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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빠와 여행을 떠났냐고 묻는다면
안드라 왓킨스 지음, 신승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다른 사람을 챙겨주기 보다 챙김을 받는 것이 몸에 배인 아버지와 자기가 쓴 소설 주인공이 간 길을 걸으면서 책을 홍보하려는 딸이 쓴 여행수필이다.
저자는 잘 나가던 회계사에서 금융위기 이후 수입이 줄자 소설을 쓰게 된 44세의 중년여성이다. 미국 미시시피 나체즈에서 앨라배마를 거쳐 테네시 내슈빌에 이르는 714km를 도보하기로 계획하며 동반할 사람을 찾아보니 시간이 남는 아버지만 가능하다. 118kg의 거구에 80세로 연로하신 데다가 수면무호흡기를 달고 주무셔도 코를 고시는 그리고 여행을 하며 알게 된 사실로 배변 조차 불규칙하신 아버지는 사실 같이 여행하기에 힘든 존재다. 그러나 엄마가 중간에 참여하며 이 셋이 서로의 감정 고저를 경험하며 행복한 결말을 낸다.
여자 혼자 길을 걷는다는 것이 위험하다는 인식이지만 아버지의 고집을 닮은 저자는 주저없이 실행으로 옮긴다. SNS로 소통하며 응원해주는 사람들로부터 용기를 얻고, 마땅한 화장실이 없어 길에서 볼 일을 보고, 배탈이 나서 실수를 하고, 45세 생일에도 걷고, 그렇게 걷는데도 살은 빠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과속으로 지나가는 차 때문에 생명의 위험을 느끼기도 하지만, 국립공원 관리원들의 도움과 마지막 도착 지점에서는 두 곳의 TV 방송국의 인터뷰도 오고 여러 지인들이 모여 축하해주며 끝난다. 그러면서, 짧더라도 가족과 여행을 해보라는 조언으로 끝을 맺는다.
간단하게 사이사이 아빠의 글도 삽입되어 있다. 젊은 날을 회상하며 딸과 다른 관점을 묘사하는데, 엄마와 딸이 지나치게 가까워서 자신은 집에 오면 소외감을 느꼈는데, 딸은 아버지가 늘 귀가하면 피곤하다면서 같이 시간을 보내주지 않은 것을 섭섭하게 생각했다. 고집스러운 아빠와 딸은 서로 닮은 듯 다른 생각으로 일생을 살아왔고 여행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솔직 담백한 수필로 중간중간 유머도 있고 감동도 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가족끼리 상처입고 입히기도 하고 결국 그것을 푸는 것이 비슷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