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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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명함엔 컨설턴트라는 직함에 구조조정일을 하고 있다. - PC통신에 추리소설을 기고하고 군대있는 동안 인터넷을 알게되면서 복학 후 어떤 신사로부터 자신의 회사에 맞는 추리소설을 써달라는 스카웃 제의와 함께 소설을 써 나가기에 필요한 소재와 여러 자료들이 오게 되면서 이 일을 하게 된다. 여당 전임 사무총장의 인슐린을 이용한 자살, 목사의 수치심을 이용한 죽음으로 몰아가기... 이러한 수법이 어느 날 신문에 실린 실제 상황으로 사건이 이어진 것을 보고 처음엔 두려움에 싸이게 되지만 자신도 모르게  두둑한 돈 다발을 일에 대한 보상금으로 받게 되면서 점점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은 시간낭비이고 누구에게나 죽을 좋은 이유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한 일을 정당화하게 된다.  같은 또래의 친구들보단 훨씬  많은 돈을 만지게 되면서 빠져 나올 수 없는 유혹을 느끼는 그가 하는 유일한 낙은 동물의 왕국에서 나오는 콩고의 고릴라의 생태계를 보는 것이다.  

자신이 이 일을 함에 있어서 누가 자신을 고용하는지, 그 존재조차도 모르고 의뢰인과의 관계도 철저하게 모르는 사이로 진행이 되는 가운데 자신 또한 철저한 직업의식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법의학서부터 의학, 살인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컴에 저장하게 된다. 어느 날 회사에서 자신의 사무실을 차려주게 되고 경리사원인 현경과의 몇 번의 만남을 갖게 되면서 그녀가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로 넘치는 선물을 해 주게 된다. 하지만 이별을 갖게 되고  결혼정보회사에서 주선된 만남으로 좋은 감정을 갖게된 일러스트레트로 일하는 예린이란 여인을 만나면서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어느 날 회사의 한 간부가 자신을 찾아와서 회사의 로고상표라면서 보여준 다이아몬드이 그림이 그녀의 집에 걸려있는 그림과 같단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그. 이미 회사에서 테스트라고 제시한 또 다른 살인 구조조정의 일을 담당하게 되지만 그 대상이 현경이란 사실에 망설이게 된다. 결국 그녀가 목매는 것으로 끝을 내게 되는 결과를 제시하지만 그녀는 강에 투신함으로써 자신 외에 또 다른 구조조정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 그녀가 실제로 썼는지에 대한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유서의 내용엔 자신의 아이를 가지고 있었단 사실까지 ... 

이 모든것에서 해방되는 길은 자신이 멀리 떠나는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콩고로 가서 고릴라를 보기고 한다. 콩고에 도착한 그는 흑인 인신매매단에게 끌려가서 뎅기열로 고생하게 되고 그 와중에 통역관으로 온 "정"이라 불린 한국인으로 부터 구조를 받고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회사부품의 필수품인 콜탄을 구하기 위해 주재원으로 일하던 중 콩고내전으로 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그런 환경에서 자신도 뜻하지 않았던 다른 사람에게 생명에 위협을 주는 일을 하게 된 그의 양심이 더 이상 회사를 위해 일 할 수 없는 것을 알고 사표를 제출하게 된 경위, 그리고 닥치는 대로 먹고 살기 위해서 살인까지 서슴지 않고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서 고국으로 돌아온다.    

예린에게 사실적인 답을 원하고 헤어진 그는 자신의 뒤를 봐 주던 여 매니저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들 사이에 딸이 태어나고 학창시절에 다녔던 교회를 그녀와 같이 다니면서 일반 사람들과 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 물론 구조조정일은 계속하면서- 

아주 색다른 소재를 접했다. 작년의 "내 심장을 쏴라"의 내용이 소외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있었다면 이번 소설은 소설 속의 대사나 작가의 말처럼 내가 하는 행동 하나가 지구 어딘가에선 그로 맘미암아서 고통과 죽음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입각해 다뤄보고 싶었단 말에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읽다 보면 장지글러가 고발한 세계의 도처에서 자행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가 저지르는 만행을 고발하는 내용도 담고 있고 , 무엇보다도 소설 속 1인칭 화자인 그가 하는 주된 일의 구조조정이라고 하는 것이  그 종류중에서 죽음이야말로 진정한 구조조정이고 진정한 구조조정은 결코 조정되지는  않는다는 점. 사라지는 건 늘 그 구조의 구성원들 뿐이란 사실엔 무거운 짐을 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자신의 필력 하나로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가장 자연스런 암살을 이루는 일. 모두가 만족스런 결과를 주는 암살을 원하기에 그가 하는 일은 가끔 만나는 고교 동창생인 반장이 인턴들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인간미 넘치는 고민을 부러워한다.  

IMF과정이나 요즘 실업자가 많은 시대에 이런 소설의 얘기는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콩고에서 알게된 정의 고백처럼 ("내 손에 그들의 피를 묻혔던 건 아니야. 누가 나를 처벌할 수도 없고 비난할 사람도 없어. 하지만 내가 거래한 돈으로 산  총에 맞아 정글 어딘가에 버려져 있는 시신들에게 그런 변명이 통할까?")  자신은 죽은 자와의 원한도, 안면도 없는 사이지만 주위의 이해타산과 자신의 금전적 욕망으로 인해서 죽음을 몰아간 자신의 행동, 뒤늦게 깨달은 현경에 대한 사랑, 정말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었던 예린의 존재마저 회사가 고용한 직원의 하나였음을 알았을 때의 충격, 그 누구도 믿지 못할 구조속에서 그나마 자신이 정착을 한 곳은 자신의 스케줄을 처리해 줬던 같은 회사의 직원 그녀, 매니져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교회를 다니는 그녀를 통해서 학창시절 크리스마스  때 교회를 다녔단 인연으로 같이 다니게 되면서 원죄에 대한 연결. 목사의 산상수훈 설교에서 산상노인의 얘기와 연결시킨점, 딸의 태어남이 현경에게 가졌던 자신의 아기  존재에 대한 궁금증 연결, - 이 모든것이 하나의 공통된 원형으로 연결이 되면서 스릴러적인 긴장감과 함께 작가가 묻고 싶었던 "당신은 당신일을 좋아하는가? 이 글이 끝날때까지 잊지 않길 바란다라는 말에서 다시금 책 앞페이지를 보게 만든다. 직장에 다니다 명예퇴직이든 정상적인 퇴직이든 간에 어떤 경위가 됬든 다니던 직장에서 명함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이 없어지는 날 세상의 광막함과 마주해야 하는 현실, 비탈길을 굴러가는 것은 순식간이란 구절엔 현대인들이 가진 소모성의 한계를 당하는 것 같은 쓸쓸함을 가져온다. 

 치밀한 구성과 함께 영화적으로도 만들어 진다면  아주 다양한 스놉시스가 보여질 것 같고 작가가 내포하고 주장하고 싶었던 현대인들의 고뇌와 어디에도 둘 곳 없는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단 말 밖엔 할 수 없는 현대의 생활을 대변해 주고 있는 좋은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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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베고도 지음, 이승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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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프랑스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우리나라의 교육의 현실과도 맟닿은 공통점을 엿볼수 있는 책이다. 

작가가 실제로 근무했던 19구역의 중학교 선생님으로서 겪었던 경험담을 담아서 책으로 펴냈고, 영화제에서도 상을 받았다고 한다. 개봉은 했지만 아직 보질 못했다.  

프랑스의 행정구역상 루부르 박물관이 있는 구역을 1구역으로 기준으로 해서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 구역이 정해지는데, 10구역 밖부터는 그야말로 외곽지대로 소위 말하는 빈민층이 살고 있고 외국인 사람들이 몰려사는  지대가 많다고 한다. 이런 환경에 처한 구역에서  근무지로 다니던 19역의 중학교에는 그야말로 다인종으로 표현될 수 있는 이민자의 자녀들로 이루어진 천국이라고 할 수있다.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사람, 중국의 불법 체류자을 둔 학생,  유대인, 골고루 각 종교를 가지고 있는 환경에 있는 학생들은 저마다의 가정환경이 그리 좋지 못한 그야말고 가정불화의 연속, 맞벌이,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가 가르치던 프랑스어가 아주 익숙지 못한 학생들이 대부분인 점이다. 그래서 글 내용중엔 작문법의 과거시제, 현재법, 조건법, 현재분사등등,,, 우리네 영어교육과 다름없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점이 흥미롭다. 

근무시간 33주에다 *4주 - 국경일을 제외하고 136일의 근무일수를 가지고 앞으로 학생들과 어떻게 수업해야 하는 걱정에서 부터 교무실에 모이기만 하면, 우리네 교육현실과는 전혀다른 각 학년의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담당하는 여건상의 환경도 있겠지만 각 개인의 학생들의 그날에 있었던 옳지 못한 행동에대한 의견을 나누는 점이 이채롭다. 각 교실에 있는 학생들의 반항적인 말투와 선생님을 향한 무시,옷차림과 모자쓰는 행동,욕설, 그리고 그런 학생을 볼  때마다 체벌 학생을 직접 교장실에 데리고 가는 일상의 풍경이 우리에 교육현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인상을준다. 대화를 하다 보면 아주 쉬운 낱말의 뜻을 그렇게도 모를 수가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프랑스어 시간에 일일이 비유를 해가면서 설명을 해주는 선생님을 볼 때면 우리의 학생들 실력이 이 정도보단 낳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뭣보다 부러운점은 작문시간이다. 요즘에도 계속 수험생들은 물론이고 미리미리 선행학습이다 해서 논술실험에 대비하는 저학년의 습작 생활을 볼 때 프랑스는 수업시간에 이미 시사적이고 근본적인 철학적인 문제를 제시해주고 작문숙제를 내 주는 점이다. 우리의 대입시험이 있듯이 바칼로레아라고 하는 시험에서 이런 주제의 논술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 있는바, 어렸을 적 부터 습작의 힘을 길러 주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교장실에 모여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제도에 대해서도 각 개인의 학생들의 평가를 기준으로 각 선생님들이 평가한 것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직업계열, 인문이공계열의 선택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단 점도 학생 수가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놓고 볼 때 일일이 개개인의 취향과 성적, 행동을 고려한 심도있는 토론이 인상적이다.  

여러 인종들이 모여사는 지역이다 보니 융통성 있게 학과 진도와 시험의 탄력성이 있단 점도 눈에 뛴다. 라마단, 욤켜푸르, 이드 라고 불리는 각 종파들의  기념일이면 당일 시험을 치를 수없고 결석이 당연시 된다는 점에서 오는 학교의 융통성은 우리나라완 또 다른 교육의 체계를 보여준다. 교장선생님과 담임과 타 선생님간의 학생 퇴학조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생에게 불리함이 없도록 타 학교 전학조치를 취하는 점이나, 학교의 성적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외주 채점교사가 타 학교의 시험지와 같이 채점해서 비교를 하지 못하도록  당 학교의 시험지만 채점토록 노력하는 교장선생님의 노력과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에 나오는 문제 중 간과하고 틀릴 수 있는 프랑스어 문법의 전형적인 문제들을 세심하게 다뤄주고 있는 작가의 선생님으로서의 노력이 엿보인다. 

때론 극심한 말투와 행동으로 선생님들의 고개를 젓게 만드는 아이들이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 일테면 프랑스어에 대한 압박감, 부모님을 모시고 와도 통역을 해줘야하고 ,일부는 통역자를 데리고 와야하는 현실, 또 종교의 다양성에 맞춰서 종교와 무관한 교육기관에서 나라이름을 공개적으로 쓰는 일에 대한제제는 이민자 평등에 맞는 교육체계에 대한 고려가 있음을 ,앞으로 우리가 처할 다문화 가정에서 오는 충돌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책을 읽어가면서 내 고교시절이 아주 많이 떠올랐다. 영어완 또 다른 뉘앙스를 풍기는 불어시간이 정말로 생각이 많이 났기 때문이다.(특히 학생들을 괴롭히는 동사의 변화부분에선 웃음이 나온다.) 책 중간에 읽어보는 불어도 해석해 보고, 학생이 틀린 부분이 나오면 이건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닌데, 하는 생각과 함께 답을 맞춰보듯 담임이 정답을 가르쳐주는 부분에선 나도 모르는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게했다. 사는 장소가 다르고 인종이 다르다 할지라도 중국 불법체류자로 소환 될 위기에 처한 밍이란 학생에 대해서 선생님들이 법원에 진정서를 내고 시간이 비는 대로 법원에 출석해 주는 행동은 비록 피부는 다를지라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을 내 제자요, 우리의 국민으로 여기는 개방적인 면을  엿볼 수가있다.  

얼마 전 끝난 드라마 "공부의 신"에 나오는 열공하는 학생과 그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노력의 모습은 이곳 프랑스에서도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엔 치열한 교실의 풍경을 보는 것 같아 역시 사는 모습들은 어디나 똑같구나 하는 평범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말썽부리는 학생이 적은 좋은 지역으로 가길 원하는 선생님들의 솔직한 대화라든가, 처벌을 받고서 곧바로 반성문을 제출하는 학생들의 행동,하나하나가 우리들이 겪어왔던 학창시절을 보는 것 같은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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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케인
로버트 E. 하워드 지음, 정탄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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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극장에 갔다가 포스터가 있는 이 책의 표지를 보고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다른 영화를 봤다.  문학쟝르 중에서 판타지 형식을 취하는 책을 어렸을 적에 읽은 이후로는 그다지 즐겨 읽지 않았다. 허구성이 있는 나름대로의 이야기가 때론 우릴 한 순간 다른 시간으로 이동을 시키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에 빨려들 만큼 매력적인 글을 접하지 못했던 것도 그 이유중의 하나가 된다.  

하지만 이번 이 책을 쓴 작가의 글인 "솔로몬 케인"은 아주 음울하고 피 냄새가 나며 때론 극히  미로와 같은 궁전의 탐험을  같이 동참하게도 하는 등 , 아주 신선한 글을 가졌단 생각이 든다.  총 9편의 글중 2편은 미완성의 작품으로 맨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지만 그 책의 내용도 결말이 정말 궁금해 지게 하는 아쉬움을 주고 있다.  

16세기 청교도인으로서 악의 근원을 물리치고자 방랑의 길을 떠나는 케인의 모습은 책 표지의 영화 포스터처럼 창백한 얼굴에 온통 검은 옷으로 감싸고 있고 칼과 모자, 그리고 엔롱가라고 불리는 책의 대부분에 나오는 노인으로서 쥬쥬족의 마술사요, 흑인 노예출신으로 부터 받은 고양이 머리 모양의 장식을 한 지팡이를 가지고 다닐 뿐이다. 그런  케인의 묘사는 그래서 더욱  날카로운 그의 시선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작용을 한다. 프랑스에서 부터 곳곳에 아프리카를 주 무대로 다니면서 나쁜 악의 무리를 물리치는 케인의 모습엔 오늘 날 21세기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이 글이 씌여진 연대를 생각한다면 정말 이 글을 쓴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이 그저 부럽고 필력에 감탄마저 느낀다.  

SF적인 현란한 무기를 소지한 것도 아니면서 철저하게 몸이 부르는 육감으로 적을 막고 물리치는 모습의 장면은 오히려 거창하게 휘두르는 용사보다도 더욱 눈길을 끌기에 모자라지 않는다. 곳곳에 데쟈뷰처럼 느껴지는 사건의 현장이나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한 장면엔 어떤 주술적인 환상의 마법 세계와 결합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며, 마법사의 주술이 나오는 장면은 그것이 현실이 아닌 판타지의 세계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특히 해골의 달 이란 작품에 묘사된 여왕의 모습은 흡사 잉카제국의 여왕의 모습도 이러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과 더불어서 케인이 궁전의 비밀인 문을 통과해서 미로를 헤매는 모습의 표현은 작가가 구상하는 상상의 나래가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시체들의 언덕에선 그의 유명한 인물 창조 캐릭터인 코란이란 사람도 등장하고 혼이 타인의 생명으로 이입되어  악의 유령을 물리치는 장면은 더욱 신선함을 준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한 밤의 날개"란 작품은 얼마 전에 개봉이 되어서 대박행진을 한 아바타의 새의 모습이 연상이 됬다. 아카아나라 불리는 사람도 아니요,새도 아닌 ,케인의 생각처럼 조물주가 인간과 새의 혼합체를 만들어서 실패한 작품이거나, 아님 변종일 수 있다는 생각이들 정도로 새의 묘사 부분은 압권이다. 읽는 내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랄한 행동을 보이고 사람이 죽어가는 장면의 묘사 부분에서도 현장을 보는 것 같은 사실적 묘사가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모든 마을 사람들이 죽고 불사조인 케인 혼자 남아서 유인해 물리친단 설정은 작가가 좀 과하다 싶게 설정을 하지 않았나 싶다. 하긴 그것이 판타지의 매력이고 보면 그냥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면서 읽을 수는 있겠지만, 허구의 세계인 판타지의 속성상 정말 부상을 입으면서도 끝까지 자신만이 정의의 사도로서 악의 근원을 끝까지 쫓아가 물리치는 그의 정신은 읽는 내내 시대적 타고난 영웅, 불사조를  생각나게 한다.  

쓰여진 연도가 1928년도 부터 1930년 전반에 이르기 때문에 그 시대를 감안한다면 읽는 동안 반지의 제왕이라는 환상영화보다도 더욱 치밀한 묘사 장면이 좋았고  영화로 만들어진 21세기의 판타지 영화를 놓고 볼 때  그것과 견주어 봐도 전혀 시대에 뒤쳐짐이 없는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다만, 청교도적인 인물이다 보니 매 장면에서 나오는 인간이 미치지 못하는 힘이 작용했다는 사실 앞에서 전지 전능하신 신에게 감사를 드린다는 대목이나, 노예로 끌려가는 원주민의 힘 없는 묘사장면, 힘만 센것으로 나오는 근육질의 흑인 묘사 , 흑인 노예의  표현법은 그 시대가 16세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작가가 바라본  인종에 대한 어떤 차별적인 묘사가 두드러지게 보인다.  

하지만 가볍게 머리를 식힐 수 있는 환상의 세계로 새로운 문학의 한 쟝르를 개척했다는 점에선 이의를 달 수 없을 것 같다. 불행히도 일찍 자살이란 것으로 삶을 마감한 그이기에 미완의 작품의 결과가 아쉽고, 좀 더 그가 강한 정신을 보여줬다면, 지금의 영화세계나, 애니메이션, 오락의 세계 판도와 문학의 쟝르도 한 층 더 발전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판타지의 세계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솔로몬 케인과 같이 동행을 하는 문학의 길이라면 지루하지 않는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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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가 세계였을 때
스튜어트 고든 지음, 구하원 옮김 / 까치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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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세계 주도권은 미국이라는 강대국과 유럽의 연합국들 중 일부가 거머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여기에 동양의 나라를 붙이자면 일본, 그리고 무섭게 1위를 노리고 있는 중국정도가 될까?

 

이 책에선 과거 실크로드의 길을 보여주고 그 지역에서 오고간 많은 지식인들, 상인들의 모습을 발췌해 봄으로써 지금의 유럽이 갖고 있는 첨단의 산실인 학문과 경제의 토대가 아시아였음을 보여주는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 총 10편의 챕터로 구성이 되어있고 시대별로 차례로 그 시대의 유명했던 인사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봄으로써 어떤 경로로 각국에 문물과 교역을 전파했는지가 흥미로운 지도와 함께 서술되고 있다.

 

1.현장(618~632년)

 

서유기에 나오는 그 현장 법사란 이름만으로도 친근함이 나오는 이 법사는 자신의 의혹을 풀기 위해서 서역으로 떠날 결심을 하게 되고 당시 당나라의 7개 봉화대를 통과함으로써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을 하게된다. 난주 근처에서 당시 그곳을 다스리고 있던 국문태의 도움으로 여행을 시작하게 되고 난주, 돈황, 타클라마칸사막, 이사쿤, 타우렌트, 사마르칸트, 부하라, 바미얀, 카불, 히말라야산맥, 날란다,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끝마친다. 이 도중에 들른 도시에는 비단이 통용이 되고 그 지역의 결혼풍습의 모습, 같은 음식이라도 서로 불리는 말이 다르더라도 그 방식은 같다는 점을 적었고, 날란다에서는 동자왕의 지원으로 경전, 유물 불상, 의술, 사상, 식물 종자등을 가져오는 수확도 거두게 된다.

 

2.칼리프와 대상 - 이븐 파들란(921~922년)

 

러시아 볼가강에 위치한 유목민족 중 불가르족을 다스리던 알미쉬 왕의 이슬람 배움과 전파 요청으로 인해서 이븐 파들란이 가게 된다. 주 목적은 왕이 요구한 이슬람의 전파였지만,  궁전 지을 돈이 더욱 필요했던 왕에겐 막상 그가 왔을 때 제때 돈이 도착하지 않자 곤란을 겪게 되고 이미 그 지역엔 이슬람이 들어와 있단 사실로 인해서 자신의 할 일이 없어짐을 알게 된다. 대신 왕궁으로 가는 도중에 거친 지역의 부족들의 생활상, 종교생활을 기록했다.

 

3. 철학자와 의사 - 이븐 시나(1002~1021년)

 

철학자이자 의사인 이븐 시나가 남긴 저술은 오늘날 까지도 그 영향이 대단하다. 그가 이렇게 이룰 수 있었던 당시의 바그다는 아바스 왕조가 이슬람의 새 왕조로 부상하면서 그리스, 라틴어책, 철학, 수학 천문학, 희곡. 의학을 다룬 책이 아랍어로 번역된 힘이 컸다. 이는 로마와 페르시아 , 중동, 인도 , 이집트의 지적 산물의 결집을 가져왔으며, 숫자 0의 개념도 받아들인 시기였다. 중국에서 발견된 종이완 다른 그 지역의 특산물로 만들어진 종이로 인해서 도서관의 수가 증가했으며, 신플라톤학파를 따랐던 이븐시나에겐 기존의 왕조가 강조한 방식에서 벗어난 독자적인 방식의 신과 인간관계 수립을 하게 된다. 또한 그의 의학전술과 환자 치료 방법을 저술한 내용은 당시의 상황에선 받아들일 수 없음을 알고 방랑의 길을 떠나게된다. 이후 그의 저서들이 중세철학에서 중요한 차지를 하고 의학저술 또한 유럽에 권위있는 책으로 인정을 받게된다. 이는 인간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적 의문을 연구했고 서양의 지식을 넘어서 아시아에게로 까지 넘어온 계기를  주었다.

 

4. 잉곳과 유물 - (인탄의 난파선 1000년)

 

1000년 젼 자바 해협에 선박 1척이 난파 되고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그것이 묻혀있던 장소를 발굴하면서 그 안에 들어있던 유물과 각종 장신구, 주석이 포함된 거울, 청동불상,불교 경전, 일상용품을 통해서 당시 교역로와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 오고 간 물품을 확인해 봄으로써 아시아의 거대한 뱃길이 유럽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루트였음을 알 수가 있다.

 

5. 후추와 동업자 _ 아브라함 빈 이주(1120~1160년)

 

유대인 향신료 상인인 아브라함 빈 이주의  통상을 통해서 당시의 향료연결 길을 알 수가 있다.

홍해 입구의 아덴에 있는 상인 마드문 휘하에 제자로 들어가서 망갈로스로 보내지면서 향신료 무역을 시작하게 된 그는 독립후에 향신료의 수급에 문제가 생기자, 금속공예인들을 이용해서 손상된 물건을 새로운 용기로 대체시켜 네트워크를 이용한 무역업에 뛰어들게 된다. 하지만 비 유대인인 노예출신의 해방뇨예 여인과 함께 결혼을 하게 되지만 배타적인 유대사회에 의해 자녀들이 곤란을 겪게 되자 부인을 떠나 자식들을 데리고 제 2의 장소에서 교역을 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고, 이후 향신료 사업은 이집트출신의 무슬림들에게 넘어가게 된다.

 

6. 귀족과 명사 - 이븐 바투타(1325~1356년)

 

모로코에서 태어난 그는 튀니스 대상에 합류를 하면서 여행을 하게되고 지나가는 도시들마다 그 곳의 건축, 특산물, 관습, 제조업을 관찰하고, 이후 몽골까지 가게 된다. 각 나라의 왕실의 의례.옷차림, 나뭇잎을 씹는 풍습도 같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기록했고 타국의 왕들에게 다른 나라의 왕실 얘기를 해 줌으로써 오늘날의 경영자 수업 방식을 취하게 됬다. 말년에 아내와 자녀들이 모두 죽는 쓸쓸함을 겪기도 하지만 흑사병 기록도 남겼으며, 자서전을 씀으로서 여생을 보내게 된다.

 

7. 보물과 협정 _ 마환(1413~1431년)

 

1413년 명나라 함대가 정화를 지휘자로 선두로 한 57척이  동남아시아, 스리랑카,인도해안, 중동남부  해안에 이르는 길에 무슬림이면서 아랍어로 말하고 읽기가 가능한 하급직 관리로 가게 된다. 여기서 그는 참파에서의 왕실 모습, 처벌 방법, 기후, 결혼풍습 묘사와 자바에서의 중국인 출신 마을과 왕실 묘사, 인종분류의 글을 남긴다. 타 지역에서는 불교 승려들과 여승들을 중국 불교와 비교해 보고 주석 광업에 관심을 보인다. 이후 무사히 중국에 돌아오게 되지만 중국의  새 정책에 따라서 원정대에 의한 기록이 불에 태워지고 간간이 남아 있는 자료로서 그 당시의 모습을 추즉해 볼 수가 있을 뿐인 아쉬움을 준다.

 

8. 피와 소금 _ 바부르(1494~1526년)

 

징기츠칸의 수 많은 직계후손인 바부르는 아버지로부터 파르가나 왕국을 물려받고 사마르칸트 몽골족의 도움으로 사마르칸트사막 정복에 성공하지만 , 다시 이들의 배신으로 우즈베크족 공격으로 실패를 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통치자로 군림하게 되고 카불은 아시아의 교차로 지점으로서 중요해졌다.

서로 말도 통하지 않았던 이들의 이민족 간의 충성도는 소금이 정해줬다. 아주 귀한 소금은 상관이 부하에게 제공하는 음식과 기회를 상징했고, 부하는 명예를 걸고 바쳐야 할 충성를 상징했다. 그는 죽기까지 부하들에게 전리품기부, 포상을 내린것도 피와 소금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의 결과물이다.

 

9. 약재와 오해 - 토메 피레스(1511~1521년)

 

포르투칼의 약종상이었던 피레스는 포르투칼 식민총독이었던 친구의 부탁으로 중국 외교 사절단으로 떠나게 된다.

그는 동남아의 약재 식물에 대한 기록과 각국의 특징, 항구에 대한 기록을 남겼지만 그릇된 인종관과 세계관으로 인해서 중국에서 마찰을 빚게된다. 그의 생각은  자신들이 믿는 종교외엔 적이라고 불리는 순니파 이슬람교도, 동맹이라 불리는 나라는 기독교인들로 구분짓고 중국을 자신들과 같은 백인이라고 생각하고 정복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 데서 비롯된다. 주강 삼각주에서 광주로 가기 위한 절차가 늦어지자 허가 없이 광주로 떠나게 되고 예복과 연회를 베풀지 않음으로써 중국인들의 눈 밖에 나게 된다. 더욱이 말라카를 정복한 뒤에 말라카의 요구로 다시 되돌려 줄 것을 요구하는 편지쓰기를 거부한 피레스와 그의 동료들에게 쇄족쇄가 채워지고 일부는 처형이란 극단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는 계속된 아시아의 정복에도 불구하고 끝내 중국을 정복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고 스리랑카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10. 아시아의 세계 - 500~1500년

 

총괄편적으로 아시아가 세계를 누비벼 살았던 시기의 상황을 정리해 놓았다.

 

대체적으로 다룬 시기가 중요한 점도 있었고 워낙에 그 당시 기록을 해 놓았던 저술에 입각한 것을 바탕으로 해 놓은 것이라서 다양한 폭을 읽을 수 있다. 현장 법사가 누볐던 시기는 현장이 가지고 있던 불교가 무관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은 불교를 통해서 발전을 했고 불교의 성공은 왕권을 유지하는데 보편적인 사상과 기관확산. 각 지역의 문화를 바꾸었고, 무역을 융성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난파된 배의 유물을 통해서 승려들에 의해서 종교용품이 전파, 각 지역의 특산물이 교류, 향유 수입은 종교와 무관하게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후추를 통한 무역을 했던 아브라함 빈 이주의  시대는 신용과 평판이 중요했으며, 가족과의 인맥이 중요함을 알려준다. 배를 여러 척 구입해서 위험 부담을 줄였고, 그들이 믿는 종교단체마다 자치가 이루어졌단 점, 유럽의 길드같은 것이 없었단 점도 눈에 뛴다.

포르투칼의 아시아 정복 시도 결과로 파생된 것도 중국이 외국 상인들의 출입을 금지 시킨 결과를 가져오고 아시아 각국은 저마다의 해상 전쟁에 대비한 군비 경쟁을 불러왔으며, 항구 요새화 , 향신료를 직접 유럽으로 가서 팔 수 있게 연결된 점, 포르투칼이 유럽의 향신료 절반의 무역을 쥐게 되었단 점도 눈길을 끌었다.

 

세계의 역사는 돌고 돈다지만 아직까지는 아시아의 힘이  유럽과 미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과거 이 책에서 알려주는 상인들의 무역항로 개척과 중국의 비단과 초원 스텝 지역에서 키운 말과의 교환, 왕실들의 사신 접대 방식이나 옷 입는 방식, 통화 화폐주조와 함께 지방 정부도시의 상업의 중심지 역할은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발전된 지방 분권 독립 자치구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불교나 이슬람의 종교는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태도나 다툼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실천적 윤리를 갖고 있었기에 다른 종교와 경쟁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됬고, 정치면에서는 왕의 귀감서를 발행해서 이븐 바투다가 주장했던 타국의 문화를 알아야 할 필요성을 말했다는 데서도 알수가 있다. 일찍이 유럽에선 당시로선 보기 힘들었던 저서 활동, 전기, 자서전 ,그림들이 넘쳐난 그 시대는 오늘 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와 견주어 봐도 결코 모자람이 없는 확실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었단 점에서 경쟁이 치열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본보기를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생각한다.

 

총 9명의 그 당시의 활동했던 대표적인 사람들의 행로를 따라가다 보니 자세한 설명도 있는 반면, 많은 사람들의 등장은 때론 듬성듬성 커다란 물줄기만 다뤄진 부분도 보여진다. 아마 저자의 욕심으로  저술하다 보니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큰 폭의 강줄기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그 안에서 다뤄진 무역 품목 하나를 집중적으로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입문서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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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소디 인 베를린
구효서 지음 / 뿔(웅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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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갈래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야기 속데 또 다른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연결되어 이루어진 글이다. 
그간 일제 식민시대를 겪으면서 원치 않았던 , 생존을 위해서, 강압에 의해서 고국을 떠나서 살아가야 했던 우리의 조상들의 한이 서린 얘기를 18세기에서 부터 시작해서 현재에 흘러들어오기 까지 긴 흐름의 강을 작가는 음악이란 매개를 소재로 해서 엮어냈다.

일본인 하나코는 약사이자 60이 넘은 여인으로 40년 전에 헤어진 첫 사랑 야마가와 겐타로. 한국인 2세로 한국명은 김. 상.호 - 자살이란 죽음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그가 홀연히 아무 언질도 없이 일본을 떠났고 독일로 유학 갔단 소릴 듣고서 처음이었다. 그것도 자살로서 생을 마감한 그에게  , 그가 남긴 다섯 줄의 유언 가운데 두 줄의 문장(" 아 , 이것은 모질지 못한 것이다. 모진 짓일까, 내가 늘 찾던, 내가 평생 가 닿고자 했던 곳이 하나코였다는 사실을 못내 고백 하는 것")이 과연 하나코 자신에겐 어떤 의미였는지 알기 위해서 그의 행적을 더듬어서 독일로 가게 된다. 그 곳에서 일본어를 할  줄 아는 독일 체류자인 이 근호란 통역자를 대동하고서 그의 발자취를 역 추적하면서 이근호에게 겐타로가 평양에 소장되 있던 요한 힌터마이어란 사람에 대한 것을 적은 두루마리 뭉치를 보여주면서 이 사람과 겐타로 간의 이야기가 서로 나뉘어서  전개된다.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식과 자신의 음악 열정으로  우연히 하나코와 연결이 되고 18세의 처음 만남은 20세가 넘어가면서 사랑으로 변해가고 , 각 기관에 바이올린 주자로 일하고 싶어 본 오디션에 번번히 낙방한 겐타로는 연주보다는 작곡이 어울린다는 생각에 독일로 가게 된다.  그 곳에서 집주인인 키르호프의 호응과 맥바흐 스승을 만나게 되고 우연히 발견한 요한 힌터마이어란 사람의 음악 기법이 자신의 창작 기법과 상당히 같다는 것을 알고 이를 추적하던 중 그의 조상이 사실은 독일인 아닌 조선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당시 동 베를린 도시를 방문 중  국가 안전보위부 방첩부에 이송이 되고  거기서 북한 대사관 도움으로 풀려나게 된다. 이 후 리명우란 사람으로 부터 TNF라는 메시지를 전달받고 북에 입국.   TNF 열람 후에 복사 후 노동당 중앙 위원회 직속 기구인 35호실에 자신도 모르게 정보원이 되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후 다시 독일에 온 그는 대한민국에서 그를 음악회에 초청하게 되고  공항에 내린 즉시 국가 정보기관에 끌려가서 모진 고문과 구타를 당한 다음 그들이 요구한 대로 진술을 하고 17년 복역 후 다시 독일로 와서 20년간 살다가 어느 날 자살로 마감한다. 

두루마리의 주인공 요한 힌터마이어는 교회의 오르간 풀무꾼으로 일하던  중 그의 재능을 눈여겨 본 아이블링거에 의해 요한... 이라는 새 이름을 부여 받고 그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어느 날 무음으로 혼자 연습한 곡이 아이블링거에 의해서 연주된 사실을 알게 되고 이는 곧 두 사람간의 음악적 영감의 무급제공자란 사실과 그에 대한 결과임을 알게 된다. 이 후에 작곡 하란 요구를 받게 되고 스승의 제자인 크로마이어가 스승의 여동생인 레아에 대한 감정을 알게 된 후 집으로 소환이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점차 발표하는 곡마다 좋은 반응을 보인 요한과 스승 사이에 어느날 음악의 작곡을 함에 있어서 형식의  자유와 논리에 대한 이견을 보게 된다. 이에 고향으로 오게 된 요한은 아버지로 부터 조상의 기원이 sun이란 나라에서 왔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강제 징집을 당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스승의 말 한마디로 풀려나게 되고 다시 스승 밑에서 일하게 되던 중 스승과 레아의 돌이킬 수 없는 관계를 보게 된다. 그 뒤 스승과 자신이 생각하는 신앙에 대한 차이로 인해서 이견을 보이게 되고 얼마 후 스승이 레아와 요한의 관계에 대한 증오와 질투, 그리고 스승의 고발로 교회 법원에 서게 됨으로써 더 이상 자신이 머물 곳이 아님을 알게 된다. 자신의 곡에 이견을 보였던 스승이 제자의 곡이란 발표를 했을 때엔 이미 요한은 멀리 멀리 가고 있는 중이었다. 

하나코는 겐타로의 자살에 의문을 갖고 시작하게 된 여정이 그가 40년 전 자신의 아버지의 반대로( 아버지는 일제 시대때 조선인에 학대한 전력이 있는 군인이었고 , 뭣보다 하나코에 대한 자신의 집착을 드러냄으로써) 독일로 가게 된 이유를 알게 된다. 뒤이어 그의 주위 사람을 탐문해 가던 중 집주인  사망시 곁에 빌헬름이란 사람이 있었고 그가 잠적하자 그를 알고 있는 기고가 슈타인도르프를 찾아가게 된다. 그 곳에서 그가 쓴 랩소디 인 베를린이란 글을 보게 되고 그 속에 표현된 SS장군인 "뱀"이라 불린 사람이 집주인 이었으며, 트럼펫 연주자였던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찾게 된 당시 10세 소년이었던 빌헬름이 켄타로와의 만남을 갖게 되면서 집주인은 심장마비로,  추측컨대 각종 기자들과 다른 사람들의 취재에 시달린 겐타로는 TNF의 글을 보는 상황과 맞물려서 자살이란 것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지 않았나 하는 하나코와 이근호의 추리로 여정을 끝내게 된다. 

무척 긴 여정의 소설이다. 
소설이라고 하기엔 정말로 현실적인 일로 피부에 와 닿는 구절들이 많다.
 여기엔 오랜 디아스포라의 민족의 대표격인 나치하의 유대인들의 고단한 삶도 들어있고, 하나코의 아버지와 하나코의 관계, 레아와 아이블링거의 관계, 요한과 레아의 아련한 시선의 마주침과 겐타로와 하나코의 사랑얘기가 아주 절묘한 시점을 찾아서 맞물리는 톱니바퀴의 연상시킨다.
시대는 흘렀지만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어떤 흐름을 보여준다. 또한 요한 힌터마이어가  자신이 깨달은 삶과 죽음. 양쪽의 입력이 같다는 이치를 깨닫게 되고 동쪽의 끝을 향해 계속 간다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 글 속의 글엔, 겐타로- 그의 어머니가 말했듯이 일본에서 태어났고 스스로 다르지 않으려 했으나, 다르다고 규정당한 한인 2세의 디아스포라가 자리잡고 그 방황의 삶을 요한의 글을 읽어 봄으로써 자신이  가닿고자 했던 곳이 대한민국도 아니요, 일본도 아니요, 독일도 아닌 자신의 진심을 알아 줄  세상의 단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단 점에서 아련함이 더욱 전해져 온다.
 통역자  이근호 또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엄마 사이에 태어난 자신이 두 나라에서 살지 못하고 독일 이란 제 3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설정 또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전형적인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대변해 주고 있다. 다만   한 가지 희망이란 가슴으로 품어 본 글의 결말에선 다소 한 가닥의 작가의 뜻을 내비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1년이 흐른 후 겐타로의 음악회를 열게 함으로써 집주인 딸 에밀리, 그리고 맥바흔 교수를 위시해서 북에 있는 요한 힌터마이어의 가족들의 초청해 함께 음악을 듣게 된다는 사실엔 역사의 진실 속에 가려져 있었던, 알고는 있지만 애써 밝히지 않았던 우리네 조상들의 한 이 서린 역사의 한 단면을 작가는 기나긴 강의 흐름속에 세세히 그네들의 감정을 살펴서 써 내려간 글이 긴 여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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