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의 시대 - 캐롤라인 왕비의 1460일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2
페르 올로프 엔크비스트 지음, 이광일 옮김 / 들녘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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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7세는 아버지의 방탕한 생활로 인한 죽음으로 인해서 왕위를 이어 받는다.  

그의 곁에는 유대인출신이란것을 숨긴채 개인 가정교사였던 스위스출신인 레버딜이 있었지만 당시의 왕의 상태는 정신불안의 증상을 보이고 있었고 간간이 아주 명확한 진실과 문제에 대해서 알고 싶은 정확한 점을 꼬집는 면을 보인다.  

이는 당시의 상황상 선대부터 행해져온  창녀와의 불륜, 알콜중독등 온갖 온전치 못한 생활로 치달은 전력에 힘입어 왕실의 귀족들은 자신들의 뜻대로 왕실을 움직이고자 어렸을 적부터 이미 세뇌된 교육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이던 시기. 

굴베르- 

아버지가 장의사로 생긴 외모부터가 짙은 잿빛색깔과 작은 키를 가지고 있는 굴베르는 명실히 왕실의 총리란 임명을 가진 자로서 실질적인 권력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자신이 믿어오던 종교의 순수성에 반대하고 계몽이란 기치아래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슈트루엔제를 눈엣가시로 여기며 왕의 이복형이자 바보인 왕세자의 가정교사로 들어간 이래로 신성모독을 일삼는 계몽주의자들을 경멸하고 있었다.  

캐롤라인공주- 

일명 덴마크 사람들 사이에서 "꼬마 영국아가씨"란 별명으로 불린 그녀는 영국의 조지 3세의 누이동생으로 15살이란 나이에 나라간의 협정에 의한 결혼으로 크리스티안에게 시집을 오게된다.  

수도원이라고 생각하는 궁궐 안에서 자신을 짝짓기의 대상인 암소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어찌하다가 합방을 하게 되고 아들을 낳게 된다.  

슈트루엔제- 

과묵한 의사로 불리며, 부종의 치료을 전문으로 하는 독일 출신 의사로서 당시 계몽주의의 분위기 무르익던 알토나에서 의사로서 생활하던 중 덴마크 왕정에 있던 같은 사상을 공유하고 있던 란차우 백작의 추천으로 왕의 유럽여행길에 같이 동반하면서 왕의 내면에 있던 명민함과 정신분열의 증세를 알아채고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일정인 유럽여행을 끝마침을 하지 않고 바로 왕과 함께 덴마크로 들어가게 된다.  

궁정에 들어온 슈트루엔제는 자신이 해야 할일의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이어서 왕의 허락하에 계몽적인 정치를 일두 지휘하게 된다.  

자신의 책상 밑에서 놀이대상인 시동과 아끼던 개와 함께 왕은  놀이를 즐기는 가운데 슈트루엔제는 자신이 직접 서명하고 공포하는 실질적인 나라의 권력을 쥐게된다.  

"표현상의 수정"이라고 일컬어지는 일련의 정치개혁은 무제한의 자유보장/ 종교의 자유/ 지역의 조세징수권 이전/ 교회를 고아원으로 바꿔서 운영한다는 파격적인 것이 행해지게 되지만 란차우 백작은 이런 것이 오히려 역 공습을 당할 수 있음을 알리고 빠른 행정보단 서서히 느림의 미학으로 갈 것을 청하지만 슈트루엔제는 이를 거절한다.  

이런 가운데 점차 심약의 정신분열을 보이던 왕의 허락하에 왕비와 승마를 하게되면서 서로간에 사랑을 느낀 두 사람은 불륜을 저지르게 되고 딸까지 낳는 행보를 보이게 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슈트루엔제가 하고 있는 정치의 세계를 확고히 알고 있는 왕비의 손아귀에서 자신이 갇혀있단 느낌을 지울 수 없던 슈트루엔제는 언젠가 죽음이 올 것임을 알아가게 된다.  

이들이 행하는 행보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자신이 주장하는 순수의 시대가 오게끔 만들겠다는 결심하에 태후와 모종의 뜻을 세운 굴베르는 둘의 불륜의 현장을 수집함과 동시에 두 번째쿠데타로  왕과 슈트루엔제, 왕비를 각각 개별적으로 분산시켜서 감옥에 가다둔다.  

왕 만이 이 모든 것을 용서할 수있으리란 확신에 찬 두 사람은 끝내 만남을 갖지 못하고 자신들의 간통을 인정한다는 서약서에 서명함으로써 왕비는 명색히 직위만을 유지한 채 영국왕이 다스리고 있는 성에 갇혀사는 삶 , 즉 자식들을 두고 떠나는 것으로 매듭이 지어지며, 슈트루엔제는 처참하게 사형을 당하면서 덴마크의 빛은 꺼져간다.  

실제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들을 작가가 자료를 조사하고 자신의 상상력에 덧붙여 써내는 역사소설은  읽으면서 정말 이런일이 있었구나 하는 허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면서도 사실인 자료의 조사 앞에선 이것이 과연 허구인지 실지인지를 헷갈리게 한다. 

프랑스보다 무려 20년 먼저 시작된 계몽주의의 토대가 먼 북유럽의 나라인 덴마크에서 일어났었고 자신들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나라를 이루고자 했던 계몽주의자들의 자각있는 정치실현은 읽는 내내 배경과 함께 신선하게 다가온다.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계몽주의의 자각있는 볼테르, 독일의 괴테가 간간이 등장하고 슈트루엔제란 인물이 행했던 정책적인 행동은 자신보단 계몽의 빛이 발하기 위해서 보인 실천과  왕에 대한 연민과 함께 이기심의 발로에서 나왔다기 보단 당시의 세태로 보건대 양심적인 빛의 행보를 보였단 점이 새롭게 다가온다.  

수도원에 갇혀있던 자신을 암소라고  생각했던 영국출신 왕비가 그를 만나면서 비로소 인간다운 이야기와 웃음이 깃든 대화를 통해서 진정한 인간의 심성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은 간통이라는 치정으로 달려가지만 시대를 잘 만났다면 당시의 여자란 신분으로도  자신의 뜻대로 충분한 기상을 발휘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준다.  

슈트루엔제시대라 불렸던 , 그가 죽은 뒤 10후에 불렸던 시기는 그가 죽는 과정을 본 시민들이 호응을 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 자리를 뜸으로해서 굴베르에겐 혼동을 주게 된다.  

왕의 정신이상으로 생긴 검은 권력의 공백을 주치의가 방문해 잠시 그 공백을 메운것이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이후 계몽의 정책은 다시 빛을 보지 못하고 다시금 어둠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과오가 그 자신은 순수의 시대로 회귀했다고 믿었던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빠져들게 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원제가 주치의 방문이라고 하는 이 소설은 이 여파로 슈트루엔제가 죽은 후 그의 딸이 자손을 번성함으로써 유럽 각 왕실에 뿌리를 내리게 되고, 그토록 원했던 소작농 토지 이탈금지제도/ 농노제폐지는 이미 프랑스 혁명 보다 1년 전에 실시가 됬음을 말해줌으로써 4년간의 방문치고는 확고한 계몽의 씨앗을 뿌리는 성공을 거두었음을 알려준다.  

서로가 생각했던 이상의 순수시대를 다른 각도로 생각했던 두 사람의 대립을 그림으로써 현실에 비춰보자면 굴베르의 생각이 잘못이라고 할 순 있겠으나 그 자신이 자신의 사리욕심에 기운 것이 아닌 자신을 멸시하고 신이 내린 권력의 존재인 왕의 권위를 일으켜 세우고자 했던 뜻은 그가 생각했던 순수의 본연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나쁘다고 할 수 없단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슈트루엔제 역시 란차우 백작이 일렀던대로 느리게 갔더라면, 상대의 호응을 얻으면서 행했다면 계몽이란 빛은 아마도 유럽 역사상 확실히 덴마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역사는 그렇게 씌여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한 책이다.  

글의 표현이 점쟎으면서도 부분부분 기나긴  설명없이 네 사람의 각 행동과 말에서 보여주는 당시의 사태를 느끼기에 읽어나가는 묘미가 있고  비 영어권의 나라작가답게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쓴 소설은 모처럼 진지한 유럽의 역사를 접했단 느낌을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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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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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학계의 큰 거목이신 고 박경리 작가님이 가신지도 얼마 되지도 않는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미 고 박완서님이 되신 분의 마지막 에세이를 접했다.  

나목이란 책 등단이후 우리나라의 근대사에서 굴곡진 힘든 시기를 겪었던 여성의 몸으로서 그 당시 당신이 직접 겪었던 일들이 지나간 회상과 함께 곳곳에 따스함으로 넘쳐흐른다.  

서울의 도심에서 살다 구리로 이사를 오면서 두 그루의 나무중 한 그루를 베어내면서 느끼는 심리, 살구나무가 제대로 떨어져서 이웃과 문학계의 아는 지인들에게 쨈을 선물하는 소소한 일상과정의 묘사, 잔디를 손질하면서 남들로부터 잘 가꾸었단 소릴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단 글엔 소녀같은 맘이 느껴진다.  

당신 스스로가 지아비와 아들을 먼저 보낸만큼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서 가슴에 멍을 지고 살 부모들의 맘을 헤아린 글에선 다시금 눈물이 두서없이 흐르게 만들고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감회, 책을 집필하고 사랑하는 입장에서 당신 자신이 정한 기준에서 책을 떠나보내고 간직하는 입장의 맘은 책을 접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소나마 같은 맘을 느끼게 해 준다.  

운동경기에 관심이 없던 당신이 월드컵경기를 보고 같은 맘으로 힘찬 붉은 기를 느끼면서 응원하는 가운데 6.25때의 붉은 색이 의미하는 바와 지금의 붉은 악마와의 대조를 비교해 가면서 적은 글은 박완서 님만의 글 솜씨가 유려하게 흐른다.  

또한 그간 교류를 통해서 다시금 우리에게 그 분들의 만남을 책이란 간접물건을 다시금 접하게끔 한 책 소개코너는 신문에서 읽었어도 메모를 하게 하는 유혹을 가져다 줬으며, 당신 자신의 소망인 다음 세상에선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단 소망과 함께 이루고 싶은 소원을 말한 대목은 평범함 속에 비범의 삶을 느끼게 해 준다.  

***** 나는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으니까 다음 세상에 하고 싶은것도 없는 대신 내가 십 년만 더 젊어질 수 있다면 꼭 해보고 싶은게 한 가지 있긴 하다. 

죽기 전에 완벽하게 정직한 삶을 한번 살아보고 싶다. 깊고 깊은 산골에서, 그까짓 마당쇠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나혼자 먹고살 만큼의 농사를 짓고 살고 싶다. ***** 

 많은 유명인들이 한 두해를 거치면서 이 세상과 이별을 했단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정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특히나 예술의 분야에선 그들만의 독보적인 고집과 의식이 반영이 된 부분이 많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지식의 양은 더는 접할 수가 없단 안타까움이 크기때문이리라. 

박완서 님의 부고 소식도 그랬다.  

톡톡튀는 말의 유희가 넘쳐흐르는 시대에 하루에도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요즘엔 특히 더욱 그렇다. 

 모자람도 넘침도 없는 당신만의 고유한 문체는 읽는 내내 안정감과 시대의 험남함을 이겨내고 살아온 우리네 부모들의 모습을 이만큼 깊이 있게 다루었던 작가가 없었기 때문이기도하고 외모에서 풍겨나오는 소박한 웃음속에 간간이 말의 유희에서 오는 유머는 미소를 짓게 하는 그 분만의 글 맛을 더는 접할 수가 없다는 것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정말 그립다.   

이미 남기신 책으로나마 다시금 우리들에게 향수를 젖게 해 주신 그 분의 명복을 다시 빌어보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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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뱀
표성흠 지음 / 천년의시작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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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은 청에 다녀온 후 열하일기를 내놓음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만 정작 그 자신은 빈곤한 삶을 떨치지 못하고 부인과 며느리마저 저 세상으로 보내게된다.  

정조의 혁신적인 정치개혁에 동조를 하면서 정조의 계급에 연연해하지 않는 정책에 많은 우수한 출신들이 정계에 나서게 되고 이런 중에 왕으로부터 안의(함양)에 발령을 받고 길을 떠나게 된다.  

이마 전임 부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임기만 채우면 자신의 한 몫을 챙기고 떠나려니 하는 마을사람들과 허 진사와 그외의 관청소속 관리들은 허술한 차림에 홀로 온 그를 무시한다. 

환영을 겸한 술자리에서 자신과 뜻을 같이한 홍대용의 말과 급진적 개혁을 서두른 나머지 자신의 야욕이 넘쳐 생을 마감했던 홍국영 같은 사람들의 말을 떠올리면서 박지원은 그들에게 자신의 뜻을 굽지 않음을 은연중 암시하게 되지만 오히려 이들의 학식과 놀기문화에 놀라게 된다.  

자신이 다스리고자 하는 고장의 실물 경제와 흐름을 관찰하게 되면서 자신이 청에 가서 보고 듣을 것을 토대로 마을의 경제 살리기에 힘을 쓰게된다.  

천연지형을 이용해서 마을의 물길을 막아서 저수지 용도로 쓰게 함과 동시에 기존 토착계급으로부터 그들의 곡실을 내놓게 하는 방법은 서로가 윈윈의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어서 자신이 사용하고 있던 관청을 허물고 벽돌을 만들어 쌓아서 만든 모습을 구현하게 되고 그 주위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연못을 만들어 더욱 정겨운 모습을 갖춰나간다.  

이런 와중에 나비첩이라고 하여서 어떤 사정으로 인해시집에서 쫓겨난 여인을 공방이 거둠으로써 그녀를 자신의 수발드는 여인으로 맞아하게 되고 이는 곧 정조의 깊은 뜻이 들어있는 계약식 동거 생활로 들어감을 알게 된다.  

자미라 불리는 기생과 같이 어울려 살게됨으로써 그녀안에 내재된 학문과 슬기로움에 도움을 받게되고 이어서 타 고을과도 협력하여 마을 살리기에 앞장을 서게 된다.  

물레방아를 만들어서 정미소의 기능을 강화하고 농한기의 길쌈을 좀 더 활용하기 위해서 물레돌리기를 만들어준 점은 두고두고 마을의 백성들로 부터 칭송을 받게된다.  

허나 뜻하지 않게 비밀리에 시행되고있는 수도 옮기기 계획과 함께 기존의 자신들의 세력을 유지하려는 노론세력에 부딪쳐서 정조는 자신의 뜻을 이루고 함께 할 박지원을 서울로 끌어오기에 힘이 부딫침을 느끼게 된다.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해임보고를 받게 된 박지원은 자미와도 헤어지게 되고 한 가지 유일한 보상격인 고을 백성으로부터 칭송을 담은 것을 받아보게 되면서 홀로 다시 떠나게 된다.  

정조는 실로 당시의 시대상으로 볼 때 서양의 같은 시대를 보자면 우리나라 안에서 이룬 공적은  개혁적 군주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천주서학을 옹호하는 정약용, 박지원이 주가 되는 실용학파계의 뜻을 같이 함으로써 보다 나은 나라를 이루고자 했음엔 타의 추종을 불허한 왕이었다.  

이런 왕의 뒷바침으로 박지원은 그간 자신이 보고 느낀대로 실용의 가치와 이용후생의 삶을 실천해 보인 사람이다. 

4년간 안의라는 고장을 다스리면서 행한 그의 행적은 경제의 흐름이 실로 오늘날에 봐서도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을 지녔음을 알게 해준다.  

왕의 저간의 숨은 뜻을 이해하고 자신 또한 그의 정신대로 이를 이어받아서 정약용과 함께 이루고자 했던 경제의 풍족함을 백성들이 직접 느낌으로서 자신의 뜻을 이루어나갔고, 사방에서 조여오는 권력의 힘에 왕마저도 힘겨워함을 안쓰러워한 인물이다.  

누구보다 먼저 이용후생의 뜻과 함께 이를 이루고자 했음은 보수세력의 힘 논리에 부딫쳐서 끝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단  점은 지금 생각해도 두고두고 아쉬움을 준다.   

곳곳에 작가의 생각이 들어있는 글의 힘은 안의에서 난 것은 어차피 안의사람들이 가지게 되고 상권마저도 허 진사에게 주었을 때의 경제적인 논리에 선선히 내준 점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물욕을 탐내지 않고 오직 경제 부흥에만 힘을 쓴 그 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눈에 뛴다.  

작가는 뿔 달린 뱀은 용이 되면서 이마저 안되면 이무기가 된다고 썼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종과 박지원, 정약용 같은 사람들은 과연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했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구 세력이 보기엔 시대에 역거스름을 추진했고 유교 숭상의 시대가 바로 뒤이어 새로운 사상인 천주교의 시대가 올 것임을 말한대목은 우물안 개구리에서 그 곳을 박차고 용이 되고자 했던 그 시대의 무수한 지식인들의 한서린 뿔뱀의 이야기를 작가는 이 소설을 빌어서 하고자 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책이다.  

같은 뱀이라도 뿔뱀은 용이 될 기회가 있는 뱀이다. 다만 시대와 호응이 되고 이에 맞추어서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 준비가 되어있었느냐, 아니면 음침한 습지에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이무기로서 남았느냐는 당시의 시대상황과 의식있는 사람들의 손발 맞춤이 어느정도 맞았느냐에 따라서 역사는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작은 고을에서 이뤄진 경제적인 발전상을 내세워 박지원의 사상과 글 쓰기와 그의 실천이 주 모태가 된 소설이지만 넓게보면 이는 곧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갈 길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군더기 없는 글이 편안한 안정감을 주고 작은 일에서 나오는 잉여가치의 생산이 늘어나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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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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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의 화자가 나와서 한 사람에 대해서 얘기를 해 주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주인공은 인터넷 상에서 '애도하는 사람"으로 불린다.   

본명은 시즈토-

죽은 사람들이 있었던 곳으로 가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도를 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죽은 사람과 연관이 있는 것도 아닌 순전히 자신의 의지대로 신문에 난 부고란을 보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그를 목격한 사람들 사이에서 불리어진 이름이다.  

그를 본 사람은 에그노란 별명으로 불리는 기자 미키노- 

잡지의 좋지않은 선전성 있는 기사를 다루고 아들마저도 자신이 죽었다고 한 전 부인덕에 블러그를 통해서나마 아들의 근황을 살피고 자신의 엄마를 무심히 보낸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병이 든 아버지를 나 몰라라하는 사람이다.  

그는 사건 현장에서 이 사람을 만났고 그의 기이한 행동에 맞춰서 기사를 쓴 것이 큰 호응을 얻게 되면서 점차 그에게 빠지게 됨을 느끼게 되고 그의 집을 찾아가 그의 어머니로부터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됬는지에 대해서 듣게 된다.  

두 번째 사람은 위암말기 판정을 받고 시한부 생명을 이어가는 엄마 준코- 

사랑하는 아들이 어린 시절 죽은 새에 대해 애도를 하고 기억하겠다는 결심을 들었던 엄마는 어느 날 회사에서도 인정받던 아들이  자신과 절친했던 의사친구가 죽게되고 이어서 자신이 봉사활동하던 병원에서 죽어가는 불치병의 아이들을 보내고 다시 활발히 봉사를 해야만 했던 괴로운 심정에서 벗어나고자 회사를 미련없이 관두고 이런 행동을 하게 됬단 말을 들려준다.  

이는 곧 딸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애인으로 부터 거절을 당하게 된 이유가 되었고 임신까지 한 사실을 알게 되지만 아이를 낳겠단 의지로 결심을 하게 된다.  

세 번째 사람은 사람들로부터 부처님이란 소릴 듣던 두 번째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서 출소한 유키요. 

그녀는 자신이 남편을 죽였던 장소로 가게되고 그 곳에서 애도하는 사람을 보고 같은 동행의 길을 가게 되면서 점차 그가 생각하는 애도와 행동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감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항상 자신의 등 뒤에 붙어서 비웃음과 조롱을 일삼는 죽은 남편의 혼과 맞서 대답하고 싸우는 과정에서 애도하는 사람에게 그간의 진실을 말하게 되고 둘은 곧 감정에 충실하게 되지만 유티요 또한 그와 헤어져 그와 같은 길을 걸어갈 것을 결심하게 된다.  

마키노 또한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당신이 남긴 아무소리도 안들리는 테입을 돌리면서 비로소 눈물을 멈출수가 없음을 알게되고 큰 사고로 인해서 눈의 시력을 잃을정도의 신체적인 결함을 당한다.  

한편 마지막을 정리해 나가는 엄마는 자신과 딸이 이유는 다르지만 똑같이 배변의 고통을 겪고 있단 사실에서 한 생명의 마감과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문제는 아들이 돌아와 마지막으로 가는 자신의 모습을 봐주길 바라는 심정이지만 자신이 가족과 함께 이별의 시간을 하고 있을 쯤 혼수상태에서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것과 동시에 집에서 아이를 낳던 딸의 아기 순산소리를 듣게된다.  

묵직하면서도 깊은 감성을 울린 모처럼의 좋은 책을 읽었다.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하고 많은 사람중에 연고도 없는 사람들을 굳이 찾아다니면서 쓸데없는 의심이나 사고, 때론 병까지 얻어가면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하지만 읽는 도중 살아감에 있어서 애도한다는것에 대한 의미를 진정으로 생각하게 해 준 책이었다.  

살인사건이나 음주운전으로 일어난 교통사고를 접할 때는 감정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노와 원통함을 앞세우다보면 기억에 남는 것은 고인이 아닌, 사건이나 사고 혹은 범인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면 죽은 아이의 이름보다 그 아이를 죽인 범인의 이름이 먼저 뇌리에 떠오르는 식으로요. 죽은 이들을 찾아다니는 동안, 인생의 본질은 어떻게 죽었나가 아니라, 사는 동안 누구를 사랑하고 누구에게 사랑받고 어떤 일로 사람들에게 감사를 받았는가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시즈토는 죽은 사람에 대해서 주위사람들에게 묻는다.  

죽은 사람이 누구에게 사랑을 받았는지, 누구를 사랑했는지, 누가 그에게 감사를 표하게 했는지에 대해서.... 

자신이 경계하고자 했던 죽음의 윈인 자체는 생각지않고 오직 죽음 자체에 대한 생각으로 그 사람을 애도한단 사실에서 볼 수 있듯이 죽음이란 이미 다시는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없음을, 뜻하고 우리가 말하는 천국에 가는 것임을 전제로 할 때 주인공은 이미 이 경지를 넘어선 지극히 심오하고 단순하면서도 깊은 진리를 우리에게 깨닫게 해 준다.  

엄마 또한 죽음을 맞는 태도로서 담담히 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이루어나가고 정리해 나가는 과정을 하루하루의 충실한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요즘 흔히 말하는 죽음을 대하는 자세를 나는 과연  어떻게 맞이할 수 있는가로 물음짓게 만든다. 

싱글맘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딸의 모습에서 자신의 죽음과 동시에 손녀가 태어남을 감지하는 장면은 생과 사의 갈림길의 신비를 보여주며, 끝까지 아들을 보고 싶지만 언젠가 올 것이란 희망하나로 남편의 걱정을 하는 모습에선 또 다른 죽음을 맞이하는 초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겉돌고 방황했던 기자 미키노 또한 아버지의 죽음, 아들과의 통화, 자신의 사고를 계기로 애도하는사람을 따라가고자 결심하는 모습에선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의 희망을 보여준다. 

한 사람의 작은 몸짓이 이렇게 그 길을 이어가려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는 전개를 보면서 그가 말한 부분인구절에서  나에게도 이런 일이 닥친다면 과연 나를 기억해 줄 사람은 몇 명이 될 것이며, 또 내가 그 만큼의 좋은 행동을 보였을까 하는 반성을 하게 만든 책이다.  

일본의 권위있는 상인 나오키 상으로 번역되어 온 책 중엔 생각보다 그다지 감명있게 다가오는 책이 드물었었는데, 늦게 나마 읽게 된 이 책은 모처럼 아주 진지하게 깊은 감명을 준 책이었다.  

탄생, 삶, 죽음 , 각 단어마다 내포하는 뜻과 그것을 이어서 얼마큼의 성실한 삶을 살다갔느냐에 대한 성찰, 반성을 주게한 책이라서 더욱 그런지 모르겠다.  

아들의 뜻을 따라 이해해 준 엄마 준코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진한 모성애와 진한 감동을 주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 그리고 주변정리를 해 나가는 모습에선 마지막 생까지 삶을 놓치고 싶지 않는 인간의 근원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찡했다.   

소설의 한 권 분량으론 다소 두껍다 느낄 수 있는 책이지만 읽는 내내 가볍게 느껴지지 않도록 각 화자의 배분이 적절하게 배치된 작가의 노련미가 돋보이고 책을 덮고서는 다시금 진중한 울림을 남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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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더 리퍼 밀리언셀러 클럽 115
조시 베이젤 지음, 장용준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7년차 카톨릭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주인공의 이름은 피터 브라운- 

  응급실로, 환자가 있는 병실로 바쁜일정을 소화 하던 중 고급병실에 있는 환자(니콜라스 로브루토) 위암 말기인 것을 알고 그에게 알려주러 갔다가 그가 전에 자신이 몸담고 있던 마피아 조직의 일원임을 알게 된다.  

그는 피터에게 자신을 살려주지 않는다면 마피아에게 정체를 폭로하겠단 협박을 하게 되고 자신이 살려면 어떻하든 그의 생명을 살려야만 하는 처지. 

하지만 그의 수술 주치의는 명망이 높다고는 하나 자신이 보기엔 모두 거짓으로만 생각되는 엉터리 의사로 그를 살리기 위해선 자신도 수술에 반드시 참여하게 해 줄것을 원하게 된다. 

피터 브라운의 본명은 피에트로 브라우나-

14살 되던 해 폴란드계 유대인인 조부모님이 거실에서 살해된 것을 보고 복수를 하기 위해서 군사학교에 들어가 자신의 몸을 갈고 닦은 뒤 애덤 로카노란 친구를 사귀게 된다.  

그의 아버지는 마피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변호사 노릇을 하고 있었고 부모처럼 이들을 따르게 된다.  

피턴는 그의  아버지가 알려준대로 조부모 살해범들을 죽이면서 그의 신임을 얻게 되면서 본격적인 마피아의 길로 들어서게 되고 명령에 의한 살해란 것을 하게 된다. 

이런 와중에 애덤이 마피아에 정식 일원으로 들어가길 원하게 되고 그의 아버지는 탐탐치 않게 생각하던 중 피터에게 애덤과 가깝게 사귀던 사람을 죽이라고 하지만 피터는 거절한다.  

얼마 후 그 사람이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고 애덤은 피터를 의심하는 가운데 마피아 일원이 되기 위해서 아버지가 지명한 사람들을 죽이러 애덤과 함께 가게 되고 이내 그 곳에서 애덤의 말을 듣지 않고 총을 쏘다 발각이 되어 위험에 처해지지만 겨우 살아나온다.  

발견된 현장에서 죽은 남자의 부인이라고 알려진 여인이 지목한 범인으로 몰린 피터는 부인을 하게 되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 자신의 행동결과로 인해서 그녀의 남동생은 애덤의 농간으로 상어떼에 물려죽게 되는 현장을 같이 보게된다.  

극적으로 탈출을 했지만 이마저도 끝까지 자신이 좋아한 남자를 죽인 범인이 피터라고 생각한 애덤의 행동으로 여자마저도 죽게 되는 일이 벌어지자 연방증인 보호프로그램으로 신상에 관한 모든 것을 새것으로 바꾼 채 애덤의 아버지를 고발하고 이에 대한 보호로 이름과 신상에 관한 모든 것을 새로이 바꾸고 오늘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끝까지 추적을 포기하지 않는 애덤의 행동은 냉동실에 갇힌 채 자신의 신체 일부마저 사용해야 하는 주인공의 행동으로 목숨은 건지게 되고 이후 자신의 직업, 앞날에 관해선 그를 봐 주는 교수의 말로서 일말의 여지를 남긴다.과연 이스마엘(연방증인보호 프로그램안에서 불려지는 주인공 이름)의 차후는 어떻게 될 것인지... 

"비트 더 리퍼"를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죽음의 사신을 물리치다 정도로 해석될 듯 하다.  

현재 의사로서의 경험을 살린 책이라서 그런지 무척 현실적인 내용이 들어있고 블랙유머와 의료계의 행태를 꼬집는 부분에선 일반인들이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유대인이라고 믿었던 조부모의 실제 인종이 밝혀지는 장면이나 그로 인해서 살해를 당한 사정, 제약회사의 자사의 약을 납품하기 위해서 행해지는 매춘적인 행동, 모자란 잠을 보충하기 위해 스스로 약을 먹고 잠과 싸우며 반 수면 상태에서 진찰과 수술을 하는 행위, 한 환자가 나가고 다음 환자가 들어오게 될 시 침대의 소독정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철저하게 세탁과정을 하지 않는다는 소소한 일면까지 알려주기에 이 책을 읽다보면 의료계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리와 위생상태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한다.   

결국 수술에서 살리고 중환자실에 오게 된 협박 마피아의 죽음은 어이없게도 자신의 수하 실습생들이 목숨을 구한답시고 처리한 과정에서 어이없게 죽게 된 장면은 의료계의 한 면을 들여다 보는 것으로 기억이 된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모든 과거로 부터 인연을 근절시킨채 살아간 7년의 세월이 단 8시간안에, 그 중에서도 위협을 하는 마피아의 수술시간은 4시간 후에 잡혀있는 상태에서 내가 살기위해선 그를 살려내야만 하는 급박한 환경조성이 오히려 긴장이 있으면서도 웬지 빈 공간이 많다는 느낌이 들게 하기도 한다.  

우리가 모르는 의약계의 용어는 읽는 도중에 참고의 말이 붙어있어도 잘 모르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으며, 상어떼에 물려죽는 과정, 냉동실에 갇힌 채 의학적인 지식을 쏟아부어 그곳을 탈출하기 위해서 자신의 다리의 신체 일부를 자해하고 도구로 사용하는 과정은 인간의 극한적인 한계를 실험하는 현장임을 보여준다.  

또한 성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 토렛증후군외에 차별이 없는 곳으로 의료계를 꼬집고 있단 점을 지적한 저자의 살아있는 현장의 묘사는 읽을 맛을 주기에 충분하다.  

마피아와 신분세탁한 전직 마피아의 대결을 소재로 삼는 이 책은 영화화 된다고 하고 실제 디카프리오가 나온다고 하니 어떤 영상으로 비춰질지도 궁금해진다.  

속편격을 집필하고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 글 끝부분에서 그가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멘토처럼 보살펴주는 교수의 말이 확실히 끝냄을 암시하는 말이 아닌 미지의 여지를 남기고 있어서 다음 책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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