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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맞지 않는 ㅣ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카프카의 변신은 가족과 인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어요. [ 인간에 맞지 않는]은 변이를 소재로 은둔형 외톨이, 니트족 같은 사회 문제를 다룬다니 기대되었습니다.

사람이 이상한 모습으로 변하는 이형성 변이 증후군, 다른 이름으로 뮤턴트 신드롬이 퍼져갑니다. 이 병은 감염병이 아니고 일시적 증상도 아니며 청년층 중에서 특히 은둔형 외톨이나 니트족에 집중되어 나타나요.
겉모습이 기이해서 환자를 혐오하고 돌보길 거부하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환자를 죽이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어요. 환자의 신체는 소화기관이나 신체구조가 바뀌어 먹는 것도 변하고 대화나 수화도 불가능해요. 소통이 불가능해진 환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정부는 이 병을 치사성 질환으로 정합니다. 병원에서 이 병으로 진단받은 시각부터 환자는 사망처리 되지요. 생명보험도 적용됩니다.
미하루와 이사오의 아들 유이치도 이형성 변이 증후군을 판정받아요. 미하루는 유이치를 돌보기로 하고 친척들에게 부고를 전합니다. 반응은 냉담해요.
말에는 동정의 의미를 담고 있었지만 어쨌든 간에 한심스러워하는 것이 엿보였다
이형성 변이 증후군 : 하늘의 조화, 사회적 약자 솎아내기
오늘날 이 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기이한 병에 대해 불행한 일이라 생각하면서 나는 매우 깊은 관심을 가지고 느긋하게 구경거리 보듯 지켜보고 있다.p.46

변이자의 모습은 일정하지 않고 미하루는 변이자 가족 모임에 가입해요. 그곳에서 노노카와 그녀의 변이된 딸 사아야를 만납니다. 사아야는 인간 얼굴이지만 몸은 개에 노노카를 물어요.
변이자에게 인권은 없다 법도 적용되지 않는다. 설령 보건소에 데리고 가서 살처분한다 한들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고. 병을 앓는 환자 수에 비해 거리에서 변이자의 모습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그들이 몸을 숨기고 있어서만이 아니라 일정한 비율로 처분되고 있기 때문인 것일까? p.138

절망하고 있나요?
인생이 지긋지긋해졌나요?
이제 다 집어치우고 싶나요?
뭔가를 말해야만 할 것 같았다. 꿈속인데도 목이 바싹바싹 마르면서 미하루는 대답했다....뭐라고 대답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p.221

카프카의 변신에서 모티브를 따와 요즘 상황에 맞게 전개되는 내용이에요. 지금 전세계에 만연한 전염병도 고령층이 주로 걸린다는 이유로 복지비용 부담을 줄이기위해 방치하는 나라도 있다고 하니까요. 병에 걸리는 사람의 유형이 정해져 있어 환자가 비난받고 바로 사망처리된다는 점도 섬뜩하지만 현실감이 있어요. 슬프기도 하고 생각을 많이 하게하는 결말이에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