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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조지 오웰 서문 2편 수록 ㅣ 에디터스 컬렉션 11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평점 :
조지 오웰의 날카로운 비판과 현실 비유가 시대를 뛰어넘어 공감을 갖게하는 명작 동물농장의 에디터스 컬렉션이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특이하게도 조지 오웰이 쓴 서문이 있습니다. 그는 1937년부터 작품을 구상했지만 1943년 당시 책을 출판하겠다는 출판사를 찾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영국인들이 스탈린주의에 열광하여 소련을 비판하는 내용을 다루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심지어 지배계급을 돼지에 비유해서 더 반감이 심했어요. 그는 사상과 발언의 자유에 반대하는 모든 주장에 반발하여 소련 정권에 대한 비판을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영국 최고 명문사립 이튼에 장학금을 받고 다녔고 스무 살도 되지 않아 제국경찰이 되었지만 제국주의에 환멸을 느끼고 작가로 전향했어요. 작품이 팔리지 않아 빈곤을 경험했고 공산당이 스페인 정부를 장악한 후 벌인 숙청을 보고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의 허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매너 농장의 동물들은 돼지 나폴레옹, 스노볼의 선동에 동조해 인간과 관련된 모든 것을 거부하고 동물농장의 일원이 됩니다. 스노볼과 나폴레옹은 동물존중주의 원칙을 내세워요.
이 계명은 동물농장의 모든 동물이 영원히 지켜야 하는 불변의 법이 될 터 였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이면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P.63

돼지들은 동물위원회를 조직하고 인간과의 전쟁을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 말 복서는 인간을 죽이고 말아요. 복서가 괴로워하자 스노볼이 소리칩니다.
"감상은 그만둬요, 동무! 전쟁은 전쟁. 좋은 인간은 죽은 인간뿐입니다."P.83

나폴레옹은 몰래 키운 개들로 머리좋은 스노볼을 공격해 추방합니다. 나폴레옹은 스노볼이 만들려던 풍차를 반대해놓고 자기 아이디어로 포장해 추진해요. 풍차가 파괴되자 스노볼이 범인으로 지목됩니다. 암탉들은 달걀 착취에 반대하다 스노볼의 지시를 따랐다는 혐의로 학살당해요. 다른 동물들의 자백과 처형이 계속됩니다. 나폴레옹 일당은 인간이 가졌던 것을 차지하고 다른 동물들을 노예로 만들어요.
그녀가 앞발로 지켜준 것처럼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면서 모두 동등하게 살아가는 사회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도착한 곳은 아무도 감히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시대,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개들이 사방에서 어슬렁거리는 시대, 동무들이 충격적인 범죄를 자백한 뒤 갈기갈기 찢기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하는 시대였다 P.129

식민지 시대에 살면서 제국주의에 반감을 갖고 사회주의를 추종하는 분위기에도 비판의식을 가졌던 조지 오웰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어요. 빈부격차와 차별에 대한 답으로 공산주의를 이상화해도 자유와 권리를 독점한 권력자들은 더 부패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인간본성을 동물에 비유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뛰어난 명작입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