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치 - 전민식 장편소설
전민식 지음 / 마시멜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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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용복은 영웅호걸이다.


조선시대에 양반이 아닌 천민이 일본에 가서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고 주장했다니 그 기개와 뚝심이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안용복에 대한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어요.


울릉도와 독도가 도해금지령에 속했던 1693년, 안용복과 어부들은 독도에서 일본 어부들이 강치를 죽이는 걸 목격합니다. 그들은 일본 어부에게 납치되어 일본까지 끌려갑니다. 그는 일본 관리에게 울릉도와 독도는 조선의 것이라고 소리칩니다.  안용복은 일본말이 능숙하여 자신의 주장을 제대로 펼치고 '울릉도는 일본의 영토다 아니다'라고 적힌 서계를 받습니다. P.111


쇼군도 그의 당당함에 그를 인정하고 무사히 돌려보냅니다.  그리고 그에게 말합니다

 

서계에 적힌 내용은 틀림없다. 그리고 모든 일본인이 조선인을 증오하거나 경계하진 않는다. P.132


조선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도해금지령을 어겼다는 혐의로 관아로 압송됩니다. 쇼군의 서계를 빼앗긴 후 귤진중이 일본의 섬을 침범했다며 뒤집어 씌우고요.

조선은 몇몇의 나라가 아니라 다수 백성의 나라여야 했다. 나라는 내게 목숨까지 버리라 말하면서도 사방이 막힌 이순간에는 나를 더욱 깊은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P.194


안용복은 유집일과 함께 울릉도와 독소를 수토하는 일에 참여합니다. 그들이 받은 조선 임금의 서계는 여지승람을 바탕으로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섬이라는 걸 명시하고 있습니다.


파도 위로 별빛이 쏟아져 출렁거렸다. 그 불빛 사이로 헤엄치는 강치 떼가 나타났다. 강치들은 수평선 방향으로 무리 지어 헤엄쳐 나갔다. P.225


안용복과 일행은 울릉도에 십여 명의 거주자를 두고 옵니다. 나라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일은 쉽사리 풀리지 않아요. 결국 안용복은 1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민하고 방황한 끝에 독도와 울릉도의 책임자를 자처합니다.


이 책에 이익의 성호사설에 실린 안용복의 원문 해석을 실어놓았어요. 안용복은 한 세대의 공적이 아니라 큰 공적을 세웠지요. 그러나 조정에서는 상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벌을 내리고 귀양까지 보냈습니다. 조선의 조정이 임진왜란 이후에도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그와 같은 인재를 등요하지 못하고 무참히 버린 건 안타까운 일이에요. 안용복의 일본어 실력과 검술까지 뛰어났다는건 과장일 수 있지만 그의 강한 기개와 굳은 의지는 존경스럽습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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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오류 발생 보고서 덴마 어나더 에피소드 1
dcdc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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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 어나더 에피소드.


해외 sf작가는 많지만 국내에는 드문 편이지요. 독특하고 코믹한 작품을 냈었던 양영순 작가의 만화 『덴마』를 원작으로 한 소설이라니 행성 암흑가와 암살 등을 다루는 흥미진진한 우주 이야기가 기대되었습니다.


주인공 야고보는 마리오네트 인간 형태를 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조종가능한 퀑이자 암살자입니다. 그는 암흑가의 보스인 두단의 아내로부터 두단의 암살을 의뢰받습니다. 두단은 그를 만나 아내가 아들이 납치된 후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야고보에게 보수를 줄테니 자신의 일을 맡아주길 바랍니다. 거기다 사람을 하나 찾아줄거라고 해요. 그는 행성에 온 순간부터 비밀로 하고있던 소원을 두단이 알고있다고 생각합니다. P.45


그는 두단의 아내 마디나와 불건전한 관계를 갖고 두단은 그에게 오히려 그런 관계를 맺으라고 합니다. 기이한 부부에 대한 의문이 들죠.


거짓말의 문제는 다른 사람을 속이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문제는 나 자신을 속일 때 생기는 거예요. 나 자신을 속일 때 우리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잊어버리고 맙니다. 결국 다른 누구보다도 그 거짓을 맹신하게 됩니다. P.101


루벤이 아름다운 보이소프라노로 노래하고 그 노래가 클라이맥스에 이른 순간 폭탄이 터집니다. 폭탄테러로 결혼식은 아비규환이 되지요. 다행히 마디나와 루벤은 무사합니다. 그는 퀑 능력으로 사람을 기절시킨 후 조종하여 대신 돈을 쓰게하는 식으로 이용하여 감시를 빠져나갑니다.


형의 아내를 죽게한 원인이 된 그는 마디나와 루벤을 보호하려다 자신보다 더욱 강력한 능력자들에게 잡힙니다. 그는 루벤 납치사건의 진짜 배후를 알게되지요. 의외의 인물인데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멉니다. 좀 씁쓸해요.


원작인 덴마의 열렬한 팬인 저자가 쓴 내용이라 그런지 캐릭터의 소개와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야고보는 형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고 보호와 살인이라는 상반되는 임무를 받아들입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SF스릴러예요. 인간 형태를 가진 것은 뭐든 조종할 수 있고 사람도 의식을 잃은 상태면 마찬가지로 조종이 가능하다니 신기하고 재미있는 능력이지요. 블레이드 러너처럼 어두운 분위기가 느껴져요. 원작을 읽지 않아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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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좀비 인생 3 - 짜증, 짜증, 왕 짜증! 열두 살 좀비 인생 3
에마 티 그레이브스 지음, 비니 부 그림, 지혜연 옮김 / 제제의숲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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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좀비지만 괜찮아.


채식주의자에서 육식 좀비가 된 툴리의 첫번째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어요. 여전히 살아있지만 심장은 뛰지않는 좀비 툴리가 겪는 비밀스러운 일상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되었어요.


툴리는 급식 시간에 이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난 후 좀비가 되었어요. 댄스파티 기간이 되어 툴리에게 제러미가 다가와 말을 겁니다. 혹시 댄스 파트너를 청하는 걸까 기대했지만 사실은 댄스파티 준비 위원회에 대해 물어본 거였어요.

 

사실 툴리는 부모님께 들키지 않게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서둘러 찾아야합니다. 툴리의 몸은 트위스트 업 게임을 하다가 관절이 빠지고 목에 걸린 육포를 토해내다 혀가 날아가는 지경에 이릅니다. 게다가 날아간 혀를 고양이가 물고 가기까지해요. 동생 제이비의 도움으로 간신히 고양이를 잡아 혀를 되찾습니다. 엽기적이네요.


툴리는 고기를 살 돈을 벌기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강아지들을 산책시키는 일인데 처음엔 괜찮았어요. 그런데 얼마 가지 못해 강아지들이 날뛰었죠. 허기분노장애로 인내심이 한계에 부딪힌 툴리의 으르렁에 강아지들도 얌전해집니다.


아르바이트로 받은 돈을 들고 정유점에서 침흘리며 고기를 사오는데 짝사랑하는 제러미와 마주치고 눈앞이 아찔해져요. 자신이 좀비란 걸 들킨건 아닌지 전전긍긍합니다. 툴리는 좀비가 되어서도 여전히 제러미에 대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어요.

 

댄스파티가 열리고 툴리는 또다시 고민에 빠집니다. 아직 열두 살 소녀인 툴리에겐 좀비가 된 것 때문에 걱정이 늘었어요. 고기를 먹고 싶고 남동생의 다리도 깨물고 싶고 강아지들도 귀엽기보다 맛있게 보이고요. 동물들과 사람들을 해치지 않고 비밀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입니다. 그리고 제러미와 친해져야할지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할지고 복잡하고요. 그렇지만 이번에도 해피엔딩이에요. 여기저기 몸을 꿰맨 자리가 늘어가는 툴리가 앞으로 어떤 고난을 해쳐갈지 기대됩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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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 1 The Goal -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30주년 기념 개정판 번역본
엘리 골드렛 지음, 강승덕.김일운.김효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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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경영의 도구.


30년 동안 사라진 대기업이 새로 생겨난 대기업보다 더 많은듯 합니다. 최근의 급박한 외교 상황으로 인해 기업들의 경영은 더욱 힘들어 지겠지요. [THE GOAL :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는 1984년 출간 이후 30년 동안 경영에 대한 해답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었다고 되어있어요. 실질적인 경영문제를 해결하는 검증된 방법들로 기대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처럼 구성되어 있어요. 주인공인 알렉스는 공장장으로 직장을 잃을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본사에서는 6개월마다 한 번씩 공장 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 프로그램을 보냈지만 상황은 악화 일로에 있어요. 알렉스는 우연히 대학시절 물리학과 교수님인 요나 교수님을 만나 기업의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그는 모든 기업의 목표가 현금 창출률을 높이는 것, 즉 돈을 버는 거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알렉스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로봇을 투입했지만 과잉생산으로 재고가 늘어났습니다.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로봇이 생산한 단위당 부품 원가는 떨어졌죠. 기계의 감가상각비는 운영비에 속하고 기계의 투자비는 재고에 속합니다. 회계분류에 따라 계산이 달라져요. p.147


알렉스는 통계학을 이용해 복잡한 계산으로 답을 찾습니다. 로봇과 연결된 인간부서의 생산속도를 로봇의 생산속도에 일정하게 맞추지 못하면 로봇의 생산성도 떨어지게 됩니다. p.250


하나의 부품을 만드는 데 열 가지이상의 작업이 서로 종속적으로 연결된 종속적 사건과 각각의 작업 속에 그 자체의 통계적 변동이 일어나는 경우, 현장의 작업을 통제하는 건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공장 안에는 병목 자원과 비병목 자원이 있습니다. 병목 자원은 생산능력이 수요와 같거나 적은 자원, 비병목 자원은 생산능력이 수요보다 큰 자원입니다.


완제품의 생산능력은 병목 자원의 생산능력과 일치한다. 따라서 병목 자원에서 한 시간 낭비했다면 공장 전체 시스템에서 한 시간 허비한 것과 같다. p.287


병목 자원화하는 현상을 해결해도 새로운 병목 자원이 나타날 수 있고 그에 대한 대비와 해결을 위한 복잡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병목 자원이 잘 운영되게 하려면 비병목 자원의 관리도 중요하고요. 생산능력 제약 자원(CCR)을 개선하면 예비 병목 자원이 병목 자원화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P.465


알렉스의 멘토가 되어준 요나 교수는 물리학자이지만 철학적인 질문으로 방법을 찾아내는 길을 알려줍니다. 알렉스가 폐쇄 위기의 공장을 구하고 자신도 성공하는 길을 통해 경영의 기본인 생산에서부터 수익을 높이는 내용입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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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과 친구 되기 - 좋은 삶을 위한 내밀한 사귐
클레멘스 제드마크 지음, 전진만 옮김 / 책세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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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가 말하는 삶의 기적.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 항상 부족한 점이 먼저 보입니다. 자신에게 가진 불만과 답답함이 자신을 사랑하기 힘들게 만들죠. [나 자신과 친구 되기 : 좋은 삶을 위한 내밀한 사귐]은 폴 오스터, 수산나 타마로의  등 여러 작가의 작품과 고전, 성경 등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방식과 관점을 보여준다니 기대되었어요.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는 조그마한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선천적인 이상으로 태어나 의사들은 잇사가 단 몇 시간밖에 살지 못할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이는 첫날을 넘기고 이튿날에도 그 후로 9개월 넘게 생존했습니다.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잇사와 함께한 시간들은 가족들과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의미가 있었어요. P.14


삶은 열려 있다
내 삶의 시작점에 나는 없었다. 삶의 시작점에 내가 없고 타인에 의해 내 삶이 시작된다는 것은 삶이 열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잇사의 삶도 마찬가지로 죽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잇사 자신을 넘어섰다.
삶은, 비록 부분적이지만 계속 이어질 수 있다 P.49


성장이란 쉽게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세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상처 입기 쉽다는 것은 때때로 상처받을 권리로 볼 수도 있으며 또한 고유한 특징이 아닌 개인의 능력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쉽게 상처받는 능력은 무엇인가를 힘겹게 배우는 능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p.99


나는 눈물 없는 사랑도 고통 없는 사랑도 믿지 않는다.p.128


그 기억은 오직 나만의 것이다. 내면의 것, 기억에 풍부하게 남아 있는 것과 감정, 상상하고 생각한 것, 이 모든 것을 누구도 내게서 빼앗아 갈 수 없다. 이 행복 여행은 당연히 나의 개인적인 모험이다. 마지막으로 삶에는 자신과의 우정을 고착할 수 있는 공간이란 게 존재한다. p.130


이 책에는 많은 글과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이 담겨있어요. 종교적, 철학적인 내용으로 짧은 문장으로도 깊은 사색을 하게 합니다. 맨 처음 언급되어 중간중간 나오는 잇사에 대한 추억은 여러 각도에서 교훈을 줍니다. 잔잔하게 좋은 삶을 위해 나를 채울 수 있는 이야기예요.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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