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진 건설의 후계자 권지혁 상무는 사업에서도 거래상대의 마음을 들었다놓는 밀당의 고수예요. 별명조차 밀당 요정, 밀당 요물, 밀당 요괴에 사람을 구워삶은 신박한 재주를 가졌죠.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하고 이미 게임의 승자라는 여유가 있어요.
지혁의 밀당 제일 법칙은 선빵. 나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절대. 앞으로도 안 반한다. 반드시. 그러므로 나는 당신에게 목매지 않는다. 네버.
그런 지혁의 앞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자가 나타나요. 신부?에게 반한 지혁은 신부 대기실로 들어간 그녀를 보고 넋이 나갑니다. 지혁은 그녀가 소란을 일으킨 걸 듣게되지요.
"어쩌죠? 신부님이 입장을 안 하시겠대요. 절대로요!"
문을 열어 보니 어떻게든 입장을 시키려는 다람과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는 새아 사이에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나 입장시킬 생각이면 관둬요. 나! 절대 안 들어가요!"
조금 전까지 오 나의 여신님이었던 그녀의 입에서 의외의 거친 말이 흘러나왔다.
"저런 정신 나간 놈이랑 미쳤다고 결혼을 해요?"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 보니, 이상하다. 내가 왜 조금 전에 반한 여자한테 얼른 결혼하라고 떠밀고 있지?
"여기서 입장 안 하면! 나랑 사귀는 거로 알아요!"
"그러죠, 그럼!" p. 19

지혁은 신부를 설득하려다 그냥 사귀자는 말을 던져요. 그 말에 신부가 대답한 직후 갑자기 또 다른 신부가 뛰어듭니다. 그는 문득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일부다처제였던가?
이 결혼식의 웨딩 플래너인 이새아는 하마트면 신부로 식장에 들어갈 뻔하다 무사히 끝내게 되어 안도해요. 새아가 지혁에게 드레스 지퍼를 내려 달라고 부탁하고 지혁은 실수로 지퍼를 확 내려 그녀의 노출된 몸에 손이 닿고 말아요.
그 결혼식의 신랑은 새아의 전 남친 경훈이었어요. 바람 나서 새나를 차 놓고 2달 뒤엔 결혼을 맡아달라는 뻔뻔한 인간이었죠. 새아가 청담동에서 유명한 플래너라 경훈이 예나와 함께 찾아오자 마지못해 맡게 되었어요. 아는 사람들은 그녀를 벨도 없는 호구라고 해요.
사촌 예나의 결혼식 사진을 찍어주러 온 조예찬은 유명 사진작가예요. 예찬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새아를 보고 엘프인가하며 사진을 찍었어요.
예나는 뒤늦게 새아가 경훈의 전 여친인걸 알고 부케를 휘둘러요. 지혁은 떠나는 새아에게 다가갑니다. 결혼식에 입장 안 하면 사귈거라고 했다면서요. 새아는 지혁에게 가벼운 만남은 하지 않을거라고 잘라 말해요. 지혁은 결혼 생각은 없지만 연애는 하자고 합니다.
"심장은 아는 것 같은데."
지혁은 새아의 손을 들어 제 가슴에 올렸다.
"우리 둘이 좀 끌린다는 거."
그의 가슴에선 새아만큼이나 커다란 심장 박동이 뛰고 있었다.
"결국, 그게 제일 중요한 거 아닌가."
나에게 첫눈에 반했다는 그 말, 정말 믿어도 될까? 그 아득한 물음에 가만히 눈을 깜박일 뿐이었다. p.53

지혁은 새아가 처음엔 아름다워서, 두 번째는 쿨한 척 숨긴 상처에 마음이 갔고 고양이같은 모습이 못견디게 귀여워집니다. 지혁이 진도를 나가는 동안 서브남인 예찬도 새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요.
새아는 전 남친 경훈이 영원히 못 잊는 여자가 있었고 자신과는 헤어지고 다른 여자와 결혼해 자신이 쓰다 버린 연습장이 된 거라고 말해요.
"이제 결혼할 남자 만나고 싶다는 건 어제 들었을 거예요. 이제 허구헌 날 끝나 버리기만 하는 연애는 하기 싫어요."
그게 새아의 결론이었다.
그래 내 인생에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거절이란 걸 해야할 때가 온다면, 바로 지금인 것 같았다. 차라리 아무것도 시작하지않은 지금. 그를 스쳐 간 남자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바로 지금.
"하루 늦게 차서 미안해요." p.89

새아는 지혁에게 폭탄을 날립니다. 지혁은 멘탈이 붕괴해요. 만난지 사흘째에는 새아가 유명 여배우 전세련의 결혼을 맡는데 전세련의 신랑이 지혁이에요. 지혁은 아버지가 마카오땅을 차지하려고 세련과 정략결혼 시키는걸 뒤늦게 알고 날뛰어요. 세련은 어릴적부터 지혁과 아는 사이고 어차피 지혁이 일 년에 70-80%는 외국에 나가 있으니 그의 배경을 이용할 명목상 결혼이라 우겨요. 이제 마음잡고 새아와 시작해보려는 지혁에게는 위기상황이죠.
속도감이 대단하네요. 순식간에 휙휙 지나가요. 새아가 대리 신부를 맡고 지혁의 구애를 받고 차는 일이 겨우 이틀에 걸쳐 펼쳐져요. 그 중간에 벌어지는 일과 배경은 지루하지 않게 다루고 넘어갑니다.
2권에서는 '결혼의 민낯'이라는 콘셉트로 전시를 기획중인 예찬이 지혁과 마주합니다. 둘은 팽팽하게 기싸움해요. 그 현장에 새아가 나타나 예찬의 기획을 성사시키죠.

"그때 찍어 주셨잖아요. 전세련과 권지혁의 홍보용 결혼사진 한 장."
"그땐 특별한 사람 부탁이라서요."
"이새아 팀장님 부탁이었습니다. 저번에 제 스튜디오까지 오셔서 손목 채 가셨던." p.43

지혁은 결혼을 반대했던 아버지를 거역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행복하게 사는 형을 만난 후 새아에게 전화해요.
- 나, 이새아 씨 좋아하는 거 그만할까?
그렇게 답이 없는 휴대폰에 지혁은 그렇게 말했다. 살짝 울컥하는 마음으로.
- 그만할래. 너무 힘들어. 괜히 나답지 않은 생각이나 하게 되고. 허구헌 날 나만 흔들리고 억울하고 쫌 그래. p.109

웨딩쇼에 지혁과 새아가 신랑신부로 등장합니다. 지혁은 혼인 서약서의 이름을 새아로 고쳐 불러요. 새아의 손을 잡고 가상 결혼식에 선 그는 자신의 진심을 깨달아요.

금혼령 작가의 최신작이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이새아의 성격이 워낙 솔직해서 저렇게까지 말을 다하나 싶은 부분이 있었어요. 지혁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귀엽고 웃기기도 했구요. 서브남인 예찬은 활약이 거의 없어요. 이 소설의 특징은 솔직, 시원, 15세 관람가입니다. 2권까지 둘이 진심을 확인하고 연애를 시작하고 밤도 보냈어요. 3권부터는 결혼을 반대하는 시댁어른과의 배틀을 예상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 이 리뷰는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