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하고 관심끌려 문란하게 놀았다니 이해불가. 상대도 만만찮아 해피엔딩
기대이상 재밌어요. 그림 예쁘고 코믹해요 주변인물들도 귀여워요. 청정구역이네요.
일흔에 번역가가 되어 200편 넘게 번역한 저자가 말하는 인생의 깊이와 가능성을 기대했습니다백세를 10년 남긴 나이 구십은 정말 어마어마한 세월입니다. 그 나이가 되면 몸은 마음대로 되기 어렵고 건강에도 이상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마지막을 대비해야하지 않을까싶은 나이에 새로운 일을 한다는 건 어지간한 용기와 의지없이 불가능하겠지요. 그럼에도 책을 읽는 동안 문장에서 힘을 느꼈어요. 기자라는 이력이 말해주듯 이성적이고 건조한 말투로 사실과 감정을 털어놓습니다. 노년의 저자에게 기대한 너그러움이나 여유보다 열정이 가득했어요. 저자는 언론사에서 퇴직한 후 잘못된 투자로 전재산을 잃고 먹고 살기 위해 번역일을 시작했어요. 늦은 나이에 시작한 새로운 일은 그에게 평생 한이었던 글쓰기에 대한 욕구를 현실화 했답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누군가 겪을 수치와 절망을 그도 겪었고 절망이 인간을 찾아다니는 한 어쩌면 그의 이야기가 불멸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했어요. 그 욕망이 늙고 병든 인간을 살아남게 한 생명의 근원이고 그 욕망의 제물이 된 데에 일말의 후회가 없다고요. 당당한 기개가 느껴지는 말입니다.젊은 기자 시절, 저자는 집단에 순응하지 않는 아웃사이더였고 그와 반대로 처세에 능한 후배가 있었어요. 저자를 똥차라 불렀던 후배는 승승장구해 공천받아 국회의원이 될거라는 소문도 돌았어요. 새 정권이 들어서고 후배는 숙청대상이 되어 권고사직을 받았지만 거부하고 출입구 옆에 책상을 두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 책상이 사라져 모진 박해와 창피에 백기를 들었나 싶었지만 자살이라는 말을 들은 순간 그가 겪었을 공포와 두려움이 뱃속까지 얼어붙게 했답니다. 마흔 일곱의 그보다 더 오래 살았지만 행복하지 못했다는 말이 인생을 돌아보게 하네요. p.35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다룬 책을 출판하려 했을 때 반년 넘게 서른 곳에서 거절당했습니다. 나중엔 원고를 퇴짜놓은 곳에 다시 보내기까지 했답니다. 그간의 경력마저 날아갈 위험에도, 거절한 출판사에 조언을 구해 다시 편찬해 마침내 책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어요. 똑같은 실패를 최소 두 번은 맛봐야 실패 경험을 분석하고 체계화할 수 있답니다. 저자가 세상에 발표한 열 권 중 실패를 겪지 않은 책은 없으니까요. p. 73저자는 일흔 살에 할 수 있는 일을 스무 살의 자신이 하지 못했을 리 없다며 후회했어요. 그 말이 가슴을 울립니다. 생의 마지막 기회를 참된 인생을 걸어가는 데 쓸 것인가 주어진 길을 따라 늙고 병들어가는 데 쓸 것인가. p. 173나이가 많아 현실이 여의치 않아 그런식으로 핑계대며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격려가 되네요. 인간은 언제 어떤 식으로 끝을 맞을지 모릅니다. 불치의 병에 시달리던 사람보다 간병하던 가족이 먼저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요. 인생을 하얗게 불태웠다고 말할 수 있을만큼 바라는 일을 원없이 해보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용기를 건넨 인생 선배에게 감사합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