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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 -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통역사의 성장 에세이
박정은 지음 / 서사원 / 2021년 8월
평점 :
부모의 이혼은 아이 잘못이 아닌데 아이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 는 실제 부모의 이혼 후 겪었던 경험담이라고 소개되었어요

저자는 부모의 아픔과 어린 시절의 스픔을 들춰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비슷한 경험을 하며 자란 사람들에게 솔직히 상처를 드러내고 이야기하자고 하고 싶었다고 해요. 이혼이 비난받을 이유나 한 부모 가정의 아이도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자신감을 잃을 이유가 없습니다.
저자와 아빠와 동생은 여러 집을 전전하며 살았어요. 아빠는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했고 일과 육아를 병했했어요.
부부의 성향이 서로 맞춰 가기 어려울 정도로 다르다 해도 심지어 누구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어 함께 살기 어려워도 장성한 자식이 결혼할 때 문제가 될까 두려워 참고 살기도 했다.
선입견이 팽배한 사회였으니 우리 역시 부모의 이혼을 숨기기 바빴다. 차별받을까 두려워 숨죽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 마치 전염병을 앓는 사람인 양 행동했던 것 같다.p.58

부모의 이혼이 유전될까 싶어 유년 시절 내내, 결혼 후 한동안 불안해했습니다. 그 불안은 아빠가 이혼 이유를 엄마의 지나친 집착때문이라고 한 후부터 시작되었어요. 시간이 흐른 뒤에 잘나고 인기 많은 아빠를 좋아하던 이성이 문제가 되어 갈등을 겪었다는 걸 알게되어 아빠를 탓하기도 했구요.
부모와 배우자와의 관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아빠는 부모로서는 훌륭한 분이었으니까요. 다만 너무 어린 아이에게 이혼 이유를 세세히 들려주는 건 가치관의 혼란을 줄 수 있으니 조금 천천히 들려주는 게 낫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 무렵 아빠와 띠동갑인 여자친구인 인생 엄마를 만났어요. 20대 중반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국적인 외모였답니다.
또래 엄마들에 비해 많이 젊은 새엄마를 의아하게 여기는 눈빛들이 조금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어차피 새 종이에 그리는 새로운 그림이었다. .p.99

사실 처음부터 그분을 인생 엄마라 여기고 마음을 연 것은 아니었다고 해요. 아빠를 빼앗긴다는 불안감도 있었고 사춘기가 찾아와 갈등은 불가피했어요. 친엄마 이상의 사랑과 관심을 베푼 진심이 통해 어느 순간부터 진짜 엄마가 되었어요.
안타깝게도 함께 산 지 6년이 되던 해에 인생 엄마는 가족을 떠났어요. 엄마들의 삶 속에서 아빠와의 애정이라는 기본 값이 없어지면 부차적인 것은 무시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딘가 살고 있을 인생 엄마의 행복을 비는 편지도 담겨있어요.
세 가족은 카자흐스탄으로 떠났어요. 새엄마와의 헤어짐은 아팠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를 주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지고 사람을 알고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 다름을 아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다양한 상황에 처해 본 탓인지 이제 웬만한 일엔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지하며 이해하게 된다 p.150
따뜻하고 듬직한 남편을 만나 1년 연애하고 결혼했습니다. 저자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쉽게 평가하는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라고 해요. 스스로 삶을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와 닿아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