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 유령 스텔라 2 - 일곱 번째 별을 찾아서 보자기 유령 스텔라 2
운니 린델 지음, 손화수 옮김, 프레드릭 스카블란 그림 / 을파소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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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2주만에 해리 포터를 제쳤다는 책 띠에 적힌 문구가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게 한다. 검은 색 표지에 매끈하게 느껴지는 우주의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다. 유령인 듯 보이는 주인공 스텔라의 모습이 코믹스러워서인지, 책을 읽기전부터 즐거운 독서가 될 거라는 예감을 들게 했다. 

<보자기 유령 스텔라>는 삶의 열 가지 진실을 찾아 떠나는 천방지축 꼬마 유령 스텔라의 환상적인 모험을 통해 북유렵 아동문학의 진수를 보여 주는 동화 시리즈입니다. ( 표지에서 발췌)

아이들에게 삶을 이야기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듯 하다. 성장기를 거쳐 가족을 이루어가면서 겨우 삶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고 있는 나에게도 삶을 깨닫기란 버거운 일이다. 내 아이들에게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살 수 있도록 인도한다면 내 아이들만은 내가 자라면서 했던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내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삶을 이야기한다면, 아이들은 어른들의 구닥다리 이야기로 치부 될 것이 뻔하다. 내가 어린 시절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아이들을 부담없이 이끌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책’이다. 즐거움과 감동 그리고 반성과 깨달음을 주는 책이야말로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할 수 있는 지름길은 아닌가 싶다.

보자기 유령이고 천방지축인 스텔라는 이제 성장에 눈을 뜬 아이들을 대변하는 캐릭터이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모험을 감행하고,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자칫 무모해 보이는 모험은 ’도전과 실패’에 당당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스텔라는 재봉 공장에 살고 있는 보자기 유령이다. "집중해, 사랑하는 스텔라. 정신을 집중하고 마음을 편하게 먹으렴." 라는 말로 스텔라에게 용기룰 주었던 엄마는 바느질을 당해 코드로 변한 채 떠났지만, 스텔라는 엄마가 언젠가는 돌아올 거라 믿는다.
한 밤중에 갑자기 들이닥친 재봉 공장의 사장 뮈삭 씨로 인해 보자기 유령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자신의 아들 피네우스를 겁주고 혼내주려는 뮈삭 씨는 피네우스를 지하실에 가두었고, 그 광경을 목격한 스텔라는 유일한 사람친구 인 피네우스를 구하기로 결심한다.
피네우스를 구출하기 위해 학교 친구인 틸리아를 끌여들었으나, 오히려 틸리아를 외국 병원에서 쓸 침대보로 보내는 사고가 발생한다. 스텔라는 피네우스를 구출한 후, 함께 틸리아를 구하기 위해 영국으로의 모험을 감행한다.







첫번째 진실이 ’시간’이였다면, 두 번째 진실은 ’삶’ 즉, 탄생과 죽음이다. 

"두 번째 진실은 삶에 관한 거예요. 저는 우주의 별 안개 속을 날고 있을 때, 이미 두 번째 진실이 무엇일지 짐작했어요. 저는 그 곳에서 새로 태어나는 별을 보았고, 먼지만큼 작은 어린 별들도 보았어요. 그건 지구에서 보면 그저 빗방울처럼 보이죠."
"별들은 수십억 년까지 살 수 있어요. 그리고 사람도 어떤 면에서 보자면 별과 다르지 않아요."
"별들은 아주 강한 빛을 내기도 하고, 쪼그라들 수도 있고, 또 폭발해서 사라질 수도 있어요. 그건 아주 거대한 힘이죠."
(
235p)

스텔라의 모험은 친구를 구하기 위한 용기와 삶의 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틸리아를 구하기 위한 영국으로의 여행을 통해서 ’영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고, 영국의 간호사였던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을 만나는 기회이기도 했다.
스텔라는 말썽이 끊이지 않는 천방지축이지만,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꿈과 위험에 처한 친구를 구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 모험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무모한 여행은 아니다. 모험은 자신을 대해 알아가는 여행인 것이다. 스텔라는 모험을 통해서 삶의 진실을 찾아가고, 자신의 또다른 모습을 찾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네가 여행을 할 때마다, 너는 점점 더 네가 누구인지 생각해 보게 될 거야. 그리고 너만의 생각과 마음가짐을 익히게 될 거야." (242p)

스텔라와 함께 하는 모험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신을 찾아가는 즐거운 독서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삶은 자신을 개척해감으로 해서 더 밝게 빛난다는 것을....스텔라는 알려주고 있다.

(사진출처: '보자기 유령 스텔라 2'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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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화제의 과학 현장
브라운 레퍼런스 그룹 (BRG) 지음, 이충호 옮김 / 을파소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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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서를 이렇게 재미있게 푹 빠져 읽은 건 처음인 듯 싶다. 흥미로운 주제와 생생한 사진자료가 책 속에 푹 빠져들게 한다. 인류가 탄생하면서 가장 급속도로 발전한 것은 바로 ’과학’이 아닌가 싶다. 역사는 과학과 함께 만들어져 갔고, 우리의 일상은 과학과 함께 완성되어 가고 있다. 역사와 자연환경, 사건 사고 그리고 인체와 스포츠 등 과학은 그 속에서 공존하고 있으며, 일상적인 의식주까지 과학은 존재하고 있다.
과학이라는 분야는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되고 있기 때문에, 아주 흥미로운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간혹 아이들에게 어려운 과목으로 치부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새로운 시각으로 과학을 흥미롭게 이끌어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는 과학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면, 과학을 새로운 시각으로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은 어려운 특별한 학문이 아니라, 나의 생활과 관련된 일상이라는 점을 인식 시켜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것이 바로 과학을 친근하게 여길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1 역사의 미스터리
2 멸종 위기의 동식물
3 CSI, 범죄 과학 수사대
4 긴급 구조 SOS
5 현대 의학 25시
6 스포츠 과학의 세계


제목부터가 구미를 당긴다. 아이들이 흥미로워 할 주제가 과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듯 하다.
흥미로운 내용도 알차지만, 과학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생생한 사진이 압도적이다. 딱딱한 문체가 아닌, 과학자가 직접 이야기해주는 듯한 구어체 문장이 과학의 친근함을 더해주고 있다.


고대 유물을 찾기 위해 발굴 현장에서 일하는 고고학자들은 사라진 역사의 현장을 발굴하고 조사하고, 과학자들은 고대의 유물을 손상시키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2,400년 동안이나 덴마크의 습지에 묻혀있는 톨룬 남자 이야기를 비롯한 실제 사례를 통해서 역사와 과학의 밀접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점점 오염되어가는 자연 환경을 복구하는 과정에도 과학은 존재한다. 동물들의 멸종을 막으려는 생물학자들의 다양한 연구와 번식을 위한 노력이 바로 그것이다. 

과학은 이뿐만 아니라, 사건 사고현장에서도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점점 삭막해져가는 요즈음 다양한 범죄의 발생으로 죄없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고, 경찰들은 범죄자를 잡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특히 법의학자는 증거를 수집하고 검사를 하고, 실험을 하여 범죄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설명하고 범인을 밝혀내는 일을 돕는다. 생물, 물리, 화학, 컴퓨터 과학 등 과학의 여러 분야를 통해서 범죄자를 추격함으로써, 과학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려는 노력에도 가담하고 있으니, 과학은 우리 생활과 아주 밀접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환경 오염, 사건 사고는 질병과 상해로 연결되어지고, 이 분야에도 과학은 존재하고 있다. 점점 과학적으로 변모해가는 의학 기술은 사람의 몸을 더 자세히 알아감으로써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 몸을 알아가는 것은 곧 스포츠의 과학과도 맞물려진다. 좋은 기록을 위한 과학적인 분석은 각종 장비와 기술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렇듯 과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클로즈업! 화제의 과학 현장]은 과학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주제를 통한 과학으로의 접근이 용이한 이 책은, 과학을 즐길 수 있는 마인드를 형성하고, 과학을 보는 눈을 넓혀주고 있다는 사실에 인정해야 할 것이다. 
역사,자연,범죄현장, 병원 등 과학의 손길이 닿아있는 현장의 생생한 전달이 흥미와 재미와 유익함으로 이어진다. 과학 도서의 새로운 센세이션을 일으킬 법한 이 책으로 과학적 호기심을 발산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클로즈업! 화제의 과학 현장’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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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건강 습관 - 어린이의 건강을 책임지는 실천 습관 정직과 용기가 함께하는 자기계발 동화 9
어린이동화연구회 지음 / 꿈꾸는사람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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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건강을 책임지는 실천 습관!]

동네 어귀에서 들려오던 술래잡기, 숨박꼭질 등으로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 소리를 들어본 지 꽤 오래 된 듯 하다. 추운 겨울 때문이 아니라, 요즘 아이들에게는 ’놀이’에 대한 개념이 내가 자랄 때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아이들의 부족한 시간이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시간이 있다고 해도 컴퓨터 앞에서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리라.
요즘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 다양한 책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아는 것도 많고 성숙해져 있다.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와서 먹는 것과 입는 것에 부족함 없이 자라는 아이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점점 나약해지고, 각종 성인병에 노출되어 있다.
인스턴트 음식과 패스푸드 음식으로 인한 영향 불균형과 학습과 컴퓨터 게임으로 인한 운동량 부족 등이 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엄마인 나와 키가 얼추 비슷해진 딸아이는 운동량이 많이 부족하다. 앉아서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는 뻣뻣한 몸 때문에 간혹 ’할머니’ 소리를 듣는다. 초등 4학년 이후로 외모에 관심을 갖으면서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먹는 것을 줄이겠다고 간혹 쓸데없는 결심을 하곤 한다.

’개구쟁이여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아주 오래된 CF 카피 문구가 떠오른다. 어린 시절 학습보다는 놀이에 더 집중했던 내가 어른이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학습을 우선시하게 되는 속물인 엄마가 되었다. 공부도 건강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을 잠시 잊었던 모양이다.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아이들의 체력은 학습을 뒷받침하는 필수조건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좋은 습관을 길러주어야 겠다는 뒤늦은 반성을 해 본다.

[어린이를 위한 건강 습관]은 각각의 주인공을 통해서 자신의 잘못된 건강 습관을 깨닫고 그에 따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재미있는 동화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하였기에 전문 지식이 많은 자기계발도서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감기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아이들과 여기저기 기침 소리가 끊이지 않는 학급 분위기는 침울하기만 하다. 
텔레비전 속 김연아 선수처럼 되고 싶은 소희는 운동 대신 식사를 줄이는 것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급기야 학교에서 쓰러지게 된다. 
재중이는 과자, 초콜릿, 탄산음료를 좋아하고 육류를 즐겨먹는다. 돼지뚱땡이라고 놀림받는 재중이는 우울한 마음에 초콜릿을 먹는다. 
한편 민규는 키도 작고 빼빼 말라서 늘 고민이다. 잘 먹지 않는 민규는 체육 시간에 달리기 하는 것도 힘겹다.

신문반인 소희,민규,재중이는 6학년 선배 경수와 건강에 대한 신문을 만들게 되고, 모델 언니, 헬스장의 근육맨 형, 급식실의 영양사 선생님을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들의 잘못된 습관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아이들의 경험에 우러난 신문 기사는 학교 친구들에게 큰 호응을 얻게 되고, 아이들은 너도나도 함께 운동을 하자며 즐거워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건강 습관’이 아닌가 싶다. 컴퓨터 앞에서 게임을 하던 아이들에게도, 학습 능력을 우선시 하는 부모들에게도 이 책은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점점 나약해져가는 우리 아이들이 좋은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으로 튼튼한 어린이가 될 수 있도록 소희, 민규, 재중이를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 보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사진출처: ’어린이를 위한 건강습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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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연인들 1
나자혜 지음 / 가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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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춘기 시절, 텔레비전에 출연한 좋아하는 연예인의 얼굴을 넋놓고 바라본 적이 있다. 그의 사진을 모으고, 사진 속 그를 바라보면서 하이틴 로맨스에서나 가능할 법한 멋진 로맨스를 꿈꾸어 보기도 했다. 누군가를 향한 동경이 사랑으로 연결된다면 나는 어떤 사랑을 하게 될까? 책을 읽다 사춘기 소녀시절에 사랑을 꿈꾸던 풋풋한 감정을 들추어 보게 되었다.
로맨스 소설을 읽다보면 내가 여주인공이 된 듯 설레이고 행복해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는 ’우혜린’이 되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석주의 연인이 되어 그를 바라 보았다. 그가 가진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픈, 그의 아픔을 분담하고픈 연인의 마음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풋풋한 설레임으로 책을 읽어 내려갔다.

우혜린 한석주 부부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실화적인 느낌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문구가 책을 읽기도 전에 애뜻함을 느끼게 한다. 실화는 왠지 더 슬프고, 왠지 더 설레이게 하는 묘한 끌림이 있다. 그 끌림에 이끌려 그들의 사랑을 엿보면서 나도 모르는 안타까운 한숨을 짓기도 하고, 그들의 애정 행각(?)에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한석주’의 캐릭터는 드라마 ’올인’에서의 배우 이병헌과 조금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자는 나쁜 남자에 끌리다고 하던가? 한석주는 나쁜 남자의 이미지와는 조금은 다르지만, 거침없는 성격이 매력있는 인물이다. 자신의 상처를 감추려는 듯 애써 강한 척하는 석주는 연인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약한 남자이다. ’사랑해’라는 말을 말하지 못하는 남자, 하지만 마음 속에 넘치는 사랑의 감정을 소유한 남자 한석주.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픈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독자가 있을런지....

체스 세계 챔피언 레오 한. 한국계 미국인. 한국명, 한석주.
열여덟 살의 혜린은 세계 랭킹 2위인 호로비치가 석주와의 대결에서 기권을 선언하는 장면을 보고 또 본다. 블랙을 선호하는 취향과 공격적인 게임 스타일 때무에 ’블랙 레오’라는 별명을 가진 레오를 혜린은 스케치북에 옮겨 그렸다.
이번 혜린의 생일날은 대학 졸업과 대학원 합격을 축하하는 자리로, 아빠 혁진은 혜린을 위해서 한석주를 초대했고, 혜린과 석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혜린은 자신과 생일이 같은 석주를 위해서 수줍게 선물을 내밀었으나, 석주는 혜린을 자신에게 접근하던 여자들처럼 치부해 버렸고, 눈물 짓는 혜린은 평생 미워할 거라는 말을 쏘아 붙이고 준비한 선물을 내던지고 가버린다. 
그 후 5년,
23살이 된 혜린은 미네르바 프로젝트 리더로 일하던 중 석주와 재회를 하게 된다. 미네르바와의 대결 제안이 들어왔을 때, 석주는 프로젝트 리더인 혜린의 사진을 보고 대결을 승인했으며, 혜린과의 협상을 요구하게 된다.

그렇게 혜린과 석주의 로맨스는 시작되었다. 무뚝뚝하고 거친 석주의 캐릭터 상 알콩달콩 즐거운 데이트를 볼 수는 없었으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석주의 안타까운 마음은 사랑을 더욱 깊이있게 느끼게 했다. 살기 위해 시작한 체스였기에 체스에 관해서는 무서우리만치 독한 감정을 가진 석주의 사랑은 그래서 더욱 애절하고 깊다.

이 책은 혜린과 석주의 로맨스가 전부는 아니다. 미네르바 프로젝트를 둘러싼 음모가 진행되고 있고, 이 불안은 혜린과 석주를 향해서 달려오고 있다. 할아버지처럼 혜린을 챙겨주는 회장의 묘한 움직임, 석주를 키워 낸 빅터 왓슨, 그리고 석주에게 밀려 난 빅터 왓슨의 아들 오스카.... 혜린과 석주를 이용한 묘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음이 느껴진다.





’다치지 마’
’그게 마음대로 돼요?’
’그래도 다치지 마’
’그런 말을 할 때는 좀 다정하게 해요’
’네가 꼭 다쳐야 한다면 나 때문이었으면 좋겠어.’
’그래, 혜린이 인심 썼다. 석주 씨를 위해서라면 대신 다쳐주죠. 목숨에 지장 없는 범위 내에서.’
’날 위해서가 아니라 나 때문에.’
’’위해서랑 ’때문에’가 어떻게 다른데요?’
’날 위해서 다쳐줄 사람은 구할 수 있어. 그런데 나 때문에 다치는 사람은 돈으로 살 수 없지.’
  (216~217p)

애절함이 묻어나는 석주의 마음이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음모의 시작을 알리면서 1권이 막을 내렸다. 
그들의 사랑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아프다. 석주...외로운 사람....아픈 석주에게 또  다른 생채기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그들의 사랑을 지켜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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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리사 제노바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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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랜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사는 동안 상처 받은 일, 창피한 일, 아프고 슬픈 일들을 수차례 겪어왔다. 따지고 보면 별일 아닌 일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억 속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는 이런 일들을 꺼내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혹은 그 시간만큼은 기억상실증으로 잊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헌데 기억이라는 것이 내 마음대로 잊혀지고, 사라지고, 기억해지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고 아픈 기억도 내 나이만큼 기억하고 짊어지고 가야만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참 이상한 일이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은 또렷이 기억이 나는데, 기쁘고 행복했던 일들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가끔은 빛바랜 앨범을 꺼내어들며 행복했던 순간의 느낌을 되새겨보려고 애쓴다. 그렇게 잊혀져가는 기억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듯, 잊고 싶은 기억과 기억하고 싶은 기억 사이에서 힘겨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모순된 내 모습을 본다.

 

나는 이렇게 기억이란 녀석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앨리스에게 기억은 힘겨운 싸움이며 이미 싸움의 끝이 결정된 게임이나 마찬가지다.

[알츠하이머]- 아무런 경고도 없던 뉴런들의 반란.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50세의 앨리스에게 찾아 온 끔찍한 악몽은 기억하지 못함에서 찾아왔다.

그 악몽이 내게 찾아올 것만 같은 두려움으로 긴장된 가슴을 졸이면서 책을 읽어야만 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려고 했던가? 내가 어디다 두었지? 그게 머였더라? 늘 버릇처럼 건망증이라 치부했던 내 모습을 앨리스에게서 찾고 있었다. 두려움, 막막함 그리고 불안함으로 앨리스를 바라봐야했다. 내가 그녀가 아니기를.....앨리스를 진정으로 위로해 줄 수 있다는 마음만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책을 잡은 손에 나도 모르게 힘을 주게 되었다.

 

점점 기억력이 사라지면서, 딸을 ‘아기 엄마’‘여배우’로 표현하는 앨리스의 독백은 섬뜩하리만치 무섭게 느껴졌다. 놓치고 싶지 않은 기억조차 뺏어가는 무서운 병 앞에서 좌절할 수 밖에 없음에 가슴 한 켠이 아리듯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린 가슴 속에 따듯함이 스며드는 것은 그녀 옆에 있는 ‘가족’ 때문일 것이다. 가족 앞에서 당당하게 (병이 걸렸음을 당당하게 밝혔다는 의미보다는 자신의 병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그녀의 모습이 내게는 당당하게 비추어졌다.) 자신의 병을 고백하던 앨리스의 모습은 초라한 엄마가 아닌, 지금껏 최선을 다하며 살았던 앨리스의 모습으로 보여졌다.

병은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를 지치게 한다.

앨리스의 남편 존은 완벽했던 부인이 알츠하이머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심하게 거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리스에게 존은 마지막 희망의 끈이었다.

모든 기억은 사라지고 있지만, 가족과 함께 했던 따스함은 마음으로 느껴지는 것인 가보다.

그녀는 기억을 잃었으나, ‘사랑’을 느낄 줄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내 아픈 기억을 지우고 싶었다. 앨리스를 보면서 그 기억조차 붙잡고 싶어짐을 느낀다. ‘치매’란 나이든 사람에게 오는 몹쓸 병이라고 치부하고 있었다. 잘 알지 못하는 지식을 통한 못된 선입견이 그 병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음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그들의 아픔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두렵다.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이...

“저는 죽어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알츠하이머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저는 최대한 잘 살아가고 싶습니다.” 

“저는 현재를 살아갑니다. 어느 날 저는 여러분 앞에서 이런 말을 한 사실조차 잊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그걸 잊게 된다고 해서 오늘 이 순간을 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오늘을 잊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본문 중)

기억이 사라져가는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당당함이 두려워하는 나에게 오히려 위로를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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