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도 없는 사이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백수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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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보부아르의 미발표 유작이 된 '둘도 없는 사이'-



보부아르의 입양한 자녀 실비 르 봉 드 보부아르에 의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이 책은 사르트르를 만나기 전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지냈던 친구 앙드레(일명 자자라 불린다.)와의 교류는  자자의 이른 사망(21살에 사망)으로 그들 사이에서 있었던 내용들을 들려준다.



책의 화자인 '실비'는 보부아르 자신이다.


실비가 어린 시절  만난 앙드레와는 서로 다른 점들이 많았지만 이 다른 점들이 그 둘 사이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한다.


하지만 앙드레가 지닌 기질은 당시 그녀 집안에서 중시한 전통과 신앙에 대한 중요성과 이를 저버리지 못한 채 자신 안에 간직된 모든 감정들을 삭이거나 포기하면서 적응해야만 했던 삶을 받아들이면서 갈등을 일으킨다.



-어쩌면 이해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모르겠어.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건 교만이야. - p 79



한 개인으로서 사회나 가정 내에서 틀에 맞춰진 것들을 포기하며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다.



시대적 상황상 현대보다 더 암묵적인 소통과 수용을 강요했던 시기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앙드레 스스로가 이러한 모든 것들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다가왔다.



그래서 그런가? 

보보아르는 앙드레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왔다는 점을 비교한다면 죽은 친구의 생애를 돌아보며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대가 요구하는 방식에 따라야 하는 정숙한 여인이란  그 시대에서는 여성들이 선택할 두 가지의 길이 결혼하거나 수녀원에 다님으로써 순종적인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시절, 두 사람의 우정만을 다룬 것이  아닌 그들 사이에서 오고 간 내용들과 더불어 진정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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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눈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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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2회 수상작가로서 캐나다를 대표하는 저자의 이번 자전적 성격이 깃든 작품의 제목이 고양이 눈이다.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투르키예의 나자르 본주우를 연상시켰는데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이 제목은 그와는 전혀 달랐다는~~



곤충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안정된 생활을 하지 못했던 일레인이란 여류화가가 자신의 작품 전시회를 열게 될 토론토를 방문하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과 현재를 교차하면서 다루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또래 여자아이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남자아이들과 더 지내는 것이 편하다고 느낄 정도로 성장한 일레인은 아버지가 정착하면서 학교에 다니게 되고 또래 친구인 코딜리어, 그레이스, 캐럴과 함께 어울린다.



그러나 자연과 더 친숙했던 일레인은 사람들이 사는 사회에서 이뤄지는 여러 가지 규칙이나 관습, 종교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적었고 이는 코딜리어의 가스라이팅이나 묘한 행동으로 인해 이들과 어울리는 것에 고민하게 된다.







어른들의 시선에서조차도 자유롭지 못했던 일레인은 같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대하는 대화를 듣고 인지하는 충격과  여자라면 실패와 색색가지 털실 매듭을 손에 들고 다소곳한 모습이어야 한다는 인식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이런 가운데 학년이 바뀌고 다시 코딜리어와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된 일레인의 반격은 그 위치가 역전됨은 물론 성인이 된 후 다시 만나면서 코딜리어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들어주지 않는 행동을 보인다.



이는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아픔이 내재된 가운데 밖으로 돌출된 행동이자 상황상 어쩔 수 없었을 점으로 느낄 수도 있지만 정작 일레인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코딜리어와의 관계는 이별 아닌 이별이자 다시 만나보길 기대하는 희망으로 내재된다.







이후 그림을 전공하면서 만나는 두 남자 조제프와 존과의 관계는 여성을 대하는 이질적인 당시 사회 속에서 남자들이 갖고 있는 여성상을 드러냄으로써 이별과 이혼의 과정을 거치는 흐름들은   결혼과 출산, 사회에서 직업을 가진 여성을 대하는 시선들로 느껴볼 수 있다.



배경상 1930~40년대 중년여성으로 화가의 길을 걷고 있는 일레인의 이런 삶은 결혼하면 직업이 없고 나이 많고 결혼하지 않는 여자들은 뭔가 이상하고 비웃을 점이 많다는 구절, 핵가족이란 출산장려자이자 월급에서도 남녀 차이가 있다,  예술이 여성적이란 말로 그 시대를 대변한다.








특히 같은 출산이란 경험을 한  엄마들 모임에서조차도 이런 사회적 반향에 대한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그 안에서도 어울리지 못하는 일레인의 행보는 당 시대를 살아간 여성들이 지닌 우정과 사랑, 결혼, 취업, 자녀양육에 이르기까지 사회적인 관습이자 시대적 흐름상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모순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일레인이 가장 안정감과 평화를 느끼는 순간이 바로 고양이 눈이란 구슬이란 사실은 인간에게서 받아야 할 인정을 물체에 의존한다는 것, 이는 곧 모든 것들을 결합해 줄 유일무이한 존재임을 뜻한다.



 여전히 딸들을 향한 엄마로서 걱정을 느끼는 부분 또한 자신의 경험을 비춰 동일시하는 우려가 곁들인 점들을 생각하는 장면은 시대를 막론하고 여성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녀가 그린 그림들이 과거와 현재를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통일된 장면처럼 다가온 점 또한 전체 구성상 인상 깊었고 기존의 작품과는 다른 여자 아이들의 세계를 통해 그 세계에서 부딪치며 성장해 나가는 내용이라 재밌게 읽은 소설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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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눈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5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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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 이은 2부에서는 일레인을 괴롭히던 코딜리어를 비롯한 친구들이 졸업하면서 각자의 학교로 들어가고 그들의 손에서 벗어난 일레인-



그런데 코딜리어가 일레인과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위치가 반전으로 변하게 되는데 코딜리어가 자신에게 행했던 방식이 아닌 일레인만의 행동으로 보여준다.



결정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외면한 것은 그 당시 일레인의 힘으로서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일레인의 마음이 편안했을까? 하면 그렇지도 않다.



어린 시절 겪었던 아픔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고 이는 자신이 엄마라는 자리에서 딸을 바라보고 발생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우려와 걱정스러운 마음을 지닌 상황에 대한 장면은 여전히 사회 속에서 여성들이 자리 잡은 위치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두 남성과 관계가 전혀 다른 차원의 만남으로 이어진 계기와 어린 시절 어른들이 바라보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자신을 이해해 줬더라면 그녀의 예술에서 보인 그림들은 어떤 방향으로 흘렀을까를 상상해 보게 된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회상과 기억 속에 잔재한 아픔들, 여전히 코딜리아를 그리면서 언젠가 재회를 기다리고 있는 일레인이란 주인공을 통해 인생에 흐르는 여러 감정들을 마주하면서 읽게 되는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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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눈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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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페미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저자의 작품, 고양이 눈이다.



자전적 소설로 알려진 만큼 주인공 일레인의 눈을 통해 그린 작품 속 내용들은 변형된 작가의 자아로서 유년기 시절을 담담히 그리고 있다.



곤충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계절마다 이동하는 삶을 사는 일레인과 오빠 스티븐은 다른 아이들이 생활하는 범주와는 다른 생활을 한다.



따라서 책에서만 보던 같은 동성의 여자아이들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았던 만큼 정착하고 학교에 들어가면서 비로소 가족과 함께 지내던 삶에서 변화의 느낌을 갖게 된다.



시점이 여류화가로 성공한 일레인이 회고전을 앞두고 토론토로 돌아오면서 자신이 지냈던 어린 시절의 장소와 그곳에서 함께했던 유년의 기억을 현재시점과 오고 가면서 그린  내용은 친구 코딜리어, 그레이스, 캐럴과 함께 등교를 하고 함께 하교를 하는 가운데 코딜리어를 비롯한 친국들의  일레인 괴롭히기가 시작된다.



이는 여느 가정에서 성장한 삶에 노출된 삶의 양식이 아닌 채 살아왔던 일레인에겐 당혹스럽고도 괴로운 일이었지만 같은 여자 친구가 없었고 이들이 보인 행동에서 지금처럼 가스라이팅이 어떤 것인지조차 모르던 시절, 더욱이 뚜렷한 증거를 댈 수없다는 점에서 어린아이들 세계가  그려진다.



자신의 마음에 위안을 주고 안정을 느낄 수 있는 물체인 고양이 눈 구슬을 통해 부모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어린 여자아이의 심리가 드리워진 1권의 내용은 차후 2권에선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해진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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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세계 - 우리가 사랑한 영화 속 컬러 팔레트
찰스 브라메스코 지음, 최윤영 옮김 / 다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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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 때 등장인물들이 지닌 캐릭터에 매료되어 푹 빠져 보는 경우도 있지만 미장센에 대한 전문가의 탁월한 시선으로 만들어진 구도나 색채들 때문에 오히려 본 영화에 대한 내용보다 더 오래 잔상이 남는 경우가 있다.



시상식에서도 보면 의상, 미술, 조명에 이르는 각 분야별 선정 상이 있을 만큼 영화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주변에서도 흔히 익숙한 컬러 패턴들의 세계는 이 책을 접하면서 다시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이 책은 롤링스턴, 베니티 페어, 가디언 등에 영화 평론을 쓰고 있는 저자의 시네마 컬러 가이드북으로써 50편의 영화에 담긴 색채가 담고 있는 영화 속 의미를 알아볼 수 있는 여정은 무의식처럼 다가온 컬러가 만든 이들의 세밀한 주도 하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과정이 영화 역사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흑백 영화에서 다룬던 당대의 흐름이 그림, 사진물, 영화로 이어지는 변화에 맞춰 색채화 공정의 변화를 거치고 흑백영화에서 보던 아마추어 비슷한 거친 필름의 색채가 보다 다양하고 화려한 컬러의 시대를 맞으면서 전 시대와 결별하기까지의 발달된 컬러의 세계가 흥미롭다.







유명한 작품들에서 보는 색채의 향연이 컬러 팔레트에서 만들어지는 오묘하고 넓은 색채의 세계로부터 초대받은 듯이 여겨지는 이러한 영화에 등장하는 각 포인트별 컬러에 대한 설명 부분은 무성영화, 유성영화, 코닥필름과 후지필름의 시대별 변천사와 흐름에 호응하지 못함으로써 사라져 버린 이야기들까지, 여기에 디카 시대를 맞고 감독들이 변화에 호응하면서 촬영한 기법들은 요즘 영화계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와 첨단 장비의 도움을  비교해 보는 내용으로 나아간다.








코로나 탓도 있었지만 이제는 웬만한 OTT시장의 저변확대로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아도 집에서 편히 시청할 수 있다는 이점은 있지만 저자는 컬러 TV의 발전이 영화 스크린에서 보는 감흥을 대체할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저자가 선택한 영화 각 장면에서 보는 컬러감이 주는 의미는 한마디의 대사보다 오히려 그 영화를 대표할 수 있다는 것에 이른다는 사실들은 주인공이 입은 옷에 대한 컬러에 담긴 시대적인 의미, 뒤배경과의 매치를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영화 주제가 품고 있는 많은 것을 보인다는 데서 컬러 팔레트의 발전은 앞으로 어떤 획기적인 변화를 가질지 궁금해졌다.







각 영화에 담긴 컬러의 배색을 큰 팔레트로 함께 보임으로써 쉽게 이해하도록 다룬 점도 좋았고 뭣보다 각 국의 여러 영화 소개를 통해 영화를 전공하는 분들이 읽게 된다면 보다 깊은 내용을 알 수 있는 시간, 일반 독자들이 읽고 난 후엔 영화를 보는 시각을 훨씬 넓게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줄 책이란 생각이 든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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