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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하늘, 각자의 시선
감도엽 외 지음 / 글ego / 2020년 6월
평점 :

자신의 글을 출판한다는 것 깊은 의미가 있고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같은 하늘, 각자의 시선]은 ebook카페 회원님이 공동저자로 출판하신 책이라니 격려와 기대를 보내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이 책에는 10명의 저자가 쓴 글이 있어요. 소설, 시, 에세이처럼 보이는 글이 담겨 있어요.
'괜찮은 날들'에서 재이는 임용고시에 불합격한 후 가족과도 힘겨운 날을 보냅니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러 바다로 떠나요. 마지막 순간 공포심에 포기합니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안녕. 잘 있어요. 듣는 이 하나 없지만 혼자만의 작별인사를 건네본다.
바다는 우울이란 심해를 부유해온 나의 마지막 순간에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삶과의 이별에 실패한 나는 그저 나의 지난날에게라도 이별을 고해 본다. 마지막 쪽지에 적었던 대로 이제는 부디 괜찮지 않은 날들을 살기를 바라며. p.109-110

'나의 모든 당신들에게'는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모호한 기분을 들게해요. 갑작스럽게 암으로 엄마를 잃은 후 친척들과 친구들의 사랑으로 상처가 아물 수 있었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어떤 사건을 바라볼 때 주로 그 사건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곤 한다. 누군가와 이별을 했으니 나쁜 것이고 사랑을 시작했으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나의 슬픔이 글이라는 매개체를 만나 누군가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처럼 당신의 슬픔 혹은 아픈 기억 역시 또 다른 무언가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인생은 정말 공평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내가 겪었던 기이한 경험처럼 여전히 비가 오고 있는 당신의 세상속에서도 조금만 길을 걷다 보면 분명 햇빛 가득한 하늘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p.131

'사소하고 특별한'은 이별, 추억, 희생, 외로움 등에 대한 시들입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저 별들 중에는 이미 사라진 별도 있대
지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빛이 지구까지 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그래서 우리는 별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는 거야
나는 우리가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우리는 저 별들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었나봐
너는 이미 내 곁에서 사라졌는데 자꾸 이렇게 생각하는 걸 보면 p.138

시화집처럼 그림과 함께하는 시들도 있어요. 여기 실린 글들에선 외로움, 상실, 슬픔, 어려움 등이 느껴집니다. 아마도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현실이 어둡고 쓸쓸해서 그런 기분이 드는건지 모르겠어요. 책의 제목처럼 같은 하늘아래 사는 각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있지만 그 안에서 발견한 공감이 심장으로 스며드네요. 정성들여 쓴 글들에서 용기와 희망을 느낍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