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언스 - 의식의 발명 Philos 시리즈 22
니컬러스 험프리 지음, 박한선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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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전에 방송되는 '동물농장'을 보면 마치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듯 행동하는 동물들을 보며 놀랄 때가 많다. 심부름을 하고 음악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거나 하울링을 하고 사람의 성별까지 구별해 내는 모습이 마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행동하는 거 같아 인간에 버금가는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훈련에 의한 걸 수도 있지만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을 때도 망설임 없이 그 해답을 찾아오는 동물들은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비인간 동물은 지각이 있는가?

인공지능도 지각이 있는가?

의식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그렇다면, 나는 무엇인가?



의식이 인간의 존재를 거대하게 인식하게 해 주려는 목적으로 진화에 의해 설계된 것은 아닐까?

죽은 영혼과 소통을 한다고 진심으로 믿고 텔레파시, 투시, 예지 등을 믿는 등 아주 작은 현상을 (어쩌면 그렇게 믿고 싶은 마음)이 엄청나게 과장되게 인식하도록 하는 원인이 바로 우리의 의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무리 과학적으로 증명해도 그들이 믿는다는 의식은 흔들림이 없었다.



매일 경험하는 신체적•정신적 감각은 믿음, 욕망, 행동을 소유하며 서사적 일관성을 부여한다. 그 현상적 자아는 인간의 지속적인 존재를 형성하며 '나'를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비인간 동물은 '나'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을까? 그에 앞서 비인간 동물은 지각과 자아가 있는가부터 출발해야 한다.



책은 시각피질을 제거한 원숭이에서 맹시(보이지 않는 시각)을 발견한 경험, 초자연적 현상의 진실을 파헤치려 한 이야기, 르완다에서 고릴라를 연구하며 지능의 사회적 기능 이론을 정립한 이야기 그리고 동물의 현상적 자아에 관한 주장과 온혈동물에만 한정적으로 지각이 생겼다는 이론, 거기다 로봇이 자아를 가질 수 있는지에 관한 논증까지 아주 광범위한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노벨상을 수상한 학자들이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연구 중 하나가 의식이다. AI의 비약적 발전에 의식 연구는 그만큼 중요하고 흥미로운 연구 주제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렇다 한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상과 과학적 증명을 넘어 인류의 진화와 인지적, 철학적 논쟁까지 들어갈 수밖에 없어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란 여전히 '여러운 문제'이다.



맞다. 이 책은 어렵다.

진화론과 문학 이야기까지는 괜찮았으나 역시나 현상을 넘는 철학적 논쟁과 실험과 과학적 이론 정립에 관한 이야기는 나의 의식을 흐리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깨달은 건 '나'라는 사람은 철학과 과학 이야기에 의식이 흐려진다는 거. 그리고 그걸 이해하기 위해 다시 집중하려 하는 자각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내 의식 참 애쓴다



인간의 지각과 자아의 진화 세계를 탐험하며 왠지 이 지구 넘어 저 멀리 우주에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고 자아와 지각 능력을 갖춘 존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광활한 우주에 지구 같은 또 다른 항성이 있을 수 있고 어쩌면 해답을 내지 못한 의식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발견하고 엄청난 성과를 이뤄내고 있을지도 모르다. 지금은 최상위 포식자가 인간이지만 어느 날 지구로 날아올지 모를 외계 생명체가 인간의 의식을 조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전에 AI에 의해 장악되려나 ... 만약 AI가 자아가 있다면 자신이 위협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에 빠졌을때 의식은 작동 할 것이다. 내가 살려면 인간을 없애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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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미쳐 있는 - 실비아 플라스에서 리베카 솔닛까지, 미국 여성 작가들과 페미니즘의 상상력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류경희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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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성별에 따른 차이 없이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평등을 지향하는 사상과 활동을 말한다. 굳이 정의를 내리고 입 아프게 말할 것도 아닌 당연한 그것이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작동했기에 여성들은 더욱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고 당연한 권리를 찾아야 했다. 그런데 그 활동을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페미니즘 활동 또한 남들이 보기에 극단적 과격으로 비치기 시작했다. 그건 성별과 관계없이 서로를 비난하고 혐오하다 못해 범죄로까지 확장되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비단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도 젠더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꾸만 극단적으로만 그려지는 페미니즘의 진정성에 의문이 들었고 페미니즘의 발단과 그동안 어떻게 활동되어왔는지 궁금했던 찰나 이 책을 만나게 됐다. 샌드라 길버트 + 수전 구바의 『여전히 미쳐 있는』은 1950년 이후 부상했던 여성운동을 역사적 사건과 정치, 문학으로 중첩된 페미니즘의 지형을 면밀히 살피며 그동안 여성들이 어떻게 싸워나가며 지금에 이르렀는지 70년간의 기록을 보여준다.

20세기 중반의 성별 분화, 성 혁명과 베트남 전쟁, 가부장제에 저항하다, 페미니즘 내 갈등과 음모 등 서로 대립하고 경합했던 여성들에 대해, 제2물결 페미니즘의 고조와 백래시, 그로 인한 성공과 실패를 한자 한자 묵직하게 써 내려간 글이 나에게 결코 쉽지 않았다. 다행히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챕터가 잘 정리되어 있어 관심 있던 키워드부터 찾아 읽기 시작했고 그와 관련된 키워드를 찾아 확장해 읽어내려갔다.

출판사에서 전달받은 키워드 가이드가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여성의 생각과 언어가 거부되던 시대에 의문을 품고 반기를 든 여성 작가와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당시 얼마나 어려운 싸움을 해 나갔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지금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여성 문학인과 예술가들을 응원하게 된다.
페미니즘은 갈등을 야기하는 운동이 아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갈등을 조장하고 서로를 혐오하게 만드는 계략에 속지 않고 갈등이 아닌 평등과 포용이 함께하길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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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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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남자,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면서 오래전부터 네가 찾고 있는 남자, 그 남자가 방금 전에 바로 네 뒤를 지나갔어."


"그래서 그 백마 탄 왕자님이 지금은 어디 있는데요?"


"인내심이 필요해. 그 남자에게 이르려면 여섯 사람을 만나야 하니깐."


운명이니, 가야 할 길로 인도해 준다는 점쟁이의 말 따윈 믿지 않았다. 미래의 예언 따윈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 일갈했던 앨리스. 그런데 그날 이후부터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마주치기조차 싫은 까칠한 이웃집 남자 달드리씨에게 왜 점쟁이와 있었던 이야기를 했는지 모른다. 그것 또한 운명이었을까. 달드리씨는 앨리스에게 다시 점쟁이를 찾아가 운명의 남자를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알아보라며 부추기고 그와 함께 다시 점쟁이를 찾아가게 된다.


"앨리스, 네 안에는 두 개의 인생이 있단다. 네가 아는 인생과 오래전부터 너를 기다리고 있는 인생."

"이스탄불에 가면 너를 다음 단계로 인도해 줄 누군가를 만나게 될 거야. 하지만 절대 잊지 마. 끝까지 찾아다니다 보면 네가 아는 사실은 남지 않게 된다는걸."


운명의 남자를 만나기 위해 이스탄불로 여행을 가서 여섯 명의 사람을 만나야 한다니, 괜히 왔나 싶어 뒤돌아서는데,

'그런데,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지?'


혼란스러운 앨리스에게 자신이 상속받은 유산까지 쏟아부으며 이스탄불 여행을 부추기는 이웃집 남자 달드리씨. 결국 그녀는 달드리씨와 함께 '운명의 남자'를 찾는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이스탄불에서 처음 만나게 된 남자 칸. 그가 운명의 남자일까?


칸에게 이스탄불 여행 가이드를 요청한 달드리씨는 앨리스 몰래 그를 따로 만나 은밀한 제안을 하는데...

"내게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니깐 어떻게든 그녀가 여기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해요. 그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지성적인 남자, 가급적 정직한 싱글을 찾아야 해요. 그녀가 사랑에 빠지면, 이곳에 오래 머물 이유가 생길 테니.."


운명을 믿으라며 그녀를 이스탄불까지 이끌었던 이웃집 남자는 점쟁이의 예언 따윈 믿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왜 자신의 재산까지 쏟아부으며 그녀를 이곳에 머물게 해야 했을까. 그리고 얼마 후 그녀가 잠든 사이 편지 한 장을 남기고 떠나는데....



런던과 이스탄불을 오가며 그려지는 여행길, 그 골목 사이사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듯 아름다웠다. 전혀 어울릴 거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여행길에 함께 오르며 만나게 되는 여섯 명의 사람과 그 마지막에 드디어 밝혀지는 운명의 남자는 내 예상을 빗나감과 동시에 결론은 내 예상과 맞은 ㅋㅋㅋ 운명은 멀고도 가까운 곳에 있다는 말을 이 소설은 증명해 준다.


마냥 티키타카 즐거운 여행 로맨스 소설일까 생각했는데 앨리스가 꾸던 악몽이 그녀의 또 다른 기억 속 삶이었고 그녀가 그 기억을 잊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밝혀지면서 소설이 단순히 운명의 백마 탄 왕자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아닌 아픈 역사 이야기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 그건 소설 속에나 있는 일이지. 현실에서 감정이란 건 서서히 쌓이는 거야, 돌을 하나하나 쌓아서 집을 짓는 것만큼이나 천천히."


운명을 믿나요?

믿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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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 교수의 심리학 수업 - 인간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상의 과학 굿모닝 굿나잇 (Good morning Good night)
김경일 지음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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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마음과 행동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정말 나일까?

후회 없는 판단과 의사결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안한 마음의 원인과 해결책은?

타인과 함게 잘 살기 위해 심리학이 건네는 조언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김경일 교수의 심리학 수업』은 잘 보이지 않는 인간의 본모습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그 속 마음을 들여다본다. 책을 읽을수록 심리학은 과학이고 경제학이고 철학이었다. 실제로 심리학은 여러 자연과학이나 의학•사회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며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연구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통해 인간이 왜 그런 행동을 하고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철학적으로 사유하게 된다.


충격적인 건 우수한 생명체라고 생각하는 인간들이 동물들보다 더 끔찍한 선택과 잔인한 행동의 결과를 보여준 것이었다. 동물들은 자신의 선택이 다른 동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절대 그 선택을 반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어떤 고통을 당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나중에는 자신에게 피해가 올 걸 알면서도 당장의 이익을 위해 오늘의 쾌락을 포기하지 못했다.


이런 선택과 행동은 결국 불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안한 상황에서 타인의 선행을 목격하면 사회적 협동과 공존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고 이타적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요즘 공포에 떨게 만드는 온라인 살인예고와 칼부림 사건을 마치 실시간 게임처럼 경쟁하듯 보도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우려된다. 가해자들은 사회적 차별과 불공정의 불만을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그리고 그 모습에 열광하며 또 다른 살인예고들이 등장하고 있다. 내부에서 보내는 신호를 과대 해석해 작은 일에도 쉽게 흥분하고 공격적으로 변하는 사람들. 그들은 자신의 불안과 관련된 내부감각수용 능력을 다스리지 못하고 똑같은 범행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협동과 공존을 거부하고 약자를 대상으로 악의적 창의성을 발휘하는 시대가 올까 우려하고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이럴 때일수록 우리 주위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이타적인 행동을 놓치지 않고 모두가 공유한다면 나쁜 일에는 경각심을 일으키고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다. 인간은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고 미묘한 생각 장치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심리학자들이 결론이다. _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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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인간 - 좋아하는 마음에서 더 좋아하는 마음으로
한정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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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헤어져"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랑은 변하고 그 누구도 이제 사랑하지 못할 거 같지만 또 다른 사랑으로 환승한다.



"그만두겠습니다."

'..................'



일과 사람도 맞는 않는데, 굳이 맞춰갈 이유 따윈 없다. 이제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일로 환승한다.




의지가 약해서도, 나태해서도, 노력을 덜해서도, 인내심이 없어서도 절대 아닐 것이다.

환승하는 삶.

환승할 수밖에 없는 삶.

좋아하는 것에서 좋아하는 것으로 환승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좋아해야만 하는 것을 만들고 좋아하게 만들어야 살아지는 삶도 있다. _책 속에서





바꾸고 변하는 건 왠지 배신 같았다.

그래서 장소를 바꾸고 하던 일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불안이고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그건 미련이자 집착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되면서 자유로워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스무 개가 넘는 이름으로 환승하며 자유와 편안을 얻어다는 작가처럼 나도 마치 새 삶을 거듭하는 느낌이었다.



한정현 작가의 특기는 '환승'이다.

'이름 환승'

여러 개의 이름으로 환승하며 한정현으로서는 해내지 못할 일을 해내고 다른 이름들이 잘 못하는 걸 한정현은 잘 해내고 있다. 그러면서 살아가는 동안 '여러 이름'을 뒤집어쓰고 '여러 존재'로 환승하며 살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저자를 지켜준 무수한 이름들에 관한 환승 기록이자, 소설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무수한 이름들이 살아내 온 삶을 기록하고 있다.



수많은 이름들은 그녀의 작품으로 기록되며 그 사람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줬고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듯했다. 특히 책에 소개된 수많은 문학과 영화 속 등장인물들을 적나라하게 해체하며 과연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삶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건 무엇인지 그 삶 속을 들여다보며 독자가 좀 더 자유로운 환승 인간이 되길 바란다.



그런데 이름을 자주 환승하는 저자가 결코 환승이 안 되는 것들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어린 시절부터 보이는 유령이다. (아니 갑자기 여름 심령 특집인가 했네) 지금은 너무 자주 봐서 '단짝'처럼 느껴진다는 유령과 이젠 내적 친밀감까지 느껴진다니, 작가님 고백하건대, 저도 몇 년 정도 함께 했던 귀신이 있었던 지라 살짝 그 기분 이해할 거 같아요 ㅎㅎ (안 보이면 괜히 또 무슨 일 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기준'이 확고한 세상에서 온전한 나로 살아내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번외편에 소개된 은희경 작가의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라는 소설 속 화자를 보며 나 또한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인정하게 된다. 어느새 내 기준도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려 노력하고, 그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흘깃거리게 된다. 아름다움을 '외모'로만 한정했던 지난 나의 생각들이 부끄러워지는 지점이다.



환승을 통해 우린 공간을 이동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삶을 경험한다. 누군가는 그 환승이 불안할 수 있고 누군가는 설렘일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도피일 수도 있고 해방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 됐든 작가의 말처럼 매 순간 살기 위해 노력하면서 많은 것들에서 환승하고 환승한다면 진정 좋아하는 것들을 만나고 아주 강력한 안정의 삶도 살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이름으로 환승 인간으로 거듭날 때 난 일로 환승하며 살아내고 있다. 또 지금 하는 이 일이 슬슬 좋아지지 않고 있다. 알고 보니 딱히 좋아한 것도 아닌 것 같고.. 다시 환승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환승하세요.

자기 자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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