자신의 핏줄인 할아버지 쇠날이가 택했던 호락호락하지 않는 여인을 좋아한 내력마저 빼닮아 아버지 마저도 찬바람이 쌩하게 불던 엄마를 취한 경위까지 생각을 하면서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됨을 느끼게된다.  

하지만 그녀는 형을 사랑하고 있고 그녀를 만나기 위한 핑계로 1년 반을 한 달에 두 번정도 면회가자는 구실로 그녀가 있는 인천을 오고가게 된다. 그녀의 집안 또한 만만찮아 도박에 의처증있는 아버지를 두고 바람난 남자와 집을 떠난 엄마, 두 언니의 결혼, 자신만 남은 상태에서 그 곳을 빠져 나온 사연, 그리고 노동의 현장에서 경식과 뜻을 같이 해 온 저간의 일들을 들으면서 윤식은 처음으로 그녀가 사랑하는 대상인 형에 대한 질투심을 느끼게 된다.  

이런 사정을 모른채 아버지는 나카무라와의 협의하에 형을 빼내오지만 이미 형은 전향을 한 뒤고 이후 아버지와 함께 종로에서 낭독과 연극의 밤 이란 주제하에 홍보물을 홍보하는 일을 하게 된다.  

그 즈음 나카무라의 치밀한 계획하에 경식은 징집대상으로 뽑히고 현옥은 아버지가 노름 빚을 갚지 못한 댓가로 정신대지원서를 받게 된다.  

자신의 사랑의 대상인 현옥의 그런 행간을 보면서 윤식은 그녀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결심을 하게 되고 드디어 형의 징집을 자신이 대신 가겠단 그럴듯한 명분으로 자원하게된다.  

현옥과의 마지막 만남에서 자신이 처음 본 그녀의 닳아빠진 고무신 뒷축의 그녀의 발을 기억하며 고무신을 선물로  자신의 감정을 접는다. 

한편 항공학교에 소집되어 간 윤식은 자신이 가미가제 독고다이란 특명하에 생을 다하는 자폭대원으로 뽑혔음을 알게 되고 순간순간 치밀어 오르는 모욕과 왜 전장에 나가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무작위로 차출되어 뽑혀가는 많은 동료들을 보면서 어느 날 면회 온 아버지의 이익성 밝은 처신에 또 한 번 실망을 하게 되고 형이 중국에서 열사병으로 객사. 현옥의 배는 불러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에 처음으로 간절하게 살고 싶은  절실함을 느끼게 되고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즈음 드디어 전출 명령을 받게 된다.  

3조에 속한 후 먼저 출격한 비행기를 바라보며 자신의 살고 싶은 욕망과 불현 듯 또오른 현옥에 대한 그리움이 떠오를 즈음 먼저 출격했던 1소대 비행기 중 한 대가 회항을 하고 그것이 격납고 폭발로 이어지면서  자신은 목숨을 건질 기회가 온 것임을 직감, 풀밭으로 떨어진다.   

"기다려줘. 이제 곧 돌아갈 거야!" 라는 말과 함께 _ 

우리의 현대사의 굴곡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제시대를 거친 한 모던보이의 인생 항로를 그린 소설이다.  

전작인 미실이란 책과는 또 다른 , 작가 자신이 말했듯 역사 소설이 아닌 시대소설이란 것으로 다른 방향으로 접한 소설이다.  

 올해가 경술국치 100년이라고 여기저기서 나오는 그 간의 진실의 역사를 비추는 현황을 볼 때 이 소설은 우리의 입장이라면 쉽게 들여다 보고 싶게하는 순간의 역사는 아니다.  

하지만 있었던 역사를 없애지는 못하는 법 _ 그렇다면 정면으로 들여다 봄으로써 우리의 선조들이 살아왔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 미래를 구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것인 바 이 소설은 그런 점을 곁에 두고 일제 역사란 암울한 시대속에서 살아간 한 엉뚱하고 사사건건 억수로 행운이 따라준 한 남자의 이야기다.  

신분제 중 가장 천한 계급 중 하나였던 백정이란 직업과 그들의 삶의 묘사나 그것을 벗어나고자 악으로 살아온 훕시의 인생항로, 그런 훕시의 야망을 알고서도 모른 척 몰락한양반 가문으로써  독립을 도운 집안의 자신의 지겨운 가난을 탈피하고저 본 부인 아들인 윤식을 키운 엄마의 냉혹한 이기심과 쇼핑과 영화에 몰두해 가다 자살미수로 삶을 살아가는 엄마, 친 핏줄인 줄 알았던 형의 존재가 자신과는 또 다른 사랑의 경쟁상대가 되어야만 했던 아이러니한 상황, 자신의 인생항로에 대해선 오로지 오입질과 술,담배로 방탕하다 진정 사랑을 느꼈던 여인 현옥에 대해서 느꼈던 열망  

이 모든 것을 버리고 그녀의 행보과 형의 행복을 위해 희생하고자 한 맘으로 소집을 자원한 엉뚱한 윤식의 행동은 읽는 도중에 간간이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희극적인 행보를 보여준다. 하지만 읽으면서도 비극적이란  이중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시대적인 암울, 자신의 영욕에만 안달하는 아버지의 비 인간적인 계산적인 행동들은 그 안에서 이루어가는 시대적인 상황이 결코 희극적일 수 만은 없다는 것을 암시해준다.  

"왜 나야? 왜 내가 죽어야 해? 이유도 모르고 목적도 없이, 남의 나라 ,남의 전쟁에서?" 라는 물음이 암시하듯 힘없는 나라의 설움을 윤식의 대사로 대변을 해 준다.  

"누군가 자시 희생을 해야만 죽음의 사슬을 끊을 수 있어. 비록 그 과정이 비극적일지라도. 결과는 조금이나마 이상에 가까워지겠지"  라고 말한 그 조종사의 희생과 이상이 없었다면 우리의 윤식은 우리의 희망을 저버리고 아픈 현실속으로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 윤식은 그런 와중에도 살아날 기회가 왔음을 알고 행한 도망치는 행동은 그래서 암울한 우리나라 역사에 한 줄기 서광의 빛이 비쳐지고 있음을 암시해 준다.  

끝까지 살아남아야 할 목적이 생긴 이상 , 윤식은 아마도 무사히 현옥이 있는 집으로 갔을 거란 기대를 해 보게 하는 마지막 말은 그래서 읽는 내내 아련한 아픔속에 기쁨을 느끼게 해 준다.  

작가의 서두르지 않는 차분한 글솜씨 속에 백정네의 삶과 소를 잡는 묘사는 생생하고 윤식이 바라보는 주변 인물들에 대한 관찰묘사는 미실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뛰어난  글 솜씨의 향연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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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채선
이정규 지음 / 밝은세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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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채선이란 여인은 무녀인 엄마 금산댁과 염전에서 일하는 전문 소리꾼이 아닌 그저 동네에서 흔하디 흔한 흥을 돋아줄 수 있는 판소리 몇 소절 할 수 있는 사람의 여식으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소리를 듣고 자란 그녀는 아버지가 어느 날 집을 나가고 홀로 소리를 깨치다가 당시 이방의 신분으로 천석꾼인 신재효란 인물이 자신처럼 소리에 뜻을 품은 사람을 거둔단 소리를 듣고 동리정사로 향한다.  

동리정사란 신재효가 살고 있는 집으로 양반이건 상놈이건 간에 그가 가꾸어놓은 포도덩굴을 거치지 않고는 안으로 드나들 수없을 모습으로 갖춘 집이었다.  

일찍이 이른 나이에 20살 차이나는 첫 부인과의 사별을 하고 있던 차에 채선이 들어 온 순간 사랑에 빠진 그는 같이 시험을 보러 온 광현은 받아들이나 채선은 여자 소리꾼은 없다는 말로 거두길 거절한다. (사실은 이미 그녀의 모습에 죽은 부인의 모습을 보았고 나이차가 무려 35살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기 싫은 부분과 거절 할 수 없는 어떤 힘에 이끌리기를 거부한 것이다. ) 

하지만 득음을 위한 자신의 고집을 꺽지 않았던 그녀는 주위의 사람들의 충고대로 그녀를 받아들인 신재효의 집에서 광현과 같이 수업을 받게된다. 

폭포수 앞에서 두 사람을 같이 생활하게 한 신재효는 채선의 각고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광현은 득음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음을 꾸짖고 채선만 데리고 온다. (실은 광현의 득음을 인정했지만 채선에 대한 자신의 사랑의 욕심에 한 순간 그런 실수를 저지른다.) 

이 후에 채선의 기량은 일취월장하고 그 동네의 권세가들 사이엣도 이름을 날리던 차 그녀의 재주를 썩이기 아까운 신재효는 광현을 불러서 그의 소리를 접게 하고 채선의 고수가 되어서 한양을 다녀올 것을 명한다. 채선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 순간도 표현 못하고 오로지 오빠로서만 존재했던 광현은 그런 채선의 곁에 있는다면 좋다는 생각에 자신의 소리를 접고 고수로서 채선과 함께하게 된다.  

경복궁 낙성식 축하연에서 남장을 하고 나타난 채선은 그 자리에 온 대원군의 눈에 들게되고 70이 넘은 나이에도 그녀를 본 순간 사랑에 빠진 대원군은 평소 저자거리에서 왈패로 지내는 형.동생사이로 지내는 이춘구를 시켜 그녀를 납치하기에 이른다.  

첩으로 운현궁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하고 신재효를 불러서, 그것도 잠깐 보게 할 뿐 오로지 자신만 보기만 원하는 대원군 앞에서 채선의 스승에 대한 사랑은 깊어만 간다.  

결국 몰래 스승을 찾아나선 그녀의 행방은  남아있는 광현으로 하여금 뒤를 쫓게 하는 수법으로 그녀가 스승이 아파 누워있는 스승집에 있다는 것을 알고 체포해서 끌고오게 된다. 가던 도중 대원군 정책에 반대하는 건궁청 소속의 무사들에게 일격을 당하게 되고  이춘구는 상처입은 몸으로 도망, 신재효는 그들에게 대원군에게 갈 것을 명령하고 그 둘은 건궁청소속의 무사로 부터 대원군을 암살하라는 명으로 비상약을 받아들게 된다.  

한편 대원군은 돌아온 채선에 대한 원망과 이 기회에 혼을 내준다는 구실하에 감옥에 가두고  이춘구의 등장으로 비상약 출처 때문에 고문을 받고 있던 채선을 본 광현은 모든 죄를 자신이 뒤집어 쓴 채 두 눈과 두 손을 잘리게 되어 내버려진다 . (이후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이춘구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

죽은 줄로 알고 있는 채선에게 대원군은 자신이 청으로 끌려가게 될 때 같이 갈 것을 청에게 부탁했으나, 거절당하고 이를 틈타서 채선을 스승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신재효의 채선에 대한 사랑은 점점 기력이 다해감을 느끼는 가운데 절실해지고 마지막으로 모습을 나타낸 채선을 본 그는 광현이 소리를 접은 까닭을 말해주며 숨을 놓는다.  

이 후 그의 삼년상을 치른 채선의 행방을 아는 이는 없으며, 가끔 스승의 무덤에 얼굴을 가린 남정네의 구슬픈 판소리가 매년 같은 때에 들릴 뿐 , 청에서 4년만에 풀려난 대원군의 채선에 대한 사랑은 끝내 그녀의 행방을 알지 못한 채 그 또한 숨을 놓는다.  

 

지금이야 무형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판소리는 조선시대에는 하찮은 신분의 사람들이 , 그것도 천한 계급에 속하는 광대가 하는 짓으로 분류가 되어왔다.  

 주로 남성들을 위주로 하여 그 계보를 이어간 점에 비추어  볼 때 진채선이란 여 판소리의 출현은 그 당시만 해도 상상도 하기 어려운 도전이었을 것이다.  

문헌에만 대원군의 총애를 받았다고 전해질 뿐 자세한 행적은 기록이 되어있지 않는 이 여인의 일생을 역사소설이란 테두리 안에서 글을 써 내놓은 작가의 상상력이 더 한층 그녀의 존재를 빛나게 한다.  

누구도 안된다고 생각한 여 판소리의 세계를 자신이 개척하면 될 것 아니냐는 당돌한 주장과 의지는 그 시대만 아니었다면 크게 명성을 떨치고 신분과 권력의 힘에 의해 무너지는 일은 당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광대는 첫째가 인물이요, 둘째는 사설이요, 셋째는 득음이요, 넷째는 너름새라 한다. 이 판소리 이론을 채선은 ‘광대가’라는 단가로 익혀내는 과정을 책에선 보여주고 있다. 이미 빼어난 미모로 인해서 결국은 대원군의 눈에 드는 행운아닌 새 장에 갇힌 신세로 전락을 하고 맘껏 소리를 지르고자 했던 자신의 꿈이 접힌 원인을 제공했지만 판소리에 대한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모습은 오늘 날에도 많은 판소리 명창들의 계보를 잇게 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서로 어긋난 사랑에 대한 행보에 발맞춰 각  인물들의 사랑의 대상에 대한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채선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과 그 사랑조차도 표현하기 어려워 앓아야 했던 광현은 자신의 소리를 접는 과감한 행동까지 해 가며 그녀의 주위를 맴돌고 끝내는 그녀를 위해서 죽음을 불사하는 행동을 보인다. 또 그 사랑을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오직 제자로서만 봐 오길 애썼던 스승에 대한 채선의 사랑, 스승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때문에 권력가인 대원군 앞에서 차마 밝힐 수 없어 벙어리 냉가슴 않아야 했던 채선의 사랑, 그런 채선을 오로지 권력의 힘으로 자신의 폭에 감싸안고 자신만 봐 주길 바랐던 노회하고 질투에 사로 잡힌  대원군의 모습에선 여러가지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사랑엔 나이도 국경도 없단 말이 있지만 여기선 스승 신재효가  여인으로서의 사랑을 거두어 자신의 부인을 삼고자 하는 맘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제자로서 그 제자의 탁월한 능력을 더욱 알리기 위해 한양으로 갈 것을 결정한 여인으로서가 아닌 한 인간이 지닌 재능을 만개할 수 있도록 결정한 신재효란 인물의  감정과 고뇌의 폭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나이가 어렸을 때는 판소리의 느낌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허나 지금은  빵보단 밥이 더 좋고 (일단 빵으로 요기를 했더라도 밥 한술 정도는 먹어야 든든함을 느끼게 된 요즘)  신나는 댄스 음악과 발라드도 좋지만 우리의 흔한 말인 트로트가 가슴에 화~악 와 닿는다는 것, 그리고 얼쑤! 그렇지! 지화자! 하는 고수의 추임새와 껄죽한 탁한 막걸리처럼  내뿜는 판소리의 목청의 묘미가 좀 더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우리네것이 좋은 것이여! 를 느끼게 한다. 그래서 핏줄속에 흐르는 민족 감성은 속일 수가 없는 것인가 보다.  

  그저 그런 흥겨운 판소리의 세계를 단순히 서편제, 동편제로만 알고 있던 내게 이 책에서 다룬 판소리의 흐름은 우리네 조상들의 체계적인 발성법과 그 방법을 터득함에 있어서의 부단한 보전 노력이 있었음을 알게 해 준다.  

 그러기에 안타까운 광현의 행보는 자신의 재능을 버려야만 했던 피 끊는 청년의 한이 세월이 지난 후에  더 이상은 고수로서 나설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스승의 무덤 앞에서 한 곡조 불러낸다는 장면에선 애처롭고 그래서 사랑의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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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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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살의 영화감독인 나 _ 오인모 12년 전 영화 한 편으로 달랑 망해먹고 신용불량자에 스튜디어스 출신의 부인은 헬스클럽 코치와 바람나 이혼하고 알콜중독에 빠져 살다가 엄마의 집으로 들어가 살게된다. 

52살의 형 _ 오한모. 120kg의 거구인 몸으로 캄보디아에서 라텍스 사업을 하다 망해먹고 학창시절 부터 깡패일을 벗 삼더니 교도소 들락거리길 5번의 전과범, 폭력과 강간 사기 절도혐의 갖고 할 일없이 빈둥빈둥 엄마가 화장품 방문판매로 벌어오는 생활로 먹고자고 한다.  

여동생 - 미연. 상고를 나와서 어찌 "아는 언니"를 통해서 카페일을 하더니 딸 민경을 낳고 이혼하고 다시 바람이 나서 이혼하고 들어와 산다.  

이렇게 모두 합쳐서 가족의 나이가 평균49세인 고령화 가족인 그들에겐 평생을 노가다와 오토바이 택배일로 가족을 부양한 아버지가 사고로 받은 보상금으로 지금의 연립주택을 사고 모여살게 된다. 조카와 삼촌이 서로간에 얼굴도 모르고 누군지 모르는 장면에선 이들이 정말 가족인가?라는 생각이 들게하고 머리가 희꿋한 장정과 두 모녀가 들어오게 된 경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엄마의 꿋꿋한 심성이 돋보인다. 자고로 배불리 먹어야함을 잊지 않을 정도로 매일 고기를 대령하고 이 고기를 서로 먹겠다고 덤비는 그들 삼남매의 점입가경의 음식에 대한 욕구는 또 다른 씁씁함을 남긴다. 조카의 나몰라라 하는 식의 피자를 혼자 시켜서 먹는 장면이나 그것을 한 조각 머겠다고 덤비는 삼촌들의 비굴한 행동은 세상에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어지는 일 없이 살아온 무기력증에 걸린 사람들의 행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조카의 팬티를 가져다 수음을 하는 광경을 들킨 형을 개패듯 한 나 자신이나 그런 오빠의 행동에 분을 삭이지 못하는 미연, 자신의 속옷이라고 말하며 감싸는 엄마나 자신의 속옷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민경의 태도는 여느 가정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을 연출한다.  

더군다나 담배를 피는 조카에게 협박을 해서 용돈을 반을 가로채는 나 자신의 행동도 단지 형이 마음에 두고 있는 미용실 수자란 여인과 어떻게든 한 번 자보려는 계획하에 저지르는 어처구니 없는 태도를 보인다.  

이런 가운데 형이 이미 배다른 핏줄이며 여동생은 어릴 적 동네 전파사를 하던 구씨라 불린 사람과의 사이에 낳은 이복 여동생이란 사실에 또 한 번 놀라게 되고 이런 엄마의 과거를 모두 알고 있는 형의 태도와 행동에 그간 자신이 가족들의 성격이나 행동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없음을 절실히 느낀다. 민경의 가출은 이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어떤 선의의 용서를 비는 행동으로 조카를 찾아나설 것을 결심한 가운데 형이 자신이 바지 사장형식으로 취직을 하는 대신 조카를 찾아온 데에 또 한 한발 늦었음을 알게 된다.  

 동생 미연이 또 다시 다른 남자와 결혼식을 하게 되고  이 와중에 형은 그  자신이  누구와도 섞이지 않는 핏줄의 가족생활 속에서 자신을 거둔 엄마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교도소가 아니 수자씨와 함께 타국 어느 나라에 가서 살것이란 계획을 듣게된다. 이 후 계속 삼류의 에로영화를 찍어대는 생활을 하던 가운데 형의 실 사장에게 끌려가 온 몸이 부서져라 매질을 당하게 되고 한 때 관계를 맺었던 윤주라는 후배로 부터 전화를 받게 되면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 후 이혼하고 홀로 살러 들어온 그녀의 오피스텔에서 같이 살게 되고 그녀의 세월이 가져다 준 그간의 육체적인 몸의 변화를 알면서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됨을 알게 된다.  

어느 날 엄마의 죽음소식을 접하고 장례를 치른 후 부쩍 커버린 민경의 모습과 음식점을 준비하는 동생네의 모습, 그리고 자신도 서서히 생활의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 형으로 부터 간간이 전화로 통화해서 살고 있는 상황을 들려준다.  

언뜻 보면 완전 콩가루 집안이다. 아버지가 첫 결혼에서 낳은 형이 이복 형이란 사실 자체도 몰랐던 어린 시절 , 그의 매질 상대였던 나란 인물은 엄마가 바람을 피워 살림까지 하고 낳은 딸이 이복 여동생이란 사실도 모른 채 살았던 그 모든 시절이 형이 받았을 충격,  그리고 자신만이 유일하게 제대로 배웠지만 식구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삶을 살고 있었음에도 엄마의 존재는 결코 다그치거나 실망의 소리를 하지 않는다. 다만 묵묵히 밥만 열심히 해 줄뿐이다.  

하지만 이런 콩가루 집안에도 민경의 가출로 인해서 더욱 큰 위기와 가족간의 정이 확인이되고 엄마와 구씨와의 재회는 또 다른 엄마의 인생관을 보여준다. 아버지의 유해가 뿌려진 강에 가서 한 마지막 인사는 부부간의 사랑은 없었어도 인간 대 인간의 정이란 명제하에 자신들을 차별없이 거두고 키웠음을 암시한다.  

별 볼일 없던 아버지에 대한 연민은 자신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아버지에 대한 또 하나의 그리움으로 번지고 동생 미연이 자신의생부를 다시금 맞는 장면은 어쩔 수 없이 이어지는 혈육의 끈끈한 정을 보여준다.  그토록 먹기만하고 비굴행동을 일삼던 형의 속 깊은 엄마에 대한 사랑의 감정은 뜨거운 것이 목에서 부터 치밀어오게 만든다. 

작가의 각 장면마다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필치는 유려하다. 정작 비참한 상황인데도 웃음코드가 연발적으로 나오게 하는 웃음속의 비극표현 묘사는 이 책을 읽는 묘미중의 묘미다.  

고령화로 뭉친 가족이 서서히 자신들의 둥지로 날아가기 위해 애쓰고 그 결과 자신의 둥지에 안착하기까지 겪는 사건의 일상은 그래도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가 헤밍웨이를 등장시켜서 그가 쓴 소설의 배경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해 가면서 전개를 하다가 마지막에 헤밍웨이는 자살로 삶을 마감했지만 자신을 그렇지 않다는 희망적인 메세지를 던짐으로써 글의 완결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콩가루 집안의 좌충우돌  가족의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게 쉽게 읽히는 점은 제목이 주는 묵직함 속에 작가의 탁월한 필체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해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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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공부습관을 잡아주는 학습일기 만점 공부법 만점 공부법 5
박점희 지음, 송진욱 그림 / 행복한나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일기를 통해서 다져진 튼튼한 기초가 만점으로 가는 길로 갈 수 있는 길임을 여러가지 다양한 예시를 보여준 책이다.  

일기라 하면 학창시절에 일주일에 몇 개 써 내야하는 , 반드시 해야만 하는 당위성이 포함된 학습의 연장선인 것을 감안하면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기만이 아닌 일기의 여러 종류가 있음을 보여주고 아이들 입장에서 지루하지 않게 일기와 친해 질 수 있음을 알려준다  

첫 장을 펼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화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민구의 눈을 통해서 일기는 생활의 기록이란 점을 알려주며 실제 학생들이 쓴 일기를 통한 사례를 보면서 무엇이 문맥상 빠져있는지도 친절히 알려준다. 사적인 일기와 공적인 일기의 종류가 있으며 여기엔 다시 독서일기, 환경일기, 학습일기 등이 분류되어 있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1. 독서 일기 

공부습관을 길러주는 첫 걸음이다. 여긴엔 주제를 살리려면 제목이 필요함을 알려주고 다시 그 내용에 들어갈 것으로 기본적인 줄거리와 감상이 있어야 함은 물론 다른 방식으로 주인공에게 편지를 써 보는 방법, 읽다가 인상깊은 구절 쓰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도 알려준다.  

2. 환경 일기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데 유용하다.  적어도 날씨를 표현하는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서 창의력이 향상이 되며 생각을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주고 있다   

3. 학습일기 외 다른 일기 종류 

하루 동안 공부한 내용을 일기형식으로 자유롭게 쓰는 일기 형식이다  

그 밖에 아이의 감성을 키워주는 효도일기, 설명글을 정확히 전달해 주는 설명일기, 기승전결을 생각하면서 작가의 생각을 읽어내는 만화일기, 의도하는 주제를 읽어내려가는 영화일기, 세상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신문일기, 자기주도 학습을 끌어내는 관찰일기(정확성 필요), 놀토에 쓰는 체험일기, 견학가서 보고 들은 내용을 적은 견학일기(이때 해설사의 설명외에도 부모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다시 한 번 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과 함께 사물에 대한 얘기를 기록한 기행일기가 있다  

위와 같이 알게 모르게 지나쳤던 일기의 종류가 정말 많고 이에 대한 여러가지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양한 예시를 통해서 부모로서 읽고 지나칠 수 있던 부분을 좀 더 보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책이다. 

끝으로 포트폴리오란 별도의 부록이 있어서 초등학교서 부터 대학진학에 이르기 위한 우리 아이들의 점수 관리와 각종 수상대회에 참가한 점을 이용한 점수 쌓기, 그리고 원하는 곳에 진학을 위해서 필요한 준비과정이 친절히 들어있어서 인터넷이나 각종 교육세미나를 둘러 본 부모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고는 싶으나 의지와 열정만 갖고는 이루어 낼 수없는 것이 요즘세상이다. 옛 말인 "개천가에서 용난다" 란 말이 요즘은 그 확률이 점점 희박해 지고 있는 세태에 비춰어 볼 때 어떻게 하면 우리아이들에게 좀 더 실용적이고 부담스럽지 않은 교육방식을 전하고 알고 싶어 하는 부모님들에게 이 책은 그런 지름길과 방법이 있음을 제시해 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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