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주인 - 자존감을 키우는 그림책 토토의 그림책
채인선 지음, 안은진 그림 / 토토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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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내 몸을 소중히 여기고, 내 마음을 다스리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나를 알아가고, 부족한 부분을 키워가는 과정을 통해서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내꺼’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면서 내 물건에 대한 욕심을 갖고, 내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갖게 됩니다.
바로 내가 그 물건의 주인이기 때문이죠. 
나를 사랑하는 것, 나의 자존감을 높이는 것은 바로 ’나는 나의 주인’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시작됩니다.

나는 나의 주인.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압니다.
나는 나의 주인이니까요.
  (본문 中)



이 책은 내가 나의 주인으로서 나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려줍니다. 
손톱이 자라면 깍아 주고, 무릎에 상처가 나면 약을 바르고, 건널목에서는 차 조심하고, 위험한 곳은 피해가는 일을 통해서 내 몸을 지키는 일을 합니다.
나와 언제나 꼭 붙어있는 마음을 다스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 안 돼!" "참아!" "용기를 내!" "참 잘했어!" 하고 말하면서 변덕쟁이인 내 마음을 다독입니다.
혹 화가 나거나 슬플 때는 내 기분이 나아지게 할 책임을 가지고 내 마음을 풀어줄 방법도 찾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도 알고, 내가 무엇을 못하는지도 압니다. 못한다고 실망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하나하나 배워갑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알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도 잘 알기 때문에 "싫어요, 하지 마세요."라며 큰소리를 칩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주인으로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면 좋을지 생각하고 꿈꾸고 실천합니다.

바로 나는 나의 주인이니까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아이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합니다. 스스로 자신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뿌듯한 미소입니다. 내 몸, 내 마음, 내 물건 소중한 것들의 주인은 바로 ’나’입니다. 내 몸이 더 건강하고 튼튼하게, 내 마음이 더 옳고 바르고 밝게 키우기 위해서 아이 스스로가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나는 나의 주인>>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과정을 배우고, 그 과정을 통해서 세상과 마주하는 방법도 배웁니다.
내가 온전한 나의 주인이 될 때,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당당함과 힘도 얻게 됩니다. 

아이의 주인은 부모가 아니라 아이 자신입니다. 아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나는 나의 주인>>은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과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책입니다. 조근조근 설명하는 글이 아이들에게 쉽게 와 닿을 듯 하네요. 내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어린이들은 당당하게 어깨를 쫙 펴고 걷게 될 것이고, 세상을 향해서 한발 한발 나아갈 것입니다.

주인은 책임을 지는 사람이고
주인은 소중하게 보살펴 주는 사람입니다.
주인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새나
숲에 있는 나무들처럼
자기 스스로를 키우는 사람입니다.
(본문 中)

(사진출처: ’나는 나의 주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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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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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는 상상력이 기발한 <<구름빵>>은 작은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 중의 하나입니다. 구름으로 빵을 만들어 먹은 후 하늘을 날아다니는 주인공을 부러워하며, 구름으로 빵을 만들어 봤으면 하는 소원을 말합니다.
<<달 샤베트>>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저자가 이번에는 구름이 아닌 달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고 시원한 샤베트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궁금했습니다. 어떤 상상력으로 어린이들을 깜짝 놀라게 할지 자못 기대가 컸습니다. 
그리고 곧, 저자가 만들어낸 상상력에 아이와 함께 푹 빠졌습니다.



아주아주 무더운 여름날 밤, 똑.....똑..똑.. 무더위에 달마저 녹아내리던 날 밤,
너무너무 더워서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던 그날, 사람들은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틀며 잠을 청하려 했습니다. 달이 녹아내리는 것을 지켜보던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는 큰 고무 대야에 달방울을 받았습니다.



할머니는 노오란 달 물을 샤베트 틀에 나누어 담고 냉동칸에 넣어두었어요. 노오란 달 빛에 할머니의 얼굴도 노랗게 빛나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얼굴은 달을 통해서 더위도 잊은 채 아주 행복해 보입니다. 쉼없이 돌아가던 에어컨과 선풍기로 전기를 너무 쓴 탓에 전기가 나가버렸지만, 할머니의 달샤베트가 있어 세상은 온전히 빛을 잃지는 못 했습니다.
할머니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달샤베트는 세상을 비추었고, 시원하고 맛좋은 달샤베트는 더위까지 물리쳤죠.
그날 밤, 이웃들은 선풍기와 에어컨 대신 창문을 활짝 열고 시원하고 달콤한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위에 달이 녹아버려 떡을 찧던 옥토끼 두 마리는 살 곳을 잃었습니다. 할머니는 남은 달 물로 새까만 밤하늘에 커다랗고 노랗고 둥그런 보름달을 만들어 냈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 딱 어울리는 상상력이 기막힌 그림책입니다. 무더위로 녹아버린 달, 달로 샤베트를 만든 할머니, 남은 달 물로 새로운 달을 만들어내는 등 생각지도 못했던 즐거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구름빵>에 이어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그림책이 탄생되었어요.
또 하나, 재미있는 상상력 속에 저자는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던져주었습니다. 바로 우리가 지켜야 할 지구를 구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는 것이지요. 
여름이 되면, 에어컨과 선풍기 사용으로 전기 과다 사용으로 전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올해는 대형건물에 실내냉방온도 규제를 통해서 에너지 비상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허나, 이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적정온도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지구는 점점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전력 과다로 인해 무더운 여름 우리는 깜깜한 밤을 지새우는 날이 올지도 몰라요. 
하늘에 떠 있는 노랗게 빛나는 달이 아니면, 우리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두려워할지도 모릅니다. 

아파트라는 한정적인 공간과 달이라는 소재로 이렇게 예쁜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그 속에 어린이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환경 문제를 녹아낼 수 있다는 점 또한 놀라웠습니다. 녹아버린 달이 다시 깜깜한 밤 하늘에서 노랗게 빛나게 된 것처럼, 아픈 지구도 우리의 노력으로 치유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느끼게 되었어요.
너무 더워서 달이 녹아버리겠다..라는 저자의 생각이 이 그림책을 탄생시킨 것처럼, 이 그림책은 우리 어린들에게 상상의 날개를 달아줄 거예요. 바로 이 아이들의 기발한 상상력이 세상을 비추는 노오란 달처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놀라운 일을 탄생시킬 수도 있답니다.

(사진출처: ’달 샤베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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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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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11월초 어느날 아차산에서..)

집에서 10분거리에는 고구려의 역사가 담겨진 아차산이 있다. 산 중간즈음 해맞이 광장까지만 올라가도 도심 전체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탁트인 경치에 마음까지 시원해져 우리 가족이 즐겨찾는 곳이다. 추워진 날씨탓에 11월초 아차산을 다녀온 후로 통 다녀오지 못했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문득 차갑다 못해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을 뚫고 정상에서 도심을 바라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가까운 곳에 사는 나보다 더 아차산을 잘 설명하고 있는 저자의 글 때문일지도 모르고, 꽉 막힌 듯한 답답한 마음에 시원한 생기를 불어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한강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데, 나는 왜 살짝 들려준 아차산의 이야기에 더 집중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살고 있는, 내가 자주 가는 아차산에 대해 저자가 알고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일지도 모르겠고,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저자와 나의 공통분모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저자와 나의 나이차는 40년이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일상의 이야기와 저자의 추억에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도 그럴것이 저자의 어린 시절 추억 속 개성의 개울물과 내 어린 시절 집앞에 흐르던 서울시내의 개울물(지금은 개천이 없어졌지만, 이곳은 여전히 ’긴고랑’이라고 불린다)이 닮아있고, 축구에 열광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꿈에도 알지 못했던 저자가 월드컵에 열광하고 축구에 푹 빠져보는 모습이 어쩜 그리 나와 닮아있는지...그 많은 나이 차이에도 같은 추억을 소유하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너무도 재미났다. 어쩌면 이 작품을 읽기 전에 여자 이야기를 담아낸 <환각의 나비>를 읽으면서 같은 여자로서 느꼈던 동질감이 이 책에 그대로 전달되어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저자의 이야기에 상당한 흥미로움을 느꼈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나이가 들면 한적한 시골에서 정원이 있는 집에 나무도 키우고, 상추 고추도 심으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은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다. 멈출 수 없는 책욕심에 지금도 빽빽히 꽂혀있는 책들과 함께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저자가 살아가는 모습이 그동안 그려왔던 노년의 내모습과 닮아있어 왠지 부럽고 샘이난다. 잔디 가꾸기가 힘겹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지만, 흙에 대한 고마움과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보면 그 투정이 즐거우신게다. 
지금이야 어여쁜 잔디에 대한 괜한 투정도 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손주에게 손수 밥도 해주시고, 여행도 다니며 누구나 부러워하는 행복한 삶이겠지만,  꽃다운 20세에 6.25전쟁을 겪으면서 어렵게 살아남은 뼈아픈 상처가 있고, 고향에 가지 못하는 서글픔과 아들을 잃은 아픔까지 가지고 있으니, 잔디 속 잡초들에 대한 투정은 인생 한켠에 묻어둔 상흔에 대한 혼자만의 도닥임을 아닐런지.

전쟁은 그렇게 무자비했다. 그래도 나는 살아남았으니까 다른 인생을 직조할 수도 있었지만 내가 당초에 꿈꾸던 비단은 아니었다. 내가 꿈꾸던 비단은 현재 내가 실제로 획득한 비단보다 못할 수도 있지만, 가본 길보다는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다운 것처럼 내가 놓친 꿈에 비해 현실적으로 획득한 송공이 훨씬 초라해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본문 25p)

누구나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하는 인생의 선택과 마주하게 된다. 선택하지 못했던 다른 길에 대한 아쉬움과 현재 내 모습을 보며 초라함을 느낄 때 선택하지 않았던 길에 대한 후회로 자조적일 때가 있다. 후회가 없는 삶이 있을까마는 왜이다지도 다른 길이 더 넓고 탄탄해보이고 순탄해만 보이는지, 그 탓에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라는 제목에 끌렸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괜찮다 나를 다독이는 오늘, 저자의 투정이 귀엽게(?) 보여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다들 그렇게 못 가본 길에 대해 후회하고 아쉬워하며 살아가는구나..하는 것을 느끼며 위로를 받는다. 

책을 읽고 미흡하나마 서평을 쓰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서인지, 저자가 2008년 한 해 동안 다달이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에 연제했던 글을 <책들의 오솔길>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이 책 속에 수록해 놓은 글들에 애정을 느끼게 된다. 나이 들면서 숨 가쁘게 정상으로 끌고 가는 책보다는 도중에 아기자기한 오솔길을 거느리고 있어 쉬엄쉬엄 쉬어갈 수 있는 책에 더 정이갑니다. 라는 저자의 말처럼 저자가 쓴 이 책이 나에게 쉬엄쉬엄 쉬어갈 수 있는 정이 가는 책이다. 간혹 빼곡히 쓰여진 활자를 그저 ’읽는다’에만 목적을 두고 책을 읽어내려 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린 시절 개천에서 잠자리를 잡던 일, 개천에서 옷을 흠뻑 적셔 엄마에게 혼난 일을 떠올리며 편안하게 페이지를 넘겼다. 후회에 대한 미련을 갖기 보다는, 지금 나의 현실에 대한 감사함과 지금 현재가 주는 행복을 떠올리며 또 한 페이지를 넘기곤 했다. 그렇게 오랜만에 편안한 책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책을 읽다가 오솔길로 새어버린 저자처럼 나도 책을 읽으며 오솔길로 새어버릴 수 있는 비법을 전수받았기 때문인가보다.

80년을 살아오는 동안 저자에게는 감내하지 못했던 아픔도 있었고, 아픔을 치유받을 수 있었던 행복도 존재했다. 축구공에 예찬하고, 남대문 화재에 눈물 흘리며,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해 미련을 갖고, 손자 더운밥 해줄 생각에 신이나기도 한다.
삶이라는 것은 그런 것 아닐까? 절망 뒤에 행복이 따르고, 후회와 미련 속에서 다른 희망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아닌가 싶다. 지금 살아계신다쳐도 친정엄마보다 더 나이가 많은 저자의 푸근한 글 때문에 엄마를 떠올려본다. 엄마가 해주었을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나는 저자의 글로 대신했다. 저자가 해주는 따뜻한 밥을 먹은 듯한 뭉클함도 있었고, 저자의 글에 대한 공감에 괜한 민망함(내가 나이를 먹었나 싶은 생각에 대한 민망함)도 있었다. 일상의 주절거림 속에서 나는 못 가본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있을 것같은 위로를 받는다. 6.25 전쟁으로 받았던 고통이 소설가로서의 박완서를 있게 했듯이, 내가 선택한 길로 인해서 나는 지금의 행복을 얻었고 더 큰 행복을 얻기 위한 또다른 선택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배운다. 
저자에게는 일상의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일수도 있겠으나, 나에게는 삶에 대한 큰 가르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나는 쉬엄쉬엄 쉬어갈 수 있는 책 한 권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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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문고판) - 초.중.고 국어 교과서에 작품 수록 네버엔딩스토리 21
윤동주 지음, 신형건 엮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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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이었는지 자유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 외운 -내가 기억하는 한 - 시는 윤동주님의 "서시"였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서시’는 많은 분들이 애송하고 있는 작품은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 외운 시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처음 ’서시’를 접했을 때 느꼈던 알싸한 느낌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시가 무엇인지를 잘 알지 못했던 어린시절에 ’시’에 대해서 알게 된 첫 작품이었기 때문에 더욱 뜻깊었던 작품은 아니었던가 싶어요. 
아주 오랜만에 윤동주님의 시집을 읽게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암흑의 시대에 청춘을 보냈던 시인의 안타까운 마음과 암울했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간직하고 있는 순수했던 감성이 시 속에 묻어납니다.

파아란 바다에 두 발을 담그고 웃고 있는 아이의 순수한 모습이 마음에 드는 표지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작품은 교과서에 참 많이 수록되었습니다. 눈/산울림/오줌싸개 지도/굴뚝/편지/서시/별 헤는 밤 등등...
윤동주 시인의 작품에는 어린이가가 읽으면 좋을 법한 순수함이 가득 묻어나는 작품도 있고, 청소년이 읽으면 좋을 법한 청춘의 혼,민족의 혼이 담겨진 작품도 있습니다.
푸른책들에서 엮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윤동주 시인의 시 77편을 모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어린이를 위한 작품 제1부 해바라기 얼굴, 제2부 무얼 먹고 사나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작품 제3부 별 헤는 밤, 제4부 또 다른 고향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2부에서는 어린이들이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작품을 주로 수록하였는데, 순수함이 묻어나는 작품도 있지만, 암울했던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작품도 눈에 띕니다.
해가 금방 뜨면 일터로 나갔다가 얼굴이 숙어지어 집으로 돌아오는 누나의 얼굴을 담은 ’해바라기 얼굴’과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표현한 ’고향 집’은 힘들었던 시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별나라 사람은 무얼 먹고 사는지 궁금해하는 마음이 담겨진 ’무얼 먹고 사나’, 시험공부 하기 싫은 마음을 담아낸 ’만돌이’ 등은 어린이들의 동심을 키워줄 수 있는 작품도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짧지만 시인의 마음이 크게 자리잡은 시를 통해서 어린이들은 짧은 글을 통해서 자신의 크고 넓은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시’라는 문학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될 듯 합니다.

무얼 먹고 사나

바닷가 사람
물고기 잡아 먹고 살고

산골엣 사람
감자 구워 먹고 살고

별나라 사람
무얼 먹고 사나. (본문 51p)

3부,4부에는 윤동주 시인의 마음이 잘 투영된 작품들이 많습니다. 많이 알려진 작품 ’서시’’별 헤는 밤’은 많은 이들이 사랑받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동심이 가득 담겨졌던 1부,2부와는 달리 조국을 잃은 안타까움과 마음이 많이 반영되었고, 운율보다는 자유형식을 많이 취하고 있습니다. 

별 헤는 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과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본문84,85p ’별 헤는 밤’ 중)

그동안 접해왔던 윤동주의 시는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작품이 많았는데, 이번에 이 시집을 통해서 어린이를 위한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시인이 남긴 120여 편의 시 중에 3분의 1정도가 동시였다는 사실도 이 시집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이런 동시들을 통해서 암울했던 그 시기에도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었던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저자는 이 동시들을 통해서 그 시절의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시인 신형건은 어린 시절에 처음 소유하게 된 시집을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된 다음에도 늘 곁에 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엮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어린이에서 청소년이 되어가는 딸에게, 이제 어린이가 된 작은 아이에게 그리고 성인이 된 저에게 늘 곁에 두고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거 같아요.
추운 겨울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이 왠지 스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따뜻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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