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이다
성석제 지음 / 하늘연못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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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책을 통해서 미친듯이 웃어제낀 책의 목록대열에 올렸다. 

성석제 님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7살 개구장이 같은 천진한 얼굴에 동네의 온갖 말썽을 피우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악동의 이미지가 그려져서인가? 

제목에서 처럼 정말 인간적인 사람들의 좌충우돌 이야기와 그 속에서 문득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삶의 고찰과 사색을 남기게 한다.  

첫 편부터 배를 잡게 하더니  갈수록 엉렁뚱땅 호기심 많은 신부님의 거꾸로 운전해서 성당가기, 오토바이 동작 해프닝, 미수에 이른 할아버지가 바라 본 82살의 할머니가 어리다고 얘기하는 얘기, 남성들의 일생의 로망인 오토바이 타고 뻐기고 싶은 맘에 망신당한 얘기, 주차장에서 생긴일에서 오는 사람들간의 이해 타파적인 행동, 도인들의 얘기, 케나다와 중국에서 겪은 음식이야기는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이 과연 어디에서 부터 선을 긋고 구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한다.  

각 편마다 자신의 체험담과 그 주위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음식에 관한 성찰, 종교이야기, 혹 제정신으로 이런 행동을(?) 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하지만 그 안에서 낄낄 거리며 책장을 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은 어디를 내놔도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일단 한 번 읽어보시라~ 

신경 쓸 일이 많아서 머리가 아팠던 분, 잠시 기분 전환을 풀 방법을 생각해서 이리저리 궁리가 많은 사람들... 

단번에 시원한 한 방으로 스트레스 해소에 이보다 더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이러고 보니  꼭 약장수 같지만, 그래도 내 기준엔  아주 유쾌하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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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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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 강의 이 번 책을 읽고 난 느낌은 아주 스릴러적이고 책을 덮고 난 뒤의 오는 씁씁함, 인간의 내면적인 고통을 가져다줬다. 

어릴 적 육상선수로 활약하다가 생계형 화가의 길로 들어선 서인주, 그리고 그의 친구 화자인 나는 이정희, 불치의 병을 앓고 있던 인주의 외삼촌과의 사랑을 시작으로 그녀들의 기나긴 인생의 서막이 어릴 적 학창시절부터 정희의 추적으로 회상과 현재를 오가면 글의 구성을 이루고 있다.  

폭설이 내린날 미시령 고개에서 생을 마감한 인주의 죽음을 둘러싸고 그녀을 사랑한 미술 평론가 강석원이 주장하는 자살이란 말에 인주의 삶을 생각해 볼 때 그것이 결코 인주 답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 정희는  강석원이란 사람이 그간 인주가 그린 그림에 대해서 유고작 발표와 함께 미술사의 신격화를 계획한다는 것을 알고 인주의 아들인 민서를 생각해서 엄마가 결코 생을 자살로 마감할 사람이 아니란걸 밝히기 위해 그녀들이 생활했던 옛 학창시절부터 살던 집 구석구석, 그리고 자신 외에 왕래가 있었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추적해 가면서 강석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쓰기로 결심한다.  

인주에 대해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추적해 나가면서 그녀가 겪었을 고통에 대해선 실제 많이 알지 못했다는 자책감, 그리고 내 자신의 3번에 걸친 유산 했던 아픈 기억의 얘기 조차  속마음 까지 털어놓고 지낸 인주에게 조차 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비밀을 생각하는 장면은 서로가 서로를 절실하게 알고 있었다고 생각되어지던 그 믿음이 어느 한 순간 둑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어릴 적 아픈 남동생을 항상 먼저 생각했던 엄마의 행동이  9살 되던해 미시령을 넘어가던 차가 사고가 나는 바람에 자신보다 남동생을 먼저 챙겼던 엄마에 대한 한 없는 원망과 서러움,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뒤의 불치병의 동생을 돌봐야 했던 엄마에 대한 삶에 대한 무게감이 엄마의 첫 사랑이자 의사인 류인섭이란 사람을 통해서 알아지고 그 참기 힘든 삶에서 오는 한가지 탈출구로 알콜중독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행적을 보면서, 그런 와중에 미시령을 갔다 오면서 벌어진 차량사고는 엄마, 엄마가 가르친 진수란 학생, 그리고 류인섭이란 사람에게 서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내게 된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죽은 엄마에 대한 원망과 더불어서 물리학을 좋아했지만 병으로 인해서 화가의 길을 들어선 외삼촌, 그런 외삼촌과 친구 정희의 사랑을 바라본 인주. 그리고 결혼과 더불어서 민서를 낳고 이혼하면서 본격적인 생계형 화가의 길을 들어서게된 인주의 그림 속엔 과거 삼촌이 구사했던 그림들의  모습이 보이고, 이런 과정을 추적해 간 정희는 결국 미시령에서 인주 혼자가 아닌 강석중도 연관이 되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강석중의 집요함 속에 정희가 아끼던 인주의 그림들이 타들어가고 인주와 삼촌이 남긴 자료들이 타들어 가는 모습을 본 정희의 필사적인 탈출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생에 대한 애착과 고통, 그 안에서 오는 기쁨과 환희 , 슬픔은 부가적인 선물이다. 인주가 정희에 대한 친구로서의 사랑, 남편이 인주를 이해 할 수 없었던 그녀의 행동, 그리고 강석원의 인주에 대한 집요함은 삶의 한 가운데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겪고 가는 한 형태의 길일 수 있다. 이 길을 어떤 방식으로 헤쳐나오는냐에 따라서 삶의 무게도  달라질 수 있다는데서 이 소설은 그 막막함을 전해준다.  

태양계에 있는 은하수의 빅뱅서 부터 무한대의 0에 대한 개념, 별에 대한 설명이 어우러지면서  이 소설은 인주와 정희가 그 안에서 외삼촌의 영향으로 삶에 비유되는 형식으로  이끌어지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선 인주의 고통은 그래서  그것을 막을 수 없었던 강석중의 죄책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했기에 더욱 갖고 싶었지만 그 고통에 찬 생을 놓아버린 인주에 대한 집요함이 어쩌면 신격화 함으로써 그것을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만 갖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정희 또한 민서에 대한 애틋함과 함께 미시령에 가지 못한 자신에 대한 행동에서 오는  자괴감에 빠져서 그것을 헤쳐나오기 위해서라도 인주의 여정을 따라 갔는지도 모른다. 

강석중과 정희가 바라본 인주의 여정엔 이런 복합적이고도 삶의 애착심과 그것을 이기지 못하고 저버린 아쉬움이 남기에  이 소설은 그래서 더욱 읽고 난 뒤에 인주의 진실된 마음이 과연 이럴 수 박에 없었던가 하는 아쉬움이 남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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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제국들 - 기독교와 이슬람의 지중해 쟁탈전, 1521~1580
로저 크롤리 지음, 이순호 옮김 / 책과함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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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류의 탄생이 태동이 되고 무수한 역사의 강을 흘러서 오는 동안 숱한 동.서양의 역사는 가진 자신들만의 이익과 종교, 그리고 정치적인 순익 분기점 속에서 많은 소리 없는 영혼들의 스러져 간 집합체의 산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양의 삼국사기에서 나오는 각종 전투 이름이나 우리의 역사에서 나오는 여러 해전의 이름들도 있지만 서양 만큼 각종 이권이 개입이 되고, 그것도 종교가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형제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추구하는 방식이 달라서 오는 견해의 차이, 각 개인의 이익이 도합이 되어 벌어진 세계사는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의 흥미를 유발한다. 육.해.공군의 전쟁사를 배울 군이들에게도 현대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와같은 과거 역사로의 여행은 많은 공감과 배울 점을 시사하는 바가 클것이다.  

그 중에서도 지중해를 둘러싼 이슬람과 기독교 세계간의 공방전은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의 혈투를 치렀고 , 이것의 결과로 오늘날의 지도 편성을 갖고 왔다는 데서 자못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1521년~1580년 사이에 이루어진 당시 유럽의 거대한 세력을 갖고 있던 에스파냐와 이슬람의 대표격인 오스만 제국간의 패권을 다룬 이 전쟁이야기는 처음 로도스 공방전을 시작으로 레판토 해전을 끝으로 정전 협상을 맺으면서 역사에서 그 이름을 남긴다.  

오스만인들에겐 백해라 불렸던 지중해을 두고  그 중요성을 알아차린 쉴레이만 대제의 정책과 맞물려 서서히  그 전쟁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한다. 

1.로도스 공방전 

이 시기엔 교황에 대한 절대 복종으로 하는 요하네스 기사단이 로도스 섬에 정착하면서 구호 기사단으로 활약을 하게 되고 이를 바라보는 같은 서양 국가인 베네치아에서는  이슬람과의 교역에서 방해꾼으로,이슬람에선 이교도 집단으로 비춰졌다는데에 있다. 당시 전쟁이 발발한 당시 유럽의 정세는 각기 이익에 부합되는 종교전쟁인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운동, 이탈리아에서는 에스파냐 왕조와 프랑스 왕조간의 다툼이 일어난 와중이었으므로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던 터라 가까스로 1523년 협정조인으로 인한 약속으로 기사단은 배에 나뉘어서 로도스를 떠나게 된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쉴레이만 대제가 베오그라드 정복과 더불어서 로도스 까지 정복함으로써 중부유럽으로의 길과 동 지중해에 있던 기독교 최후의 군사적 거점을 빼앗은 것으로 기록이 된다. 

에스파냐에선 카를로스 1세가 남부 지방에 살던 이슬람인들에 대한 정복과 땅 수복 운동인 레콩키스타와 맞물려 오스만에선 붉은 수염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바르바로사 아루지와 히지르형제의 알제의 재배권 장악에 위협을 느끼게 된다. 이후 도리아와 바르바로사의 계속된 전쟁이 이어지고 투르크족의 바다로 불릴 만큼 서유럽에 까지 그 세력을 떨친다.  

2.몰타 공방전 

구호 기사단이 지키고 있는 이 몰타섬을 차지하기 위해서 쉴레이만은 육군 사령관으론 무스타파 파샤, 해군 제독엔 피알리 파샤를 내세워서 공격을 하게 한다. 하지만 먼 거리의 원정과 지중해성의 날씨, 구호기사단과 몰타인들의 끈질긴 저항속에서 오랜 공방전이 벌어지고 참혹하리 만치 비참하게 서로를 죽이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런 와중에 엘모요새가 함락이 되고 구호기사단의 복수가 시작이 된다. 생리아와 빌구를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가운데에 기독교 측의 군대인 에스파냐군이 합세하고 바람의 영향도 받은 까닭에 투르크군을 물리친다.  

3.레판토 해전 

피우스 5세의 꿈인 기독교로 뭉친 신성동맹을 이루고자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베네치아, 에스파냐, 교황의 힘으로 동맹을 결성한다. 이에는 에스파냐의 국내에 남아있는 모리스코를 내쫓는 과정에서 이들이 오스만에게 구조의 요청을 하게 되고 오스만은 알제의 병력과 무기 차출의 명령을 내리게 된다. 실제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지만 (오스만에선 셀림2세의 정치를 보좌하는 소콜루의 정치적 야심, 그리고 대제 스승인 두 사람의 위협적인 정적 제거에도 신경이 쓰였음으로 이로 인한 전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위협을 느꼈던 에스파냐에겐 동맹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고 베네치아에선 이중다리 역할을 하면서도 끝내 키프로스섬(니코시아, 파마구스타 항 )을 오스만에게 넘겨주게 된다. 이를 통해서 유럽의 각 나라에선 위협을 느꼈고, 투르크 군이 레판토 근처에 있다는 소식을 접한 기독교 함대들이 처절한 사투 끝에 승리를 거두게 된다.  

위의 세 전쟁을 통해서 궁극적으론 오스만은 하나의  단결된 국가채제에서 유럽으로 까지 그 영역을 넓히려 했던 과정이었고 유럽은 그 당시 최강이었던 에스파냐가 기독교란 종교아래서 서로 다른 교릴 갖게된 신교도 국가와의 싸움, 프랑스와의 싸움, 모리스코의 축출등 여러가지 이해 관계속에서 지중해에 대한 관심이 없다가 뒤늦게  종교라는 하나의 힘으로 각자의 영리를 감춘채 치른 전쟁이다. 이 전쟁으로 인해서 오스만은 그 후에 서서히 퇴락의 길을 걷게되고 결과적으로 레판토 해전을 끝으로 더는 지중해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게됬다. 여러 차례에 걸친 전쟁으로 인한 물가 폭등, 재정 압박은 곧바로 백성들에게 전해졌고 이는 신대륙으로 한창 발을 뻗기 시작한 유럽의 경제 체제와 맞물려서 더욱 곤경에 빠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만약 저자의 말처럼 오스만의 그 투지로 레판토를 정복했다면, 그래서 그 발판으로 이탈리아를 거쳐서 먼 영국까지  이슬람의 세력으로 변했을 수도 있었단 가정이 헛된 공상만은 아닐것이란 생각이 든다.  

몰타섬의 그 중요한 위치를 일찌감치 파악했던 구호 기사단의 끈질긴 저항이 없었다면, 지금의 아프리카의 나라들 일부가 이슬람을 믿는 현실을 볼때 세계의 종교 판도는 또 다른 변수를 가져왔고 오늘 날 처럼 과격한 종교 전쟁으로 까지 번지진 않았을까 쉽기도 하고, 역으로 기독교를 사수하려고 지금까지도 그 역사의 전철을 밟고 있는지는 또 모를 일이다.  

한편 에스파냐도 이 전쟁으로 말미암아서 신대륙에서 조달해 오는 은의 충당금에도 아량곳 없이 경제적으로 쪼들리게 되면 서 지중해의 눈에서 내륙의 포르투칼 정복에 눈을 돌리게 되고 이런 중에 네덜란드와 영국의 신대륙 항해 탐험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레판토는 이후 해적의 계보를 끊어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오스만은 오스만대로 키프로스와 로도스섬을 , 튀니스를 수복하여 제국의 일부를 갖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전쟁을 통해서 본 인류의 역사는 지금 읽어도 여러가지 상상과 추측의 결과을  얻을 수 있고 인간이 만약 종교란 것을 알지 못했다면, 이런 전쟁이 일어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서로의 종교를 인정하고 그 교리를 충분히 숙지하고 존중했더라면 지금의 종교를 발판으로 삼은 테러나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나라를 좌지우지 하는 그 당시의 군주 행태를 보더라도  자신의 이익이 우선시 되었던 이기심이 만연했던 시대였기에 민초들의 물고 물리는 피비린내나는 그런 전쟁의 역사는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유혈이 낭자하게 표현된 구절이라든지, 적이 수장을 처리하는 방식을 묘사한 부분부분은 인간이 야생세계에서 생활하는 동물 못지않게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많다. (읽다 보면 그 현장에서 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피 비린내가 계속 내 주위을 돌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 

셰계의 판도를 바꾼 로도스 공방전, 몰타 공방전,레판토 해전으로 이어지는 지중해 패권 다툼은 그래서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는 종교전쟁의 현재 진행형이고, 이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인류의 행복한 생활이 보장되는 날은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시오노나나미의 전쟁 3부작 시리즈와 지중해 세계 문명을 다룬 상.하 권을 같이 읽어보면서 서로 비교해 본다면 같은 전쟁을 묘사한 부분이 어떻게 다른지도  알 수 있는 재미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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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공감
안은영 지음 / 해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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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생활백서로 이미 알려진 기자인 동시에 방송인인 글쓴이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알고 있었지만, 글로써 나타내기엔, 그렇다고 무시하지는 못할  다양한 직장인으로서, 생활인으로서, 여자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직장 생활 10년차를 넘기고 이제는 왠만한 일의 파악도가 선명히 드러나고 눈감고도 척척 해 나갈수 있는 중견 사회인으로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고민을 아주 시원스레 옆집 언니의 경험담처럼 알려주고 있다.  

대한민국이 성 구분이 없이 점차 직업의 종류에도  그간 남성들이 해오던 일에 도전해서 자랑스런 일군으로서 주어진 임무에 충실히 살고 있는 여성들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남녀의 벽을 허물어서 일을 해나가기엔 어느정도 선입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때에 작가는 직장과 사랑, 연애, 결혼, 그리고 부모에대한 마음, 자신의 성찰을 통해서 그간 자신이 겪었고 아직까지도 진행중인 자신의 인생 계획서까지 알려준다. 

직장생활에서 오는 상사와 부하간의 의견대립에선 여우처럼 굴 것을 말해준다. 그 자리에서 바로 왜 안되는지 말하지 말고 일단은 시키는 대로 하되 나중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 가는 방법, 그리고 솔직과 정직의 차이에서 오는 오해는 투명하고 정직한 사람일수록 입버릇이 적다란 말로 직장생활의 경험담을 일깨워준다. 눈빛의 중요성, 너를 알아봐 주고 보듬어주고 환호해 줄 첫 번째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란 말엔 무궁한 자신의 사랑감을 표현해 준다. 

하지만 역시 여성이기에 점점 제일 듣기 무서워지는 말은 "제 나이로 보인단 말"이란 부분에선 공감이 온다. 어릴 적엔  나이에 비해 어려보인단 말을 많이 들었어도 이제는 눈가에 잔 주름이 거울에 비쳐보일 때면 속일래야 속일수 없을 정도이고 입가에 팔자 주름 또한 아무리 강력한 리프팅 에센스를 발라도 효과가 금방 나타내 보이기 어렵단 점도 여성들의 나이들어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사실임을 배가 시킨다. 사회 생활의 8할은 눈치란 말엔  남.녀 노소를  가릴 것없이 누구나 겪는 직장인들의 애환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하고, 자신감이 중요하단 말도 요즘 회사일로 힘든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의기충천해서 일어설 수 있을 격려의 말을 해준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위로는 들어주기란 점. 가장 좋은 카운셀러란 말엔 누구나  나락끝으로 떨어져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공감의 말로 다가와준다. 일을 함에 있어서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란말은 누구나 초보나 경력자나 실패를 할 수 있으며 다만 실수는 반복된 운명을 타고 난다는 위안을 삼자고 한다. 즉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 실수에도 협의가 가능하므로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협의일수록 실수 발생빈도는 줄어들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28~33살 까지가 고급스러워 보이느냐, 뻔뻔해 보이느냐로 결정되는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들철럼 전력질주 하다가 막판에 갈팡질팡 하다가 인생 낭비하기 싫다면 일을 줄이고 진정으로 네 삶을 살아란 말엔 어느 날 문득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진정으로 원해서 하고 있나? 아니면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그도저도 아니면 그냥 바퀴처럼 돌아가는 대로 살아가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할 때 정말로 내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 봄 직한 물음표가 아닐까한 생각이 들었다.  

진실로 나를 아끼는 사람과 그냥 버리는 사람의 차이의 판가름은 순간에 판가름이 나며 그것은 세월이 말해준단 대목에선 나의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게 하고 내 행동도 되돌아 보게 한다.  

사회 경력이 쌓이면서 언니란 소릴 듣게 될때는 만만해야 한다는 말로 중간자 입장에 서게 될 때의 행동 가짐도 알려준다. 즉 자신의 부족함 인정, 후배의 어떤 점이 나보단 낫다고 인정하는 아량을 보여줄 행동의 용기도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부터 점검해 봄이 바람직하단 말로 내 자신의 처한 입장도 생각해 보게 만든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런 이유없이 억울하고 나만 뒤처진것 같고 세상이 나를 몰라주는 것 같은 시간의 연속이었을 때 엄마가 해 준말... 

"싫은 일은 하지 마라. 미운 사람은 만나지 마라. 가기 싫은 자리 가지 말고 먹기 싫은 건 먹지마라. 엄마가 살아보니 인생은 짧더라. 경우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너 자신한테 먼저 집중하고 살아라." 

바로 이 한마디로 묵은 체중이 내려가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를 외면한다해도 엄마의 이 한 마디속에 묻어나온 격려가 우리 모두에게 천군을 얻은 것 처럼 용기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생활 하면서 위 의 경우에 모두 해당되는 사항이 도처에 널린 것이 샐러리맨들의 생활인지라 그것을 뿌리치면서서까지 박차고 나올 용기가 과연 내겐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한다. 다만 엄마의 인생에서 오는 생활의 철학이므로 그 안에서 잠시나마 위안을 얻고 간 작가의 마음이 한결 부자가 된 것 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란 생각이다.  

친구의 소중함도 직장생활에서 아주 중요한단 말... 진실된 친구이냐 아니냐는 내가 벼랑에 몰렸을 때 나를 티끌만치도 의심않고 믿어주는 사람이 진실된 친구란 말엔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 또한 그러한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해야 하며 사랑에 대해선 지나간 사랑에 대해선 모욕하지 말라는 말을 해준다. 지나간 사랑이 있었으니 지금 사랑이 있는 것이고,결실을 맺지 못한다 한들 또 다른 이정표가 기다린 사실을 안다면 이것은 양질의 수분이 된다는 말로 사랑을 해 본 선배로서 이야기를 해 준다.  

특히 나이대에 따른 사랑의  의미를 표현한 부분은 이 책을 읽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부분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든다. (혹 남자도 그럴지 모르겠다.) 

20대 처럼 뜨거운 사랑할 자신이 없어지고 나이가 듬에 따라 어른스럽게 장점을 다스리고 볼 줄 알게 됬다는 점, 시간이 흐른 후 그것이 사랑이었는지 알게 된다는 것이 알아지기 때문에 어떤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기 보다는 내 매력을 알아주는 남자를 골라 사랑한다면 훨씬 좋을 거란 아낌없는 충고의 말을 해 준다.  

선배의 진정성을 헤아릴 줄 아는 후배의 자세로는 싸가지 없으나(선배와 맞설 줄 아는 용기- 싸가지) 똘똘하고 따뜻한 후배가 되어달란 부탁도 잊지 않는다.  

여자들만의 공감대가 아닌 남자라도 수긍할 수 있는 자신의 계획서인 워시 리스트를 만들란 말엔 여러모로 직자생활 뿐만이 아니라 인생의 계획을 함에 있어서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나만의 워시 리스트를  만들어 보고 실천해 간다면 인생을 촘촘하고 계획적으로 살 수 있을 것이며, 세상 누구도 내 자신보다 소중한 것은 없으며 목표가 생겼을 때 주저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추쳐 나가란 말을 해준다. 

누구나 직장생활에서 오는 나태함,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오는 여러가지 갈등 속에서 내가 과연 윗 상사와 아랫 부하들로 부터 둘러쌓인 중간자 입장이 되었을 때 잘 해 왔는지, 아니면 현재도 계속 잘 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과 함께 여성으로서 겪을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에 닥쳤을 때 자신이 겪었고 느꼈던 교훈적인 경험담이 아주 실감있게 다가오는 책이다. (누군가에겐 위로와 격려가 아주 많이 될 듯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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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신사들
마이클 셰이본 지음, 이은정 옮김, 게리 지아니 그림 / 올(사피엔스21)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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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글은 처음이다. 다른 책들이 나왔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책을 먼저 든 이유는 우선 제목에 이끌려서였다. 길위의 신사들이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엔 추리소설인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도둑을 뜻하는 한자성어 "양상군자"처럼 외국에도 이렇게 고급스런 표현(?)이 있는 줄은 몰랐다. 은유적인 말 뜻이 정감이 간다.  

이야기는 작가가 유대인이고 그래서 오히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소재였는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책 뒤표지 설명을 보니 다양한 그 시대 사람들의 민족 분포성을 알 수 있게 설명해 놓았고 유대인들의 선조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하자르 왕국을 배경으로 도둑들이 우연찮게 모험에 뛰어들게 된 얘기를 다루고 있다.  

프랑크인 으로 백인인 젤리크만은 의사고, 오랜 용병생활로 다져진 몸집이 큰 흑인 암만은 아프리카인이로서 두 사람은 서로 치고 짜는 고스톱처럼 손발이 척척맞는 사기꾼에다가 도둑들이 훔친 물건을 다시 훔치는 수법으로 먹고사는 노상강도(길 위의 신사님들)다. 그런 그들의 행태을 눈치챈 노인으로부터 자신이 모시고 있던 왕자 필라크를 보여주면서 그의 외가인 아제르바이잔 성으로 데려다 주면 보상금을 주겠단 제시에 응낙을 하고 긴 모험을 시작한다. 가는 도중 필라크가 처한 상황이 삼촌인 불잔의 반역이었음을  알게되고 하누카란 용병을 구해주면서 동행을 하게된다. 여행 도중에 필라크의 반항과 다시 구해주는 일을 통해서 필라크의 행동에 협조의 모습을 보게되고 이런 와중에 자신이 기르던 코끼리에 빠져서 잠시 넋을 잃고 있던 필라크가 사실은 남자가 아닌 여자임이 밝혀지면서 다시금 소용돌이속에 휘말리게된다.  

그 당시의 유대상인들의 도움으로 변장을 하고 불잔을 만나고 오늘 날의 체스 게임으로 이기게 되는 과정, 하자르 왕국엔 두 왕이 있고 불잔의 역할을 제외한 카잔이란 왕이 실질적 정신세계를 다스리고 있단 사실에 그를 찾아 나서서 결국 자신이 죽어야만 이 모든 일이 해결이 될 것이란 카잔의 말에 그를 죽인다.  

불잔도 결국 최후를 맞게되고 다시금 왕국은 필라크가 다스리게 되는 결과로 돌아서게 되지만 암만은 암만대고 매춘녀와 함께 지내러가고, 하누카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구해주란 말과 보상금 일부를 그에게 준 젤리크만의 말에게 감사를 느끼며 헤어진다. 젤리크만 역시 필라크와 밤을 같이 보내게 되지만 같이 떠나자는 말에 필라크는 자신이 이 왕국을 다스릴 사람이란 말로 거절한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어두운  그 다음날 , 젤리크만과 암만은 소리없는 행동으로 그들만의 여행을 다시 떠난다.  

전체적으로 아라비안 상인들의 상권과  대 광활한 대륙을 발판으로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모험담은 특출나게 묘사된 장면은 없지만 , 각 문장문장 하나하나에 작가의 은유적 표현법이 특히 눈에 뛴다. 영화에서 보았더라면 , 그것이 차지하는영상미의 빠른 전개가 있다고 감안하더라도 이 작가는 하나의 동작 표현을 아주 많은 표현을 들여서 쓴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대인들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고리대금업자를 연상케하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고 오히려 역발상의 수법으로 활기차게 모험을 즐기는 유대인의 모습을 담은 것이 인상적이다. 대마초를 피우고 유대인 율법에 따라서 자신의 가족들과 동포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음에도 모른척해야만 했던 우울한 일을 겪은 젤리크만의 환자를 보살펴주는 행동엔 우울증과 동정, 그러나 그 보답으로 말안장을 갖고 가는 모습엔 여지없는 유대인들의 철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하다.  

암만 역시 잃어버린 딸에 대한 부정의 모습을 간직한 채 필라크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딸의 모습을 보지만  결국엔 다시 정처없이 길을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뜨내기의 삶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농담이나 대화법, 유대인들의 수천년간 이어졌던 고된 역사의 행로에 시작임을 알리는 역사속에서 이 소설은 그다지 역사의 사건틀에 얽매이지않고 인간들의 떠돌이 군상의 모습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애, 동정, 우울증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간 우리가 일말 알고 있었던 유대인의 대한 인식이 많이 희석이 되게 하고 아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모험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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