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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살만 루슈디 지음, 김선형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Q 마을의 올드 미스터 샤킬이라 불린 아버지 밑에서 세상의 일과는 전혀 인연을 끊고 산 세 자매가 있었으니 추후니, 무니, 버니라 불렸다.
그녀들은 자식을 낳은 후에도 서로의 연대를 맹세, 앙그레즈라 불린 영국사람들을 아버지가 죽은 후에 파티를 열게되고 그들과 접촉한 후 마을사람들의 의혹에 찬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누가 임신을 한지 모른채 여전히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게된다.
덤웨이라 불리는 식품이나 소화물을 운반하는 엘리베이터 형식의 기계를 통해서만 오로지 세상과 연결의 고리를 갖은채-
그녀들 중 누구의 아들인지 모르나 오마르 하이얌은 그 곳에서 할아버지가 남긴 서재의 방대한 책을 통해서 엄청난 독서력을 가지게 되고 오로지 세상의 밖을 내다볼 수있는 것은 거꾸로 매달려 망원경을 통해서 보는 것이었다.
12살이 되던 해 생일 , 밖으로의 외출을 요구하게되고 세 어머니는 그에게 학교에 가게 된 것을 알려준다. 단, 세상사람들이 너에게 뭐라하든 "수치'를 느끼지 말라고 얘기를 해주고 이는 평생 그의 삶을 지배하게된다.
뛰어난 실력으로 미국에서까지 의학공부를 하면서 성공한 그는 당시의 실력자인 이스칸더 히라파와 친분을 쌓게된다.
한편 영화관을 운영하던 아버지를 둔 빌카스는 당시 나라의 정치분위기에 이끌리지않으려 양 진영이 주장하던 종교색의 영화를 동시상영한 결과 죽음을 맞게되면서 라자하이더의 도움으로 위험을 벗어나게되고 그와 결혼, 아들을 출산하지만 탯줄을 목에감고 죽는 바람에 충격을 받게된다.
이어서 태어난 딸은 수피아 지노피아는 남편이 다른 곳에 임지발령을 받고 집을 비운 사이 돌보지않던 빌카스의 무심한 태도에 뇌열병을 않고 백치가 되버리면서 정신연령이 낮아지고 태어날 때부터 홍조를 띤 얼굴 탓에 엄마로부터 수치란 말을 듣고 자란다.
그녀의 정신연령대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스칸더와 아버지 라자 사이에 권력의 핵심이었던 노 장군의 부인이었던 핑키 아우랑제브가 옆 집에 오면서 키우게 된 타조가 어느 날 모두 목이 없어진 형태로 내장이 모두 밖에 버린 채 발견이 되고 이 소행이 수피아의 것임을 부모는 알게되면서 경악을 하게된다.
수피아의 동생인 나비드, 즉 굿뉴스라 불린 동생은 이스칸더의 조카인 하룬과 결혼을 약속하게되지만 폴로경기에서 만난 천리안을 가진 탈바르를 만남으로해서 그와 결혼을 감행, 이 일을 모면하려는 빌키스의 뜻에 따라서 이들의 결혼식 후 수피아를 치료하던 과정에서 그녀와 사랑에 빠진 적대의 감정을 가지고있던 오마르와의 결혼을 소리없이 치르게된다.
하지만 여전히 어린 정신연령의 딸을 곁에 두고자한 부모의 뜻에 따라서 그녀와 부부로서 합방을 못하고 지내던 차 수피아의 유모인 사바누가 대신 그 일을 하게되면서 수피아는 자신도 모르는 어떤 감정을 느끼게되고 이는 곧 사바누가 임신을 했단 죄목으로 쫓겨남으로서 평생 그녀의 뒷 일을 책임지는 오마르의 행동을 결정짓게 된다.
얼굴도 알지 못하고 단지 태어났다는 기별만 받은 동생인 바바르가 23살의 게릴라전으로 라자 하이더의 총으로 죽음을 맞이했단 소식에 고향인 니샤푸르에 온 오마르는 나라의 정세가 파키스탄과 인도로 갈리는 정세로 인해서 이스칸더가 실각하고 라자가 집권함에 따라, 자신의 행동 반경도 그에 영향을 받는다.
도시에서 어느샌가 머리 없이 시체로 발견된 네 명의 남자 시신이 발견이 되고 이는 곧 수치로 인한 불면증이 폭력의 정신으로 발전이 된 수피아의 짓임을 알게 된 오마르와 라자는 이를 감추기 위해그녀를 다락방에 묶어서 가두게되고 그녀을 죽일 각오를했던 장인에게 자신이 관찰하고 보살피겠단 약조하에 진정제를 놓는 일 밖엔 할 수없는 자신의 한계를 느껴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사라져 탈출하게된 것을 알게되고 라자는 전국의 반대세력에 의해서 여자 부르카를 입고 오마의 집으로 피신을 하게된다.
그 곳에서 맞닥뜨린 세 엄마의 친절을 오마르는 자신들의 아들인 둘째를 죽인 범인이 라자임을 확인한 순간에 모든 것을 결정짓는 행동임을 느끼게된다.
최후이자 마지막인 비상수단인 덤웨이더에 숨겨져있던 무기로 그를 죽이고 그의 세어머니는 행방을 감추게되고 말라리아에 걸려서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난후의 오마르가 본 것은 마을사람들이 자신의 집으로 군인들과 같이 온 것을 본 후였다.
라자의죽음을 둘러싸고 취조를 받던 오마르는 취조대장이던 탈바르의 손에 죽음을 맞는다.
작가 살만 루시디-
인도에서 태어나 파키스탄에서 생활하다 영국으로 터를 잡은 작가의 이력답게 이 책은 자신의 고국이자 원치않았지만 어쩔 수없이 고국을 등지고 영국이란 나라에서 살아온 작가의 인생유전의 행로를 빗대어 쓴 글이다.
인도에서 파키스탄이란 나라가 분리되기까지 가상의 마을인 Q에서 태어난 오마르란 인물을 통해서 이 책에선 수치란 것을 모르고 자란 오마르란 주인공이 주변의 격동적인 세월 속에 주변인으로 관세와 전망,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있다.
반대로 아들의 죽음 이후 다시 아들이 태어나길 원했던 부모의 바람을 저버리고 태어난 수비아는 수치란 말을 들으면서 자라게되고 이는 곧 그녀 인생의 전반에 흐르는 몽유병과 정신미달, 그리고 그 안에 복합적으로 내재된 감정의 도화선이 폭발하는 것으로 잔인한 폭력성의 태도를 보여준다.
수치-
책 원표지엔 SHAME으로, 하지만 작가는 이 말의 원뜻이 자신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로서의 번역에 적합하지 않다고 쓴다.
즉, 자신의 모국어 말인 샤람은 영어의 수치가 갖고있는의미 의상을 뜻하며 오마르의 엄마들이 주장한 금지된 감정인 수치심, 부끄러움, 당황, 점쟎음, 겸손,수줍음 이 모든 것이 포함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수비아가 갖고있는 수치의 반대말은 바로 후안무치란다.
수치와 후안누치 사이에 우리가 돌아가는 축이 있다. 이 양국의 기상학적 조건은 극단적이고 치열한 타입이다. 후안무치, 수치, 폭력의 뿌리 - P 168
엄마들로부터 세속적인 격리와 그들이 갖고있던 종교적인 할례라든가 머리 깍는 것 조차 하지 않았던 오마르로선 세상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이상한 눈길에 당연히 위축감이 들었을법도 하지만 수치란 말 앞에서 당당했기에, 자신의 뚱뚱한 몸임에도, 나이차가 현저히 나는 수피아를 통해 홍조와 발열증세를 치료하던 과정에서 그녀의 수치스런 행동을 보고 사랑을 느낀다는 대목은 아주 반어적인 느낌을 주는 것과 동시에 어떤 동질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
작가의 악마의 시를 통해서 이슬람 세계로부터 오랫동안 표적이 도어왔던 인생의 길을 보여주듯이 이 책에서도 단순히 한 편의 소설이 아닌 자신의 고국을 바라보는 비판적인 모습을 중간중간 끼어들어서 느낌을 드러내 놓는다.
모든 정황을 비판적으로 비꼬면서도 , 그러면서도 작가로서 이런 글이 소설에선 맞지않는단 식으로 슬쩍 물러나는 모르쇠의 행동은 읽고있노라면 정작 자신의 일대기처럼 느껴지기도하고 오마르와 수비야의 일생을 통해서 자국의 나라가 두 종교간의 갈등, 정치세력간의 암투속에 치러지는 과정에서의 결혼식 장면, 여성들만이 이루어진 방 안에 밤에 슬쩍 찾아와 떠나는 남편들의 부부간의 생활방식등이 고스란히 그 나라의 생활상을 엿보는 한 편의 그림같은 느낌도 들게한다.
남미의 마술적 환상주의가 주는 글의 맛과는 또 다른 그만의 메타포의 향연에 질릴 만큼 어떤상황에 이르러서도 결코 직설적인 표현이 아닌 꿈길에서 마냥 길을 헤매게하는 언어의 마당이 이 책을 읽는 묘미의 압권이 아닐까 싶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그 말의 의미가 주는 표현법에 익숙지않는 탓도 있겠지만 다시 한 번 찬찬히 그의 글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픈 아주 매력적인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