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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아이 ㅣ 레인보우 북클럽 3
소냐 하트넷 지음, 김은경 옮김, 김지혁 그림 / 을파소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 그림 모두 특이한 책이다. 그래서 더욱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책 표지를 넘기자 영국동요 <마더구즈>의 한 부분이 수록되어 있다.
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아름답고
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축복이 가득하고
수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슬픔이 많고
목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먼 길을 떠나게 되고
금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사랑스럽고 친절하며
토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열심히 일하고
일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귀엽고 착하며 명랑하다.
동요의 한 부분을 읽으면서 먼 길을 떠나게 되는 운명을 가진 아이의 삶을 다룬 내용이겠거니~ 하며 섣부른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나는 책 속에 푹 빠졌고, 독특한 캐릭터인 틴에 사로잡혔다. 책의 화자인 ’나’는 하퍼로 가족, 주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대공황이 불어닥친 20세기 초의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농촌 마음을 배경으로 하여, 순수한 하퍼의 눈으로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이 시련과 가난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가 대공항과 맞물려져 시대적 정황과 함께 펼쳐지고 있다. 특히 하퍼의 이야기의 중심은 동생인 ’틴’을 통해서 전개되어지고 있는데,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애잔함이 녹아있다. 순탄치않은 하퍼 가족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나는 그 매력을 ’틴’에게서 찾고 있었다.

어머니가 막내 동생을 출산하는 날, 아버지는 7살인 하퍼에게 4살인 동생 틴을 데리고 나가서 놀라고 하셨다. 하퍼는 틴이 태어남으로써 응석을 부릴 수 없었던 것을 복수하는 마음과 이제 막내가 태어나면서 더 이상 응석을 부릴 수 없는 틴에 대한 안쓰러움을 갖고 출산의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걱정하며 집이 시야에 들어오는 언덕 꼭대기로 갔다.
하퍼네 가족이 사는 곳은 오래된 갱도가 많았고, 하퍼네 오두막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시굴자가 살던 곳으로, 아버지가 전쟁에서 나라를 위해 몸바친 공로로 받은 땅이였다.
개울가의 조그만 물고기를 보고 있을 때, 틴은 감쪽같이 사라졌고, 둑 옆 지반이 무너지면서 틴이 그 진흙더미에 깔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와 데몬 오빠가 진흙을 퍼내고 틴을 구했지만, 하퍼는 틴이 흙을 파서 나온 것을 똑똑히 보았다.
막내 동생 캐피가 태어나는 날,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틴은 집 베란다 밑에 굴을 파기 시작했다. 굴을 파고 그 속에서 터널을 파내면서 틴은 가족과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간혹 하퍼는 그런 틴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하기도 했으며, 틴의 굴에서 위로를 받기도 했다.
점점 긴 미로와도 같은 터널을 파면서 틴을 보지 못하는 날은 더욱 오래되었다.
토끼를 잡아 가죽을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던 하퍼네 가족은 할아버지의 유산을 정리하고 남은 돈으로, 말과 소 3마리를 샀다.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 구입으로 집안은 더욱 궁핍해졌을 뿐만 아니라, 겨울에 내린 비 때문에 지반이 내려 앉아 집이 무너지는 불행을 겪게 된다. 그 이후로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서 오래전 자상했던 모습은 사라졌고, 형편없는 아버지의 모습만을 보여준다.
설상가상으로 소와 닭을 도둑 맞았으며, 막내 동생 캐피는 우물을 파기 위한 구덩이에 빠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하퍼네 가족의 불행은 끊이지 않고 찾아왔으며, 자신을 돌봐주던 언니 오드리는 돈을 벌기 위해 부자인 케이블 씨네 가정부로 취직을 하게 되고, 누나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데몬 오빠는 돈을 벌기 위해 떠났다.
막내의 죽음, 가난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 계속 찾아오는 불행으로 인한 무기력한 아버지와 어머니로 인해 하퍼는 더욱 외롭고 쓸쓸하기만 하다. 멀고도 긴 지하터널을 만들어가면서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한 틴은 가족에게 일이 생길때마다 불쑥 찾아와 도와주는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땅꿀 파는 능력을 알고 자신의 운명을 과감히 받아들인 틴은, 가족에게는 점차 멀어지고 있었지만 틴 스스로는 언제나 가족 곁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정부로 취직했던 언니는 케이블씨로부터 도망치듯 돌아왔고, 그 이유를 알게 된 아버지는 총을 들고 그를 찾아가지만, 케이블씨를 만날 수 없었다. 다만 그곳에 틴이 있었음을 짐작할 뿐이였다.
가족의 불행이 계속 되었지만, 하퍼는 그 속에서 꿈을 키우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아주 오랜 시간 후에 모습을 드러낸 틴은 베란다에 물건을 두고 사라졌는데, 그것은 금덩어리였다. 그 이후로 오드리 언니와 하퍼는 그토록 가고 싶던 바다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갔고, 아버지는 채굴하는 일에 빠졌으며, 어머니는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여전히 그 오두막에 머물렀다.
나는 틴을 느끼기 위해 모래 위에 손을 얹고 틴의 움직임을 듣기 위해 땅에 귀를 갖다 댄다. 언젠가 틴이 흙 먼지투성이로 땅속에서 나왔을 때, 휑하지만 맑은 눈을 깜빡이며 보게 될 첫 번째 사람은 바로 내가 되겠지. 그때 내 손에 얹을 틴의 손은 더러울 것이며 내 손 역시 깨끗하지 않을 것이다. (본문 287p)
하퍼는 가난과 불행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았지만, 늙은 개와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청년이 되었겠지만 여전히 소년인 틴이 그립다. 그리고 그 오두막에 있던 작은 여자 아이까지도 말이다.
모두가 어려웠던 대공황 시절의 불행으로 가득했던 한 가족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가난했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이해하고 다독이며 살면서 가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던 오빠와 언니의 이야기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풍부한 자원으로 풍요를 누리던 오스트레일리아 사회가 대공황으로 시련을 겪는 모습을 통해서, 지금 우리 나라의 어려운 경제를 떠올려본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무기력한 아버지와 역경을 헤쳐나갈 수 없는 어머니와 아이들의 모습은 사회가 처한 현실에 무능력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가는 틴의 모습은 어쩌면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돌파구가 있음을 보여주는 예는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가족의 사랑은 그 희망의 돌파구 중의 하나이라는 것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그 좌절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하퍼의 모습은 우리에게 도전 의식과 열정을 갖게 한다. 삶을 포기한 아버지 어머니와 달리 극복해 나가려했던 하퍼는 우리에게 그 용기를 보여주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틴 그리고 하퍼의 모습은 가난과 불행이라는 역경 속에서 일어서는 힘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틴은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며 기꺼이 운명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면서 시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주어진 삶을 원망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주어진 삶과 불행 속에서 기꺼이 이겨냈던 틴과 하퍼를 통해서 용감함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 세상은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자에게 항상 문이 열려있다.
"다행이다. 네가 씩씩하니까 다행이야. 하퍼, 무엇이든 두려워하지마. 두려워하는 사람은 시도도 하기 전에 좌절해 버려. 겁이 많으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해. 용감해야 상황을 바꿀 수 있어." (본문 225p)
(사진출처: '목요일의 아이'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