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루와 라라의 고구마 디저트 - 숲 속의 꼬마 파티시에 루루와 라라 시리즈
안비루 야스코 글.그림, 정문주 옮김 / 소담주니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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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주니어 <루루와 라라>시리즈는 최고의 파티시에가 되고 싶은 두 소녀가 숲 속에 작은 과자 가게를 열고 숲의 동물들과 요정들에게 다양한 과자를 만들어 주는 이야기랍니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의 즐거움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죠. 하나는 이야기 자체가 지닌 재미, 그리고 또 하나는 레시피가 담겨져 있어 루루와 라라가 만든 간식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지요. 그동안 이 시리즈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통해 쿠키와 초콜릿, 무더위에 많이 찾는 아이스크림과 딸기로 만드는 분홍의 맛, 먹을 것이 풍성한 가을에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푸딩, 용기를 주는 치즈 케이크까지 다양한 레시피를 보여주었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가을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이야기가 담긴 <<루루와 라라의 고구마 디저트>>를 통해 고구마를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소개하죠. 이 시리즈의 출간 소식이 들리면 아이보다 제가 먼저 기대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이 시리즈가 출간되면서 아이와 함께 만들어 보는 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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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 갈 무렵이면 숲에서는 운동회가 열려요. 달리기, 나무 타기, 멀리뛰기, 나무 열매 빨리 줍기 같은 경기를 치룬답니다. 그리고 변함없이 달리기 1등은 '달리기 여왕'인 샐리가 독차지 했답니다. 샐리는 숲에서 가장 달리기를 잘하는 여자 라쿤으로 언제나 힘이 넘치는 샐리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답니다. 이 운동회가 끝나고 <숲아, 고마워 음악회>가 열리게 되요. 해마다 열리는 이 음악회는 가을만 되면 많은 선물을 주는 숲에 감사하는 행사로 지난 몇 년 동안 숲 속 최고 가수인 여우 아가씨가 노래를 불렀답니다. 운동회를 놓친 루루와 라라는 음악회는 꼭 가보기로 결심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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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 날 <숲아, 고마워 음악회>로 인해 동물들이 걱정이 많았습니다. 올해는 여우 아가씨가 어머니 병문안으로 노래를 못 부르게 된데다 달리기의 여왕답게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뛰어다니는 샐리가 노래를 하게 되었거든요. 니키와 루루, 라라가 음악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샐리가 전날처럼 고구마를 들고 왔습니다. 루루와 라라의 가게에 오는 동물 손님들은 돈 대신 숲에서 구한 물건을 내는데 올해는 고구마가 풍년인 탓에 테이블 위에는 동물들이 내고 간 고구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어요. 쪄서 먹고, 구워서 먹어보지만 너무 많이 먹어서 다들 질릴 정도였지요. 샐리는 루루와 라라에게 목소리가 잘 나오게 해주는 과자가 있는지 물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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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는 쪄서 먹을 수 있어도 케이크를 만들 수는 없잖아요. 나도 마찬가지예요. 난 달리기는 1등이지만 가수가 될 수는 없다고요." (본문 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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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와 라라는 고구마를 이용해 샐리의 마음을 풀어 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어요. 그때 슈가 아주머니가 오셔서 고구마로 과자 만드는 법을 알려주셨지요. 그렇게해서 루루와 라라는 '스위트포테이토' 와 '몰블랑 케이크'를 만들었고 샐리에게 선물했죠. 샐리는 고구마가 케이크로 변신한 것처럼 노력해 보지도 않고 노래를 못할 거라고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루루와 라라는 음악회에서 여러 가지 고구마 디저트를 만들어 대접했고 음악회는 감동적으로 끝이 났답니다. 모두가 샐리가 멋지게 노래를 부른 것처럼 자신들도 무언가 멋진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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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요리법은 정말 다양하단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재료가 같다고 해서 언제나 똑같은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면 그 재료가 아깝지 않겠니?"
슈가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루루와 라라, 니키는 샐리를 떠올렸어요.

샐리는 모두가 인정하는 '달리기 여왕'이지만 달리기 말고 다른 특기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본문 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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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이외에도 계피 스위트 포테이토, 코코아 볼, 오렌지 마멀레이드를 넣은 러시안 티, 계피 향 밀크 티 등 다양한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얼른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도 저도 마음이 조급해지더군요. 물론 샐리가 용기를 내는 감동적인 내용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는 따뜻함도 느낄 수 있었지요. 이렇게 맛있는 이야기가 담긴 <<루루와 라라의 고구마 디저트>>는 아이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을 것입니다. 감동과 달콤한 맛이 함께 하는 <루루와 라라> 시리즈, 앞으로도 정말 기대되는 이야기네요. 루루와 라라가 다음에는 어떤 맛있는 이야기를 보여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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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루루와 라라의 고구마 디저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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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탐정 - DNA의 발견에서 유전자 조작까지 라임 틴틴 스쿨 6
타니아 로이드 치 지음, 릴 크럼프 그림, 이혜인 옮김 / 라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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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즐겨 보는 편인데, 오래전 미제 사건이 과학의 발달로 인해 범인을 잡게 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바로 DNA 분석을 통한 신원 확인을 통해서이다. 물론 DNA 채취도 어려워 여전히 미제 사건으로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과학의 발달은 이렇게 풀지 못한 숙제를 풀 수 있게 되었고, 여전히 남아있는 미제 사건도 머지않아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DNA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어려운 범죄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된걸까? 자주 듣고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았던 DNA에 대해 <라임 틴틴 스쿨> 시리즈 <<DNA 탐정>>을 통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 책은 유전 공학의 기본이 되는 DNA와 유전자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그리고 클론을 만들게 된 최신 상황까지, 유전학의 발달 순서에 맞춰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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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 독특한 DNA를 갖고 태어나고, DNA에 따라 생김새가 다 다르지만 타인과 나의 DNA는 99.9%가 똑같다고 한다. 하지만 DNA는 총 30억 쌍의 유전 정보로 이루어져 있어 0.1%만 달라도 300만 가지의 차이점이 생긴다고 하니 모든 인간에게는 저마다 300만 가지쯤 독특한 바코드가 찍혀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또한 한 사람의 DNA에 새겨진 유전 암호는 규칙적인 모양으로 계속 반복되고 있어 과학자들은 DNA의 모양만 보고도 누가 누구와 친척인지 금방 알아맞힐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범죄 현장에서의 침 한 방울이나 머리카락 한 올, 또는 희미한 핏자국같은 사소한 증거라 할지라도 과학자들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DNA의 형태를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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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강한 녀석이 살아남는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수천 년 전부터 조상의 특징이 자손에게 대대로 전해 내려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내용을 시작으로 DNA의 비밀에 한 발짝 다가섰던 멘델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발달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② 돌연변이의 정체를 밝혀라에서는 우리 몸속에서 하루에도 수백만 번씩 일어나는 세포 분열이 유전 암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가끔 실수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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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유전 정보에 틀린 부분이 없는지 스스로 암호를 확인하는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하지만 여러 번 반복하고 확인해도 실수는 발생한다. 그래서 가끔은 아주 커다란 실수가 유전 체계를 뚫고 나와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된다. 돌연변이란, 예상치 못한 유전자 구조의 변화를 말한다. (본문 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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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DNA 암호를 해독하는 방법에서는 DNA의 나선형 구조를 알아낸 윌킨스와 DNA 모형을 통해 나선 계단의 난간과 같은 DNA 가닥이 가늘고 길게 쭉 늘어나는 방식, 복제 직전에 둘로 나뉘는 모습, 그리고 이중 나선 구조로 다시 결합하는 장면까지 모두 재현할 뿐만 아니라 두 가가의 난간을 잇는 수많은 계단이 바로 30억 쌍의 유전 암호라는 것을 보여준 왓순과 크릭 이야기를 담아냈다. ④ 인간 게놈 프로젝트 추격전에서는 여러 과학자들이 한데 모여 인간의 DNA 지도를 만들기로 하고 사람의 몸속에 들어 있는 유전자를 모두 합쳐 부르는 '게놈'의 이름을 붙힌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대해 다루며, ⑤ 유전자 조작의 빛과 그림자에서는 유전자 변형 식물, 유전학을 빛낸 복제양 돌리에 대해, 그리고 ⑥ DNA의 매서운 경고에서는 개인의 DNA에 대한 권리 보호 운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 ⑦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에서는 DNA를 둘러싼 윤리적 딜레마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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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렇게 유전 공학의 기본이 되는 DNA에 대한 우리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있지만 그에 따른 유전자 변경 식품의 안전성, 동물 복제 따른 생명의 존엄성, 인간의 복제 등에 대한 윤리적 논란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다룸으로써 지식 뿐만 아니라 과학의 발달에 따른 윤리적 딜레마까지 생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언뜻 이런 내용들이 어렵고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 책은 다양한 사례와 일러스트, 사진 등을 통해 흥미롭게 다뤄지고 있어 읽을수록 더 많은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게 한다. 알파고와 이세돌 프로의 대결을 통해 우리는 과학의 발달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과학의 발달과 윤리적 고민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그 조화를 생각해본다면 더 나은 미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지식 습득을 넘어 한 발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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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DAN 탐정' 본문,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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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단비어린이 그림책 20
노경실 글, 최정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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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보면 힘들고 슬픈 일들을 겪게 됩니다. 이럴 때 기댈 수 있는 친구,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우리도 또 용기를 얻고 희망을 되찾으면 살아가게 되지요. 천하를 호령하던 임금님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조선 제19대 왕 숙종 임금님은 마음이 아프고 기운이 없을 때 금손이의 노랫소리를 들으면 힘이 솟았다고 합니다. 여기 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금손이의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가 있습니다. 임금님과 금손이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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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이익의 <성호사설>과 김시민의 <동포집>, 이하곤의 <두타초> 등에 실린 숙종 임금님과 금손이에 대한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숙종 임금님의 묘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서오릉에 있고, 금손이의 묘도 그곳에 함께 있다고 하네요. 숙종 임금님은 돌아가신 아버지인 현종 임금님이 보고 싶어 경기도에 있는 숭릉에 갔다가 산소 앞 쪽에 있는 정자 아래에서 병들고 어린 아기 고양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숙종 임금님은 이 고양이가 아바마마의 벗 노릇을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아기 고양이를 궁으로 데려가지요. 신하들은 병든 짐승을 임금 옆에 두는 것을 간절히 말렸지만 임금님은 고양이와 같이 지내겠다고 엄한 명령을 내리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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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을 불러 고양이를 치료하고 곁에서 잠을 자게 한 덕분인지 다음 날 고양이는 기특하게도 살아 있었습니다. 임금님은 마치 병든 자식이 건강하게 된 것처럼 기뻐하셨고, 고양이의 이름을 금빛 고양이라는 뜻의 금 금, 자손 손, 금손이라 지으셨지요. 며칠 지나면 임금님이 고양이를 방 밖으로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던 신하들의 예상과 달리 임금님은 갓난 손자를 본 할아버지처럼 고양이를 아끼셨어요. 임금님과 고양이는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아버지와 아들처럼 지냈어요. 임금님은 밥을 먹을 때에도 금손이를 옆에 두셨고, 낮에는 햇빛 밝은 곳에서 앉아 금손이의 털을 고르셨으며 밤에 임금님 옆에 누운 것도 금손이었지요. 이 때문에 왕비, 왕자와 공주 그리고 신하들조차 금손이를 부러워했고 그 부러움은 시기와 질투심으로 변했어요. 하지만 임금님은 행복했답니다. 나랏일로 머리가 복잡할 때에 금손이를 보면 기분이 좋아졌고, 신하들이 사고를 쳐서 마음이 아플 때에 금손이를 안아 주면 편안해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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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상감마마께서 드실 고기를 고양이가 훔쳐 먹었다는 이유로 금손이는 깊은 산속에 있는 절로 보내졌습니다. 임금님은 사랑하는 자식이 잘못을 한 것처럼 마음이 아팠지만 벌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임금님은 낮에도 밤에도 금손이가 있는 절 쪽을 바라보았고, 금손이도 임금님이 계신 궁궐 쪽을 향해 울었습니다.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숙종 임금님이 돌아가셨고, 이 슬픈 소식은 금손이가 있는 절에도 전해졌어요. 금손이는 아무리 맛난 것을 주어도 먹지 않았어요. 금손이가 돌아가신 임금님 때문에 거의 죽을 지경이 됐다는 소식이 궁궐에 전해지면서 대비마마는 금손이를 다시 궁궐을 데려왔지만 눈물을 흘리며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금손이는 결국 두 눈을 감고 말았어요. 숙종 임금님이 돌아기신 지 13일 만에 숨을 거둔 것이지요. 금손이는 숙종 임금님 산소인 명릉 옆에 묻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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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아, 임금님과 금손이처럼 너희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친구가 있니?

사랑은 이렇게 서로 함께 있고 싶어하는 마음이란다.

너희는 누구와 영원히 함께 있고 싶니? (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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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에게 의지하며 마음을 나누었던 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금손이의 이야기가 가슴 따뜻하게 전해지는 <<숙종 임금님과 고양이>>를 통해 우리는 친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무리 천하를 호령했던 임금님이라 할지라도 숙종 임금님에게 고양이는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는 존재였던 것이지요.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마음을 다 해야겠지요. 숙종 임금님이 병든 고양이를 정성껏 간호했던 것처럼 말이죠.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짧은 그림책이자만 저도 상대방에게 마음을 다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네요. 이처럼 <<숙종 임금님과 고양이>>은 아이들에게 따뜻함을 선물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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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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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
데이비드 밴 지음, 조연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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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의 계보를 잇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 현대문학의 새로운 거장으로 부상하고있는 작가 데이비드 밴의 <<아쿠라이라움>>은 그 명성에 걸맞게 커커스 리뷰 '2015 최고의 소설', 아마존 독자 '상반기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12개국 출간 및 영화화가 예정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어둡지만 안전한 아쿠아리움 속에서 바다를 꿈꾸던 열두 살 소녀 케이틀린이 아픔으로 얼룩진 가족의 비밀과 마주하고, 이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가족 소설이자 성장소설로 심연의 바다처럼 어두운 이야기지만 생명이 살아숨쉬는 바다의 신비로움처럼 감동을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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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다른 가족이 없었다. 단 한 사람도. 학교에 가면 다들 가족이 있었다. 아버지가 없는 아이들도 많았지만 대신 이모나 삼촌이 있었고, 할아버지 할머니나 사촌이 있었다. 그리고, 물고기들도 거의 모두 쌍을 이루거나 무리를 지어 다녔다. 그렇게 생각하긴 했지만, 아쿠아리움의 물고기들은 사실 겨우 쌍을 이루거나 혼자였다. 왜 그럴까? 바다에서는 그렇지 않을 텐데. (본문 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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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주인공 열두 살 케이틀린은 수업이 끝나면 아쿠아리움에서 엄마 셰리가 오기를 기다린다. 케이틀린은 커서 어류학자가 되어 오스트레일리아나 인도네시아, 브라질 혹은 홍해 같은 곳에서 살면서 종일 따듯한 물 속에서 지내고 싶다. 엄마 셰리는 무거운 작업화를 신고 컨테이너항에서 일하며 힘겹게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지만, 퇴근 후 집에 들어가면 항상 침대 위에 둘이 서로 포개고 누워 함께 뒹귀는 시간을 행복해하는 단란한 가족이었다.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케이틀린은 외로움을 느끼지만 학교에서는 샬리니와 단짝 친구로, 아쿠아리움에서는 새로 사귀게 된 노인과 함께 물고기를 보면서 외로움을 달랬다. 케이틀린은 샬리니네 가족을 부러워했는데, 엄마는 어린시절의 이야기나 케이틀린의 아빠에 대해 이야기해 준 적이 없었다. 엄마가 야근하는 날, 차안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케이틀린에게 세관원이 다가와 겁을 주자 케이틀린은 그들로 인해 엄마와 자신이 곤경에 빠지게 될까 두려웠다. 이 일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된 노인이 케이틀린에게 엄마를 만나 보고 싶다고 했고, 케이틀린의 말을 전해들은 엄마는 노인에 대해 오해를 하고 경찰에 신고하게 된다. 그렇게 셰리는 경찰과 함께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 케이틀린이 만나고 있던 노인은 바로 어린시절 자신과 아픈 엄마를 버리고 간 아버지였음을 알자 셰리는 불같이 화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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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가장 힘든 것은,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다 지나가 버린다는 것을, 그 시간들도 결국 지나가게 되어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 끔직했던 순간은, 마치 영원과도 같이 지긋지긋하게 주위를 맴돈다. 엄마의 분노는 끝도 없이 팽창했다.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본문 1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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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웠던 케이틀린은 할아버지가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도 기뻤지만, 셰리는 아픈 엄마를 자신에게 맡긴 채 떠나버린 아버지로 인해 받게 된 고통과 잃어버린 어린시절을 대해 결코 용서할 수 없었다. 셰리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케이틀린에게 자신이 어린시절 겪었던 고통을 똑같이 경험케 하게 했으며, 아버지가 이 세상 무엇보다 더 심한 고통을 느끼길 바랬다. 케이틀린은 엄마가 할아버지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엄마의 분노를 묵묵히 참아냈고, 결국 셰리는 남자친구의 조언으로 아버지의 집과 돈을 받는 조건으로 함께 살기로 한다. 하지만 엄마의 분노는 좀체 가라앉지 앉았고 결국 할아버지는 케이틀린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다시는 도망가지 않기 위해 셰리에게 처음으로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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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무릎으로 바닥을 기어 엄마에게로 다가가 양팔로 엄마를 꼭 끌어앉았다. 엄마가 할아버지를 감싸안았고,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두 사람의 몸이 살짝 흔들렸다. 두 사람은 눈을 감고 있었다. 그제야 비로소 두 사람은 다시 만난 것이었다. 어쩌면 이런 것이 우리가 용서라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과거를 모두 청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들이 얼어나지 않았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현재에 받아들이고 또 인식하면서 끌어안는 것, 천천히 내려놓는 것 말이다. (본문 3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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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은 아쿠아리움 속 물고기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주인공 열두 살 소녀를 통해 가족, 성장, 화해, 용서를 이야기하고 있다. 어린시절의 셰리가 겪었던 고통은 그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을만큼 컸고, 그 분노는 셰리의 가슴 깊이 내제되어 있었다. 딸 케이틀린에게만은 자신의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던 셰리는 그 분노를 숨기며 살아왔지만 아버지가 나타나면서 그 분노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그 아픈 고통을 표출하는 셰리의 모습은 안타까웠고 무서웠다. 이러한 셰리의 고통은 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오직 가족만이 해답이었다. 자신을 지켜줄 가족, 자신의 고통을 알아줄 가족,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아줄 가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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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관련해서라면 불가능한 것은 없어. 부모는 신이나 마찬가지야. 우리를 만들고 또 우리를 파괴시키지. 세상을 그러모아서는 원하는 모양대로 다시 만들어버리는 거야. 그러고 나면 우린 영원히 그게 바로 세상의 전부인 줄 알게 되는 거야. 그것만이 유일한 세상이라고 말이야. 그 외에 달리 상상한다는 건 불가능해. (본문 2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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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틀린은 자신의 집이 아쿠아리움이라고 생각한다. 바다를 모른 채 살아가는 물고기들처럼 작은 집은 엄마와 자신의 아쿠아리움이었다. 아쿠아리움의 물고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알아가게 된 케이틀린은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드디어 바다를 보게 되었고 알게 된 것이다. 어두운 이야기였지만 희망을, 용서를, 빛을 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그리고 부모가 내 아이에게 때로는 아쿠아리움을, 때로는 바다를 보여줄 수 있음을 느끼게 된 이야기이기도 했다. 지금 나는 부모로서 내 아이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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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대로 일이 된다 - 비즈니스맨을 위한 특화된 독서법
야마구치 슈 지음, 이정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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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책들이 있다. 때로는 책에서 삶의 지혜를 얻고자, 때로는 지식을 얻고자 때로는 즐거움을 위해 우리는 책을 읽는다. 나 역시도 이런 이유들로 나름대로 다양한 책을 찾아보며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읽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요즘 나는 책을 읽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마음이 들고 있었다. 내가 읽는 책들을 난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인가? 혹시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하고 읽은 책이고, 읽는 동안 굉장히 공감했으면서도 막상 일상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 독서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독서에 대해 회의적인 지금 나에게 적합한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은 "책은 나름대로 열심히 읽고 있는데 독서를 통해서 얻은 지식이나 감성을 일에 맞게 활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독서를 일과 연결하는' 기술에 관한 내용을 전하는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서 얻은 지식이나 감성을 일에 활용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읽은 후에 어떻게 활용하는가'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독서를 통하여 지식을 얻는 것은 주방장이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과 같다. 주방장은 구입한 식재료를 그대로 고객에게 내놓지 않는다. 일단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고객의 요청에 맞추어 각각 필요한 것들을 조합해서 멋진 요리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지적생산에 종사하는 비즈니스맨들도 다양한 책을 통하여 얻은 지식을 저장해두었다가 필요에 따라 그것들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지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본문 10p)

이에 저자는 이 책에서 정보를 조합하는 능력에 관하여 1장 독서를 일과 연결시키는 6가지 대원칙, 2장 비즈니스서적은 '이것만 '읽으면 된다, 3장 고전에는 읽는 '순서'가 있다, 4장 마음에 드는 책을 읽고 '라이벌과의 차별화'를 도모한다, 5장 정보의 '수조'를 만든다, 6장 '서점을 산책하는' 기술, 7장 '책장'에서 독서를 일과 연결한다 등 총 7장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그 책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의 80%는 전체의 20%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독서를 통해 효율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필요한 핵심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단 '가볍게 전체를 훑어보는' 것이다. (중략)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목차를 보는 것'이다. 목차를 보고'총괄'이나 '결론'처럼 전체를 정리한 부분이 있으면 일단 그 부분을 읽어본다. (본문 23,24p)

여기서 독서를 일과 연결시키는 6가지 대원칙을 잠깐 살펴보자면, 원칙 1 성과를 내려면 '두 종류의 독서'를 해라, 원칙 2 책은 '20%만' 읽으면 된다, 원칙 3 독서는 '주식투자'라고 생각한다, 원칙 4 '잊는다'는 전제로 읽는다, 원칙 5 5권을 읽는 것보다 '1권을 5번' 읽는 방식을 선택한다, 원칙 6 독서의 '공회전 시간 idle time'을 극소화하라,로 구분할 수 있다. 저자는 시간에 쫓기면 생활하는 비즈니스맨의 입장에서는 '책의 핵심 20%만 읽고 나머지는 버리는' 독서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며, '넓고 얕은 독서'는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그 내용을 저장하기 어려운 독서 방식이기에 독서에서 중요한 것은 몇 번이고 읽고 싶은 욕구를 느낄 수 있는 깊이 있는 책을 발견해서 그 내용을 반복적으로 읽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2장에서 5장에 걸쳐 책을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이며 책을 통해 얻은 정보를 조합하는 능력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책에서 길을 찾고자 하지만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이나 감성을 일에 맞게 활용하는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독서의 양'에 문제가 잇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은 이후', 즉 정보를 정리하고 저장하는 방식과 일의 문맥에 맞추어 정보를 조합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이 책은 책에서 얻은 지식을 일과 연결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서점을 산책하고 책을 관리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독서와 관련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니 비즈니스맨 뿐만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효율적인 책이기에 적극 권해본다.

(이미지출처: '읽는 대로 일이 된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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