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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붙어 있으니 살아야겠고 - 무기력의 심리학
하타노 기요오.이나가키 가요코 지음, 김현숙 옮김, 박창호 감수 / 공명 / 2022년 7월
평점 :
사는 게 재미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더 많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살려고 애쓴다고 생각해요. 무기력해진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 결과를 기대했습니다.

책 표지에 있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지만 격하게 더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말이 무기력을 대표하지요. 축 늘어져 의욕이라고는 없는 모습이 절로 그려져요. 무기력은 타고난 게으른 성격이 아니라 학습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에요.
어떤 일을 하는 데 나의 행동이 효과적이라고 느끼는 것을 자기효능감이라고 합니다. 어떤 결과가 만족스러웠을 때 느끼는 성취감, 자부심을 내포하기도 해요. 그 결과가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거라면 자기효능감은 높아지지 않을 겁니다. 내 노력이 도움되지 않았다는 경험이 반복되면 무기력해질 수 있어요. 학습된 무기력보다 효능감의 결여가 현대인들이 갖는 무기력의 대부분일 거라는 해석이에요.
해서는 안 되는 데 멈출 수 없는 경우, 결심대로 해내지 못하면 자신을 쓸모없는 인간이라 여기고 무기력해져요. 직장 상사가 잔소리하면 아랫사람들이 잘 따르지 않지만 그걸 알면서도 잔소리를 참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응하고 자기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자신이 잘했던 경험, 성공적인 경험을 갖는 것이 중요해요.p. 37

시설에 위탁된 아이들은 아무리 울어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는 걸 체감하고 더이상 울지 않게 됩니다. 호스피탈리즘(시설병)이라는 현상은 시설의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현저한 발달지체와 무기력, 무감동을 의미해요. 시설의 아이들이 울지 않는 건 무기력에서 오는 포기의 징후입니다.
아이에게 엄마가 바로 대응해준 경우가 많은 아이는 운동과 의욕에서 발달이 뛰어났다고 해요. 지적 발달 수준도 높았구요. 생후 반년 이내의 아이들의 의사표시에 적절한 시간 내에 대응해주는 것은 일반적인 발달 사항을 촉구하는 효과가 있어요. p. 51

어른이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거나 무시하거나 소위 기를 죽이면 좋지 않아요. 그렇다고 유아독존격이 되도록 내버려둬서도 안되구요, 아이들끼리 제대로 된 의사교류를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서로 입장을 바꿔보는 상대주의적 견해를 기르고 어른의 강제력이 없이 아이들이 주체성을 확립한 후 어른의 견해와 비교해보는 것이 나아요. 어른들이 무의식적으로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어른이 가능한 한 상벌을 줄이는 것이 중요해요. p.149

이 책은 개, 원숭이, 쥐를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말해요. 심지어 동물들도 무기력이 학습될 수 있고 관리자는 위궤양이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답니다. 자신이 무기력해진 원인을 생각해보고 구체적으로 효능감을 키워 무기력을 극복하는 방법을 말해요. 어렵지않은 내용이라 부담없이 읽으며 생각할 수 있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