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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버스데이
아오키 가즈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5월
평점 :
가장 사랑을 주는 대상이라 믿은 엄마에게 존재를 부정당하면 쉽게 극복하기 힘들거예요. 그 아픔을 이겨낸 소녀의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어요

아스카는 열한번째 생일에 오빠 나오토로부터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말을 들어요.엄마는 공부 못하는 아스카를 질색하여 너 같은 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하면서요.
아스카는 나오토의 얼굴에 물을 뿌리고 방으로 달아나요. 엄마가 돌아와 나오토와 대화하면서 실제로 그 말을 하는 걸 듣고 말아요. 그 순간부터 아스카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됩니다.
아스카의 담임 하시모토 선생님은 아스카의 상태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상담해요. 하시모토는 아스카의 엄마를 만나 아스카에 대해 말합니다. 엄마는 아스카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거 아니냐며 오히려 선생님에게 책임을 전가해요.
"아스카카 쓴 겁니다. 조금 토라진 것만으로 겨우 열한살짜리 아이가 행복의 의미를 생각할까요? 어떻게 하면 사랑을 받게 될지 진지하게 고민할까요?""
엄마의 뺨이 실룩였다.
"글씨가 번진 것은 아스카의 눈물 자국입니다. 아스카는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p. 25

하시모토는 아스카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라고 부탁하지만 엄마는 그 아이를 사랑할 수 없다고 합니다. 자신의 딸을 사랑할 수 없다는 엄아에게 하시모토는 자신의 여동생도 아스카와 비슷한 증상으로 다시 목소리를 되찾기까지 4년이나 걸렸다며 아스카의 상처를 보살펴달라 호소해요. 엄마는 짜증냅니다.
집에 돌아온 나오토는 아스카가 쓰러지자 놀라고 마침 방문한 하시모토의 덕분으로 아스카는 위기를 넘겨요. 나오토는 그동안 못되게 굴었던 자신을 후회하고 엄마의 냉담함에 분노해요.
"잘 들어. 러시아 속담에 울지 않는 아기는 우유를 얻어먹을 수 없다는 말이 있어."
너무 세게 눌러 보라색이 되어 있는 아스카의 목을 보면서 나오토는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지? 스스로 자신을 표현하지 않으면 죽게 될 뿐이야. 언제까지나 움막에 숨어 있어서는 안돼, 아스카."p.39

나오토는 아스카를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에게 보냅니다. 자상한 두분의 곁에서 아스카는 마음의 위로를 얻고 할머니에게서 자신이 그토록 듣고 싶어하던 말을 듣게 되지요.
"아스카야, 할머니는 아스카를 아주 많이 사랑한단다."
-하시모토 선생님, 행복이란 정말 기분 좋은 거예요.
아스카는 지금 행복을 느껴요.p.53

할아버지는 작고 힘이 약한 것에도 의지가 있고 깔봐선 안된다고 말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모두 소중한 마음을 갖고 있는 생명이라는 가르침은 아스카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해요.
엄마가 아스카에게 소포를 보내고 아스카는 편지를 기대했지만 그 안에는 교과서와 공부할 것들 뿐이었어요. 목소리를 되찾기도 전, 엄마는 아스카가 전학을 가야하니 서둘러 돌아와야한다고 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아스카가 목소리를 잃은 이유가 엄마인 시즈요때문인 걸 알아차려요.
아스카가 친딸인데도 이렇게 미워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여서 화가 났어요. 심리적 배경이 밝혀지지만 그렇더라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죠. 아스카는 자신의 상처를 이겨내고 다른 사람을 구하며 성장해갑니다. 아스카의 주변 사람들도 영향을 받아 변화하게 되구요. 아스카가 읽었던 행복한 폴리아나처럼 여러 번의 시련을 겪고 어렵게 해피엔딩을 맞아요. 다들 너무 좋게 끝나 판타지같은 결말이지만 현실도 이렇게 잘 풀렸으면 하고 바라게 되네요.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성장소설로 추천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