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버리기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내 두뇌는 쉴새없이 생각하고 있다. 이른바 ’잡념’이다. 무엇에 집중하지 못한 채 업무 중에도, 혹은 대화 중에도 나는 수만가지 잡념으로 제대로 집중을 못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내 의식에서 일어나는 ’생각’은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제멋대로이고, 내가 하려는 일까지 방해하고 있어, 이 쓸데없는 잡념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했다. 

’이번엔 정말 생각을 멈추자’ 하고 생각해 보아도, 또 다른 생각이 더 늘어날 뿐이다. 아무리 머리로 생각을 멈춰야 한다고 결심해도, 실제로 ’생각 버리기 연습’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실행하기란 어렵다. (본문 6,7p)

이 책에서는 오감을 갈고 닦아 실제적인 감각을 강화하여 생각 버리기 훈련법을 제안하고 있는데, 평상시에 눈, 귀, 코, 혀 몸의 오감에 집중하며 생활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생각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생각이 오감 훈련을 통해서 조정할 수 있다는 자체가 조금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럴 수도 있구나~!! 라는 공감을 갖게 되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자극을 원하는 마음이 뇌에 자극을 주어 제멋대로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는 젊은 스님이 말하는 휴뇌법 훈련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감으로 느끼면서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린다면, 좀더 명철하고, 좀더 총명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이가 들면서 점점 생각이 흐릿해지고, 두뇌 회전이 무뎌진다고 생각했던 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더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은 아닌가 짐작해본다.

우리의 의식, 즉 마음은 아주 빠른 속도로 계속 움직인다. 마음은 미세한 단위로만 측정할 수 있는 초고속으로 이동하며 정보 처리를 한다. 그리고 정말 짧은 순간에 시신경으로 가서 ’보는’행위를 하거나, 청신경에 가서 ’듣는’ 행위를 한다. 정말 짧은 한 순간에 ’듣다→보다→듣다→생각하다→듣다→보다→듣다’와 같은 정보처리가 행해진다. 원래는 듣기만 할 작정이었는데, 어느새 관계없는 정보들이 마음에 뒤섞여 들어온다. (본문 15p)

우리는 눈,귀,코,혀와 같은 신체의 일부분이나 의식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데, 이런 정보와 자극에 반응하는 마음의 충동 에너지 중에 가장 큰 세 가지가 탐욕, 분노, 어리석음이라고 한다. 우리 마음은 새로운 자극을 얻기 위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몰고 가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는 ’생각병’을 가지고 있어, 생활 전반을 새로운 눈으로 보며 의식의 센서를 단련시키면, 오감에 입력되는 데이터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짜증이나 불안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을 <몸과 마음을 조종하는 법>을 통해서 다루어주고 있다.

몸과 마음을 조종하는 법 - 짜증과 불안을 없애는 연습

1. 말하기
말하는 법의 기초는 자기 목소리 관찰에서부터 오는데, 중요한 것은 ’천천히 얘기해야지’ 라든가, ’부드럽게 얘기해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닦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자신의 목소리에 의식을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2. 듣기
’듣는 것’에 집중함으로서 청각으로 들어오는 자극과 번뇌를 조절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멈추는 연습을 일러준다.
평소에도 소리가 강한 자극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늘 마음가짐을 돌아봐야 하는데, 탐욕도 분노도 자극하지 않는 중립적인 소리를 무시하지 말고 귀 기울이는 연습이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상대가 자신을 희생양 삼아 쾌락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망상에서 생겨난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대의 말소리라는 정보에 의식을 집중시키면, 상대로 실제로 느끼고 있는 것이 고통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가 나를 괴롭히고 있다는 망상을 멈추고 자비심에 가까운 부드러움 마음을 가지게 된다. (본문 89p)

3. 보기
자극적인 영상에 익숙해져, 자연의 풍경이나 늘 만나는 사람의 얼굴 표정과 같은 담담한 자극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에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눈을 완전히 감는 방법과 눈을 반쯤 감아 시야를 좁히는 2가지 방법을 통해서 무언가를 보는 데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전부 혹은 반쯤 정지시키면 집중력이 그만큼 더 강해진다.
4. 쓰기와 읽기
인터넷과 전자 메일의 출연이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은 욕구를 만들고, 그 욕구가 고통을 부르고 있기에 정직하게 자기감정이 흘러가는 모습을 기록하게 되는 일기를 씀으로 해서, 분노를 품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기록하다보면 자신이 어떤 감정의 흐름을 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5. 먹기
6. 버리기
물건을 버리고 싶어 하는 충동과 가지고 있는 것을 잃고 싶지 않다, 잃을까봐 두렵다는 생각에서 오는 집착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버리기 연습을 통해서 소유물을 줄이면 오히려 마음이 안정되고 마음속을 들여다보기가 더 쉬워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7. 접촉하기
8. 기르기

3장 <대담>에서는 이케가야 유우지라는 뇌과학자와 스님이 ’뇌와 마음의 신비로운 관계’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을 담아냈다. 불교와 과학의 입장에 선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롭다. 

코이케 스스로 밖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한 점에 집중하면아주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이케가야 다른 정보들을 차단하니 편안해지는군요. 그런데 편안한 본인은 좋겠지만, 생물로서도 과연 좋은 상태일까요? 
코이케 저는 그런 안락함에도 의식을 집중해 사라지게 합니다. 그러면 안락함에 집착하지 않고, 아주 기분 좋은 상태 자체도 차단할 수가 있죠. 명상에서 생겨나는 ’거대한 행복감’조차 차단할 수 있다면, 일상의 불쾌감이나 쾌락 따위에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 수준까지 마음이 자라게 되지요. 결국 여러 가지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조정하 룻 있게 된 것입니다.
이케가야 그것은 아주 좋습니다만, 조금 비틀어서 보자면, 명상은 현실도피가 아닐까요? (본문 240,241p)

사실 이 책속의 이야기들은 실천이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생각을 버린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이케가야와 코이케의 이야기를 주목했을 때, 이케가야의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는 불교적인 성향보다는 과학적인 이론에 우리가 더 익숙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무지해진다’라는 이야기처럼 우리는 생각을 비움으로써, 뇌와 마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쓸데없는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적절하고 필요한 일을 생각함으로써 삶을 좀더 알차게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스님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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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폴 미래의 고전 22
이병승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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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세상은 책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기상이변으로 대재앙을 맞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실 지금도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폭설과 폭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영화 <2012><투모로우> 등에서 보여지는 가상의 일들이 정말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떨립니다. 우리는 이런 재앙으로부터 지구를 구할 방법을 알고 있고, 아직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미 편리함에 익숙한 사람들, 이익을 먼저 추구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지구는 여전히 아파하고 있어요. 얼마 전 뉴스에서 국회의원들의 폭력다툼을 보았습니다. 욕심으로 가득한 어른들 대신에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 정치를 한다면 세상은 좀더 살기 좋아질까요?

2019년,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으로 지구가 대재앙을 맞이했습니다. 홍수오 허리케인이 미국 대륙을 강타했고,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했으며, 호주와 일본을 비롯한 섬나라들은 국토의 절반이 바닷속으로 가라앉았고,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아 티베트의 여러 도시들이 물속에 잠겼어요. 2019년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현웅이는 지구의 대재앙으로 엄마를 잃고 말았습니다.
대재앙이 있은 후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어린이를 대통령으로 뽑기로 한 ’차일드-폴(Chil-Pol)’ 법이 생겨났고, 초등학교 5학년이 된 현웅이는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뭐든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현웅이는 여러 문제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어린시절 ’녹비 소녀’로 불리며 환경 문제에 앞장섰던 차 실장은 희망을 잃은 후 웃음도 함께 잃었습니다. 그러나 현웅이가 개를 구하기 위해서 오염된 한강물에 뛰어들면서 차실장의 마음 속에 꺼져 가는 불꽃을 타오르게 했습니다.
소통을 거부하는 까만 썬그라스를 쓴 경호팀장은 대통령에 대신 배신으로 사람을 믿지 않았지만, 폭풍을 동반한 황사 속에서 자신을 구한 현웅 대통령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현웅 대통령은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아내와 자식을 잃은 상처로 자선을 베풀지 않는 제약 회사 사장의 마음을 돌려 돈이 없어 고통받는 국민들을 도왔고, 섬진강 댐 건설을 중지해 달라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하기 위해 섬진강에서부터 맨발로 걸어오는 5학년 소년 준일이와 함께 걸으며서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 회사 회장님을 설득하기도 합니다. 대통령 전용차에 대한 값으로 나무 100그루를 심겠다는 현웅 대통령을 보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자동차를 사용하는 값을 내기위해 자진해서 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이익을 버리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각국의 어린이 대통령과 함께 세계를 하나의 나라로 만들기로 합니다.

"난 여태까지 지구는 독수리 오 형제나 슈퍼맨이 지키는 건 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었어. 나 같은 보통 아이들이 지키는 거였어." (본문 181p)

커다란 집게가 있으면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막상 해 보면 헐렁하고 힘도 없어서 아무것도 잡을 수 없는 인형 뽑기 기계처럼 현웅이는 대통령이라는 자신의 위치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힘들어했지만, 중국집 사장인 아빠는 늘 현웅이를 응원했습니다.

"인마! 아빠가 어떻게 중국집 사장이 됐는지 아냐? 배달 3년, 설거지 1년, 양파 까지 1년, 양파 썰기만 또 1년, 그러고 나서야 겨우 자장을 볶을 수 있었어." (본문 37p)

"이 손바닥에 뭐가 보이냐?"
아빠의 손엔 칼자국 흉터와 불에 덴 화상 자국이 가득했다. 그걸 볼 때마다 난 마음이 아파서 일부러 안 보려 했었다.
"안 된다는 말은 이 정도 훈장은 달고 나서야 해야 하는 말이야. 해 보지도 않고 헛소리할래?" (본문 44p)

이 동화책은 환경 오염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심각한 환경 문제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어른들과 정치인들을 꼬집고 있습니다. 

"이 나무들 말이에요.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가지를 부러뜨리고 도끼로 찍고 톱으로 베어 가는데도 나무는 사람을 미워하지 않아요. 그늘을 만들어 주고, 산소를 뿜어 주고, 열매도 나눠줘요. 이렇게 무서운 빨간 비가 내리니까 도토리와 밤을 훔쳐 가던 다람쥐조차 잎사귀로 덮어 줘요. 나무 기둥에 똥을 싸고 부리로 껍질을 쪼던 새들도 잎사귀로 덮어 줘요. 다 덮을 수 없으니까 안타까우서 몸을 떨어요." (본문 92p)

요즘 환경 문제에 대해 다룬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고, 지구의 대재앙에 대해 다룬 영화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환경 문제는 지금 우리가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어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 어린이들도 함께 시작해야할 일입니다. 현웅 대통령이 나무를 심자, 국민들이 함께 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현웅 대통령이 준일이와 함께 걷자 다른 사람들도 함께 걷기 시작했습니다.
환경을 지키는 일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내가 시작하면, 내 주위의 사람들이 함께 해줄 것이고 결국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환경을 지키는 일에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거예요.

이 동화책은 어린이가 대통령이 된다는 재미있는 상상으로 시작되었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라를 지키는 대통령이 된 것처럼 환경 문제에 앞장선다면, 지구의 대재앙은 상상으로 그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답니다.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드는 이야기였어요. 지금부터 저도 ’나부터’라는 생각으로 환경을 지키는 일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자 합니다. 
우리 어린이들도 현웅이를 보면서 분명 스스로 환경 지킴이가 되리라 믿습니다. 지구는 독수리 오형제가 아니라 어린이들이 지키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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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 이야기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1
김선아 지음, 국수용 사진, 나오미양 그림 / 시공주니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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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에 서커스는 텔레비전을 통해서 본 것이 전부입니다. 공중에서 그네를 타는 서커스를 보면서 가슴이 조마조마 터질 듯한 느낌을 가졌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내가 아는 서커스의 전부입니다.
예전에는 텔레비전에서 서커스 공연을 많이 보여줬던 터라, 실제로 본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7살 아들녀석은 서커스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가슴 졸이며 그들을 바라보던 설레임이나, 얼굴에 재미있는 분장을 한 피에로 아저씨를 요즘 아이들이 알 턱이 없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서커스단은 1925년 박동춘에 의해 시작된 ’동춘서커스’입니다.
이미 옛 추억이라 생각했었던 서커스가 여전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습니다.
이 그림 책속에 실린 사진들은 1993년부터 2007년까지 동춘서커스 곡예사들의 삶을 간추린 것이라고 합니다.
여전히 우리 곁에서 아련한 옛 추억으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그들이 있다는 것에, 공중그네 곡예를 보듯 설레입니다.



서커스를 보여주기 위해 긴 막대기를 하늘 높이 세우고 그 위에 커다란 천을 씌워 멋진 집을 완성시킵니다. 천막이 세워지면 사람들은 줄지어 기다립니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그 시절, 이들의 곡예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으며, 큰 웃음을 지었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들이 보입니다.
서커스를 보여주기 위해서 천막 안에 사람들은 재주를 갈고 닦습니다.
트럼펫도 잘 불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해 주는 피에로 삼촌, 통굴리기가 특기인 형, "헤이!" 한마디로 두 발로 걷고, 동그란 훌라후를 뛰어넘도록 재주를 부리는 엄마.
하늘 위를 걷는 엄마를 보면 사람들의 가슴은 두근두근 방망이질을 하고, 그네가 하늘 높이높이 올라가면 울던 아이도, 찡그린 얼굴의 할아버지도 모두모두 활짝 웃습니다.





아들녀석은 신기한 사진 속에 푹 빠집니다.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그들의 모습이 신기하고 놀랍기만 한가 봅니다.
<<서커스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살아가던 그 시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그 추억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을 알게 되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 피나는 연습을 하는 그들의 모습도 보여 줍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오래 전 우리에게 웃음을 주었던 많은 것들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추억 한 귀퉁이에만 남아있던 서커스가 여전히 우리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왠지 가슴이 뭉클해옵니다.
그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어요. 서커스가 무엇인지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아이들에게 진짜 신기한 일, 놀라운 일을 보면서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말이죠.

(사진출처: ’서커스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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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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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는 개인적으로 참으로 좋아하는 여류작가 중의 하나이다. 엄마라는 입장에서 딸 위녕에게 보내는 편지를 엮은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읽으면서 딸을 향한 마음을 진솔하게 써 내려갈 수 있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를 많이 질투하기도 했었고, 부러워도 했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가니>등을 통해서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 독자들에게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보이게 할 수 있는 작가로서 가지고 있는 의식도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서둘러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읽으면서 문득문득 지리산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내 마음 속에 가득찬 욕심을 비우면 내 마음 속에 지리산을 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이 지리산에 있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욕심을 비우고 자발적 가난을 선택했기에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면, 산 속 깊은 곳에서 작은 움막집을 지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물질만능주의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서, 이제는 이런 환경이 아니면 살지 못할 거 같은 나에게 그들의 삶의 모습은 측은지심만이 느껴질 뿐이다. 그런데 그들은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더 이상 희망을 느끼지 못하던 그들이 산 속에 들어와 혼자 궁색하게 살아가면서도 행복하다한다. 더 갖고자 하는 욕심이 없고, 더 쥐려고 하는 탐욕이 없기에 그들은 자연이 주는 햇빛과 바람과 물 그리고 음식만으로도 웃음을 짓는다.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깨끗한 느낌을 주는 웃음이다.
나는 이 책에서는 그 순수하고 깨끗한 웃음과 행복을 만났다. 더 많이 가져야하고, 경쟁 사회에서 선두를 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무작정 달리기만 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산 속의 깨끗한 공기를 선물하는 듯한 ’휴식’을 준다. 
더 가져서 행복했던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며, 매캐한 먼지 속에서 헉헉거리며 달렸던 일들이 즐거웠던가?를 생각나게 한다.
후~~~ 지리산의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마신 듯한 신선함이 책 속에서 느껴지는 듯한 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책을 읽는내내 행복했다. 라는 표현만으로도 내 기분이 전달되어지려나? 어떤 로맨스 소설보다 재미있었고, 수없이 읽은 자기계발서보다 더 쉽게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말하면 좋으려나.

이 책은 지리산을 등에 지고 섬진강을 내다보며 옹기종기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바람도 아닌 것에 흔들리고 뒤척이는’ 도시의 삶이 역겨워질 때, 든든한 어깨로 선 지리산과 버선코처럼 고운 섬진강 물줄기를 떠올렸으면 싶다. 거기서 정직하게 살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혹여 잠시의 미소와 휴식이 되었으면 한다. 그들이 거기서 어떻게 돈 없이도 잘, 그것도 아주 잘, 살고 노는지 저와 함께 지켜보시기를. 어쩌면 행복한 생각보다 가까이 우리에게 다가올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본문15p)

 

도시의 잘나간다는 직장을 다니다가 ’내가 왜 여기서 이렇게 살고 있나’라는 의문이 물꼬를 트면서 산골로 들어와 살게된 버들치 시인은 봄이면 나물을 뜯어 말리고 손바닥만 한 밭에 자신의 오줌을 거름으로 주는 농사를 지으며 산다.
정권이 바뀌면서 자신에게 화려함을 주었던 서울이 실패를 안겨주자, 수중에 있던 돈 50만 원을 들고 지리산에 오게 된 낙장불입은 그 곳 사람들 속에 스며들면서, 수경 스님과 함께 지리산 살리기, 낙동강 살리기, 지리산 살리기, 새만금 살리기 등등 10년에 걸친 순례를 이어오고 있다. 모든 것을 다 잃고 온 지리산에서 낙장불입은 고알피엠(高RPM)여사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었고, 국토순례라는 새로운 삶의 표어가 생겼으니 지리산의 정기가 좋긴 좋은가 보다. 아니..버리고 나니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생겼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에게 당연한 말로서 가르침을 주고 있는 ’내비도(道)’의 교주 최도사(나도 그 교주의 교인이고 싶다. 나 좀 내비도~~), 정성스레 키우던 집 앞 개울에 버들치를 건장한 남자들의 전기충격기로 버들치를 잃고 앓아누운 버시인, 여자를 때리는 남자를 향해서 큰 소리로 소리를 칠 줄 아는 꽁지작가와 고알피엠 여사, 쌍계사 일대의 국립공원 조성으로 남들이 다 갖게 된 큰 돈이 아닌, 인근 커다란 빈둥산을 얻어 남의 손가락질에도 불구하고 후손을 위해서 묵묵히 나무를 심었던 평범한 농부, 15년 전 아무것도 없이 섬진강변에 들어와 누런 천막을 치고 쓰레기를 치우며 꽃과 나무를 심으며 이제는 터를 잡게 된 세 가족 등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물질의 풍요가 아니라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을 벗삼아 살아가고 있다. 연봉 200만원으로도 행복할 줄 아는 사람들, 핸드폰 요금을 내지 않아 발신정지가 되어도 그저 껄껄 웃으며 삶이 행복하고 좋기만 한 사람들이다.

"우리의 욕망은 너무도 획일적이다. 좋은 학벌, 많은 돈, 넓은 집. 우리는 이제 다양하게 욕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본문 27p) 

 

작가가 얼마 전 읽은 책의 한 구절을 함께 읽으면서 모두가 같은 욕망을 가지고, 매케한 도시 속에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모습이 레고의 꼬마 병정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비추어졌다. 그 욕망 속에서 우리는 사람에게 상처받고, 상처를 주면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더 많이 갖고자, 경쟁에서 이기고자 힘겨운 전쟁을 벌이는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연민이 느껴진다.
무엇을 얻고자 함인지도 모른 채, 상처만 받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사람에게 입은 상처는 그 사람에게 다시 상처를 돌려줌으로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만 치유된다는 것을 말이다. (본문 39p)

이 책속에서 만난 사람들로 인해서 나는 상처를 치유한다. 더 갖으려고 애쓰며 받았던 상처가 치유되면서, 마음 속에 담아둔 욕심들이 서서히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러면서 또 배운다. 자연이 사람에게 베풀고 있는 인자함과 마음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너그러움과 스스로 가난을 택한 사람들을 거두어들이는 풍요로움을 자연이 아니라면, 이 곳 지리산이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
그들은 행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지리산 학교’를 만들었고, 상처입은 이들에게 위로와 안식을 주려한다.
그들은 말한다.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본문 333p)

훌쩍 지리산으로 떠나고 싶었던 마음이었으나, 책 속의 그들과 만나고, 지리산의 대자연과 만나면서 나는 조금 견딜만해졌다.
사람이 살아가는 법, 다양한 욕망을 갖는 법,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자연이 주는 풍요에 행복해하는 법을 배우면서 전쟁터와 같은 도시 속에서 살면서 얼마든지 지리산의 정기를 내 품에 안고 살아갈 수 있음을 배웠다. 
일요일인 오늘 나는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를 통해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했다. 왔다갔다 힘들여 산행하지 않고도, 꽉 막힌 도로에서 짜증내지 않고도, 그 곳에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맑은 냇물에 발을 담그며 아주 행복하게 지리산에 다녀온 기분이다. 
나중에 지리산에 갔을 때, 나는 그들이 낯설지 않으리라. 나를 위로하고 나에게 휴식을 준 그들을 다시 만난 느낌을 갖게 되리라.

(사진출처: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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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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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일곱살, 그들은 연우의 엄마 말처럼 아직 미완성품 기계이다. 오작동을 일으킬지도 모르고, 사고가 생기면 혼자 해결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불안하고 사회적으로는 무능한....청소년기는 그렇게 미완성단계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소년’이라는 단어가 참 슬프게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소년을 위로해달라는 책 제목이 무척이나 어울리게 들리는 것은.
여름에서 가을로, 그리고 겨울. 세 계절이 다시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하여 은행잎이 다시 무성한 초록으로 덮여있다고 해도, 연우가 겪은 일은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연우는 지금껏 같은 세계에 머물렀었지만, 지난 여름,가을,겨울동안 다른 세계에 머문 느낌이다. 다시 지금까지의 세계로 돌아온다고 해도 연우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 것이다. 연우는 이제 막 소년에서 어른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독은 학교 숙제처럼 혼자 해결해야 하는 것이지만 슬픔은 함께 견디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슬플 때에는 반드시 네 곁에 있을게. (본문 19p)

지금 나는 연우 옆에서 함께 슬픔을 견디어주려고 한다. 연우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을, 아니 열 일곱살의 소년들을 위로하려 한다.

여름 방학, 엄마와 연우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했고, 연우는 학교를 배정받기 위해 전학추첨관리교에 갔다가 ’독고태수’를 만나게 된다. 태수가 붙혀준 ’심드렁’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연우와 달리 태수는 걸렁껄렁했고, 착하게 살기로 마음먹은 지 세 시간쯤 된 조폭 심부름꾼 같이 보여 연우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태수가 건네 준 MP3에서 처음 듣게 된 G-그리핀의 힙합을 듣는 순간 연우는 가슴이 뛰는 전율을 느꼈고, 곧바로 다른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여름이 시작되었다. 
연우는 새로운 방에 걸려진 거울을 바라보다 전에 살던 같은 또래의 남학생이 그려놓은 날개 그림을 발견한다. 애써 지운 흔적을 쫓아 연우는 날개를 그려나간다. 마치 거울 속에 날개를 단 연우가 비추어지면 우주까지 날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연우는 이사한 첫날 자신의 방을 쳐다보던 채영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늘 생각이 많은 연우와 달리 쉽게 채영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는 태수 덕분에 채영와 가까워진다.

연우와 태수, 그리고 채영은 함께 여름,가을을 보낸다. 채영을 통해서 첫사랑의 알싸한 느낌을 갖게 된 연우는 채영에게 자신은 날개를 그려놓았던 방의 전 주인이었던 선배 민기훈의 그림자였다는 생각에 채영에게 조금씩 멀어지려한다.
세 명의 아이들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끼어들어 사고를 만드는 태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듯 늘 혼자이지만 자신의 소신을 표현할 줄 아는 채영 그리고 생각이 많은데다 무슨 일이든 ’별로’’대충’이라는 말로 심드렁하게 표현하는 연우. 그리고 전혀 다른 이들 가족의 모습.
엄마라는 위치때문일까? 이들 가족의 모습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뒤에서는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하지만 권위적인 아빠로 인해서 뭐든지 아빠 말대로 해야하는 연우네 집과 고급 양식당의 분위기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안락하고 질서가 잡혀있지만, 정해진 행동밖에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태수네 집 그리고 아빠 엄마의 이혼으로 어릴 때부터 엄마와 단둘이 사는 연우네 집.
옷 칼럼리스트인 40대의 엄마는 8살이나 어린 애인과 사귀고 있고, 생활이 불규칙적이다. 술에 취하면 연우를 앉혀놓고 푸념을 하듯 인생과 사랑에 대해 늘어놓는 연우네 엄마. 누가봐도 정상적이지 못한 모습이다. 그런데 그 ’정상’의 구분은 누가 정했을까?
태수도 말했지만, 삐뚤어질 법한 가정환경이지만 연우는 그렇지 않다. 엄마보다는 ’신민아씨’라 부르는 연우는 엄마와 스스럼없는 데다가 엄마 역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난 뒤라 연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엄마와 나 둘 사이에는 필요 없지만 남의 눈에 비쳐질 때를 대비해서 갖춰야만 하는 것들이 따로 있는 건가. 하지만 가족사진만 해도 그렇다. 가족 구성에서부터 어차피 우리는 남들과 같을 수는 없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말하는 것, 그건 오른쪽이 옳은 쪽이라 생각하는 오른손잡이들의 착오라던데, (본문 306p)

채영에 대한 연우의 마음, 연우에 대한 채영의 마음을 잘 아는 태수는 무면허로 채영을 태우고 여행을 떠난 연우를 찾아가다 사고를 당하게 된다. 태수의 죽음.....세상은 늘 태수를 오해하고 있었다. 껄렁껄렁한 폼새와 미국유학에서 사고를 치고 돌아왔다는 태수의 꼬리표가 태수를 오해하고, 태수의 죽음조차 오해한다. ’요즘 애들이란....’이라는 말로 청소년들의 겉모습을 보고, 그 마음속까지 오해하는 것처럼.

세 계절동안 연우는 첫사랑의 설레임을 알았고, 태수와의 우정을 배웠고, 첫사랑의 아픔도 겪었으며, 우정을 나눈 친구의 죽음을 겪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다. 은행나무는 무성한 푸른 은행잎을 새로이 싹트우게 되었지만, 연우는 전과 같은 봄을 맞이하지는 못했다. MP3를 통해 듣던 G-그리핀의 음악을 연우는 공연장에 와서 듣고 있다. 그런 무수히 많은 감정을 겪고 견디어 내면서 연우는 봄이 온것처럼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도대체 왜 그랬는지 생각될 정도로 예전의 내 행동이나 심정이 전혀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무엇 때문에 그만한 일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무엇이 그렇게 아쉽고 안타까웠는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얼마 안 가 까맣게 잊어버리곤 했다. 지금처럼, 갑자기 쏟아지는 봄눈에 묻히듯이 말이다. 그리고 새로운 시간이 다가왔지. 눈앞이 흐려질 만큼 한꺼번에 눈이 퍼붓는다. 봄눈이랑 아직 남은 지난겨울의 눈이거나 아니면 너무나 일찍 와버린 아직은 낯선 올 겨울의 눈이군. (본문 482p)

성장이란 자신이 서 있는 시간과 공간을 자각하는 거야. 자신이 위치한 좌표를 읽게 되면 그때 비로소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지. 성숙이란 일종의 균형 잡기야. (본문 340p)

어른이란 무엇일까? 사회적 기준에 맞는 조건을 하나씩 하나씩 갖춰나가는 게 인생인걸까? 결국 채영의 아버지처럼 마음에 들지도 않고 잘 맞지도 않는, 누군가가 입혀준 옷을 입어야하는 것처럼...?
자신의 좌표를 읽는 것이 성장이라면, 그것은 바로 자신이 마음에 드는 옷과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는 것과 같은 말일 것이다.
아버지의 요구대로 영재 학원을 다니면서 점차 소외되어버린 채영이 다른 옷을 입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꿈’ 즉, 삶의 지표를 찾아 가는 성장과정이라 할 수 있으리라.

엄마를 향한, 혹은 세상을 향해 겉으로 드러내지 못한 채 많은 생각을 하는 연우의 독백이 책 속에서 줄곧 이어진다. 연우는 평범한 우리네 청소년의 모습을 담고 있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것을 잘하는 것도 아닌, 그저 타인에 묻어가며 살아가고픈, 지극히 평범하고 싶은 소년의 모습이다. 그러나 세상은, 가족은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성취욕구가 강한 맹렬 엄마들로 인해 아들을 약하게 만드는 경향이 생기면서 사커 맘, 헬기 맘이란 말이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열 일곱살, 이제는 자신에게 맞는 옷을 스스로 찾아서 입을 때다. 지금 그들에게 가족이란 연우 엄마가 말하는 방목의 기술만이 필요하다.

한 소년을 통해서 열 일곱살의 소년들이 모습을 엿본다. 다양한 감정을 가진 질풍노도의 시기의 그들이 처음 느끼는 감정을 스스로 컨트롤해가는 방법을 연우를 통해서 배우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는 엄마인 나에게는 책 속에 등장하는 세 가족이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서 가족이 가지고 있는 올바른 시스템은 과연 무엇인가....혹은 나는 태수의 엄마처럼 착실한 반장 역할을 하고 있는, 모범생은 아니였을까? 를 심도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모범생들이 좀 그렇거든요. 열심히 하긴 하는데 늘 불안하고, 왜 만족이 안 되는지 자기도 잘 몰라요. 칭찬은 듣지만 재미 하나도 없고요. 그리고, 자기가 옳다고만 생각하니까 남 이해를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저희 엄마도 그래요. 반장 스타일은 그게 좀 문제 같아요. 
-그래도 누군가는 재미없는 반장을 해야 하잖아.
-역할이란 게 있으니까. 아무도 그 역할을 안 하면 시스템이 안 굴러가거든.
-하지만 시스템이 틀렸을지도 모르잖아요.
-대부분 틀려 있긴 하지. (본문 416,4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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