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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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이 붕괴될 당시 1995년 6월 29일, 나는 회사에 월말 마감으로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옆 사무실 선배 언니가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 남은 업무를 부탁할 때 강남의 한 백화점이 무너져 내린 것을 알았고, 선배 언니의 오빠가 그 건물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무너진 건물에서 사람들이 구조되어 갔지만,(선배의 오빠도 무사히 구조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 과정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가슴을 애태워야 했다.
그 와중에 십여일이 지나 구조된 여학생은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OO 콜라를 먹고 싶다고 답변을 했고, 그 학생의 답변으로 콜라회사는 많은 광고 효과를 얻게 되었다.
그 뿐인가, 사람들의 구조가 한창일 때도 보상 문제로 시끄러운 일들이 야기되었다. 
건물의 붕괴를 통한 홍보 효과와 보상문제로 인한 문제들이 어쩐지 우리나라의 역사를 비추어주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을 주었던 그때를 나는 <강남몽>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왠지 모를 씁쓸함과 허탈함.

우리나라 제일의 도시에서 백화점이라는 고층 건물이 무너진 것은 굉장한 뉴스이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의 급진적인 개발에 문제점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했다. 현재 강남은 부의 상징이자, 많은 사람들의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동시에 강남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집약해 놓은 곳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제 감정기를 벗어나고 전쟁을 치룬 후에 새마을 운동을 시작으로 집약적인 발전을 보여주었다. 군사정권, 구테타 등 곪은 것들이 터지면서 역사는 또 다른 길을 맞이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왔다.
상품백화점 붕괴는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이루어진 부실공사가 곪아 터지면서 일어나 사건으로, 어쩌면 예기치 않은 사건이 아니라,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사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 황석영이 쓴 <강남몽>은 5명의 인물을 통해서 강남을 둘러싸고 있는 비리, 탐욕, 폭력 등 고발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가난한 환경때문에 상고에 들어가고 모델 일을 하다가 유흥업소에 들어가게 되고 결국 조폭과 손을 잡고 유흥업소를 차리다가 부동산으로 돈을 벌게 되고, 김진 회장의 둘째부인이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은 박선녀.
만주에서 독립군을 고발하며 친일활동을 벌이다가 해방이 된 후에는 미군을 도와 빨갱이 잡는 일을 시작으로 한국의 정치적 변화와 함께 하면서 부를 얻어 백화점 빌딩을 소유하게 된 김진.
부동산업자 박기섭과 부동산 투기로 막대한 이익을 거머 쥔 심남수.
후에 박선녀와 동업을 하게 되는 조직 폭력배 홍양태.
내집 마련을 위해서 파출부로 일하는 어머니를 도와 백화점 아동복 매장에서 일하다 백화점 붕괴로 박선녀 옆에 갇히게 된 임정아.

다섯명의 인물은 개발을 중심으로 한 우리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류의 사람들이다. 폭력배와 손을 잡고 유흥업을 하는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 박선녀, 권력과 돈을 쫓아 눈에 보이는 현실을 쫓아가던 김진이 가진 부의 붕괴, 개발 속에서 볼 수 있는 또다른 부패인 폭력배 홍양태가 도박빚으로 무너지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저자는 탐욕과 비리 그리고 폭력 등의 끝은 결국 파멸을 맞이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일제감정기 이후 우리나라의 정치적인 모습을 흡사 드라마 ’제 5공화국’을 보듯이 자세히 묘사한 것은, 붕괴된 강남의 한 백화점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모습과 오버랩 시키려는 효과를 보여주기 위함은 아닌가 싶다.
지금 우리나라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붕괴가 보여주었듯이, 우리 사회는 발전을 명목으로 여전히 비리와 폭력이 난무하고 있음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저자 황석영의 이야기가 강남에서 시작하고 있지만, 마무리는 지금 권력을 쥐고 있는 이들이 해야하는 것을 아닐까?

도시의 개발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적인 부분에서 많은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백화점 건물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결국 붕괴를 한 것처럼, 그 취약점들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결국 이 사회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뉴스 속에서 보여지는 정치인들의 다툼과 치졸한 싸움들이 결국 사회를 무너뜨리는 시작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을런지.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이루어지는 그들의 다툼이 결국 발전이 아니라 붕괴가 되리라는 것이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헛된 꿈을 꾸며, 자신들의 이익과 부과 권력, 명예만을 쫓고 있다.
삼풍백화점이 세워지면서 있었을 많은 비리와 부패 그리고 붕괴는 한 나라가 세워지고 부패와 비리와 폭력 등이 난무하여 결국 붕괴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과정을 담아낸 듯 싶어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무너진 삼풍백화점 자리에는 또다른 건물이 세워졌다. 무너진 건물은 다시 세울 수 있으나, 무너진 사회를 다시 일으키는 것을 쉽지 않다는 것을 나, 너 그리고 그들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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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의 첫번째 ‘요술’이야기
구혜선 엮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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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편의 드라마에 출현하면서 꾸준히 인지도를 높여온 배우이기는 하지만, <꽃보다 남자>에서 금잔디 역으로 많은 인기를 얻게 된 배우 구혜선에 대해서 내가 기억하는 것은 얼짱출신이라는 점이다. 얼짱 출신이라는 점이 주는 단점 중의 하나가 연기력이나 배우가 가진 장점이 예쁜 얼굴이라는 점에 가려진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예쁜 얼굴로 데뷔한 배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듯 하다. 그녀가 출현했던 일일 드라마를 꽤나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는데도 결국에는 얼짱 출신이라는 점만이 깊게 각인되어 있으니 말이다. 
배우 구혜선이 감독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기억이 난다. 사실 그저 흘려들었고 기사를 유심히 보지 않았던 탓에 잊고 있었다.
이 책을 보고 궁금함에 감독 구혜선에 대해 알아보니, [제7회 아시아나 국제단편 영화제]에서 공식 트레일러 연출자로 선정되어 감독으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구혜선의 첫번째 ’요술’이야기>는 책에 대한 정보가 전혀없이 읽게 된 책이었다. 책을 훑어보았을 때 사진이 많이 담겨진 책이기에 화보집이라고 생각하고 휘리릭 넘겼는데, 뒷편에 시나리오가 수록된 것을 발견하고 단순한 화보집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구혜선이 연출을 맡았던 영화 [요술]의 메이킹 북으로, 감독 구혜선이 직접 쓴 시나리오가 수록되었으며, 풀 버전이 DVD로 수록되어 있다. 
감독 구혜선의 모습, 촬영장소, 주인공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수록되어있어 <요술> 영화를 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는 듯 하다.
<요술>영화는 예술학교에 다니는 세 명의 주인공을 통해서 사랑과 우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불치병에 걸린 절대음감을 지닌 까칠한 성격의 천재 음악학 정우,
정우의 절친이자 정우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인물 명진,
정우와 명진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여주인공으로 연주회의 마지막 곡인 요술을 작곡하는 지은.





감독 구혜선은 디지털식 사랑이 아닌 아날로그 식 사랑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인 듯한 느낌은 사실 좀 식상한 느낌과 세련되지 못한 느낌을 준다. 
영화 <요술>을 본 것이 아닌지라 영화에 대해 평할 수는 없지만, 책 속에서 보여지는 시나리오 내용이 그러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촬영현장의 느낌은 아주 좋다. 감독 구혜선을 만날 수 있었고, 영화 뒷 이야기나 촬영 현장의 느낌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 나름 신선한 느낌을 준다.

감독 구혜선은 2008년에도 직접 시나리오를 쓴 단편영화 <유쾌한 도우미>를 연출을 하여 감독으로서의 자질을 선 보인 바 있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구혜선이 그린 일러스트를 가수 거미의 4집 앨범 자켓에 수록하였다고 하니, 그녀는 그림 분야에도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다. 다방면에 재능이 있었던 그녀는 오히려 얼짱이라는 타이틀때문에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그녀를 그저 ’얼짱’ 출신 배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구혜선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영화의 흥행 여부와 영화의 작품성 여부 등을 떠나서 그녀가 도전하는 모습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그녀를 빛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 담겨진 감독 구혜선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즐거워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흥행의 여부와 상관없이 행복한 모습이다. 



그녀는 ’얼짱’이다. 얼굴이 예뻐서가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노력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예쁘기에 ’얼짱’인 게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그녀의 ’얼짱’이라는 이미지가 180도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헌데,  얼굴도 예쁘고 연기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글도 쓰고 거기에 감독까지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그녀가 몹시 부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가보다. 노력하는 모습이 예쁜 그녀를 시샘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생겨나는 것을 보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시새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그녀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화이팅~!!

 

(사진출처: ’구혜선의 첫번째 ’요술’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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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갑자기
차우모완 지음 / 엔블록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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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가슴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할 수 부분이기도 하고, 모성애를 담뿍 담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케이블 방송에서 여성의 가슴에 대해 다룬 것을 잠깐 본 적이 있는데, 가슴의 크기가 여성의 자신감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에 놀랍기도 했고, 나 역시 상당부분 공감을 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쩌면 이런 사실 때문에 다양한 시술이 등장하고 있는 것일테고, 또 이런 이유때문에 주인공 지원이 유방암 진단을 받고 절제해야 한다는 사실에 적지않은 상처를 받은 것일테니 말이다.

참 독특한 내용을 가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달콤한 매력이 부족하고,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긴장감이 조금 부족하며, 의학도서라고 하기에는 전문적인 느낌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로맨스와 미스터리적 요소 그리고 의학적 내용 3가지가 결합된 내용으로 약간 묘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유방암에 걸린 지원을 통해서 가슴이 주는 여성성을 표현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내용은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정체성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듯 하다. 의학적인 내용을 조금 배제시키고, 긴장감을 좀 배가시켰다면 좀더 그럴싸한 미스터리물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조금은 모호한 느낌을 주는 책이지만, 퍼즐을 맞추어가듯 사건을 짜맞추어가는 이야기 구성 때문에 책을 읽기에는 지루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틀 전, 지원은 암이 유방 전체에 퍼져 종양이 너무 커서 잘라낼 수 없는 상태였지만, 항암제를 투여해 일시적으로 종양의 크기를 축소시킨 시점에서 암을 잘라내야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남자친구마저 떠나고 지원은 고향인 섬으로 돌아왔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양식업이 실패하고, 정서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렸던 언니마저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부두를 떠났지만 결국 섬을 떠나지 못했던 부모님 품으로 돌아 온 것이다.
부모님의 양식장 일을 돕던 지원은 그녀네 옛집에서 살게 된 남자와 사랑을 하게 되고, 죽은 줄 알았던 언니가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미스터리적 내용으로 빠져든다.
바닷가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과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언니, 언니와 남자친구 사이에서 알 수 없는 묘한 기류가 생기면서 지원은 사건들을 해결해나가기 시작한다. 
언니가 쓴 <얼음 유희>를 읽어가면서 지원은 고등학생이였던 언니와 남자친구와 있었던 오래전 사건을 알아가게 되고, 그것을 통해서 사건을 하나둘씩 퍼즐을 맞추듯 완성해나간다.

이 책속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탓에 이야기의 결말이 조금 억지스러워지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유방암에 걸린 지원을 통해서 의학적인 시술이 오히려 더 암을 악화시키고 생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을 내용 전반적인 부분에 깔아두었다.
미스터리적 요소를 통해서 동성애, 페티시즘 등을 보여주려 애썼으나, 사건의 결말에서는 좀 엉뚱하게 결론을 내린 듯 하다.
지원의 가슴, 남자친구의 발기 불능을 통해서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끄집어내려고 했던 듯 싶은데, 그 과정이 좀 미약하지 않았나 싶다.
많은 것을 이야기하려는 작가의 의욕과는 달리 이야기의 진행이 조금 힘겨워보인다.
더욱이 암 치료에 있어서 현대 의학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역설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의학 용어와 의학적 내용을 설명하는 데 할애하고 있어 책이 부드럽게 읽혀지지 않았다는 점 또한 단점으로 지적된다.
차라리 죽음을 앞둔 지원과 발기 불능을 가진 남자의 심리적인 묘사 부분에 치중하는 것으로 신체를 통한 여성성과 남성성을 표현하는데 더 쉽지 않았을까? 하는 짧은 생각을 가져본다.

그녀는 더 이상 남자를 ’저기요!’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도 그녀에게 말을 걸 때 길고 번거로운 어미를 생략했다. 그러나 생을 스스로 단념한 여자에게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젠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여겼는데, 뜻하지 않게 찾아온 사랑 때문에 생에 미련을 가진들 그 사랑이 달라질 수 있을까. 양 가슴을 납작하게 도려내고 보형물에 의존해야 한다. 여자로서 상징이나 자신감은 위축되고 수유에의 기대나 모성의 원천은 상실된다. (본문 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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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2010-11-19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동화세상님!^^ 알찬 서재 잘 구경하고갑니다
저는 이음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저희가 이번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를 연일 차지하여 화제가 되고있는 도서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한국판 출판 기념으로 서평단을 모집하고있거든요^^
책을 사랑하시는 동화세상님께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덧글남기고가요
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주세요~! :)
 
별난 형, 별난 동생 책이랑 크는 아이 6
미레이유 빌뇌브 글, 다니엘 뒤몽 그림, 고수현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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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딸아이가 1학년때 독서퀴즈대회 도서 중 한 권이라 구입했던 책입니다. 아주아주 오랜 옛날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유쾌하게 담겨진 동화책입니다. 매일매일 투닥투닥 싸우는 우리 집 두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듯 싶어서 다시 꺼내 읽게 되었네요.
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었는데, 다시 읽어도 재미있는 동화책인 거 같아요.

형 마스톡과 동생 무스틱은 늑대 털가죽으로 된 이불 때문에 아침부터 으르렁대며 싸웁니다. 아침마다 하이에나 무리를 쫓아 버리기 위해 "오우! 오우!" 소리를 지르던 아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동굴 벽에 작은 기호들로 새겨진 메시지를 보니 부모님은 들소 사냥을 하러 떠나셨어요. 동굴 그림에 달 두 개를 그려 놓은 걸 보니, 아주 여러 날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으실 거 같네요.
식욕을 느낀 마스톡은 식량 창고에서 맘모스 넓적다리 고기를 먹기 위해 입구를 가로막는 거대한 돌덩이를 움직여 보려했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결국 마스톡의 손가락이 돌덩이 사이에 끼어 버렸습니다.
동생 무스틱은 형의 손가락을 빼 주고, 마스톡의 상처 자리에 자기 침을 바르고, 그 위에 끈적끈적한 진흙을 덮고는 넓적한 초록색 잎으로 손 전체를 감싸 주었습니다.



며칠 동안 다친 형을 돌보며 무스틱은 물고기를 잡아 오기도 하고, 하이에나를 물리치기도 했습니다. 무스틱을 부려먹는 것이 재미있던 마스톡은 상처가 다 나았는데도 엄살을 피웠습니다. 숲 속에서 과일을 따러 가는 무스틱을 골려주려고 늑대 털가죽을 뒤짚어 쓰고 쫓아갔다가 정말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늑대를 만나게 되었어요. 마스톡과 무스틱은 제일 높은 나뭇가지까지 올라가 늑대를 피했고, 형 마스톡은 동생 무스틱을 두 팔에 꼭 안아주었어요.
무사히 집으로 간 두 형제는 집에 돌아온 부모님과 만나게 되고 그동안의 모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불 때문에 아침부터 싸우던 두 형제는 부모님이 안 계시는 동안 서로 의지하고, 서로를 도우며 지냅니다. 동생을 부려먹던 형 마스톡은 위험한 상황이 닥치자 동생을 보살피며 형으로서의 의젓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싸우던 무스틱과 마스톡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혜롭고 용기있게 서로를 도우며 지내는 모습이 참 예쁘게 그려졌습니다.
더욱이 오래 전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그들의 모험이 유쾌하게 보여집니다.
형제들은 투닥투닥 잘도 싸웁니다. 그러다 동생이 울고 들어오기라도 하면 형은 용사가 됩니다. 
매일 싸우는 두 아이때문에 엄마인 제 잔소리가 끊이지를 않습니다.
무스틱과 마스톡 형제를 보면서 우리 집 남매도 사이좋게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사진출처: ’별난 형, 별난 동생’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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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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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왜 항상 남자 편만 듭니까?" (본문 197p)

책을 읽다가 가장 큰 의문을 가진 내용이였는데, 누군가 대신 물어 주었다. 스님 왈, 질문자가 가장 빠르게 행복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답해주셨다. 가장 빠르게 행복해지는 방법은 과연 아내가 "네네, 알겠습니다" 하는 것 밖에는 없는 것일까?
어떤 한 사람의 희생으로 인해서 가정이 평화로와지고 행복해진다는 것이 과연 정말 가족 모두가 행복한 것인지 나는 의문이 든다.
어쩌면 나는 정말정말수행이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하고 싶어서 결혼을 했다. 사랑의 결실로 귀엽고 예쁜 아기가 생겼으니 우리는 더 많이 사랑해야하고 더 많이 행복해야 하는데, 결혼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 대한 실망과 스트레스가 쌓여가면서 나는 과연 행복한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법륜 스님 말씀처럼 배우자와 자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우리는 늘 상대방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여주길 바라는데, 내 뜻대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화를 내고 상대방에게 실망하게 되면서 결혼 생활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을 통해서 덕을 보려하고,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결혼 생활에 실망을 하게 된다.

요즘은 결혼이 ’거래’가 되어가고 있다. 학벌이 좋고, 집안이 좋고, 인물이 좋으며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을 찾아 결혼하려 한다. 온전한 사랑으로 하나의 가족이 이루어지기 보다는, 결혼을 통해서 나를 업그레이드 시킬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이 조건적 결혼이 결국 결혼에 대한 회의를 주고 있는 게다.
법륜 스님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결혼의 행태에 대해서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허나, 좋은 조건을 갖춘 남자와 결혼을 하면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이성 역시 배우자에게 이끌린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말한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문제가 생기더라도 ’올 게 왔구나’하고 담담하게 생각할 수 있는 수양을 쌓아야 한다는 말씀이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법륜 스님의 말씀처럼,
깨끗하게 헤어지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게 될 경우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어가고 결코 행복하지 않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게 될 것이 뻔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다하여 이익을 따지고 조건을 따져서 한 결혼 생활에서 남편의 바람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카르마로 여기고 수행이 필요하다는 스님의 말씀에는 공감하기가 참 어렵다.

결혼할 때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도와줘서 덕을 좀 보게 해주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상대에게 이익만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쉽게 실망하는 겁니다. (본문 208p)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결혼을 했던 부모,조부모 세대의 결혼은 서로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기에 그만큼 행복할 수 있었다고 말하지만, 그만큼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사랑도, 조건도 없었던 그 결혼이 행복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부모의 치맛폭에 싸여 자신의 결혼 상대자조차 제대로 찾지 못한다는 젊은이들을 질책할 수 있으나, 자식의 결혼을 조건을 따져 결혼시키려는 부모는 자신의 결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스님의 말씀은 고개를 끄덕이며 큰 공감을 일으키다가도, 마음 문장에 가서는 좀체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을 하신다.

성질 급한 남편과 살때는 여자는 ’네네 알겠습니다’ 하면 된다고 하신다. 물론 옳은 말씀이다. 성격을 고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성질 급한 남편의 성격이 고쳐지기를 바라기보다는 그 사람의 성격을 온전히 받아주면 편안하게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
그게 싫다면 성질 급한 남편에게 성격대로 대하고 남편이 급한 성격때문에 쓰러지게 된다면 10년정도 똥오줌 받아내면 된다는 스님의 말씀은 너무 카르마를 앞세워 여자들에게 복종을 요구하는 듯 하다.
결혼 13년차이지만, 여전히 남편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아이들이 내가 원하는대로 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너무 크기에, 법륜 스님의 말씀이 내게 제대로 전달되어지지 않은 것 같다.
자기 합리화일지는 모르지만, 어떤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상상을 하고, 그렇게 되어가도록 노력을 한다.
그 노력 속에서 남편과 자녀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고, 그 기대감으로 인한 실망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것이 꼭 가족을 옥좨하고 구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런지.

성질 급한 사람은 아내가 동조를 잘 안해주면, 나이 들어서 실핏줄이 터지든지 뭐가 터져가지고 드러눕게 됩니다. 그럼, 한 10년쯤 남편의 똥오줌 받아내는 일을 해야 될 거예요. 안 그러면 빨리 이혼을 하든지. 그냥 성질대로 살면 남편으로부터 과보를 받게 됩니다. 

(중략)

그러니까 "알겠습니다"하고 항상 맞춰 주는 게 나아요. (본문 149,151p)

삼십대 중반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내 성격수양이 부족하고, 넓은 마음을 갖지 못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스님의 말씀이 자꾸 거슬리는가보다. 스님 말씀처럼,
’당신이 돈이라도 잘 벌면 맞춰 주겠는데 돈도 못 버는데 성질까지 부린다.’  (본문 151p)
라는 식의 생각이 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일까?
가족이 화목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따른다. 그러나 희생없이 서로 양보하고, 서로 존중하는 것이 더 올바른 방법은 아닐까? 한 사람의 희생으로 인해 가족의 화목은 결국 곪아터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싶다.
요즘은 어떤 시대인가? 부모 혹은 조부모 세대처럼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기 보다는 가족의 엄마, 아내라는 자리에 권위를 심어줌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위치에 만족할 수 있어야 좋은 아내이자 엄마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신사임당이 현모양처로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었지만, 지금은 현모양처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 역시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스님의 주례사>>는 저마다 가지고 있는 ’욕심’을 비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사람에 대한 욕심, 직위에 대한 욕심, 돈에 대한 욕심이 결국 화를 미치게 되고, 결혼에 대한 만족감도 행복감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독자들을 좋은 말씀으로 인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나, 여자들에게 카르마를 이용해 희생을 강요하는 듯한 문구에 조금 얼굴을 찌푸리게 되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욕심’을 통해서 불행해지는 삶의 진리와 현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잘못된 결혼의 조건에 대한 일침에 공감을 느낀다. 결혼은 누군가의 희생이 아니라 함께 서로 조화를 이루어 이끌어 가야한다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스님의 말씀은 반의 공감과 반의 모호함으로 다가왔다. 
무교이지만 부모님의 종교가 불교이기에 불교에 강한 호감을 갖고 있는 터라, 종교에 대한 반감이라고 하기는 억지스럽다.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신 스님의 이야기였고, 모두 공감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말씀이었다는 것만은 명백하다.

공감과 공감하지 못하는 차이를 떠나서, 오늘 가족을 향한 내 마음과 내 결혼 생활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크게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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