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어른의 하루 - 날마다 새기는 다산의 인생 문장 365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윤연화 그림 / 청림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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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늘 다짐한다.

다이어트하기, 영어 공부하기, 책 100권 읽기, 자격증 따기, 성공하기 (도대체 뭘 성공하자는 건지 ㅋㅋ) ....

독서를 제외하곤 참 막연한 도전들, 결국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언제 다짐했냐는 듯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다. (어쩌면 잊어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 누군가가 매일 때로는 따끔하게 때로는 위로의 때로는 공감의 말을 전해준다면 다시 힘을 내 하루하루를 기꺼이 살아가지 않을까.



다산이 <심경>, <도덕경>, <논어>등 수많은 고전을 읽고 남긴 성찰을 담은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는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나 또한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를 읽으며 깨달음을 얻기도 했는데, 다산의 명문장을 매일 볼 수 있는 만년 일력이 나와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거기에 아름다운 동양화가 명문장들과 함께하며 더욱 감성적으로 풍요로워진다.



위학일익 : 배움이란 매일 채워도 끝이 없다

라는 1월의 사자성어를 시작으로

천명미상 : 마지막 순간까지 멈추지 말고 성장하라

라는 12월의 사자 성어까지, 매달 사자성어를 테마로 하루하루 성찰의 글들을 새긴다.



하루하루 정리되지 못한 삶의 미련들이 켜켜이 쌓일 무렵,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어른처럼 산다는 것은 이다지도 어려운 일임을. 다산이 죽는 그 순간까지 깨닫고자 천착했던 일생의 주제. 어른 聖人.



2023년은 매일 다산의 지혜로운 문장을 새기며 내게 주어진 삶을 어른스럽게 살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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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아르떼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100배 즐기기 -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한경arte 특별취재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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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들 중에는 군주들의 초상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유독 눈에 띄는 초상이 있는데 바로 합스부르크 왕가의 초상이었다. 그들의 모습에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유독 튀어나온 주걱턱이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에는 왜 주걱턱을 가진 사람이 많을까?

군주들은 왜 초상을 그리게 했을까?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프랑스 대혁명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앙뚜아네트>, 뮤지컬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마지막 왕후 <엘라자베트>등 빈미술박물관에서 건너온 걸작들을 만날 수 있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이다.


유럽 세계사에 막강한 영향을 끼친 합스부르크 왕가의 인물들은 컬렉터라고 할 만큼 회화, 조각, 공예품 등 다양한 미술작품들을 광적으로 수집해왔다. 그러다 1776년 마리아 테레지아 황제가 합스부르크 가문의 컬렉션을 대중에게 공개하라고 명령하면서 빈미술사박물관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특히 빈미술사박물관에는 고종이 조선과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수교를 맺으면서 선물로 보내준 조선의 갑옷과 투구가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있어 오스트리아에서도 한국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황후 엘리자베트>를 보고 있는데, 합스부르크 마지막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와 엘리자베트 황후의 사랑 이야기가 흥미롭게 그려진다. 무엇보다 화려한 황실의 배경과 패션, 미술작품들이 눈을 즐겁게 만들어 합스부르크 왕족의 스토리와 수집 작품들이 더욱 궁금해졌다. 이번 한국 전시는 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되는데 합스부르크 왕족들의 초상과 수준 높은 공예품을 볼 수 있는 전시로 컬렉터 왕족 7인의 스토리와 대표 수집품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꼭 가봐야겠다.


책 속에 주요 작품과 합스부르크 역사 이야기, 오스트리아 문화 상식과 클래식 거장들의 이야기까지 수록되어 있으니 전시회 가기 전, 전시회를 가지 못하더라도 빈미술사박물관 작품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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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아남은 승자의 이유
김영준 지음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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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하는 기업과 추월당하는 기업의 차이는?

왜 동일한 전력이 동일한 결과를 낳지 않는가?

노이즈 마케팅부터 이미지메이킹까지,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논란이 많았던 기업인과 경영자의 사례 속에서 찾은 경쟁의 원리와 승자의 이유를 이 한 권의 책으로 알아본다.




시장 경쟁은 그 무엇보다도 가장 치열할 것이다. 어떤 선택과 전략이냐에 따라 그 승패는 한순간에 갈린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끝까지 생존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아니 싸운다는 말이 더 맞겠다. 책은 F&B 기업 사례를 통해 소비자에게 잘 '먹히는' 브랜드와 기업 간의 '먹히고 먹히는' 비밀에 대해 속속들이 밝혀내는데, 특히 한국인의 최애 음식인 라면회사들의 치열한 경쟁 역사는 마치 한편의 대하소설을 보는 듯 무척 흥미롭고 긴장감 넘쳤다.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던 삼양식품이 신라면을 개발한 농심에 1위 자리를 내주면서 급격히 추락하고 그 사이 한국야쿠르트가 팔도비빔면을 출시하며 여름 라면 시장을 장악한다. 그러던 중 오뚜기가 후발주자로 라면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라면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데, 거기에 유제품 전문 회사인 빙그레까지 가세하며 라면 춘추전국시대가 열린다. 꼬꼬면의 인기를 등에 업은 나가사끼짬뽕의 어부지리 승리, 광고조차 없었던 불닭볶음면의 대인기로 기사회생한 삼양식품 등 영원한 1인자도 영원한 꼴찌도 없이 엎치락 뒷치락하는 라면 시장을 보며 시장 상황에 따라 기업이 어떤 대처와 전략을 펼치는지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지 생생히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규제가 풀리면서 벌이게 된 14개의 생수업체와 진로, 삼학, 대선주조, 금복주, 무학 등의 소주 브랜드의 치열한 각축전, 까르푸,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유통 공룡들의 최저가 경쟁 등 트렌드 변화와 신규 규제 등으로 사라진 기업과 살아남은 브랜드를 분석한다.



책을 읽는 동안 경쟁업체에 관한 각종 유언비어와 거짓 정보, 허위과대광고로 피 터지게 싸우는 그들의 전쟁 같은 이야기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경영은 뒷전이고 무분별한 양적 성장에만 매달리며 투자금 횡령, 비자금 조성 등으로 회사를 몰락시킨 일부 경영인들을 보며 분노하게 된다. (그들은 거액의 퇴직금까지 다 정산해가는데, 근로자들은 밀린 월급조차 떼이고 실업자가 되었다.)



최근 카카오 사태와 SPC, 푸르밀, 레고랜드 사태를 보면서 기업과 정부는 과연 일말의 도덕적 양심은 있는지, 사회적 책임은 다하고 있는지 강력하게 묻고 싶다. 결국 모든 피해와 책임은 국민들에게 떠맡긴 꼴이 되지 않았는가?



'필요하면 반칙도 해야 한다'라는 말을 '상대방에게 부상을 입혀도 괜찮다'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서로 목숨을 걸고 하는 전쟁에서도 민간인이나 포로의 학살은 아주 오래전부터 지탄을 받아왔음을 생각해 보자. 아무리 그래도 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는 의미다. _책 속에서



제발 그 선 좀 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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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인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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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 마법 소녀야. 콤팩트를 이용해서 변신도 하고, 요술봉으로 마법도 쓸 수 있어."


"평범한 사람들 눈에는 안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 세상에는 적이 아주 많아. 나쁜 마녀와 괴물 같은 거. 난 언제나 적을 해치우며 지구를 지키고 있어."


"나도 나쓰키한테만 말하는 건데, 나,어쩌면 외계인일지도 몰라."


"언젠가 우주선이 날 데리러 올 거야. 난 계속 그날을 기다리고 있어."




지금 내가 무엇을 읽고 있는지 혼란스럽다.


난 '인간 공장'에서 세뇌당한 지구별 인간이고 그들은 '마법 소녀' '외계인'이라는 존재를 숨긴 채 '인간 공장'에 대항하는 '포하피핀포보피아성인' 이다. 그들이 보기엔 난 '비정상'이고 그들은 '정상'인 존재들이지만 책을 읽는 나는 그들의 공상인지 망상인지 모를 비현실 이야기에 당혹스럽다.




그런데, 왜 지구별 인간을 거부하고 마법 소녀와 외계인이 되어야 했을까?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부모, 아동을 상대로 가스라이팅과 성적 학대를 하는 선생님, 성차별과 외모 차별이 만연한 사회. 그 가혹한 지구별에서 살아남아야 했기에 현실에서 벗어나야 했던 거 아닐까.




이 책의 마지막을 달리면서 난 또 한번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진정한 인간의 정체성을 버리기 위해 그들이 선택한 일.


바로 금기를 범하는 일.




"맛있어 보인다."


절단면을 보고 무심코 그렇게 중얼거렸다. 빨간 살점을 보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것 같았다.


"그러게, 식량도 다 떨어졌으니 오늘 밤에는 이걸 먹을까?"




완독 후 러블리한 핑크색 표지가 핏빛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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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맨 -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끝없는 모험
커밋 패티슨 지음, 윤신영 옮김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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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간으로 알려졌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루시'는 직립보행을 하는 인류의 조상으로 오랫동안 그 명맥을 유지했었다. 하지만 고인류학자 '팀 화이트' 발굴팀이 에티오피아에서 그보다 100만 년 앞선 화석을 발굴하면서 학계에 큰 파장을 불러오게 된다. '아르디'의 골격이 어떻게 우리가 인간이 됐는지, 어떻게 우리 조상이 다른 유인원으로부터 갈라져 나왔는지, 어떻게 직립보행을 하게 됐으며 재주 많은 손을 갖게 됐는지, 그동안 교과서로 기술된 내용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특징을 가졌던 것이다.


 

'아르디'의 발견은 인류 진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고, 학자들은 인류 진화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며 오랫동안 긴 싸움을 이어가게 된다.


 

책은 타협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완벽주의 고인류학자 '팀 화이트'를 비롯해 고인류학계의 저명한 학자들의 인터뷰와 논문 등을 바탕으로 10년에 걸쳐 완성됐다. 그래서일까, 마치 그 긴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의 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며 인류의 경이롭고 감동적인 순간순간들이 마치 장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졌다. 그리고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설고도 생소한 고고학을 저자는 휴먼 드라마 형식으로 풀어가며 700페이지 가까운 벽돌책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만든다.


 

지난 30년간, 인류학은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해 유럽과 아시아의 안데르탈인과 같은 좀 더 오래된 종들을 완전히 대체했다는 '아프리카 기원론'을 받아들여왔다. 하지만 새로운 화석들의 발굴과 연구로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과 이종교배를 했다는 사실과 또 다른 고대 게놈이 존재했다는 사실들을 밝혀냈다. 그리고 복수의 인류 계통이 아프리카와 유라시아에 수십만 년 동안 공존하면서 자주 피를 섞었다. 한마디로 인류의 게놈은 수많은 인류 조상의 흔적이 담긴 30억 조각짜리 모자이크와 같다는 것이다.


 

앞으로 또 발견될 화석들로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지식과 상식이 뒤집어 질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의문과 궁금증들이 어떻게 밝혀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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