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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ㅣ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평점 :
갈릴레오나 아인슈타인처럼 논리적인 과학자들은 실수와 거리가 멀어 보여요 [과학자의 흑역사]에서 과학자들의 코믹한 에피소드를 기대했습니다

천재의 대명사인 호킹과 아인슈타인의 실수가 먼저 나와요. 아인슈타인은 이미 우주가 팽창 혹은 수축한다는 결과를 얻고도 우주가 정적이라는 믿음을 갖고 우주 상수를 도입하여 그 관점을 뒷받침하려 했어요. 이것이 그의 생애 가장 멍청한 실수가 되었습니다.
1990년대 듀폰사의 특허권 소송에 노벨 수상자 3명이 얽혀 있었다고 합니다. 세터스 코퍼레이션의 미국 생화학자 멀리스가 DNA를 복사하는 PCR기술을 유전적 변화를 검사하는 유용한 도구로 전파하여 명성과 재산을 얻었을 때, 듀폰 사가 권리 침해 소송을 제기했어요.
듀폰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코라나의 논문 저작권을 내세웠고 미국 분자생물학자 콘버그가 듀폰의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콘버그는 멀리스가 PCR기술을 발명한 게 아니라 그것이 DNA 중학효소가 가진 특성의 합리적인 파생물이고 그 효소를 발견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주장했어요. 멀리스의 변호사는 콘버그의 저서를 반론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1983년의 DNA복제에는 DNA증폭 기술에 대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그렇죠? 여기 최근 개정판에는 DNA증폭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군요. 이게 무슨 뜻이죠?"
누구라도 변호사의 반문이 무슨 뜻인지 콘버그에게 얼마나 심각한 타격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콜럼버스에게 달걀을 세우라고 요구했을 때 그를 비웃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달걀 끝을 탁자 위에 가볍게 내리쳤고 달걀은 흔들림 없이 탁자 위에 섰다.
말하자면 멀리스는 달걀을 세운 콜럼버스였다.p.138

프리스틀리는 산소를 응용하는 방법을 예측했고 산소 관련 실험에 탁월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는 기체는 플로지스톤, 흙, 초석으로 이뤄졌다는 플로지스톤설에 집착하여 연소 과정에서 산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정확한 인식을 하지 못해 딸을 인정하지 않은 현대 화학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p.236

갈릴레이의 실수는 독일의 천문학자 케플러가 세계의 조화라는 책에 수록한 악보에 담긴 사상과 관련있습니다. p. 345

그는 무거운 물체가 낙하하는 것은 원래 위치를 추구하는 움직임 같은 것이 아니라 지구상 모든 물체에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모든 별과 지구는 다를 것이 없고 물질이 응집하려는 힘에 의해 구체로 형성된다고 보아 천체의 운동과 만유인력 개념에도 거의 닿았으나 천체가 균일한 속도로 원운동 하는 것을 일종의 관성 운동이라고 생각했어요.
유명한 퀴리 부부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베크렐은 방사선을 발견한 공로로 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세 번이나 잘못된 가설을 세우고도 노벨상을 받을 만큼 위대한 발견을 했어요. 반면 퀴리 부부의 딸과 사위는 노벨상 수상이 확실시되는 기회를 몇 번 놓친 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습니다. P.378
이 책에 소개된 실수는 실험실에 불이 나거나 뭔가를 시험관에 잘못 넣거나 하는 우스꽝스러운 경우가 아니에요. 천재도 실수를 하고 실패도 한다는 걸 말하네요. 고집을 부리다 중요한 걸 놓치고 방향을 잘못 잡아 엉뚱한 분야에 얽매이기도 하구요. 과학자의 업적과 해당 분야에 대한 설명이 비교적 쉽게 되어있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