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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되는 꿈
루시드 폴 지음, 이수지 그림 / 청어람미디어(청어람아이) / 2020년 5월
평점 :

아름다운 노랫말의 노래는 가사를 음미하게 하고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물이 되는 꿈』은 노랫말이 아름다운 뮤지션 루시드 폴의 글과 파란색의 물빛 일러스트가 어우러진 에세이집이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이 책은 한 장의 긴 종이가 하나로 이어져있습니다. 흘려쓴 글자는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첫번째로 보이는 건 휠체어와 아령, 운동기구 같은 것이 놓인 사물함입니다. 그다음엔 수영장에 앉아있는 한 사람이 보여요. 처음에 나온 휠체어의 주인이 이 사람이란 걸 알게됩니다.
수영장에는 수경, 수모, 수영복 외에는 걸치지 않는데 이 사람은 구명조끼와 구명 튜브같은 걸 착용하고 있습니다. 물 위에 누운 모습에선 손목과 발목에도 구명도구를 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파란색의 커다란 연꽃, 연잎에 앉은 여자의 뒷모습, 자유롭게 헤엄치는 여자의 모습이 보여요. 위쪽 연잎 위에 앉은 사람은 옆 모습이 보입니다. 다들 왼쪽 위에 있는 나비와 꽃, 구름의 방향을 향하고 있어요.
강이 되는 꿈, 빛이 되는 꿈, 소금이 되는 꿈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자이고 그녀가 꾸는 꿈은 물결에 떠내려가듯 이어집니다. 바다가 되는 꿈, 파도가 되는 꿈. 물 속을 헤엄치는 그녀는 즐거워보여요. 파도가 되어 출렁이기도 하고 분수로 솟구치기도 해요. 분수대에서 치솟는 물살에 사람들이 기뻐하네요. 팔을 벌리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한여름 분수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같아요.

별, 달, 새가 되어 날아가기도 합니다. 비가 되고 돌이 되고 흙, 바람 등 여러가지로 바뀝니다. 스치고 지나가듯 내가 되는 꿈이란 말이 나와요. 그녀는 다시 바다가 되고 하늘이 되는 꿈, 물이 되는 꿈을 꿉니다. 보호장구없이 눈을 뜨고 물 위에 누워있고 그 옆에는 누군가 그녀의 손을 잡고 지켜봅니다. 마지막 장은 떠들썩한 해피엔딩이에요.

이 책의 뒷면에는 악보가 그려져 있어요. 실제로 보고 연주할 수 있습니다. 악보에도 여자와 산과 물이 있어요. 책 속의 그림은 파란색이 주입니다. 활자도 내용에 어울리게 부드럽고 흘러가는 듯 보여요. 그림에 집중해서 보면 작게 그려진 사람을 찾게 됩니다.
다친 몸으로 수영장에서 재활운동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되었어요. 물에 몸을 맡기고 둥둥 떠서 눈을 감고 편안히 상상하는 꿈입니다. 파란색이 표현하는 시원함, 청량함이 신기하게도 따뜻한 감동을 느끼게 해요. 사색하고 보고 큐알코드로 음악도 감상할 수 있는 책이예요. 작게 써 있는 저자와 화가의 글도 좋습니다.
한라산에 내린 빗방울이 바다로 흐르기까지 이십 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 노래가 태어날 때 땅에 스민 빗방울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이 되어 있을까요. -루시드 폴
노래는 듣는 그림이고 그림은 보는 노래입니다.
유연하고 자유로운 물 속에서 더 가볍고 기쁜 너를 상상합니다.
노래가한 바퀴 돌아 다시 흐릅니다.
파랗고 맑습니다.-이수지
* 이 리뷰는 출판사 자체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