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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
이건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9월
평점 :
여성의 사물은 여성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그것은 원래 하나였던 그녀에게 닿아 있는 연결고리이다. 그 사물들을 통해서 우리는
그 여성의 심리나 감각을 가늠해볼 수 있다. 나의 스타일은 그 여성의 사물 속에 들어 있다. 여성의 사물은 말없이 여성의 역사를 드러내준다.
사물의 광채를 다라 여성의 속마음을 발견한다는 것은 그 여성 속에 숨어 있는 나를 만나는 일이다. (본문 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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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서로 달라 서로 각자가 선호하는 물건이 따로 있으며 그 물건을 통해 여성성을 혹은 남성성을 과시하려고 한다. 이러한 사물은
좀더 아름답게, 좀더 멋지게 보이고 싶어하는 욕망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싶다. 이에 사물은 '나는 이러한 여성이다', '나는 이러한
남성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같은 여성이라 할지라도 사람에 따라 추구하는 물건이 다름을 볼 때
사물은 그 소유자에 대한 심리를 가늠해볼 수 있다. '그남자(그림 읽어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가진 저자 이건수는 《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을 통해 여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52가지 사물을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끼는' 색성향미촉의 오감을 토대로 크게 5가지의
갈래로 분류하여 예술가의 유별난 감성과 예리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여성 스스로도 몰랐던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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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물은 여성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그것은 원래 하였던 그녀에게 닿아 있는 연결고리이다. (본문 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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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 비키니를 입은 비너스, 2 생활을 발견, 3 욕망의 모호한 대상, 4 날 닮은 너, 5 여자의 일생 다섯 파트를 통해 귀고리,
반지, 드레스, 하이힐, 목걸이, 핸드백, 샌들, 비킨, 클러치, 스카프, 커피, 트렁크, 제모기, 그릇, 바늘과 칼, 생리대, 침대,
여자화장실, 양산, 손뜨개, 립스틱, 모자, 마스카라, 시스루, 매니큐어, 스타킹, 모피, 팔레트, 브래지어, 바비인형, 보톡스,, 선글라스,
가죽, 펫, 헤어스타일, 호피, 향수, 타투, 장갑, 거울 등 52가지 사물에 대한 쓰임새나, 속성, 이력, 의미 등을 살펴보며 여성의 본성을
탐구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명화, 사진, 영화 등을 통해 풍성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 중에는 버스 안에서 책을 읽다가 화들짝 놀라 옆사람의
눈치를 봐야했던 사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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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뜨겁게 몰두할 때 우리는 상대방을 구속하려 하고 소유하려 한다. 너무나 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 반지 같은 것으로
서로의 관계를 옭아맨다. 그러다 사랑이 끝나게 되면 이 작은 동그라미를 어찌할 줄 몰라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다른 누구에게 주기도 그렇고,
버리기도 아까운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본문 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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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을 통해 인터넷 검색창에 쏟아져 나오는 사물의 정보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에 근거한
해석한다. 덧붙혀 저자는 사물을 열린 개념의 예술작품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철학적인 시각에서 해석하고 평가했으며 인상비평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주관적 체험과 느낌의 개입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남자의 시각으로 보는 여자의 물건,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본성을 읽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었다. 52가지의 사물에 대해 읽어가다 보면 문득 내가 소유하고 있는 사물을 한 번씩 바라보게 된다. 그 사물에 대한 내 심리와
본성이 이런 것이었나? 라는 생각을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은 꽤 흥미로운 책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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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고리, 비키니, 커피, 거울, 시스루, 인스타그램, 프렌치 시크, 운세, 엄마사진…
욕망의 물건에서부터 일상 속의 사물, 유혹의 도구, 문화적 기호, 취향의 사물들까지 예술가의 섬세한 감성으로,
비평가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그려내는 여성의 삶과 속마음 _표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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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