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푸른도서관 36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 표지의 일러스트가 참 특색있게 다가왔다. 그러다 작가의 이름을 보고 더욱 반색하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유진과 유진][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너도 하늘말나리야] 등 작가의 책들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귀감이 되었고, 나 역시 이 책을 통해서 잔잔한 감동과 슬픔 그리고 기쁨을 느꼈다. 이번 책에서 이금이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호기심과 기대감에 가득찬 나는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뚱뚱한 몸매를 지닌 앳띤 소녀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보다 그 궁금함에 서둘러 책을 펼쳤다.

봄이가 결석한 나흘째다. 라고 시작의 문을 책은 봄이의 담임 선생님이 화자로 봄이와 자신의 상처받은 과거의 이야기를 맞물려 이야기하고 있다. 극히 평범한 봄이가 무단결석을 했다는 것을 믿지 못했던 선생님은 봄이의 집에 전화를 걸어서야, 봄이의 결석이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단정지었다. 그리고 봄이의 결석으로 인해 같은 반 아이들이 공부에 지장이 없도록 아이들을 다독였다.
아빠의 출장에 엄마와 동생이 동행을 하였고, 봄이는 학교에 간다는 말로 남았지만 학교에 오지 않았다. 담임 선생님은 부모의 부재를 틈탄 봄이의 준비된 계획이라 생각했으며, 결국 봄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요즘 아이들이라 치부해버렸다.
반 아이들은 모두 봄이의 가출에 대해서 알지 못했고, 담임 선생님은 봄이와 연루된 아이가 없는 것이 안심을 했다. 그랬다. 봄이의 담임선생님은 적당히 속물인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어른들의 모습이였다. 외국에서 돌아온 봄이 엄마와의 통화는 자신이 선생님의 이력에 조금의 잘못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모든 잘못을 부모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35세 노처녀인 선생님은 삼총사였던 주희의 전화로 5년전의 상처를 되새겼다. 약혼자였던 남자를 친구 소연에게 빼앗긴 후, 소연과는 5년째 연락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헤어졌지만, 약혼자는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았고 소연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으나, 이번에 두 사람이 재혼을 한다는 이야기는 자신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 분노와 원망, 질투와 고통들로 뒤섞인 자신의 닫아놓은 감정이 다시 열리지 않기를 바라며, 교무실로 돌아왔을 때 책상 위에 놓여진 A4 용지 한묶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10336’으로 시작된 제목 그리고 그 애가 사라졌다..로 시작된 글. 하마 같은 덩치인 봄이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다. 10336은 1점에도 예민한 주혜나의 숫자이다. 1학년 3반 36번. 봄이에게 잘생긴 남자 친구가 있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글이였다. 결국 선생님은 이 글을 통해서 봄이는 계획된 일탈을 했다고 단정지었다. 더군다나 잘생긴 남자친구라니? 봄이의 허풍에 웃어버린 선생님은 ’10325’로 쓰여진 중성적인 매력을 가져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경은의 글을 발견했다.
수련회에서 일어났던 진실게임에서 봄이가 까를 다리에서 잘생긴 대학생 남자친구와 키스를 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봄이의 연애담이 대학생에 잘생기기까지 한 오빠가, 왜, 어째서 봄이 같은 애와 사귀는지에 대한 분노와 질투가 뒤섞여 적혀있었다.

그 글을 읽으면서 선생님은 5년전 자신의 과거를 되새겼다. 약혼자와의 데이트에 소연보다 더 예쁘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터라 기꺼이 소연을 끼워주었는데, 결국 영준은 소연에게로 갔다. 분명 그 계집애가 먼저 꼬리를 쳤거나 무슨 술수를 부렸을 거라고 생각하며서 말이다. 이 생각들은 지금 글 속에서 담겨진 아이들의 분노를 이해하고 있다는 듯한 선생님의 치졸함이 담뿍 담겨져 있었다. 결국 선생님도 봄이처럼 뚱뚱한 아이에게 잘생긴 대학생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이 글들을 그저 소설이라 치부하고 있었던 것이다.

왕따경험이 있는 ’10324’ 이수지, 소설을 쓰겠다던 ’10310’ 은성이의 글까지 읽으면서 선생님은 이 글들이 은성이의 소설이였다는 생각을 하며, 은성이의 글솜씨가 제법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계속된 평범한 ’10334’ 정은지, ’10304’ 김다인, ’10312’ 박미나 그리고 마지막 ’10322’ 봄이의 글을 읽어내려갔다.
은성이의 소설이라 치부하고 싶었던 충격적인 사실을 대면한 선생님은 무엇이 진실인가를 알게 되었고, 자신이 진실로부터 도망치려한다는 것을 알았다. 

"너, 그럼 어릴 때는 안 뚱뚱했어?"
"그건 왜?"
"그냥, 궁금해서..."

이 바보야, 정말 모르겠어? 아이들은 지금 ’하마처럼 뚱뚱하고, 코끼리처럼 무겁고, 곰처럼 미련해 보이는 너 같은 애한테 남친이, 잘생긴 대딩 남친이 있다니 그게 말이 돼?’하고 외치고 싶은 거라고.
(본문 44~45p)

이야기는 외모지상주의, 그리고 집단따돌림의 희생양인 봄이를 바라보는 각각 다른 아이들의 시선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깃든 악마적 속성과 심리를 다룬 것이다. 봄이에 대한 진실을 외면하고픈 아이들과 선생님, 그리고 5년전의 진실을 외면한 채 친구에 대한 분노로 자신을 괴롭혔던 선생님. 그들은 모두 보여지는 것이 전부인 양, 거짓으로 진실을 덮어버리려 하고 있다.

나는 이 작품에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생각도 관계로 쿨(cool)한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요즘, ’진실’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어찌 보면 진부하고 칙칙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진실이 어떤 사실 속에 감추어진 핵(核)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은 찾지 않거나 보는 눈이 없는 사람에게는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진실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리는 것은 편견과 고정관념이다. (본문 133p 작가의 말 중)

뚱뚱한 아이에게는 결코 잘생긴 남자친구가 존재할 수 없다라는 고정관념으로 봄이의 진실은 그렇게 가려졌다. 봄이의 말이 거짓이기를 바라며 그 진실을 은폐하려는 아이들은 봄에게 폭력을 가한것이고, 그 거짓을 진실인 양 치부해버린 선생님 조차도 진실을 찾아보려 하지 않았다. 결국 외모지상주의에 길들여진 우리의 마음은 봄이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관점 속에서 속속들이 드러나버리고 말았다. 5년 전 숨겨놓았던 선생님의 속물 가득한 마음도 함께 말이다.
나 역시 이들 중의 한 사람이였다. 뚱뚱하고 못생긴 사람에게는 잘생긴 남자친구가 생길 수 없을거라는...그래서 결국 나 역시도 은성의 소설이겠거니 치부해 버렸으니 말이다. 

결국 진실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되기 마련인가보다. 진실을 묻는 것이 내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착각이 결국 희생양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129페이지의 짧은 글이였지만, 그 여운은 길게 남아있다. 거짓으로 진실을 덮어버리려 했던 사람들의 악마적 심리 곧 나의 심리를 봄이를 통해서 꿰뚫어보게 되었다. 화자인 선생님을 통해서 결국 그 마음은 편안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모지상주의, 집단 따돌림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거짓에 의해 덮여진 진실에 대해 다시금 진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 구석기 시대의 이상적인 여성상이였다는 뚱뚱한 모습의 ’빌레도르프의 비너스’ 그것이 진실이였던 것처럼, 거짓에 당당하게 대처했던 봄이의 진실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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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아이 레인보우 북클럽 3
소냐 하트넷 지음, 김은경 옮김, 김지혁 그림 / 을파소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제목, 그림 모두 특이한 책이다. 그래서 더욱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책 표지를 넘기자 영국동요 <마더구즈>의 한 부분이 수록되어 있다. 

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아름답고
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축복이 가득하고
수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슬픔이 많고
목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먼 길을 떠나게 되고
금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사랑스럽고 친절하며
토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열심히 일하고
일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귀엽고 착하며 명랑하다.


동요의 한 부분을 읽으면서 먼 길을 떠나게 되는 운명을 가진 아이의 삶을 다룬 내용이겠거니~ 하며 섣부른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나는 책 속에 푹 빠졌고, 독특한 캐릭터인 틴에 사로잡혔다. 책의 화자인 ’나’는 하퍼로 가족, 주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대공황이 불어닥친 20세기 초의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농촌 마음을 배경으로 하여, 순수한 하퍼의 눈으로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이 시련과 가난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가 대공항과 맞물려져 시대적 정황과 함께 펼쳐지고 있다. 특히 하퍼의 이야기의 중심은 동생인 ’틴’을 통해서 전개되어지고 있는데, 동생에 대한 그리움과 애잔함이 녹아있다. 순탄치않은 하퍼 가족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나는 그 매력을 ’틴’에게서 찾고 있었다.





어머니가 막내 동생을 출산하는 날, 아버지는 7살인 하퍼에게 4살인 동생 틴을 데리고 나가서 놀라고 하셨다. 하퍼는 틴이 태어남으로써 응석을 부릴 수 없었던 것을 복수하는 마음과 이제 막내가 태어나면서 더 이상 응석을 부릴 수 없는 틴에 대한 안쓰러움을 갖고 출산의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걱정하며 집이 시야에 들어오는 언덕 꼭대기로 갔다.
하퍼네 가족이 사는 곳은 오래된 갱도가 많았고, 하퍼네 오두막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시굴자가 살던 곳으로, 아버지가 전쟁에서 나라를 위해 몸바친 공로로 받은 땅이였다.
개울가의 조그만 물고기를 보고 있을 때, 틴은 감쪽같이 사라졌고, 둑 옆 지반이 무너지면서 틴이 그 진흙더미에 깔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와 데몬 오빠가 진흙을 퍼내고 틴을 구했지만, 하퍼는 틴이 흙을 파서 나온 것을 똑똑히 보았다.
막내 동생 캐피가 태어나는 날,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틴은 집 베란다 밑에 굴을 파기 시작했다. 굴을 파고 그 속에서 터널을 파내면서 틴은 가족과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간혹 하퍼는 그런 틴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하기도 했으며, 틴의 굴에서 위로를 받기도 했다.
점점 긴 미로와도 같은 터널을 파면서 틴을 보지 못하는 날은 더욱 오래되었다.

토끼를 잡아 가죽을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던 하퍼네 가족은 할아버지의 유산을 정리하고 남은 돈으로, 말과 소 3마리를 샀다.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 구입으로 집안은 더욱 궁핍해졌을 뿐만 아니라, 겨울에 내린 비 때문에 지반이 내려 앉아 집이 무너지는 불행을 겪게 된다. 그 이후로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서 오래전 자상했던 모습은 사라졌고, 형편없는 아버지의 모습만을 보여준다.
설상가상으로 소와 닭을 도둑 맞았으며, 막내 동생 캐피는 우물을 파기 위한 구덩이에 빠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하퍼네 가족의 불행은 끊이지 않고 찾아왔으며, 자신을 돌봐주던 언니 오드리는 돈을 벌기 위해 부자인 케이블 씨네 가정부로 취직을 하게 되고, 누나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데몬 오빠는 돈을 벌기 위해 떠났다.

막내의 죽음, 가난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 계속 찾아오는 불행으로 인한 무기력한 아버지와 어머니로 인해 하퍼는 더욱 외롭고 쓸쓸하기만 하다. 멀고도 긴 지하터널을 만들어가면서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한 틴은 가족에게 일이 생길때마다 불쑥 찾아와 도와주는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땅꿀 파는 능력을 알고 자신의 운명을 과감히 받아들인 틴은, 가족에게는 점차 멀어지고 있었지만 틴 스스로는 언제나 가족 곁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정부로 취직했던 언니는 케이블씨로부터 도망치듯 돌아왔고, 그 이유를 알게 된 아버지는 총을 들고 그를 찾아가지만, 케이블씨를 만날 수 없었다. 다만 그곳에 틴이 있었음을 짐작할 뿐이였다.
가족의 불행이 계속 되었지만, 하퍼는 그 속에서 꿈을 키우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아주 오랜 시간 후에 모습을 드러낸 틴은 베란다에 물건을 두고 사라졌는데, 그것은 금덩어리였다. 그 이후로 오드리 언니와 하퍼는 그토록 가고 싶던 바다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갔고, 아버지는 채굴하는 일에 빠졌으며, 어머니는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여전히 그 오두막에 머물렀다. 

나는 틴을 느끼기 위해 모래 위에 손을 얹고 틴의 움직임을 듣기 위해 땅에 귀를 갖다 댄다. 언젠가 틴이 흙 먼지투성이로 땅속에서 나왔을 때, 휑하지만 맑은 눈을 깜빡이며 보게 될 첫 번째 사람은 바로 내가 되겠지. 그때 내 손에 얹을 틴의 손은 더러울 것이며 내 손 역시 깨끗하지 않을 것이다. (본문 287p)

하퍼는 가난과 불행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았지만, 늙은 개와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청년이 되었겠지만 여전히 소년인 틴이 그립다. 그리고 그 오두막에 있던 작은 여자 아이까지도 말이다. 
모두가 어려웠던 대공황 시절의 불행으로 가득했던 한 가족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가난했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이해하고 다독이며 살면서 가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던 오빠와 언니의 이야기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풍부한 자원으로 풍요를 누리던 오스트레일리아 사회가 대공황으로 시련을 겪는 모습을 통해서, 지금 우리 나라의 어려운 경제를 떠올려본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무기력한 아버지와 역경을 헤쳐나갈 수 없는 어머니와 아이들의 모습은 사회가 처한 현실에 무능력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가는 틴의 모습은 어쩌면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돌파구가 있음을 보여주는 예는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가족의 사랑은 그 희망의 돌파구 중의 하나이라는 것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그 좌절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하퍼의 모습은 우리에게 도전 의식과 열정을 갖게 한다. 삶을 포기한 아버지 어머니와 달리 극복해 나가려했던 하퍼는 우리에게 그 용기를 보여주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틴 그리고 하퍼의 모습은 가난과 불행이라는 역경 속에서 일어서는 힘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틴은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며 기꺼이 운명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면서 시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주어진 삶을 원망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주어진 삶과 불행 속에서 기꺼이 이겨냈던 틴과 하퍼를 통해서 용감함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 세상은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자에게 항상 문이 열려있다.

"다행이다. 네가 씩씩하니까 다행이야. 하퍼, 무엇이든 두려워하지마. 두려워하는 사람은 시도도 하기 전에 좌절해 버려. 겁이 많으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해. 용감해야 상황을 바꿀 수 있어." (본문 225p) 

(사진출처: '목요일의 아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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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통유럽사 1 - 그리스 시대부터 근대까지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역사
김시혁 지음 / 다산에듀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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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참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오래전 이야기를 구지 시대별로, 사건별로, 공간별로 구별하여 모두 외워야하는 한다는 것이 참 힘겹게 느껴졌다. 요즘은 사진과 도표, 그림 등을 이용하여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구성과 형식으로 지루함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책들이 줄이어 출간되고 있지만, 내가 역사를 배우던 학창시절에는 그저 묵묵히 세계사 교과서에 나온 단편적인 지식들을 무조건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세계사에 길이 남아있는 다양한 사건들이 너무도 지겹기만 했다.
그렇게 세계사는 학창시절 나를 괴롭히던 과목으로 낙인되었으나,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커지고 넓어지면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서 세상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세계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다양한 역사서를 접했으나, 기본적 지식이 없는 내게 세계사는 여전히 어려운 분야임을 절감해야만 했다.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통유럽사]라는 제목이 노란 표지위에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역사를 외우는 것으로만 알고 있던 내게 외우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다는 책 제목은 나를 이끌었고, 나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가 한 걸음을 뗀 것처럼 조심스럽게 책을 펼쳤다. 요즘 구어체 문장으로 지루함을 배제시킨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어, 이 책에서 구어체 문장을 접하게 된 것은 그리 신선한 일은 아니였으나, 역사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처음 느끼는 나와 처음 역사를 배우려는 아이들에게 이 문장은 역사가 한층 부드럽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선생님, 부모, 혹은 친구가 내게 역사를 천천히 가르쳐주듯 이 책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서문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지리적인 구분을 따라 터키의 역사는 배제하고 러시아의 역사를 넣어 진행하였다. 

1장 그리스 시대
2장 로마 시대
3장 중세 시대
4장 중세에서 근대로


1장에서는 그리스 문명과 폴리스의 발달,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포네소스 전쟁,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 그리고 마이너 유럽도 살아있다를 통해서 유럽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지역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지중해 일대로 세력을 확장하던 그리스 폴리스들이 로마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을 때, 자신보다 우수한 에트루리아 문화를 흡수한  로마 문명의 이야기를 주로 담아내었다.
2장에서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식민시를 늘렸던 그리스의 폴리스와는 다르게 쉬지 않고 정복 전쟁을 벌였던 로마가 지중해를 차지하고, 유럽을 장악, 로마 제국의 탄생과 흔들리는 로마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3장에서는 로마가 시들해지면서 유럽 문명의 중심지가 중서부 유럽, 즉 오늘날의 프랑스 일대로 이동하기 시작하고, 게르만족의 일파인 프랑크족이 왕국을 건설하면서  봉건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세 이야기를 담았다. 프랑크가 유럽의 중심이 되고, 프랑스와 독일이 탄생하였으며,황제와 교황의 싸움으로 교황이 황제와 대등한 지위를 갖게 된 종교전쟁까지 다루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4장에서는 십자군 전쟁으로 종교 시대가 끝난 것을 필두로 하여, 영국와 프랑스의 백년 전쟁과 대항해 시대와 그리고 동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대량 인쇄기술의 발명이 시작된 르네상스 시대를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영국을 유럽의 강대국으로 만든 엘리자베스 1세를 통한 영국의 급부상과 250여 년간 몽골족의 지배를 받았던 러시아의 부활을 수록하였다.



세계사의 큰 줄기의 유럽사의 이야기를 그리스 시대부터 근대까지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며 다루고 있는데, 특히 유럽사를 ’메이지 리그’와 ’마이너 리그’로 나누어 서술하는 방식을 통해서 역사의 한 귀퉁이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의 역사까지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내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통세계사]에 앞서 [통유럽사]를 먼저 접하게 된 것은, 그 광범위한 세계를 알아가기에 앞서서, 세계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사를 먼저 이해함으로써 역사의 흐름의 줄기를 먼저 알고 싶었던 마음 때문이였다. 각 대륙의 역사적 사건을 시대순으로 정리하여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에 충실하여 담은 [통유럽사]는 그 마음을 잘 헤아려 담아냈으며, 대륙별로 나뉘어 좀더 심도있게 다루어 역사가 가진 뜻을 미흡하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인물들의 사진과 지역적 변화에 따른 그림 설명과 사진들은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며, 단원마다 수록된 ’통박사의 역사 읽기’는 흥미로운 주제를 통해서 역사에 대한 흥미를 더욱 유발하고자 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역사는 과거 속에 묻혀진 오래된 골동품이 아니다. 과거는 미래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는 중요한 풀이과정이다. 우리가 역사를 알아가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으리라.
그동안 세계사의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이 자라잡았던 내 머릿속에는 편견 대신에 역사의 흐름이 자리잡았고,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가 처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은 뿌듯함이 마음속에 자리잡았다.

그동안 역사서를 읽으면서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을 나는 시작하고자 한다. 서둘러 2편을 펼치는 일 말이다.

(사진출처: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통유럽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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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틸리와 깔끔쟁이 리지 사각사각 책읽기 2단계 시리즈 16
마거리트 한 싸임 지음, 강성순 옮김, 수 힙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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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된 [사각사각 책읽기] 시리즈는 제가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입니다. 연령별로 나뉘어져 있어서 읽기 능력에 따라서 단계를 높여가며 읽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사각사각 사과를 베어 먹듯이 수준별, 단계별로 독해력과 어휘력을 향상시키고,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하여 발간되었다고 하네요. 이 책이 속한 2단계는 국어 교과서와 연계된 내용으로 국어 공부를 시작한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사회성과 읽기 능력을 길러 주는 단계입니다. 

[뒤죽박죽 틸리와 깔끔쟁이 리지]는 서로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쌍둥이의 이야기입니다. 생긴 모습은 너무 똑같은 리지와 틸리지만, 두 사람을 구별하는 일은 어렵지 않답니다.
틸리는 지저분한데다가 정리를 도통하지 않고, 옷도 잘 갈아입지 않는 반면, 리지는 항상 단정하고 줄줄이 목록 만들기를 좋아하며, 항상 깔끔하게 정리해 놓는답니다.
서로 다른 성격때문에 두 아이의 다툼은 자주 일어나죠. 
틸리는 고목나무 위로 기어 오르기를 하고, 리지는 연필로 기다란 무지개 기차 만들기를 합니다.
서로 다른 놀이를 즐겨하지만, 두 아이는 같은 노래를 부릅니다. 하지만 같은 노래를 부른다는 걸 두 아이는 알지 못하죠.

"난 내 맘대로 할 거야, 그게 바로 나야." (본문 23p)

하늘이 우중충 찌푸린 날이라, 틸리는 책을 읽고 리지는 심심했어요. 리지는 틸리에게 서로 다른 점을 적어 목록을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리지의 제안이 귀찮았던 틸리는 둘다 좋아하는 일만 적기로 했어요. 세상에 이보다 짧은 목록은 없으니까요.

1. 그림 그리기
2. 스파게티 먹기

더 이상의 목록은 나오지 않았지만, 할머니의 도움으로 두 아이가 모두 좋아하는 것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서로 닮은 꼴을 찾아가는 두 아이는 행복해졌습니다. 그리고 목록의 마지막 줄에는 '행복하기'라는 공통점을 적게 되었답니다.   

 

 

잠에서 덜 깬 틸리가 널부러뜨린 책을 밟아 미끄러지면서 방은 순식간에 엉망이 되고, 리지는 화가 났습니다.

"정말 너 같은 애는 딱 질색이야!"
"적어도 난 따분하진 않아. 너처럼 말이야!"
  (본문 55p)

틸리는 울면서 뛰쳐나갔고, 리지는 화가나서 틸리의 책을 걷어차고, 침대 위를 올라가서 쿵쿵 마구 뛰었습니다. 마치 틸리가 하듯이 말이죠. 그러다 틸리에게 한말 때문에 마음이 아프게 되었고, 리지는 틸리를 찾아 나섭니다.
틸리를 찾아다니던 리지는 미끄러지도 넘어져서 마치 틸리처럼 되었어요. 부모님들도 리지를 틸리처럼 착각했을 정도로 말이죠.
반면 틸리는 속상해서 옆집 라벨 아줌마에게 갔습니다.

"나답게 행동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중요해.
그런데 때로는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도 좋은 일이란다. 신기한 건,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면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거든. 착한 일을 하면 놀라운 일이 생기기도 한단다. 두고 보렴."
(본문 63p)

라벨 아줌마의 위로에 틸리는 리지에게 말합니다. 함께 방을 치우자구요. 그러자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리지는 틸리에게 고무나무에 올라가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고, 두 아이는 이제 함께 고목나무에 올라갔답니다.
  



이제 쌍둥이는 서로의 행동을 탓하게 않게 될 듯 싶네요. 대신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해 주게 될 듯 싶습니다. 우리 집 두 녀석은 매일매일 투닥거립니다. 누나를 귀찮게 하는 작은 아이를 탓하는 큰 아이의 짜증섞인 목소리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누나에 대한 불평을 하는 작은 아이...두 아이의 외침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이지 않습니다. 틸리와 리지처럼 말이죠.
라벨 아줌마의 말을 제 아이들에게 해주어야겠습니다. 이 말은 형제 뿐만 아니라 친구와 이웃 등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꼭 필요한 말인 거 같아요. 친절은 상대방이 아니라, 친절을 베푼 자신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틸리와 리지를 보면서 배우게 될 듯 싶네요.

쌍둥이의 알콩달콩 투닥거리는 모습이 귀엽기만 합니다.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도 아주 예쁘구요.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 친절로 인해 행복해지는 마음을 제 아이 뿐만 아니라, 독자 어린이 모두가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상에서 일어나는 유쾌한 이야기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사진출처: ’뒤죽박죽 틸리와 깔끔쟁이 리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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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다 잘래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1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임정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잠들기 전에 진우와 이 책을 읽었습니다. 진우와 닐스는 너무너무 닮은 꼴입니다. 그런데 닐스의 아빠와 저는 왜 이렇게 틀린걸까요?
책을 읽어주면서 내 아이의 마음을 닐스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닐스 아빠를 보면서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늘 내 마음은 닐스 아빠처럼 하고 싶은데, 오늘도 저녁내내 얼마나 많이 진우의 이름을 불렀는지 모릅니다.

"진우야~ 진우야~ 진우얏!!"
"엄마, 나 이것만 그리고...잠깐만!!"
"얼른 못 와!"

하루에도 몇번씩 진우의 이름을 부릅니다. 자기전에도 "엄마 물 먹고 싶어""엄마, 화장실 갔다 올게""엄마 책 한권만 더 읽어주면 안돼?""엄마, 누나는 왜 안자?" "엄마......." 이부자리에 누워서도 녀석은 자기 싫은지 계속 엄마를 불러댑니다. 그럼 저는 "내일 유치원 가려면 빨리 자야지..조용히 하고 자자!"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모른 채 합니다.

진우는 닐스를 보면서 즐거워합니다. 자신의 모습과 닮아 있기 때문이겠죠? 아마 닐스를 많이 부러워했을지도 모릅니다. 닐스의 아빠는 결코 닐스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습니다. 닐스의 마음을 받아주고 함께 놀아줍니다. 행복한 마음으로 말이죠.

 


저녁 먹자고 아빠는 닐스를 부르지만, 닐스는 더 놀고만 싶습니다. 닐스가 음식을 뒤적거리고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치자, 아빠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우유를 다 마시고 이 닦은 다음에 놀자며 닐스를 달랩니다.
목욕 하기 싫다고 도망가는 닐스를 아빠는 신나게 좇아가며 결국 목욕을 시킵니다. 숨바꼭질 하자는 닐스의 요구에도 아빠는 웃으며 놀아줍니다. 닐스를 공처럼 휙 던져 올려 주기도 하고 말이죠.

잘 시간이 되었지만, 닐스는 그림책을 읽어달라고 합니다. 아빠는 닐스가 해 달라는 대로 그림책을 세 번이나 읽어주었고, 자는 대신 춤을 추고 싶다는 닐스와 지칠 때까지 춤을 춰 주었어요.

"그만 이불 덮고 자자."
"아빠, 목말라요."
"아빠, 쉬 마려워요."

그래도 닐스는 자지 않고, 아빠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합니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입니다. 자기 싫다고 떼를 쓰는 아이와 아이들을 달래는 부모들의 모습은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무섭게 눈을 뜨며 "이제 그만 자야지" 하는 제 모습과는 다른 닐스 아빠의 모습은 엄마인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아빠의 늦은 퇴근으로 함께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아이는 아빠의 품이 그리운 듯 합니다.
"아빠도 이렇게 휙 던져 올려주는데..."라고 말하는 아이의 말 속에 그리움이 묻어나네요.

자기전에 읽은 이 그림책은 진우를 행복한 꿈나라로 안내할 듯 합니다. 꿈 속에서 아빠를 만날 수 있겠죠? 오늘 밤 꿈 속에서는 닐스와 아빠와 함께 춤추고, 잡기 놀이하고, 노래하는 행복한 꿈을 꾸었으면 좋겠어요.
잠든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닐스의 아빠처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진우의 마음도, 그리고 제 마음도 따뜻하게 달래주는 그림책이였습니다. 공감대 형성이 즐거운 그림책인 듯 합니다.

(사진출처: ’더 놀다 잘래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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