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을 찾아서
김신명숙 지음 / 판미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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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신은 여자였다.
모성원리가 지배했던 그 시절은 대체로 평화롭고 평등했다.


중국에 여와 신화가 있다는 건 들었지만 우리나라의 마고할미도 마찬가지로 여신과 같은 존재라는 건 몰랐어요. 저자는 선사시대부터 신화와 역사속의 여신의 흔적과 증거를 기록했습니다. 남성이 주도권을 잡기 전까지 여신을 숭배하는 시대는 평화로웠다고 해요. 여신은 모성 존중과 자연에의 사랑을 표현한다고 되어 있어요.

 

단군 신화에 나오는 웅녀가 단군 이전에 홀로 여신으로 존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해요.
한반도에서 출토된 신석기 여신상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옛 동아족 지역에서 불쑥 나타난 우하량의 거대한 여신은 한반도 여신의 역사를 새롭게 돌아보라고 속삭인다.p.90

 

 크레타 섬의 미노아 사회와 크로노스 성소에 깃든 여신에 대해서 자세히 말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크레타 섬으로 제주도를 꼽습니다. 제주 무신도의 특징이 뱀 이미지라는 것까지 크레타 섬과 무척 흡사하다고 해요. 심지어 시집갈 때 뱀신을 모시고 가는 마을도 있었답니다.


제주에도 설문대할망이나 자청비, 가믄장아기 등 많은 여신들이 있다.

더구나 놀랍게도 크레타 섬 여신상과 유사한 무신도도 있다.p.263

 


지리산 성모천왕은 고려 개국을 이끈 배후가 되었다고 해요. 호국신이기도 했고 병을 낫게하는 신통력을 가진 존재로 알려져있다고 합니다.

지리산 천왕인 성모가 도선을 시켜

왕건의 할아버지 작게건이 제왕의 땅에 터를 잡도록 했다.
지리산 성모는 무엇보다 호국신으로 여겨졌다. p.345
 


신라에 대여신 서술성모가 있었고 여왕이 통치권을 갖는 배경이 되었다고도 합니다.


가야에는 정견모주가 있었고 그녀가 대가야의 왕 뇌질주일과 금관국의 왕 뇌질청예를 낳았는데, 뇌질주일은 이진아시왕의 별칭이고 청예는 수로왕의 별칭이다.p.510-511


이 책은 여신 신화에 대한 발자취를 추적하여 크레타 섬을 비롯해 여신과 관련된 유물이나 증거가 있다면 끈질기게 찾아내서 기록으로 남긴걸로 보여요. 여신은 생명탄생, 치유, 자연, 보호 등의 따뜻한 이미지로 그려집니다. 여성의 신체를 형상화한 유물, 건축물, 지형 지물도 의미를 갖고요. 남성성과 평화, 공존, 이해를 할 수 있는 여성성을 알 수 있게 되었어요.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돌아보게 합니다. 이 책의 내용처럼 여성이 먼저 올바른 기준을 세워 남성과 화합하여 인권 회복을 이끌고 세상을 치유하는 변화와 기적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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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의 품격
장중호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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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하고 갑질하는 것이 품격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성공과 품격은 을의 마인드로 섬기는 사람에게

반드시 더 가깝게 다가온다고 믿습니다. p.25 


퇴근할 때가 되면 옷도 후줄근해지고 머리에는 열이 올라 얼굴마저 달아올라 있어요. 업무를 해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는데 직장에서 품격까지 생각할 여유는 없지요.  『직장생활의 품격』에선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직장생활에 대해 알려주는 걸로 보입니다. 품격을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는 실용적인 비법이 기대됩니다.


이 책의 시작 부분에 재미난 에피소드가 실려있어요. 회의 중에 기업 대표가 임원들에게 수첩을 놓고 나가라고 했답니다. 갑작스런 명령에 임원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는데, 그 이유는 대표 말과는 상관없는 낙서와 푸념을 쓰거나 대표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그리거나 욕설도 써놓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직장인들이 별로 듣고 싶지 않을때 눈을 내리깔고 수첩에 아무 생각없이 적는 습관 탓인데, 저자는 그 이야기를 들은 후 미팅에 아예 수첩을 가져가지 않는다고 해요.

 


저자는 20여년간의 직장 생활 동안 마케팅, 전략 실무 등 많은 일을 경험했디고 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직장인으로서 자신의 품격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밥값, 즉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밥값을 한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당당해지고 주변에도 좋은 영향을 주어 인정받고 성과도 올리게 된다고 주장해요. p.27


1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복잡한 직장생활의 방정식 6가지


1.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 
2.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즐기는 자는 당할 자가 없다 
3. 갑과 을의 세계, ‘을이 갑보다 강한 이유’ 
4. 경계에 선 사람들이 살아남는다 
5. 직장생활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자존감 수업 
6. 무한한 긍정의 힘이 직장생활의 파워에너지다


CNN의 테드 터너 회장의 발언을 우리나라 '배달의 민족'대표가 사무실에 한국어로 번역해서 붙여놓은 말이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라고 합니다. 강렬하고 의미가 확 와닿는 문구예요. 이건희 회장이 말한 잘 나가는 사람의 뒷다리를 자고방해하는 사람이 많다는 뒷다리론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해요. 
자신이 젊은 시절 클라이언트 앞에서 졸았던 일을 얘기하며 20-30대 직장인들은 백신을 맞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이겨내라고 말해요.

 


심하게 꾸중한 뒤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과장으로부터 "제 월급에는 상무님께 혼나는 매 값, 욕 값이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라는 말이 재치있었어요.

월급에는 모든 기회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1. 내가 쏟는 시간과 역량에 지불하는 물리적 비용.
2. 정신적인 비용:스트레스
3. 기회비용:직원이 다른 선택을 했을때 얻을 수 있는 기회비용 P.113-115

직장인들에게 적성은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했을 때 좀더  잘 버틸 수 있으냐의 문제이기도 하다.P.153

 


미래가 불안하니 오늘도 불안하다면 그건 너무 억울한 일이 아닐까 싶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도 분명히 직장에서 미래가 불안한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 순간을 이기지 못하고 포기해 버렸다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오늘은 없었을 것이다. P.230

4부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직장인 성공법칙 3가지


1. 성공 법칙 1 Prove Yourself 당신 자신을 증명하라 
2. 성공 법칙 2 Brand Yourself 당신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3. 성공 법칙 3 Hire Yourself 당신 자신을 고용하라


이 책에선 현실적인 조언을 합니다. 처음에 품격은 밥값이라는 데서부터 따뜻한 위로보다는 일침이 나올거라는 예상을 하게 해요. 승진을 원한다면 자신이 승진할 수 있는 조건에 맞는지 부족한 부분을 채우라고 하고, 자신을 브랜드화 하여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도록 합니다. 스스로를 고용한 거라고 생각하여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것도 괜찮은 방법으로 보여요.


저자의 경험이 바탕된 직장 생활의 이야기가 드라마 미생에 나오는 충고처럼 어렵지 않게 다가옵니다. 복잡한 표나 딱딱한 설명보다 직접 겪은 일들, 다른 사람의 경험들을 넣어 납득하게 해요. 직장인으로 기본적인 역할부터 충실하게 하는,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만들어가는 방법들이라 마음에 듭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 자체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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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18 - 모르는 영역
권여선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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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수상작가분들은 우리나라 문학의 중심을 세우시는 분들이 아닌가 합니다. 여러 문학상 중에 이효석 문학상처럼 시대를 뛰어넘는 작가의 이름을 단 문학상은 수상 작품의 수준이 높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미 등단을 하신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 엄선하여 선정되었기에 더 신뢰가 가고요.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이효석문학상에서도 여러 유명 작가분들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군요.  국내 최고의 단편들을 묶은 작품집이고 최근에 읽었던 '몫'을 쓰신 최은영 작가님도 있어서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대상 수상작인 권여선 작가님의 [모르는 영역]은 이혼한 후 딸과도 어색해진 그의 이야기입니다. 딸인 다영의 말투가 ~다나까 여서 처음엔 읽으면서 내용 파악이 잘 되지 않았어요. 여주에서 도자기 비엔날레를 하는 다영을 만나 그녀의 팀원들과 식사를 한 후, 식당에서 식사대금 문제로 실랑이 합니다. 다영은 식당 주인에게 순순히 계산을 해준 그에게 소리를 질러요. 부녀는 어색하게 행동하다 그가 떠나기 전 평범한 부녀처럼 대화하고 끝이 납니다.



왜 아침달 낮달 저녁달이 아니고 모두 낮달인가 생각하다, 해 뜨고 뜬 달은 죄다 낮달인 게지, 생각했다. 해는 늘 낮달만 만나고 그러니 해 입장에서 밤에 뜨는 달은 영영 모르는 거지.p.43    



권여선 작가님의 또다른 작품 [전갱이의 맛]은 이혼한 전남편이 성대 낭종 수술로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게 된 경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말은 순수히 타인만 향한 게 아니라 나를 향한 것이기도 했던 거야. 

그런데 말을 못하게 되면서 타인을 향한 말은 그럭저럭 포기가 됐는데 

나를 향한 말은 그건 절대 포기가 안 되더라고. p.62


김미월 작가님의 [연말 특집]은 대학시절 룸메이트였던 영미 언니가 부랑자가 되어 대학 동문들을 만나길 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과거 일을 회상하는 선의 이야기예요. 

김희선 작가님의 [공의 기원]은 제물포 바닷가에서 영국인 수병으로부터 축구공을 하나 얻었던 소년이 그 축구공을 수리하다 축구공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의 증손자에 이르러 무인 공장을 열게된 역사에 대해 말합니다.

김봉곤 작가님의 [컬리지 포크]는 동성애자가 일본에서 생활하며 만난 관계에 대한 내용입니다. 



최옥정 작가님의 [고독 공포를 줄여주는 전기의자]는 특이한 제목으로, 암 진단을 받은 조각가가 소설과 동명의 작품을 만드는 이야기예요. 실제 작가님께서 암 투병 중에도 이 글을 쓰시고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지금 그가 가질 수 있는 전부다. 그는 깊게 느낀다. 

죽을 때까지 죽지 않는, 그가 마지막까지 가지고 갈 것은 이 감각이다. p.233


최은영 작가님의 [아치디에서]는 엄마와 살던 브라질 청년 랄도가 짝사랑하는 일레인을 찾아 왔다가 그녀에게 거절당한 후 아치디 마을의 사과 과수원에서 일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그는 한국여성 하민을 만나고 그녀를 통해 인생이 변하게 되지요.


팔 년 전 베개를 끌어안고 일레인을 그리워하던 사람을 나는 멀리서 바라본다. 

곧 아일랜드로 떠날, 화산 폭발로 발이 묶여 아치디라는 마을로 향하게 될, 

결국 그곳을 떠나 다시 돌아올 사람을.

넌 네 삶을 살 거야.

하민은 그에게 그렇게 말할 것이다. p.325 


수상작들을 읽으면서 놀라운 문장들을 발견했습니다.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하고 새로운 깨달음에 눈을 떴다고 할까, 그런 기분이 들었어요. 수상작가분들은 다들 경력이 어느정도 쌓인 중견인 경우가 많아요. 작가 인터뷰, 왜 수상작이 되었나에 대한 작품론도 내용이 좋았어요.


젊은 작가들의 문장이 아무래도 쉽게 읽히는 편이라 속도감 있고, 경력이 많은 작가들은 문장을 더 꼼꼼히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구성이나 전개 방식도 개인차도 물론 있지만 세대의 변화를 느끼게 되는 어떤 형식이 있었습니다. 선물상자 속의 선물을 하나씩 열어보는 듯이 읽었어요.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원문:http://blog.yes24.com/document/10779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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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계급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4
소스타인 베블런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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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 대한 욕망은 충족되지 못한다.


예전에 '5초 백'이라는 별명을 가진 명품백이 있었지요. 고가의 백을 부유한 사람들과 연예인들이 많이 갖고 있다는 이유로 너도나도 구입해 흔하게 볼 수 있는 유행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현상을 설명하는 뉴스에서 ‘베블런 효과’라는 용어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소비로 자신을 규정하고 과시하는 오늘 우리의 과시적 소비 심리와 낭비 행태'를 제대로 파악한 베블런의 저서 [유한계급론]에 시대를 뛰어넘는 경제적 통찰이 담겨있을 거라 기대되었습니다.



유한계급:생산활동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소유한 재산으로 소비만 하는 계층

유한계급이라는 제도는 야만적 문화의 후기 단계에 이르러 가장 잘 발달이 되었다. p.11



재산은 영웅적인 행위나 약탈적 행위보다 더 뚜렷하게 구분되면서 멋진 성공의 객관적 증거로 쉽게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p.37



개인의 부에 대한 욕망은 결코 충족되지 못하며 

부에 대한 평균적이고 일반적인 욕망이 충족되면 그걸로 만족한다는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그 욕망의 근본적 바탕은 남들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는 욕구이기 때문이다.p.40


값비쌈의 표시는 물품의 아름다운 특징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거기서 생겨나는 효과를 아름다움의 평가라는 항목 아래 포섭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값비쌈의 표시가 곧 고가 품목의 아름다운 특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p.134



좋고 옳은 것에 대한 인식 변화는 인간 생활에서 기껏해야 아주 천천히 나타난다. 

한 종족이 과거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던 관점으로의 퇴화는 훨씬 쉽다. p.193



사회 복지의 관심은 부분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의 산업적 효율성을 증진하고 

그들에게 손쉬운 생계수단을 적절히 가르치려는 것이다.p.328


시간이 지날수록 재산이 사람들의 존경과 부러움을 사는 건 더 심해진 걸로 보입니다. 베블런은 1899년에 이 책을 출간했다고 하는데 세기가 지나도 여전히 그의 주장이 적용되는 건 신기하기조차 합니다. 읽는 동안 그렇게 오래전에 출간되었음에도 시간의 흐름을 거의 느낄 수 없었어요. 그 자신은 말년에 오두막에서 소탈하게 살다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묘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과시적 소비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한 사람답게 살았다고 할까요. 과시적 소비의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는 저서입니다. 소비와 과시에 대한 인간의 심리, 인류학적인 변화, 심지어 복지 정책에 관련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그는 시간과 상품의 소비에 관한 올바른 사고 습관을 갖추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여성의 지위와 그의 시대에 여성은 남편을 대리하는 삶으로 생각하고 여성 해방운동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부와 소비를 종교, 정치와 관련해서도 얘기하고 있어요.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꼭 읽어 볼 만한 내용으로 추천합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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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 W-novel
사쿠라마치 하루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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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억은 심장에도 머물러. 인간의 마음은 문자 그대로 여기에 있으니까.


위즈덤하우스의 첫번째 라이트노벨!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을 보고 오랜만에 무척 감동받았었어요. 둘의 몸이 바뀐 코믹스런 상황에서 서로의 마음이 이어지고 첫사랑에 빠지는 내용이 아름다웠습니다.

[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의 소개에서 한 달마다 기억이 리셋되는 수학 천재 소녀가 기억하는 건 소년의 전화번호뿐이라니 '너의 이름은'을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풋풋하고 순수한 첫사랑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기대되었습니다.  


"전향성 건망증."

그것이 그녀가 내게 건넨 첫 마디였다.

그것이그녀의 고백인지 아니면 독백인지 판단이 서지는 않았지만 

나를 향한 말이라는 것은 분명했다.p.7

공통점이라고는 같은 학교,같은 반에 속한다는 것뿐인 아스나가 어느날 말을 건넵니다. 

아스나는 그의 생일인 2월 20일이 친화수라는 듣기만 해도 복잡한 수학 숫자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친근감을 느낀 거였어요. 아스나는 자신의 기억이 한 달 주기로 리셋된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그리고 친구가 되어달라고 해요. 

"내가 사랑하는 건 너의 숫자야. 말했잖아.나는 숫자밖에 사랑할 수 없다고."p.16


그는 자신의 핸드폰 번호와 생일이 좋다는 이유로 사귀자는 그녀가 특이하게 느껴졌죠. 하지만 그녀가 말

한 약속 장소에 나갑니다. 그녀는 그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그의 핸드폰 번호를 보고 돌변하죠. 



"대단해. 네 핸드폰 번호는 친화수구나. 

친화수의 한쪽 수, 심지어 나랑 한 쌍이네."


"그렇구나. 그래서 지난달의 내가 너를 사랑한 거구나."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가진 숫자를 사랑한 거겠지만."p.39

그녀는 기억을 잃는 주기가 짧아져 더 악화되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고 합니다. 친구를 만든다. 그 친구와 여행한다. 미해결 수학 문제를 푼다. 그는 그녀를 돕기로 해요.

그는 친구 리에의 죽음 이후 다른 친구 유이치와 사이가 멀어진 걸 말합니다. 점차 둘은 더 가까워져요. 그녀와 단둘이 떠난 여행에서 아스나는 주기가 매월 하루씩 짧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내 기억이라는 게 그렇게 소중한 걸까?"

"소중해."

"어째서?"

"아키야마 양의 기억에서 내가 없어지면 슬프니까."


"그럼, 네가 죽을 때까지 나를 기억해주면 되잖아. 

내 기억이 없어지더라도, 네가 그 기억만큼 기억해주면 되잖아. 

그러면 나는 살아 있을 수 있어. 

네가 70살까지 산다면 나도 70살까지 살 수 있는 거겠지."

p.115 -117


"만약에 다음 생이 있다면, 내가 내가 아니게 되더라도 나를 좋아해줄래? 

어딘가에 있는 나를 찾아내서 고백해서 나의 연인이 되어줄래?"p.153


"내가 너를 잊더라도 너는 절대로 나를 잊지마. 혹

 내 기억이 너를 잃는다 해도 이 마음이 너를 기억하고 있으니까." p.204



나는 지금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얼굴도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분명 그는 나를 맞이하러 와줄 것이다. p.243


아스나는 숫자와 수학자에 대한 내용이 대화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그는 불평하지 않아요. 둘은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는 점점 아스나에 대해 알아갈 수록 마음도 따르게 되는 걸 느낍니다. 아스나에게는 기억을 잃는 것만 문제가 아니었어요. 결말이 비극으로 끝날까봐 마음 졸였는데 다행히 해피엔딩이에요. 일본 소설 특유의 섬세한 감정표현과 쓸쓸함이 느껴지는 감성적인 소설이었어요. 아닌게 아니라 '너의 이름은'과 상당히 흡사한 분위기예요. 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 사람에게 추천해요. 


그리고 위즈덤하우스에서 라이트노벨이 출간된 걸 축하합니다!

내용 뿐만 아니라 책의 구성, 편집, 디자인도 감각적인 위즈덤하우스에서 앞으로 나올 수준높은 라이트노벨들을 기대하겠습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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