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자들은 12세기 런던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뼈를 발굴해서 조사해 보고는 당시 사람들이 지금 우리 세대를 제외하고는 역사상 어떤 시기 못지않게 키가 크고 영양 상태가 좋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여성의 경우에는 키가 더 큰 편에 속했다. 중세시대 가운데 그들은 3세기 동안 가장 위대한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사회에 살고 있었다. 북유럽의 채석장에서 고대 이집트가 피라미드를 건설하기 위해 사용했던 것보다 더 많은 석재를 생산해서 고딕풍 성당을 건설했다. 그 당시 북유럽에는 전쟁 때문에 기근과 빈곤이 있었지만, 평화 시에는 현재의 우리와는 다르게 빈곤이 거의 없었다. 



중세 봉건제 아래에서 영주의 크고 작은 통제는 받았지만, 수십만의 소작인들이 대부분 빚지지 않는 경제적 안정을 누렸으며 중세 농부들은 오늘날 우리보다 더 긴 휴가를 즐겼다. 경제학자들 계산에 의하면, 빅토리아 시대인 1495년 당시 공유지에서 일했던 평범한 농부 한 사람이 연간 15주 정도 일하면 1년 동안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 200년 동안 유례없는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중세시대의 소작농들보다도 더 죽어라고 일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가? 우리는 집 하나 사는 것도 매우 어렵게 되었으며, 부부가 1년 내내 일하지 않고는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조차 힘들고, 그것마저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중세 서유럽 경제가 오늘날의 21세기 경제보다도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비록 길드제도가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었지만, 구성원들이 장인으로 훌륭하게 커나가는 데 직업 훈련과 지원을 아낌없이 제공했다. 또한 중세에는 가격을 합리적으로 매김으로써 자원을 보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무차별하게 물고기를 잡을 필요가 없어 강의 수질을 보호하고 어족량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교회가 이자를 부과시키는 것을 금지하였기에 대부금에 이자를 붙일 수 없었다. 때문에 귀족계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빚이 없었다. 물론 그 대신 중세 봉건제 아래에서의 의무는 있었다. 



그 당시 고딕 성당을 건축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의문이 남아 있었는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당 건축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가혹하게 세금을 징수해서 사람들 삶을 힘들게 한 것이 아니라 가톨릭 교회가 12세기의 ‘블랙머니’라고 할 수 있는 자체 화폐를 발행하여 그 재원을 조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저가의 동전들은 몇 년마다 수수료를 붙여서 회수되고 재발행되면서 지역에서 소비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









원래 경제학은 도덕 철학의 한 분야로 시작되었으며, 경제학이란 사람들을 빈곤에서 탈출하도록 도와주기 위한 학문이다(이것이 경제학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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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an 2023-07-03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논란이 될 주장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저자들의 주장을 위해서 중세를 미화한 듯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23-07-03 20:13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ㅎㅎ
저도 중세 관련 책 조금 읽어봤는데요, 매우 신선한 주장인 거 같습니다.
하지만 천년 중세를 저자가 말한 12~14세기 정도에만 한정하면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그 시기 기후가 넘 좋아서 농사가 엄청 잘 된 시기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
 
















"나는 경제저격수였다. 경제저격수란 대기업과 미 정부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엘리트 조직, 즉 현대판 ‘살인 청부업자’를 일컫는다. 나의 공식 직함은 듣기에도 그럴듯한 수석 경제학자였다. 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것처럼 보이는 인상적인 보고서를 만들어 내는 우수한 경제학자와 경영컨설턴트, 금융 분석가를 휘하에 거느리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담당한 진짜 임무는 제3세계 국가들을 속여 강탈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기업들은 자사에서 갈망하는 무언가를 보유한 나라를 찾아낸다. 그 대상은 귀중한 자원일 수도 있고 전략적으로 의미 있는 부동산일 수도 있다. 그런 다음, 경제저격수들이 출동해 세계은행을 포함한 각종 국제기구에서 엄청난 금액의 돈을 빌려야 한다고 해당 국가 지도자들을 설득한다. 지도자들은 국제기구에서 빌린 돈이 직접 자국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며, 발전소나 항만, 산업 공단 등 인프라 구축을 담당할 미국 기업에 돈이 흘러들어 간다는 정보를 제공받는다. 



이 과정에서 경제저격수들은 지도자에게 확신을 심어준다. ‘국제기구로부터 대출을 받으면 당신은 물론 당신 친구들까지도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친구란 전기나 수출,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 등을 바탕으로 돈을 버는 기업체를 소유한 극소수 부유한 현지 가문을 뜻한다. 다만, 경제저격수들은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미국 기업들이 최고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따로 일러 주지 않는다.



몇 년이 지난 후, 경제저격수는 그 나라를 다시 찾아가 말한다. ‘몇 해 전 빌린 엄청난 규모의 대출을 갚기 힘들어 보이는군요.’ 그 나라 지도자가 두려움에 몸을 떨기 시작하면 경제저격수는 은은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몇 가지를 제안한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드릴 수 있습니다. 석유(혹은 다른 자원)를 저의 회사에 싸게 팔고, 우리 회사 업무 진행을 어렵게 만드는 환경법과 노동법을 폐지하고,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다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저희가 원하는 조건에 따라 귀국 생산 제품에 무역장벽을 세우고, 귀국 공익시설, 학교, 기타 공공기관을 민영화하여 미국 기업에 매각하고, 이라크 등지에서 활동하는 미군을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시기만 하면 됩니다.‘<경제 저격수의 고백 2>



















‘주식회사’는 자본주의 발전의 핵심이다. 수익증권인 주식이 기계와 건물 등 고정자본에 묶여 있는 투자자본을 유동화 시키기 위한 것이고, 주식 소유를 통해 카르텔과 트러스트 등 독점이 생길 뿐 아니라 독점적인 은행자본과 산업자본 결합인 ‘금융자본’이라는 최고 형태의 독점자본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자본이 경제를 지배하게 되면 기업들의 수평적, 수직적 결합이 광범하게 형성되기에, 독립적인 상업자본은 쇠약하게 되고 상품 투기가 거의 사라지게 된다. 힐퍼딩은 여기에서 자본주의가 ‘조직화된’ 사회로 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대중 주머니를 털기 위해, 독점가격은 기승을 부리고 증권거래소는 여전히 성황을 이룬다. 하지만 국내에서 독점이 강화되면 금융자본 이윤추구는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임금을 인하하고 가격을 인상해야 이윤을 증가시킬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일반대중 구매력이 저하하여 독점이 생산하는 상품들이 팔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금융자본은 국내시장을 넘어서는 더 넒은 경제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해외시장에 진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힐퍼딩은 자본의 해외수출에서 상품들을 수출하거나 대부자본(화폐자본)을 수출하는 것보다는 해외에서 철도나 공장을 짓는 직접투자가 훨씬 더 경제영역 확대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해외직접투자는 본국으로부터 화폐자본뿐 아니라 생산재 등 상품들을 수입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해외직접투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본국 정부의 정치적, 외교적, 군사적 지원이 필수불가결하게 되며, 자본주의 열강 사이에 식민지와 종속국 등 경제영역을 둘러싼 투쟁과 전쟁이 불가피하게 된다고 힐퍼딩은 전망한다. 그리고 힐퍼딩은 금융자본의 경제정책인 제국주의에 대해 프롤레타리아가 ‘자유경쟁을 재건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타도를 통해 경쟁을 완전히 지양’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금융자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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