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7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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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프레드릭>>을 읽어주면서 나는 정말 편견이 심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프레드릭>>의 어린시절 많이 읽고 배웠던 <개미와 베짱이>의 이야기와 많이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주인공 프레드릭은 베짱이와 닮은 꼴입니다. 결말은 프레드릭은 배가 고파서 결국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끝나겠구나~!! 하고 나름 결말을 상상하면서 아이와 책을 읽었는데,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이끌어가고 있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을 통해서 내가 가진 뿌리깊은 편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그림책에서 또 한가지를 배워나갑니다. 틀에 박힌 고정관념과 잘못된 편견을 벗어버릴 수 있기에 저는 그림책을 사랑하는가 봅니다.


헛간과 곳간이 가까운 오래된 돌담에는 수다쟁이 들쥐 가족의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농부들이 이사를 가자 헛간은 버려지고 곳간은 텅 비었습니다. 겨울이 다가오자 작은 들쥐들은 옥수수와 나무 열매와 밀과 짚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들쥐들은 밤낮없이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프레드릭만 빼고 말입니다.
그림 속 프레드릭은 눈이 게슴치레 하여 마치 게으른 생쥐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런 프레드릭을 보고 들쥐들이 물었습니다.

"프레드릭, 넌 왜 일을 안 하니?"
"나도 일하고 있어. 난 춥고 어두운 겨울날들을 위해 햇살을 모으는 중이야."


프레드릭의 대답에도 불구하고 들쥐들은 프레드릭을 타박하지 않고 열심히 일합니다. 프레드릭은 친구들이 열심히 일을 하는데 왜 가만히 앉아만 있는 걸까요? 저는 프레드릭이 정말 게으른 들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날, 동그마니 앉아 풀밭을 내려다보는 프레드릭에게 들쥐들은 또다시 물었습니다.

"프레드릭, 지금은 뭐해?"
"색깔을 모으고 있어. 겨울엔 온통 잿빛이잖아."

"난 지금 이야기를 모으고 있어. 기나긴 겨울엔 얘깃거리가 동이 나잖아."


 

겨울이 되었고, 작은 들쥐 다섯 마리는 돌담 틈새로 난 구멍에서 모아놓은 음식을 먹으며 겨울을 보냈습니다. 
어느 덧, 나무 열매며 곡식 낟알들을 다 먹고, 짚도 다 떨어져 버리자 들쥐들은 누구하나 재잘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프레드릭은 커다란 돌 위로 기억 올라가더니,

 

"눈을 감아 봐. 내가 너희들에게 햇살을 보내 줄게. 찬란한 금빛 햇살이 느껴지지 않니..."

프레드릭의 이야기에 네 마리 작은 들쥐들은 몸이 점점 따뜻해지는 것을 느껴졌어요. 프레드릭의 파란 덩굴꽃과 노란 밀짚 속의 붉은 양귀비꽃, 또 초록빛 딸기 덤불 얘기에 들쥐들은 색깔들을 또렷이 볼 수 있었고, 프레드릭의 이야기에 박수를 치며 감탄했습니다.

프레드릭은 어떤 쥐일까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의식주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육체의 따뜻함과 배부름을 위한 기본이죠.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채워주는 무언가가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꿈과 이상과 희망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프레드릭은 친구들에게 바로 마음을 채워주는 양식을 얻기위해서 노력했던 것이였어요.
사람마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가 틀립니다. 삽화 속 프레드릭은 마치 조는 듯 보이고, 게으른 듯 보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어린시절 <개미와 베짱이>는 개미는 부지런한 사람을, 베짱이는 게으른 사람을 일컬어 베짱이처럼 게으르면 안된다는 교육을 주입받았습니다. 그러나 요즘 동화를 뒤집어보는 창의성 향상 프로그램을 보면 베짱이는 게으른 사람이기보다는, 훌륭한 연주자라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프레드릭이 친구들의 마음을 채워준 것처럼 베짱이 역시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던 프레드릭과 베짱이는 결코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재능을 인정하고, 서로 잘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마음에 쏙~드는 그림책입니다.
네 마리의 생쥐들이 프레드릭의 타박하지 않고 기다려준 것처럼 그들의 재능을 믿어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죠?
콜라주 기법을 통한 생쥐의 표현이 아주 귀여운 그림책이랍니다.

(사진출처: ’프레드릭’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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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5 01: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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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5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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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를 통해서 처음으로 저자의 책을 읽어보았다. 페이지마다 빼곡히 적혀진 활자로 책과의 씨름을 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는데 반해, 이외수의 작품은 활자가 주는 분석적 느낌을 강요하기보다는 느낌을 강조한 듯 짧고 굵은 이야기로 페이지마다 여백이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어내려가기가 참 편하고 즐거웠다. 그러나 빼곡한 활자를 읽을 때보다 더 많은 생각을 주고, 더 많은 느낌을 전달하고 있어 내 마음은 복잡미묘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책을 읽다보니 내가 참 많은 결점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성보다는 변명을 하고 있기에 발전이 없는가보다. 하악하악.

저자 이외수는 문학을 사랑하고, 담배를 사랑하고, 인터넷을 즐기고, 야동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한편으로는 참 외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책 속에서 ’외롭지 시리즈’로 외로운 상황을 열심히 나열하고는 있지만 그가 외로움을 느끼는 그런 상황들은 누구나 외롭다고 느낄 수 있는 허전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 카페에서 재미있는 글을 보면서 웃고, 열심히 댓글을 남기면서 그들과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하다가 문득 옆을 봤을 때 아무도 없이 혼자 웃고 있었다는 사실에 갑자기 외로움이 밀려온다. 그뿐인가? 외로움은 대중 속에 있을때도 느껴지는 눈치 없는 녀석이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결코 외롭지 않을 것 같은 저자가 ’외롭지 말입니다’를 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로를 해주고 싶은 것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대락난감 ^^;

공감가는 글귀가 참 많은 책이다. 활자가 많은 책을 읽다보면 그 활자들을 전부 분석하려든다.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결국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리고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려기 보다는 책에 대한 평가를 폄하하게 된다. 책 속에서 꼭 머리로만 얻어내려는 과오때문이라는 걸 저자는 알려준다.

건성으로 읽지 말고 음미해서 읽으라. 분석 따윈 집어치우고 감상에 열중하라. (본문 133p)

저자의 가르침에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책을 읽으려 노력했다. 그닥 감성적이지 못한 나이지만, 생각이 많아지고 얻은 것이 많은 것을 보니 나는 가슴으로 책을 읽는 법을 배웠나보다.

악플 끝에 살인나고 친플 끝에 정분난다. (본문 133p)

야동을 보면서 인터넷을 배웠다는 저자는 연세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즐기는 듯 하다. 악플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많이 표현되고 있는데, 저자의 자작속담에 나 역시도 지대공감한다. 인터넷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 46년생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용어를 종종 사용하시는 걸 보면 인터넷 세상은 정말 빠르게 돌아간다.
요즘 넷좀(인터넷 좀벌레-악플러)들에 의한 새로운 범죄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강력한 무기가 발생한 셈이다. 생각없이 두드리는 손가락이 살인이라는 무서운 범죄를 일으키고 있다. 한 사람이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그로인해 절망을 느끼게 되는 무서운 범죄가 우리가 사용하는 댓글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까? 저자는 그들에게 말하고 있지만, 그들은 그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일말의 여지가 남아있는 것인가? 

법에게 - 중죄를 저지르고도 권력을 배경으로 배 째라고 버티는 넘들, 속 시원하게 배를 확 째버릴 수는 없겠니. (본문 187p)

아...속이 시원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저자가 대신 해주었다. 그렇다고 저자가 눈에 보이는 악인들에게만 소리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처럼 법을 어기는 것도 아니고,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지만 ’사람으로서 해야할 도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우리 모두에게도 말하고 있다. 저자 자신에게 하는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저자가 우리를 향해서 꾸지람만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절망에서 일어나 희망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도 함께 주고있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들은 나에게도 힘이 된다.

하나의 장애물은 하나의 경험이며 하나의 경험은 하나의 지혜다. 명심하라. 모든 성공은 언제나 장애물 뒤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본문 126p)

짧은 글이라고 쉽게 읽혀지고 마는 책이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짧은 글이지만 깊은 생각을 유도하는 저자의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깊은 생각해 본 일이 있었던가? 저자를 통해서 나를 본다는 느낌이 든다. 저자가 원하는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거울은 존재하지 않지만, 내 자신을 내 주제를 알아가는 책은 있는 듯 하다.
문학계의 이단아같은 느낌을 주는 저자지만, 저자는 문학을, 예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소설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엄마로서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

병아리들이 "엄마 우리는 왜 하늘을 못 날아" 하고 물어볼 때 어미닭은 제일 복자잉 터진다. 그대가 만약 자녀로부터 열등한 부분을 지적당한 어미닭이라 하더라도 "한 번만 더 그 따위 소리를 지껄이면 주둥이를 ㅗ학 뭉개버릴 거야"라고 윽발질러서는 안 된다. 적어도 부모라면 "우리의 먹이는 땅에 있기 때문에 하늘을 날 필요가 없단다"라고 의연하게 대답해 주는 성품이 필요하다. (본문 93p)

도시의 있는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다시 몇 군데의 학원을 순례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때 초등학생들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라. 학원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초등학생들의 표정이 하루 종일 잡무에 시달리다 집으로 돌아가는 40대 일용직 노동자의 표정과 흡사하다. 어린이는 나라의 새싹? 아놔, 새싹에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말라 죽는 줄도 모르냐? (본문 1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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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라 쿠트너 지음, 강명순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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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분홍색의 예쁜 표지와 사랑이라는 단어 때문일까? 예쁜 연애소설이라 생각하고 책을 읽기시작했다. 수시로 불안 증세와 발작이 일어나고 슬픔에 빠져드는 주인공 카로가 새로운 정신과 의사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목에서 오는 선입견때문인지, 정신과 의사와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일거라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내가 원하던 예쁘고 상큼한 사랑 이야기는 책 어느 구석에도 찾을 수가 없다. 
물론 기대했던 이야기는 아니라 살짝 실망한 것도 사실이지만 (원래 편독이 심해서 우울한 이야기, 어려운 이야기는 질색이다), 우리 내면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불안과 사랑, 절망 등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주인공 카로를 통해서 그 내면이 섬세하게 그려져있다는 점에서 나름 읽을만한 소재였다.

주인공 카로는 이십 대 후반의 여성으로 감정 기복이 심하고,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표출한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그녀에게 트라우마를 남겼고, 언뜻 보아도 그녀는 사랑받기를 원하는 가련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갑자기 심장이 떨리면서 불안감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심호흡 몇번이면 그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반면, 그녀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해 금새 심각한 좌절에 빠지곤 한다.
실직을 하고, 남자 친구와 헤어지면서 그녀의 우울증은 깊은 수렁에 빠진다. 그러나 그녀 곁에서 그녀를 도와주는 남자친구 넬슨이 있고, 우울증으로 어린시절의 카로를 돌봐주지 못했지만 이제 카로에게 깊은 사랑을 전해주는 엄마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카로 스스로가 그 불안 증세와 좌절에서 빠져 나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자친구 필립과 헤어진 뒤 카로는 쿨하지 못한 채 그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새로 만난 다비드를 통해서 필립의 빈자리를 채워나가게 되었다.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 카로와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는 다비드를 통해서 카로는 다시금 사랑에 대한 아픔을 느끼게 되지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듯 보였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우울증 약을 복용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삶을 찾아가던 카로는 새로운 직장을 얻게 되고 막스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 할 때, 또다시 불안감이 찾아와 새로운 정신과 의사를 만나게 된다.
그 정신과 의사는 "우울증은 정말 엿 같은 이벤트죠!" 라며 카로를 맞이한다. 카로를 처음 만나고 카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녀를 진단한 의사는 카로가 그동안 실타래처럼 얽혀있던 수많은 생각을 정리해 주었다.

"헤르만 양! 모르겠어요? 당신은 매우 지적인 사람이에요. 감성지수도 아주 높고요. 열정이 넘치는데다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알아차리는 직감까지 뛰어나죠. 그런데 그런 능력이 자신에게는 전혀 발휘되지 않고 있어요. 자신의 감정 문제에 맞닥뜨리기만 하면 당신은 마치 머리에 널빤지라도 두른 사람처럼 우둔하게 헤매고 있어요. 정말 이상한 일이지요. 하지만 이건 아주 명백한 사실입니다. 당신은 다른 건 전부 느낄 수 있는데, 자기 자신만은 느낄 수 없다는 거죠!"  (본문 342p)

이야기 곳곳에 등장하는 카로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통해서 카로가 사랑에 목말라 한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카로는 그 상처를 치유받기 보다는, 그 상처를 타인에게 말함으로써 관심을 받고 주목을 받으려고만 했고 결국 상처는 카로 자신의 방패막이 되어 스스로를 보호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새로이 시작하는 일들에 대한 변화에 불안감을 주고 있다는 것.

".....조각들을 잘못 자르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아귀가 제대로 들어맞지 않은 퍼즐 말이에요! 항상 한 가지 원인을 찾으려다 보면 전 미칠 것만 같아요. 머릿속에서 마치 제대로 줄도 서지 않고 마구 소리를 질러대며 반항하는 유치원생들처럼 온갖 가능성들이 마구 뒤어켜버리거든요!"

"그럼 그걸 중단하십시오."

"뭘요?"

"생각 말입니다." 
(본문 344,345p)

현대인들은 누구나 약간의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가끔 까닭없이 우울해지기도 하고, 무기력해지면서 오늘 하루가 정말 엿같은 날이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때문에 제대로 우울증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와 같은 것이다.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치료를 하면 금새 나을 수 있지만 방치한다면 큰 병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우울증이 시작될 때 치료를 한다면 삶의 제자리에 올 수 있지만, 사람들의 따가운 눈초리와 자신의 정신적 아픔을 인정하지 못하는 스스로 때문에 방치한다면 무서운 결말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카로는 스스로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기도 하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면서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런 노력이 없었다면 카로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을까?

나 나 자신을 리모델링한다. 레몬을 레모네이드로, 똥을 황금으로, 또 멸치를 올리브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난 엄청난 흥분에 휩싸여 페허가 되어버린 내 자아의 집 주변을 빙빙 돌며 비명을 지른다.
하하하하! 너희들은 날 무너뜨리지 못해! 난 나 자신을 다시 완벽하게 재건할 거야! 예전보다 훨씬 더 강해질 거란 말이야! 
(본문 160p)

우울증에 걸린 여 주인공이 삶의 좌절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지만, 책 전반적인 분위기가 우울하지는 않다. 위트가 넘치는 카로와 그런 카로의 위트를 받아주는 넬슨의 위트가 있고, 주인공 카로가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찌질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조금은 진지한 느낌을 주지만 지나치게 진지하지 않은 로맨스가 있어 이야기가 우울모드가 빠지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
현대인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안한 사회분위기, 좌절과 시행 착오 등으로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모든지 완벽할 수는 없다. 우리는 삐걱거리는 삶을 통해서 용기를 얻고, 새로운 꿈을 꾸기도 하기 때문이다.
카로의 시행착오가 자연스럽듯이 우리의 삶 속에서의 시행 착오는 좌절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용기와 또다른 시작을 가져오기도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균형 잡힌 삶은 가족, 사랑, 집, 직업, 그리고 친구라는 다섯개의 기둥 위에 서있어요. 이 다섯 가지가 우리 삶을 떠받치고 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내가 보기엔 헤르만 양은 최근에 이중 몇 개가 부러진 것 같아요. 또 그것 때문에 삶의 균형이 무너진 거구요. 이건 누구한테나 힘든 상황이에요." (본문 1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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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좋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5
재니스 메이 우드리 지음, 마르크 시몽 그림,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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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뒤쪽에는 산으로 둘러쌓여져 있습니다. 봄이 되면 개나리와 진달래로 울긋불긋, 여름이면 푸르른 나뭇잎들로 온통 초록색이 되고,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들고 눈쌓인 겨울산은 정말 장관입니다.
그렇게 나무들은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우리는 나무의 필요성에 대해서 과학적인 지식으로 접근시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고, 산사태와 홍수를 막아준다는 등의 과학적인 사실만을 일러줍니다.
하지만 <<나무는 좋다>>는 그런 과학적인 부분이 아니라도 우리 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계인 나무의 필요성에 대해서 아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페이지당 2~3줄의 짧은 시와 같은 글 속에는 나무가 필요한 이유, 나무가 좋은 이유가 담뿍 담겨져 있습니다.

흑백/ 컬러/ 흑백/ 컬러...의 반복적인 삽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무는 매우 좋다.

로 시작되는 글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나무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필요한가를 역설하고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낙엽을 밟기도 하고 뒹굴수도 있으며 갈퀴로 긁어 모아 모닥불을 피울 수도 있습니다.
줄기와 가지가 있어 나무에 타고 올라가서 먼 데까지 둘러볼 수 있고, 사과나무라면 사과를 딸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는 나무 위로 올라가 개를 피할 수 있고, 새는 나무에 둥지를 틀수도 있습니다. 
나무에 그네를 매달 수도 있고, 나무 그늘에서 소풍을 즐기고 아기는 나무 그늘 유모차 안에서 낮잠을 잘 수도 있습니다.

 

나무와 함께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아주 편안해 보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지만, 많은 부분에서 나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동화에서처럼 나무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물하고 있어요.
이 그림책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나무가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서 쉽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요즘 흑백 삽화가 많이 출간되고 있어 흑백 삽화가 가진 독특한 매력을 많이 느낄 수 있는데, 이 책속에서 흑백은 조금 아쉬운 느낌을 줍니다.칼라 삽화 속 나무가 오히려 더 나무가 주는 느낌을 더 잘 살려낸 듯한 느낌이 들어요.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푸르름이 매력인 나무는 칼라 삽화 속에서 더 멋드러져 보입니다.
어쩌면 흑백 삽화가 곁들어지면서 나무의 칼라 삽화의 푸르름이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사진출처: ’나무가 좋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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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꿈의 지도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89
유리 슐레비츠 글.그림, 김영선 옮김 / 시공주니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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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저자 유리 슐레비츠의 <<보물>> 이라는 그림책을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한 작품이였는데, <<내가 만난 꿈의 지도>>역시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한 작품이네요. 
<<보물>>은 노력의 값어치에 대해서 아주 재미있게 수록한 작품이였는데, <<내가 만난 꿈의 지도>>는 저자의 어린시절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으로 전쟁이라는 슬픔과 절망을 희망으로 이끌어낸 이야기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터져 슈레비츠 가족은 바르샤바를 탈출하여 유럽을 떠돌았고, 파리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만화책에 깊은 인상을 받아 직접 만화를 그렸다고 하네요. 그 후 이스라엘로 이사를 했고 지금 살고 있는 뉴욕으로 왔다고 합니다.
표지를 넘기면 ’아버지를 기억하며’라는 글귀가 눈에 띕니다. 저자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였을까요? 책을 읽은 후에야 저자가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도 느껴집니다.

전쟁이 온 나라를 덮쳐 가족은 동쪽 다른 나라로 갔습니다. 여름은 너무 덥고 겨울은 또 너무 추운 곳이였죠.
진흙과 지푸라기와 낙타 똥으로 지은 집들이 늘어 서 있고, 손바닥만 한 방에서 낯선 부부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잠은 흙바닥에서 자야했고, 장난감도 없고 책도 없었으며 무엇보다 먹을 것도 없었죠.
어느 날, 빵을 사러 시장에 간 아빠는 빵 대신에 커다란 지도를 사가지고 오셨습니다.
배고팠던 아이는 화가 났고, 아빠를 절대 용서하고 싶지 않았죠.

아빠는 지도를 벽에 걸었고, 아이는 지도에 홀딱 반했습니다. 지도에 나오는 이상한 이름들을 주문처럼 되뇌였고, 방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지만 멀리 갈 수 있었습니다.
뜨거운 사막, 시원한 바닷가, 눈 덮인 산, 신비로운 사원, 과일나무가 가득한 숲, 높다란 건물들이 빼곡한 도시를 여행다녔습니다.
배고픈 것도, 힘든 것도 모두 잊을 수 있었던 시간이였죠.

나는 아빠를 용서했어요.
결국, 아빠가 옳았으니까요.
(본문 中)







작은 빵으로는 배고픔을 잊지 못하게 할거라며 사온 커다란 지도는 아이의 배고픔을 잊게 해주었습니다. 배고픔과 전쟁으로 인한 절망과 슬픔이 지도 한 장으로 희망과 행복으로 바뀌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 방에는 커다란 세계지도가 붙어있을 거예요. 학습적인 부분에 이용하기 보다는 이렇게 꿈을 키워주기 위한 ’지도’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야기 뒷편에는 [작가의 말]을 통해서 저자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산 지도는 오래전에 잃어버려서기억을 더듬어 새롭게 지도를 그려보았다는 글 속에 잃어버린 지도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지네요.
잠깐의 허기를 채우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꿈과 희망을 채워준 아빠의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슬픔 속에서 희망을 키워준 아빠와 꿈을 쫓아 행복해했던 아이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 어린이들도 그렇게 슬픔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진출처: ’내가 만난 꿈의 지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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