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평점 :
오랜만에 연락하는 것이 생존 신고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지내요]제목처럼 생활과 삶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

이 책은 삶이 고통이라면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합니다. 이야기의 중심은 말기 암 환자가 된 친구입니다. 실험 단계인 치료법이 기대치 이상으로 성공적이라는 말을 들은 친구는 환희와 우울 사이를 오락가락해요.
사실 암 진단을 받은 후 친구의 처음 생각은 어떤 치료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고통스러운 치료가 몸을 축내며 길게 이어지리라 예상했다.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지 말라고 열심히 설득했다. 병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면 다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50 대 50이면 확률이 아주 낮은 것도 아니지 않냐고. 결국 설득하기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그 자신도 그렇게 일찍 파티장을 떠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P.41

친구는 치료의 실패로 암이 전이되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않은 친구에게 퇴원한 후 어디 가고 싶은 곳이 있냐고 물었어요. 버킷리스트 최우선 순위에 대체로 여행이 들어 있다는 생각에서 한 질문이지만 친구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죽어가고 있다는 걸 아는데 여기 누워서 생각을 하다 보면 특히 밤에 말이야 그러면 마치 내게 남은 시간이 무궁무진하다는 느낌이 들어.
그게 영원이겠지. 나는 속으로만 말했다.
영원이 가까웠다는. 친구가 말없이 동의했다.
때로는 무심결에 시간이 좀 더 빨리 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
죽어가는 것이 결국 따분한 일이라면 그거야말로 좀 대단한 거 아닐까? 친구가 말했다.P.92

다들 어떻게 해나가는 걸까. 수년 동안 한집에서 살고 같은 침대에서 자고 같은(혹은 감히 같다고 믿는) 미래의 계획을 세우며 삶을 함께한다. 수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상대의 의사를 묻지 않고는 어떤 일도 시작하지 않고 두 사람의 경계가 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그런 지점에 이르고
그리고 믿을 수 없지만 바로 그 생애에 (결국 얼마나 짧은지)상대방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조차 전혀 모르게 되는 날이 온다.P.172

소설이지만 에세이같아요. 정말 많은 영화와 문학,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잘 모르는 작품에 대한 소개와 해석이 있어 이 책 한 권으로 여러 작품을 들여다본 기분이 들어요. 친구의 병으로 인해 떠오른 여러가지 생각이 일상의 시간 흐름을 따라 나와요.
주변의 고양이에 대해 말하다 특이한 기사나 영화를 언급하기도 해요. 기본적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심각한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있게 풀어낸 내용이에요. 미국 작가인데 프랑스 작가같은 분위기가 있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