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열단, 항일의 불꽃
김삼웅 지음 / 두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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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열단의 역사.

영화나 드라마에서 표현된 인물을 실제 인물 자체로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김원봉, 김구를 비롯하여 무력으로 저항한 의열단이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내용이 기대되었습니다.


의열단이 세워진 배경에는 두 가지 큰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하나는 1919년 3.1 만세시위 이후 독립 열기가 불길처럼 번졌던 것, 다른 하나는 1911년 우당 이회영 일가와 석주 이상용 일가 등이 전 재산을 정리하여 북만주에 세운 신흥무관학교입니다.  p.35


의열단은 공양 10조, 마땅히 죽여야 할 일곱 대상인 7가살, 다섯 가지 파괴 대상인 5파괴를 채택합니다. 훗날 정당 창당에 대비한 주요 정책을 위한 20개조 강령도 제정합니다.


의열단의 인장에는 양의 형태가 그려져있다. 의열단의 義의 글자에서 기인한 것으로서 양羊과 아我로 구성되어 한편으로는 희생이라는 의미도 포함시킨 것으로 김대지의 고안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p.54


박재혁은 일본인 경찰 서장에게 폭탄을 던졌고 이후 체포되어 감옥에서 물과 식사를 거부하고 단식 9일 만에 최후를 마쳤습니다. 그가 쓴 격언이 그의 인격을 엿보게 합니다.


대장부 의기는 서로 믿음에 있으니 작은 거리낌도 끼어들 수 없다.
세상인심은 굳고 단단함을 좋아하나 색깔구름은 쉬 흩어지고 유리는 쉬 부서진다.p.67


후에 합류한 신채호는 의열단선언을 써서 널리 전달하게 됩니다. '혁명의 길은 파괴부터 개척할지니라'라는 문장을 비롯, 격렬한 어조로 강하게 뜻을 표합니다. 의열단은 중국항일단체, 일본내 반일단체와도 연계하여 활동하였고 이후 조선의용대를 창설하게 됩니다.


조선의열단은 식민지 시대 일제와 친일파들이 가장 두려워한 독립운동단체였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의 표현을 빌리면 셈해지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p.307


이 책에서는 의열단원들의 이력을 사진과 함께 소개합니다. 박열, 이육사, 김상옥 등 많은 의열단원의 일을 알 수 있어요. 김원봉, 음악가 정율성처럼 북으로 간 단원들도 있습니다.


13명으로 창단하여 한때 1000여 명에 이르렀지만 1924년까지 300명에 가까운 의열단원들이 살해되었고 별 성과없이 희생만 늘어 단원들의 사기는 저하되었다고 합니다. 남아 있던 단원 태반은 공산주의자와 합류했고 이후 1925년에서 1927년 사이에 거의 전부가 중국 공산당 혁명을 위해 싸우다 죽었다고 합니다. 의열단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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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회 2.0 - 분권화 트렌드와 미래 한국
이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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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 생활의 결합.


스마트 기기로 혈압이나 기본적 건강상태를 체크하여 주치의와 연결해 진료를 받게하는 스마트 헬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앞으로는 의료, 노동, 금융 등 거의 사회 전반이 디지털화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뀔거라고 생각해요. [디지털 사회 2.0]에서 말하는 인간 중심의 ‘분권화된’ 미래 한국을 위한 7가지 비전이 기대되었습니다.


직업 분야에서 AI는 키오스크가 늘어나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경우가 늘면서 현실로 다가온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정치분야에서도 인간의 인지 판단 능력을 향상시키는 지능기술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해질거라 합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민주화의 비전보다는 지배의 비전을 좀 더 정교화하는데 기여할지 모른다고 우려해요.


구글은 검색과정에서 특정 사이트를 배제하거나 사기나 음란유해물 필터링을 이유로 경쟁자와 시민들을 규제할 수 있는 알고리즘 권력을 갖고있다고 합니다.P.49


소비자들이 빌려 쓰는 공유경제가 발달하고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의 진입장벽이 허물어지고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상품 또는 서비스의 공급자이자 플랫폼 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요. P.125


고령화에 따라 의료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지지만 미래 헬스케어 산업에서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업무들도 많습니다. 병원 예약 접수는 키오스크로, 의료물품, 기자재 등 전달은 로봇과 물류 솔루션, 영상진단 및 진단과 치료계획은 AI, 약사 로봇, 규칙적인 환자 케어는 케어 로봇에 의존하게 된다고 해요. 이미 로봇 수술이 시행되고 있고 3D 프린팅 기술이 발전하여 보철 및 치과 임플란트와 장기이식의 방식이 달라질거라 합니다. P.245


한국 디지털 사회 2.0의 미래를 표로 보기쉽게 정리했습니다. 스마트 리빙, 교육, 전자화폐를 포함한 금융 분야까지 변화는 다양하고 폭넓게 이루어집니다. 가장 중심에 자리잡은 정치 영역의 발전이 가장 늦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빠른 변혁의 시대에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뤄져 한국의 디지털 미래가 앞당겨지길 기대합니다.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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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정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뇌과학이 뒤바꾼 자폐의 삶
존 엘더 로비슨 지음, 이현정 옮김 / 동아엠앤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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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치료의 가능성.

자폐인은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완고하게 집착하여 사회생활이 어렵다고 알고 있습니다. 간혹 한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서번트 증후군이 있긴하지만 모든 자폐인들이 그런 건 아니어서 오히려 가족들의 기대감이 더 큰 상처를 가져오기도 하고요. [나는 감정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는 40년 동안 자폐증을 갖고 살았던 사람이 뇌 치료법을 통해 장애를 벗어나는 과정을 다룬 내용으로 보였어요. 스스로와 가족에게도 힘겨운 자폐를 이겨낼 수 있는 치료법이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저자는 자폐증세가 있지만 자동차 전문가, 포토그래퍼, 음향 엔지니어 등 전문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결혼해 아이도 키우는 등 겉보기엔 정상적으로 생활합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감정보다 분석이 앞서는 냉담한 모습을 보이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오해를 사곤 합니다.    
아들마저 자신과 마찬가지인 자페증세를 가진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걸 알게되고 그는 다른 사람의 사회적 행동을 흉내내어 남들과 어울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본질은 그대로이고 자신의 행동도 변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아요.p.51


뇌에 전기적인 자극을 가하는 TMS라는 실험에 참가하고 1차 실험 후 그는 엄청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처음 차 안에서 음악으로 그런 기분을 느꼈을 땐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새롭고 아름다운 경험이라고.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니 왠지 두려워졌다 P.135


TMS의 실험이 뇌의 다른 부위에 가해지고 그의 반응에도 차이가 생깁니다. 심지어 상대에 따라서도 반응이 다르고요. 환각, 환청이 일어나기도 하고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지는 초감각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며 감정에도 변화가 생겨요. 오래전 정신과 치료에 전기충격을 가하는 방법을 쓰다가 가혹하고 비인간적인 실험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기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TMS를 통해 뇌의 잠재능력이 뛰어나게 발휘되었지만 그걸 유지시키는 것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TMS 에너지가 뇌 안의 전선을 재정비해 뇌의 네트워크를 변환시킬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완벽하게 원리가 해명된건 아니에요. P.240


TMS는 자폐뿐만 아니라 난독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을 가진 경우에도 높은 효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마치 공상과학소설같기도 만병통치약을 광고하는 광고문 같기도 한 효과입니다. 뇌에 미세전류를 흘려넣는 방법이 직접적이고 복잡하여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고도 알려줍니다. 저자는 감정이 생겼지만 좋은 감정뿐만 아니라 부정적 감정들도 민감해지는 부작용이 생겼고요.


저자는 아이들의 자폐는 TMS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지만 아이들의 뇌는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 변화를 초래할 위험성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린 아이들은 미래 장애 진단에 신중해야 하고 많은 진단 후에 치료해야하고요. 앞으로 TMS를 비롯한 새로운 방법이 더 발달되어 부작용없이 자폐를 치료하는 시대가 되길 기대하게 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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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지 없는 여행 - 환타 전명윤 여행 에세이
전명윤 지음 / 사계절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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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 깎는 사람.

대부분 여행지에선 가장 멋지고 좋은 곳만 다니고 오게 마련입니다. 짧은 시간동안 그 이면의 모습을 보는 건 힘들고 깊은 속내를 파악하기도 무리지요. [환타지 없는 여행]의 저자는 인도, 마카오, 최근에 정치적 시위로 소란스러운 홍콩 등을 다니며 우리가 알던 여행지의 환상 너머 현실에 대해 말하는 듯 합니다. 환상이 깨진 여행을 통해 배울점은 무엇인지 기대되었습니다.


저자는 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직접 얻은 여행정보를 담은 가이드북을 썼습니다. sns에 소개된 맛집 중에는 홍보비를 지불한 경우도 있어서 음식의 질과 서비스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지금까지 가이드북 저자로서 내가 가진 자부심은 자비 취재, 그리고 가 보지 않은 식당이나 먹어 보지 않은 요리는 소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나왔다.
나에 대한 평가가 '재수 없고 잘난 척하며 싸가지 없다' 단 세마디라는 데 만족한다. 언제까지고 가이드북 깎는 노인으로 남고 싶을 뿐이다.p31-34


가수 김광석의 꿈을 그는 현실로 이루고 있어서 부럽습니다. 인도에서 기어도 없는 50cc짜리 택트를 타다 300cc를 타고 다니기 시작했고 오키나와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취재를 시도했다고 해요.


가수 김광석은 생전에 자신의 꿈은 환갑에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세계 일주를 하는 거라고 이야기했다. 엔진이 뿜어내는 진동과 배기음을 듣고 있노라면 사람들이 왜 여기에 미치는지 알 것 같았다. p.50


우리가 접하는 해외 뉴스가 다소 오류를 가진 점과 자신이 겪거나 현지에서 들은 실제의 이야기도 말합니다. 인도에서 불가촉천민 출신 대통령은 과장된 표현이고 대통령은 명예직이며 실질 권한은 총리에게 있답니다. 인도에선 흰 암소만 신성시하여 그 외 소는 수출하는 소고기의 세계 2위 수출국입니다.  홍콩에서 범죄인 송환 반대 시위를 직접 목격하여 그 분위기를 전해요.


저자가 가이드북을 읽고 여행 계획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사명감을 갖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여행전에 환타 님의 가이드북을 꼭 읽어보게 될 거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될 여행을 응원하며 다시 만나길 기대합니다.


누군가는 1년 내내 여행을 꿈꾸며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달력에 소중하게 그려놓은 빨간색 동그라미를 보며 사방에서 몰아치는 갑질을 견뎌내고 있다. 그에게 주어질 단 사나흘의 시간을 담보로 내 지갑을 두둑하게 불릴 용기가 나에게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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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20
조지 오웰 지음, 박준형 옮김 / 별글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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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미래적인 내용.


1984년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과거가 되었지만 소설 1984는 1940년대에 발표된 작품이니 미래를 다룬 셈이지요.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나라가 전쟁의 화마에 휩싸이기 전이라고 생각하면 1984는 상당히 앞선 내용입니다. 마치 미래를 예견한듯한 빅 브라더와 인간의 사생활을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하는 사회에 반항한 주인공의 이야기고요. 7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현실을 투영해 볼 수 있는 앞서간 작품이라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1984년의 윈스턴은 빅 브라더가 사람을 감시하고 증오를 강요하는 획일화된 시대, 고립의 시대, 이중사고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가 부모를 감시하고 문학과 예술은 금지되는 사회에 그는 모순을 느끼고 반감을 갖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냉소적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윈스턴은 당의 슬로건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어요.  


전쟁은 곧 평화이고
자유는 노예를 만들어내며
무지는 힘이 된다.


윈스턴은 자신이 누구를 위해 일기를 쓰고 있는지 또 한 번 궁금해졌다. 미래일까, 과거일까, 아니면 상상 속의 세대일까... 그의 앞에서 기다리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소멸이었다. p.46


그는 증오의 시간에 한 여자와 눈이 마주치고 마치 그녀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있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물건들을 파는 고물상 밖에서 그녀와 다시 마주치고 이후 그녀로부터 쪽지를 건네받습니다.


그는 쪽지를 잘 폈다. 거기에는 손으로 서툴게 쓴 커다란 글씨가 적혀 있었다.
당신을 사랑해요.p.167


윈스턴은 기혼자이지만 줄리아와 사랑하게 되고 둘은 금지된 일들을 하며 비밀스런 시간을 공유합니다. 그는 그 끝을 이미 알고 있어요.


결과는 시작에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무서웠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죽음의 전조를 느꼈으며 삶을 단축하는 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p.245


이퀄리브리엄, 브라질 등 디스토피아를 다룬 다수의 영화가 이 소설를 모티브로 한 게 아닌가 싶어요. 집, 땅, 교통수단 등 사유재산이 몰수되어 공동재산이 되었고 텔레스크린 앞에서 감정이 드러나거나 비판적인 발언과 글만으로도 처벌을 받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감시를 받는다는 설정이 섬뜩합니다. 실제에 이런 사회가 존재하기 때문에 더욱 현실감이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현실의 예언처럼 보이는 내용들이 무섭네요. 2019년에 읽어도 여전히 현대적인 감각을 가진 표현과 도구들이 나옵니다. 비극적인 결말이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명작입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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