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서브 로사 4 - 베누스의 주사위 로마 서브 로사 4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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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 넘어간 고르디아누스.... 일명 더듬이는 어느 날 자신을 경호하는 노예 벨보로 부터 두 사람이 방문했음을 듣는다.  

한 사람은 과거 그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를 여행하고 있을 때 강의를 들었던 디오라는 스승, 또 다른 한 사람은 로마인에겐는 금기시 되는 직업인 사제로서 거세를 한 로마 키벨레를 신으로 모시고 있는 이방인 트리고니온이다.  

디오는 더듬이에게 자신을 살려달라고 하고 이에 스승에대한 자신의 책임을 느끼지만 양아들인 메토를 방문한다는 계획으로 거절을 한다.  

한 달 후 집으로 돌아 온 그는 디오가 자신의 집에서 식사대접을 받고 떠난 후 바로 살해되었단 것을 알게 되었고 이어서 로마에서 이름난 가문인 클로디아의 요청으로 그의 죽음에 대한 증거를 찾아달란 부탁을 받게 된다.  

연루된 배경엔 죽은 알렉산드로스 2세인 이집트 왕이 죽으면서 남긴 유언장이 문제가 된다. 이 유언장엔 이집트를 로마에 넘긴다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것. 하지만 뒤를 이은 프톨레마이오스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에게 원로원을 무마해 달라는 조건으로 많은 양의 금전을 주게 되지만 쫓겨나게 되고 폼페이우스의 보호를 받게 된 처지, 이 틈에 그의 딸인 베레니카가 양위를 이어받으면서 로마의 승인을 받고자 사신으로 온 디오가 살해된 것이다.   

여기에다 과부인 클로디아와 그녀의 이복 동생인 클로디우스와의 적철치 못한 소문으로 떠도는 남녀간의 관계, 클루디우스와 친구이자 그녀의 연인이요, 키케로의 제자였던 카일리우스의 연인관계는 이 사건의 사건의 주모자로 심증을 굳히고 있는 카일리우스를 고소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었다.  

디오가 머물렀던 집을 차례로 수사해 나가던 중 디오의 상상밖의 성적행동을 알게 된 더듬이의 고뇌, 클리디아를 죽이려 했던 카일리우스를 고소하기 위한 증거로 독약을 찾던 중 알게된 디오의 진짜 살인범을 밝혀나가는 더듬이의 행적은 사건의 해결을  풀이해 나가면서 점차 자신의 수렁에 자신이 빠지는 형국을 걷게 된다.  

재판이 벌어지는 와중에 당연히 카일리우스가 처벌을 받게 될 줄 알았던 기류는 키케로의 현란한 연설에 힘입어 무죄로 판명이 되고 더듬이는 디오의 진짜 범인을 알아냄으로써  그 사건을 그 선에서 마무리 하게된다.  

이 사건이 벌어지는 이 시기의 세계적인 정세가 로마에 번지면서 훌륭한 철학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디오란 인물의 가학적인 성적의 퇴폐성, 노예라는 신분이라는 것 하나로 자신의 몸뚱이를 그저 물건취급하듯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  비이성적일 수 있는 목욕탕에서의 동성간의 성애를 묘사한 장면, 이복 남매간의 불륜의 행각은 당시의 로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상을 두루 나타내 준다.  

제목이 시사하듯 베누스 주사위는 모두 다른 숫자가 나옴으로써 행운을 준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렇기에 이 사건의 결말은 막상 클로디아와 디오를 죽이려 했던 카일리우스가 무죄로 판명되는 행운을,  디오를 죽인 실제 범인이 더듬이의 딸이었다는 점은 모두에게 법정 형벌을 받지 않게하는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자신의 노예였던 여인을 아내로 삼은 더듬이가 자신의 부인의 과거를 알게 된 일은 충격을 주고 ,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전혀 예상치 못한 범인을 만들어내는 글의 연결 흐름은 읽는 독자의 허를 찌른다.  

하지만 뭐니해도 이 책의 압권은 수사학의 맛이랄 수 있는 키케로의 변호다.  

사건의 본질을 세 치의 혀로 교묘하게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린 그의 연설은 읽는 내내 대중을 어떻게 현혹하고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 나갈 수 있는 것이란 바로 이런것이다란 말로 설명할 수 밖에 없는 절정을 보여준다.  

비록 그와 뜻을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된 카일리우스 일지라도 자기의 목적을 확고히 이루어 나가는 데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 할 수 밖에 없겠단 생각이 든다.  

또한 로마보다 수 천년 앞서 있던 문명의 나라인 이집트가 로마의 세력권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행로를 걷깅 위해서 애를 쓴 흔적는 이후 로마의 수중에 떨어지면서 그 찬란했던 문명이 또 다른 문명과 맞닿아 새로운 역사를 실현해 나간다는 점에서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자신의 뜻을 이루고자 했던  정치권의 두 세력인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가 어떻게 이집트를 요리하고 먼 훗날 자신의 정치를 실현시키기 위한 발판으로 삼았던 이 시대는 사건 뒤의 시대상을 알려주는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 크라수스의 삼두정치가 실현됨을 알리는 대사로서 점차 나라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는 로마의 또 다른 뒷면을 엿보게 해 준다.  

 과연 5편격인 다음 이야기엔 어떤 사건이 전개될지 벌써 부터 기대를 갖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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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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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총을 들이대고 어느 특정 상대를 겨냥한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총구를 들이대면서 치열한 경쟁의 시대를 지향하고 있다.  

저자인 장하준교수가 이번에 쓴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가 그간 알고 있던 모르고 있던 은연중 당연시 되고 있었고 그런 원리의 작동이 수긍이 간다고 믿었던 사실들이 , 통계를 통한 자료를 통해서 결코 진실에 가깝지가 않다는 논리를 펴냈다.  

책의 서두에서 밝혔듯 서구 선진국들과 요즘의 경제화두인 "자유시장"이란 것은 실제로 없다는 주장과 함께 왜 그런지에 대한 여러 사례를 들어서 자유시장주의를 선호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사안에 대해 반하는 논리를 편다.  

자유시장지지들에 의하면 정부는 시장에 간섭을 최대한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저자는 자유시장처럼 보이는 시장이 있다면 그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여러규제들을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란다.  

즉 사소한 가격을 정하는 데에도 규제가 따른다는 말이다.   

기억에 남는 예는 같은 일을 하는 직종(운전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임금의 격차에 대한 이야기와 세탁기가 인터넷보다 더 나은 세상으로 바꿨다는 주장이다.  

부자나라에서 일하면서 받는 임금의 댓가가 가난한 나라의 임금보다 차이가 나는 이유, 그리고 자유시장주의자들이 말하는 인터넷의 보급이 아직까지는 그렇게 인류발전에 큰 보탬이 되고 있지는 않다는 논리, 오히려 세탁기의 발명으로 여성들로 하여금 사회진출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게 되었고 이는 자녀의 교육확대까지 이르는 것에 대한 제시는 느끼는 바가 크게 다가왔다.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그들이 갖고 있는 천연의 기후조건, 열대병, 부족간의 충돌이 문제가 아닌 (실제로 부자나라들도 이 모든 과정을 거치고 이겨내면서 발전을 해 왔다.) 기술적, 제도적, 조직적 기술확보가 없는 상태가 있으므로 기인한 현상이며 여기에 향상된 정치제도가 덧 불인다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부자나라들이 자유시장에 입각한 원칙으로 나라를 이끌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들 나라들은 철저한 이민저지 정책과 유망주를 권장하는 정책, 자본을 이끌어 나가는 데도 국적이 존재한다는 데에 입각한 정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오늘날에 부를 이룰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아무리 자유를 외치고 있다지만 결코 정부는 아직까지도 계획적인 경제속에 살고 있게끔 살림하고 있으며, 정부의 개입으로 성공을 거둔 나라들의 사례를 들어주고 있다.  

아프리카 서남의 나라들이 경제난에서 허덕이는 이유는 개도국처럼 정부의 개입이 있는 정책이 아닌 세계를 주무르고 있는 각 기관들의 요구로 자유시장에 앞장 선 결과 그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단 점도 주목을 끌었다.

사회의 직업이 다분화되고 점차 분화되는 현실에 있어서 제조업을 등한시 한다는데에 반대의 깃발을 내세운다.  

아무리 발전된 부자나라라 할 지라도 그들이 오늘날 이룬 부의 근간에는 ,아니 지금까지도 제조업이 뒷바침하고 있었고 지금도 있기에 서비스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뭣보다 가장 뇌리에 떠나지 않는 것은 기회의 균등에 대해서 논한 점이다.  

부자나라가 가난한 나라보다 더 계획적이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평등은 기회의 균등이란 점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같은 조건하에서 경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뭣보다 동등한 이를 부족함이 없는 지원이 된 상태라야 하고 이는 곧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야 함을 말한다고 한다.  공평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결과의 균등을 꾀하는 것이 필요하단 말이다.  

모두 23가지의 각기 다른 예시를 통해 알려준 경제의 자유시장을 반대한다는 주장에 입각한 책 답게 시종일관  거침이 없이 써 내려간 책이다.  

경제서적과는 그리 친하지 않음에도 선뜻 책을 손에 놓기가 쉽지 않은 것은 우선 어렵게 쓰여있지 않은 문장의 흐름이 아닐까 한다.  

딱딱한 경제용어도 그리 없으며, 우리 실생활에서 익히 알고있고 당연시 하다고 생각한 문제점들, 2008년도의 금융위기가 오게된 경위, CEO들의 많은 보수를 받는데에 대한 반박의 주장, 일한 만큼 받고 있다는 임금의 당연성에 대해 의심을 가지란 얘기는 많은 생각을 던지게 해준다.  

물론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자유시장이란 결코 없다는 논리와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따로 듣지 않았기에 전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경제학의 특성상,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 보단 양쪽의 주장을 모두 들어본 후 내려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바로 어제, 모 신문 논고 사설에서 장 교수가 우리나라가 여러나라들과 맺은 FTA 협정에 반대하는 이유를  쓴 글을 읽었다.  

읽은대로라면 저자의 주장은 협정을 맺기 전에 과연 그것이 미래에 우리에게 얼마나 이익이 될 수 있느냐를 깊이 따져보고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즉 상대 나라와의 경쟁에서 지나치게 치우친 협정이라면 당장의 이익엔 좋을 지 몰라도 먼 미래를 볼 때는 그것이 과연 좋은 결정이었나 하는 우려를 낳기 쉽기에 신중함을 요한단 요지다.   

 더 낳은 자본주의를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서 자유시장만이 좋은 것이 아니며, 제조업의 중요성, 큰 정부의 필요성, 금융부분의 과도한 팽창을 저지하기 위한 적절한 균형유지 노력의 필요성,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좀 더 불평등한 우대를 권장한다는 결론에 이르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안에서도 과연 무엇이 옳고 그름에 이르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낳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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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록흔.재련 1 - 개정증보판
한수영 지음 / 마루&마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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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나라 황룡국의 수도 장성에서 떨어진 창주성이란 곳에 복룡사에서 과거 급제를 위해서 공부하고 있는 백면서생 연무한은 동갑의 부인인 백아연과 함께 얼마 전에 낳은 딸을 잠시 맡겨 두고 나라의 축제구경을 하러 나선다.  

아름다운 여인인 아연의 모습을 멀리서 본 그 곳의 태수 금라한은 그녀의 미모에 반해 무한이 절에 돌아간 사이 그녀를 겁탈하고 집안의 모든 노비와 (나중에 두 명은 살아 남는다. 이후 그들과 함께 일생을 보낸다.) 어머니, 그녀까지 죽이지만 그들이 오기 전 장롱에 숨겨두었던 딸은 목숨을 건지게 되고 이후 무한은 절의 주지스님에게 딸을 맡기고 스스로 강호 지역의 악인으로 이름을 떨치고 살아가게 된다.  

그의 딸의 이름은 연록흔이라 지어졌고 이후 절에서 스님의 가르침으로 살아가게 된다.  

세월이 흘러서 아버지와 재회하게 된 그녀는 자신보다 두 살위인 새어머니 왕산해와 같이 살게 되고 산해의 출산이 난산으로 이어지면서 그녀의 생명이 위태로와지자 무한은 그녀의 생명을 구할  유일한 약인 용뇌 청룡주를 구하기 위해 그곳이 있다는 궐에 침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내 붙잡혀 사형을 당하게 됬다는 소식을 접한 록흔은 스스로 아비를 구하기 위해서 사형이 처해지는 장소에 나가게 되면서 운명의 황제인 가륜과 마주치게 된다.  

어릴 적 부터 무술을 익힌 록흔과 범접할 수 없는 가공의 무술 실력을 갖춘 가륜이 맞서게 되지만 아비의 목숨을 살려주는 대신 자신은 황제의 손에 운명을 주어지게 되는 약속을 하고 그의 수하로 들어간다. (물론 남장으로 하고 싸웠기에 그녀가 여자란 사실 자체를 가륜은 물론 주위사람들도 인식을 못한다.) 

미래의 황후에게만 허락한다는 검이 자신의 손에 들어온 순간 검이 일변 수긍하는 것을 보고 주위 사람들의 의심(여자에게만 주어지는 검인데?) 을 사게 되고 그가 자신의 진정한 부하로 거듭날 지 시험하기 위해 가륜은 땅 속의 마굴로 그녀를 들어가게 된다.  

3년간의 모진 고생을 겪고 새로운 무술과 운검변술(일명 얼굴을 바꾸는 무술)로서 자신의 얼굴이 록흔이 아닌 왕을 호위하는 무사의 책임자로서 살아가던 중 , 여인으로 분한 그녀는 왕을 사모하고 있는 월한선자의 뒤쫓김을 피하기위해 달아나던 중 그녀가 쏜 독화살을 맞고 쓰러진다.  

이를 발견한 가륜은 자신의 무술의 힘으로 그녀를 간신히 살리지만 소리없이 사라진 그녀를 못잊어하고 그런 그의 곁에 빈 자리인 황후자리를 노리는 미랑 은소현의 집요한 구애를 무시한다. 

이어 연이어 터진 나라 곳곳의 사건을 해결 하던 중(대부분의 책의 내용이 이런 판타지적인 해결을 위해서 나서는 록흔의 이야기로 일색이다.)  록흔이 여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륜은 그녀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사랑을 이어가고 황후자리에 오르는 우여곡절을 겪게 되지만 이후 월한선자와 은소현의 계략에 목숨을 잃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마굴에 떨어진 그녀의 목숨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되고 이후 가륜과의 사이에 아들 . 딸을 낳고 행복한 삶을 이어나간다.  

무려 5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책의 두께이고 무협적인 요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이런 소재를 즐길 독자가 아니라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책이다.  

판타지의 요소가 많이 들어 있어서  기존의 따뜻한 남녀간의 애정어린 로맨스를 기대했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판타지가 갖출 수 있는 요소를 고루고루 배합하여 써 냈다는 점에선 아주 재미있게 그려진 책이다.  

가륜이란 인물이  권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키고자 함과 주위의 외척세력을 견지하면서도 자신의 뜻대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이 인물은 여성독자라면 아주 흠뻑 빠질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춘 인물설정이다. (아주 완벽 그 자체의 인물이다. ) 

여기에 자신이 여성임에도 감추고 아비의 목숨을 전제로 자신의 목숨을 황제에게 바쳐서 살아가야한다는 약속하에 자신도 모르게 여인으로서 사랑을 느끼는 록흔은가륜의 앞에서 고뇌하고 방황하는 그녀의 내면의 모습 또한 잘 그려지고 있다.  

다소 한문이 섞인 문장이 더러 있어서 대충 의미를 알고 넘어가는 독자라면 괜찮겠지만 정확한 뜻을 알고자 찾아가면서 읽는 독자라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단 점도 몰입하는데 지장을 주기도 하는 책이다.  

그럼에도 사랑앞에서 물불가리지 않고 저돌적이고 확고한 뜻으로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가는 가륜의 언행에는 지루함을 보상해 주듯 시원함을 전해주고 닿을 듯 말듯 하는 록흔이 자신의 본성의 내면을 찾아가는 여정엔 애절함이 깃들여 있다.  

단팥빵이란 드라마의 작가라고도 하던데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5권이라 해도 두꺼운 분량을 자랑하는 만큼 변신술과 온갖 무술이 등장하는 이 소설적인 판타지를 염두해 둔다면 읽는 내내 지루함이 조금을 보상이 될 듯 싶다.  

그녀를 형님으로 모시고 차출된 6명의 부하들 모습은 흡사 "수호지"의 의형제를 연상 시키기도 하며 특히 창해의 캐릭터는 아주 덩치에 맞지 않게 귀염성 있는 인물로 그려졌단 점에서 웃음의 자리를 차지한다.  

기존의 남.녀간의 심리전이 대세인 로맨스소설 보다는 그 영역이 좀 더 넓어진 무협이란 소재가 가미된 색다른 책이라서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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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여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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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불우한 시절을 보냈던 미국의 전형적인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톰 보이드. 밀러, 캐롤은 절친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그 곳을 떠나서 각자의 삶에 충실하게 살던 이들 세 사람중 톰은 천사 3부작 시리즈로 연작 소설을 쓰면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고 (전직인 교사출신이란 것에서 작가의 삶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출판, 영화의 판권에 대한 일을 도맡아 하는 밀에게 모든 일을 전적으로 맡기면서 글 쓰기에 전념한다.  

2부작까지 연일 성공을 거두면서 건반 연주자인 오로르와의 사랑을 하게되지만 그녀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로 상실에 젖게되고 이후 대인 기피증같은 증세를 겪으면서 3부인 글을 쓰는데 의욕을 잃고 살아가게 된다.  

밀의 고백으로 그간 자신이 쌓아왔던 모든 부의 원천인 돈이 펀드에 투자실패가 됨으로써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되면서도 글을 쓸 의도와 의욕이 상실됨은 어쩔 수가 없는 상태로 번진다.  

어느 날 번개가 치고 파도가 거세게 몰려오는 밤, 신비의 여인이 밤에 그의 앞에 나체로 나타나게 되고 자신은 톰이 쓴 소설속의 여자인 빌리라고 자신을 밝힌다.  

밀과 캐롤의 계획대로 정신감정을 받으러 간 톰은 그들이 자신을 병원에 입원시키려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창문으로 뛰어내려 차에 떨어지고, 이어서 빌리와 함께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애인과 같이 여행중인 멕시코로 가기위해서 둘은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빌리 자신은 톰이 자신을 다시 책 속으로 돌아가게 해 준다는 약속과 함께_ (글럴려면 피나는 글을 써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음에도 사랑하는 오로르를 되찾게 해 주겠다는 빌리의 말을 믿고서...) 

이후 우여곡절 끝에 그녀가 있는 멕시코의 호텔에서 오로르를 만나게 되지만 정작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빌리란 것을 알게되고 고민에 쌓인 톰. 

빌리의 입에서 나온 검은 액체는 잉크와 같은 액체이며 그녀의 몸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이상체질이란 것을 알게 된 톰. 밀, 캐럴은 그녀를 살려내기 위해서 양장본으로 나온 한정  판인  책을 회수하기 위해서 백방으로 뛰게되고 오로르의 소개로 그녀를 고칠 수 있는 의사가 프랑스에 있다는 소개를 받고 둘은 파리로 간다.  

밀과 캐롤은 모든 책은 파쇄되고 마지막 한 권이 톰으로 시작해서 여러 사람의 손에 거쳐 간 정황을 파악하게 되고 그 둘은 책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를 하게되면서 캐롤의 힘든 어려웠던  어릴 적 상처와 그 상처를 대신 처리한 톰에 대한 행동을 알게 된다.  

파리에선 무사히 힘든 수술을 마친 빌리는 예전 처럼 건강을 되찾아가게 되고 책 한 권도 무사히 그들 손에 넘어오지만 어느 밤  빌리는 톰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잠을 자고 일어난 톰에겐  빌리 존재의 자체의 그리움만 몰려올 뿐이었다.  

몇 개월후 밀과 캐롤의 결혼식에서밀의 고백으로 인해서 사실은 빌리란 존재가 2류 배우지망생인 릴리란 이름의 여자였고 글을 쓰게하기 위한 밀의 계획대로 움직였단 사실을 알게 된 톰은 그녀가 공부하고 있는 대학교로 가지만 멀리서 그녀의 모습만 보고 돌아와 "종이여자"란 책을 내게 된다.  

다시 유명 작가로서 사인회를 갖던 톰은 그의 책을 보고 온 릴리와,아니 빌리와 재회를 하게 되고 그녀를 결코 놓치지 않으리란 결심을 하게 된다.  

언제나 로맨스는 달콤하다. 말 자체가 내뿜는 뉘앙스도 그렇지만 삶에 팍팍하게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잠시나마 모두가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위의 종이여자는 기존의 기욤의 책 내용처럼 언제나 불우한 가정을 극복하고 미국과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적인 비쥬얼감각이 뛰어나게 그린다는 점은 같지만 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 좀 더 깊게 그간 그가 써온 책과독자에 관한 자신의 견해도 밝히는 부분이 있어서 흥미롭다.  

다소 허무하기도 하고 상황설정이 너무 공 뜬다는 점도 있지만 (그렇기에 로맨스가 아니던가?)  사랑이란 본질 앞에서 두 남녀가 서로가 서로에게 이끌리고 공감을 갖는 대화는 무리가 없이 나도 모르게 끌려들어가게 만든다. 

처음 자신이 쓴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 여기면서도 어느 사이엔가 서로가 생각하는 사랑의 대상에 대한 대화는 톰이 점차 빌리란 여인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 자신도 모르게 그간 자신이 써 온 소설속의 인물들에 대한 생각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독자들에 대한 책임감도 느껴감을 알게 해 준다.   

"근본적으로 책이란 뭘까? 

종이 위에 일정한 순서에 따라 글자를 배열해 놓은 것에 불과해. 글을 쓰고 나서 마침표를 찍는다고 해서 그 이야기가 존재 할 수 있는 건 아니야. 내 책상 서랍에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미완성의 원고들이 몇 개나 들어 있어. 난 그 원고들이 살아있는거라 생각 안해. 

아직 아무도 읽는 사람이 없으니까. 책은 읽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생명을 얻는 거야. 머릿속에 이미지들이 커지면서 주인공들이 살아갈 상상의 세계를 만드는 것.  

그렇게 책에 생명을 불어넣는 존재가 바로 독자들이야." 

위의 작가의 생각처럼 살아있는 책이란 독자의 손에 들어가서 그것이 어떤 숨결로 이어지고 생명을 불어넣음으로써 존재의 가치로 이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해준 대목이 아닌가 싶다.  

한국을 방문했던 터라, 한국의 고정된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던것인진 몰라도 책의 중간에 마지막 책 한 권의 긴 여정속엔 한국 여대생과 이화여대의 모습,서울의 모습이 나오고 있어서 제 2의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한국에 대한 사랑이 흐르고 있어서 읽는 내내 신기함과 흐뭇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서 하나의 보너스를 얻는 기분이었다.  

가벼우면서도 진실된 사랑의 감정 포착 묘사와 함께 책이 톰의 손에 오기까지의 여정이 재밌게 그려지고 있어서 읽는 내내 지루함을 모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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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훔친 황제의 금지문자 - 문자옥文字獄, 글 한 줄에 발목 잡힌 중국 지식인들의 역사
왕예린 지음, 이지은 옮김 / 애플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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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나 글 때문에 화를 당하는 일을 중국에서는 "문자옥" 이라고 한단다. 

책의 제목부터 흥미를 유발 시킨다. 황제의 영혼을 훔쳤다니... 과연 어떤 글들로 채워졌길래 자신들이 세계에서 최고로 알고 있는 중국이란 민족에게 많은 왕조가 생성되고 사멸되는 과정에서 숱한 문인들이 화를 당했을까? 

처음 등장한 때는 춘추시대의 제  나라 장공때의 일로써 최초의 문자옥으로는 서한 시대의 "양운"이란 자로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뭐니해도 제일 떠오르는 것은 진시황의 "분서갱유"사건이 아닐까?  

나 자신도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바로 이 시대를 연상했으니 역사상 유례없는 가혹하리만치 행해진 정책이 아니었나 싶다.  

분서의 원 목적은 사상의 통제요, 경유의 목적은 왕권수호란 명목아래 많은 책이 없어지고 유생들이 수난을 당한 사건은 이후 문자옥의 특징을 두는데 더욱 견고한 성을 쌓게된다.  

즉 "권력'의 이익에 반하는 "사상"을 단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이 됬으며 이는 곧 "사상죄"란 이름하에 행해진 처벌법을 뜻한다.  

중국의 초대 통일 나라에서 부터 시작해 청 말기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으로 나열한 여러 문자옥 사건은 시대별, 왕의 정책별로 그 특성이 달라진다.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서, 특히 한족이 세운 나라를 멸하고 이민족이 세운 청의 경우엔 자신들의 권력세습유지와 왕권강화를 위해서 명말에 쓰인 책의 내용이나 일부의 한자를 다른 식으로 해석해서 그 글을 쓴 사람은 물론 그 일가족과 그에 연류된 모든 사람들을 아주 참혹하게 처벌한다.  

때론 그것이 왕의 성격으로 그대로 나타나 가혹하게 하면서 왕권을 유지하는 토사구팽식의 왕권을 휘두른 청의 옹정제의 경우엔 자신이 많은 형제들의 물리치고 왕좌에 오르도록 힘을 써 준 연갱요와 삼촌인 융과다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처벌한 점은 무서우리 만치 권력의 맛을 보여준다.  

대부분이 시나 글을 씀으로서 그 해를 입었던 대다수의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특이한 이야기 둘은 그래서 남다르다.  

글자 하나만 잘못써도 관직박탈은 물론이거니와 생사의 가름길에서 오히려 글을 쓰지 않아서 죽임을 당한 경우가 그렇다. 

바로 영락왕조 초반에 영락제의 명으로 조서를 쓰라는 것을 거절하고 죽은 방효유가 그렇고 변변한 관직으로 있었던 주방인은 자신이 좋아하던 기생 이사사와 같이 있던 중 휘종 또한 그녀를 사랑하였기에 그 둘이 나누던 대화를 엿듣고 적은 시를 이사사가 노래를 불러 유행이 되자 벌을 받으려다 이사사의 기지로 오히려 자신의 높은 아량과 품성을 알리는 계기를 이용하려던 휘종의 덕에 회생해  높은 관직에 오르는 경우가 그렇다.  

하지만 대부분 핍박은 물론이요, 변변치 못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명을 세운 주원장의 경우엔 자신의 무식을 무마하기 위해 알팍한 지식에 기댄 결과 같은 한자을 놓고 달리 해석을 해서 그 글을 쓴 사람들을 무참히 죽인 사실은 허무함을 넘어서 권력이 지닌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본 듯한 느낌을 준다.   (중국의 한자가 정말 다양한 발음과 뜻으로 이런 오해를 사기에 아주 충분한 빌미의 여지를 준다.) 

 

때론 충신의 맘으로 우러나오는 심정으로 쓴 글이 시대를 잘못만나서 억울하게 당하게 된 경우가 이 책엔 부지기수로 나온다.  

그런 사례를 보여준 탓도 있겠지만 한 나라가 세워지고 그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당근과 채찍을 어떤 방식으로 다뤘는가에 따라서도 여러 희비가 교차했음을 알수 있게 해 준다.  

송의 시대만 하더라도 정권의 투쟁의 역사답게 조정의 권신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다퉜다면 청의 시대는 이민족이 세운 나라답게 명의 잔존세력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 행한 집회나 붕당을 금한 대표적인 사례는 그 왕조의 전통성과 화합에 대한 여러 사례를 보여준 본보기라고 할 수 있겠다. 

정말 탁월한 존재임을 알아보고 그 사람을 기용하고자 했으나 한 왕만을 섬길 고집하면서 시를 남긴 충신들의 이야기는 고려 때의 정몽주와 이성계의 사이를 ,  글자 하나를 가지고 다른 시각으로 봄으로써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에 귀를 막아버리고 충성스러움을 저버린 이야기엔 조광조의 이야기가 겹쳐지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현대는 스마트폰의 발전, 이멜, 트위터, 싸이월드....  

각양다른 특색으로 온라인에서도 가능한 소통의 원할함이 위의 사례를 접하다 보면 지금도 문제가 되고 익명의 다발적인 안티성 글을 생각나게 하고 짧지만 긴 여운이 남기는 글에선 글자수가 많다고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도 해준다.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들 모습에선 위의 문자옥처럼 나도 모르게 타인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글을 써 보낸적은 없는지를 생각하게도 하고 좋은 글이 많다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세태나 시대도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식의 문화를 짓밞는 권력은 오래가지 않는다라는 구절에서 처럼 권력은 한 때지만 글이 지닌 힘은 그것이 영구히 소실되지 않는 한 오래토록 우리들의 가슴에 남는다는것을 생각해 볼 때 중국의 역사에서 유명한 구양수나 소식의 경우처럼 좋은 글은 영원하다는 점을 역대 중국 왕조 사람들은 자각하지 못햇다는 점이 아쉬움을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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