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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두려운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의심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
아티나 다닐로 지음, 김지아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5월
평점 :
저자는 미국의 부부, 가족문제 전문 심리치료사다. 이 책은 가면증후군을 극복했던 자신의 경험과 내담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책은 2부로 되어 있다. 1부는 가면증후군의 정의와 유발 요인, 삶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2부는 가면증후군과 관련한 경험을 짚어보고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독자가 직접 생각하고 써보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완벽주의자에 관한 심리학으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가면증후군에 관한 용어가 나와 좀 당황스럽다. 완벽주의자는 가면증후군의 한 유형이다. 가면증후군(Imposter syndrome)은 자신은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유능하지 않다고 믿는 현상이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자신의 성과에 만족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의 유능함을 인정하지 않는다. 가족, 사회, 공동체가 기대하는 모습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려다 보니 어떤 일을 성취하더라도 계속 유능함을 증명해야한다고 믿는다. 결국 번아웃(스트레스가 쌓여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피로상태)이 오고, 분노가 차있는 상태에 이른다. 가면증후군의 다른 유형으로 천재형, 외로운 개인주의자형, 전문가형, 슈퍼히로형이 있는데 완벽주의형과 그리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부모가 바라는 삶에 부응하기 위해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기도 하고, 남자는 강해야한다는 아버지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좋아하지도 않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척 살기도 한다. 이러한 가면을 벗어 던지고 나의 진짜 모습과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표현해야 한다. 남이 바라는 내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나 자신을 돌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나의 실수와 실패에 가혹하게 비판하는데 시간을 소비하지 말고, 힘들면 도움을 요청하고, 어려운 일은 거절하면서, 내 시간을 확보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휴식한다. 나는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사람이지, 부모나 직장 사람들, 친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할 필요가 없다.
가면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 도움요청하기, 나만의 시간갖기, 거절하기를 실천한다. 남에게 도움 요청한다고 내가 나약하거나 무능한 것은 아니다.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이기적인 것도 아니고, 자신이 원치 않는 것을 거절한다고 남이 나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죄책감이 들고 불안하다면 내면의 비판자가 나타난 것이므로, 당당히 나를 응원해줄 내면의 응원자를 자주 만나야한다. 남보다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구성은 여러 면에서 참 친절하다.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저자는 각 장을 끝내면서 '핵심정리'에서 다시 간단히 설명해준다. 이렇게 정리해주니 다음 장을 읽기 전에 모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다 읽고 나서 다시 훑어보며 생각을 정리하기에 좋다. 또한, 새로운 장을 시작할 때는 간단히 어떤 내용을 다룰 것인지 설명하고, 바로 일상의 에피소드를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데, 처음 듣는 용어와 개념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구조가 이해를 돕는다. 구체적인 에피소드는 내 자신 뿐만 아니라 내 아이와 주변 사람들의 경우를 떠오르게 하여서 현실감있다.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고 가혹하게 대하거나, 남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애쓰는 사람이라면 일독할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