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어린이/청소년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제 17회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이라는 부분이 일단 눈에 띈다. 무엇이든 술술 진짜처럼 써내는 요술 연필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민호가 가진 빨간 연필이 있다면 고민이 생길 틈이 없을 듯 싶다. 그러나 민호는 빨간 연필의 유혹을 스스로 이겨 나가면서 마음을 열고 진심을 말하는 법을 배워나간다고 한다. 어린이들에게 마음을 여는 법, 진심을 드러내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이야기가 될 듯 싶다. 

 

 

 

  

요즘 청소년 자살과 집단 따돌림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적인 문제가 큰 만큼, 이런 주제를 다룬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 실정인데, 이 책은 제목부터 파격적이다. 이 책은 생을 마감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사이트에서 23일의 생애 마감일을 선택하고, 삶을 정리해 나가는 열여섯 살 대일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 요즘처럼 우울증으로 인한 연예인들의 자살이 많은 사회적 분위기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동요가 걱정스럽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삶의 소중함을 알려줄 듯 싶다. 

 

 

 

 

<괜찮아><너는 기적이야>의 최숙희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먼저 관심을 끌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이와의 갈등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생겨난다. 주로 엄마의 일방적인 잔소리와 꾸중으로 끝나지만, 엄마인 우리는 알고 있을까? 아이는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이 책은 아이와 엄마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작품인데, 엄마와 아이의 사이를 가깝게 해줄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 될 듯 싶다. 

  

 

이 밖에도 관심이 가는 책들이 너무 많다. 늘 새롭게 출간되는 책들...앞으로도 나의 책욕심은 결코 줄어들 수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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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무선) 보름달문고 44
김려령 지음, 장경혜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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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학동네 어린이에서 출간되고 있는 ’보름달문고’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바로 이 책의 저자 김려령 작가의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를 통해서였다. 그 뒤로 <책과 노니는 집><거짓말학교> 등 책을 접하면서 보름달문고 시리즈의 팬이 되었는데, 나에게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가 특별한 것은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된 책의 저자라는 점이며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로 이 책의 저자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간혹 동화책을 읽다보면, 두꺼운 성인도서보다 더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경우가 생긴다. 이 동화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 할 수 있는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굉장히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결코 가벼운 동화책은 아니었다.

아이가 혼자 길을 나설때면 엄마는 하루종일 걱정, 불안과 싸워야한다. 건널목은 잘 건넜을까? 차는 조심했을까? 나쁜 사람이 해코지는 하지 않을까? 등의 걱정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점점 각박해지고, 이기심, 개인주의가 강해지고 있는 이 사회 속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일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만약 어른들이 모두 이 책속에 등장하는 건널목 씨처럼 어린이들의 건널목이 되어준다면, 우리 아이들이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한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가 먼저 우리 어린이들에게 건널목 씨가 되어주어야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가져본다. 사실 마음만 있다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임에도, 점점 자신만의 욕심만 채우고자 함이 커지면서 실천이 쉽지 않다는 것에 반성도 해본다.

’내 가슴에 낙타가 산다’라는 동화로 ’문밖동네’에서 문학상을 받고 동화작가가 된 오명랑은 무명작가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족들의 잔소리가 늘어나자 집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 듣기 교실’이라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잘 들을 줄 알아야 말도 잘 할 수 있다는 폼나는 광고로 3명의 아이들과 만나게 된다. 아이들의 활짝 열 수 있는 것을 들려주고 싶지만 도통 이야기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던 차에 듣는 사람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자신부터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아직 독자들에게 들려주지 못하고 가슴에 꽁꽁 숨겨 둔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독자들에게 가슴을 열지 않는 작가라니.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걸 왜 이제야 개달았을까. 새로 만날 아이들에게까지 그런 마음으로 대한다면............안 된다. 진심! 듣는 사람의 마음을 열려면 이야기를 하는 사람부터 마음을 열어야 한다. 마음을 닫아 놓고 입으로만 하는 이야기, 그러면 안 된다. (본문 14p)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가 바로 ’그리운 건널목 씨’였다. 앞뒤에는 빨간색, 양옆에는 초록색 동그미가 그려 있는 노란색 안전모를 쓴 건널목씨는 아리랑아파트 후문 앞 이차선 도로에 처음 나타났다. 건널목이 없는 이곳은 차가 안 오면 후다닥 달려는 아이들로 인해 위험한 곳이라 건널목을 세워달라고 군청에 건의를 했지만 말로만 해 준다 할 뿐 여전히 건널목은 없었다.
그런 이 곳에 건널목이 생겼는데, 이는 건널목 씨가 등에 메고 있던 둘둘 말린 카펫이었다.
카펫을 도로에 깔자 멋진 이동식 카펫 건널목이 되었고, 아저씨의 모자는 신호등이 되었다.
그 후로 건널목 씨는 아침마다 아이들의 등교길을 돕게 되었고, 아파트 주민들도 고철을 모아 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아파트 놀이터 부근에서 형들에게 돈을 뺏기려는 쌍둥이 형제를 도와준 일을 계기로 건널목 씨는 아파트 경비실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엄마 아빠의 다툼으로 밖에 나와 있어야 했던 1502호의 도희는 경비실을 오가며 속상한 마음을 달래게 된다.
건널목 씨는 아파트 앞 건널목 뿐만 아니라, 엄마는 돈 벌겠다고 집을 나간 후 아빠가 병으로 죽어 단둘이 사는 태석이와 태희 남매를 돌보고 있었는데, 도희는 이 남매와 친해지면서 서로의 허전한 마음을 위로하고 위로 받게 되었다.
아빠와 엄마의 잦은 다툼으로 할아버지 댁으로 도희가 이사를 가고, 집을 나갔던 엄마가 남매에게 돌아오자 건널목 씨는 조용히 그들을 떠난다. 세 아이 모두 성인이 되었고 시간이 흘렀지만 건널목 씨는 여전히 이들에게 고마운 사람이었고, 위험하고 험한 세상에 든든한 건널목이 되어준 사람이었다.

동화작가 오명랑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3명 제자는 점점 듣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 교실을 통해서 가장 힘을 얻은 것은 바로 동화작가 오명랑과 그녀의 엄마였다. 어린시절 엄마에게 받았던 상처가 아직 치유되지 않았던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의 상처와 대면함으로써 자신의 마음 치유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게 된 엄마 역시 자신의 딸 마음 속에 남겨진 상처를 알게 되고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게 된다.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등장하는 구성이 참 재미있다. 큰 줄거리인 오명랑 작가와 세 명의 제자의 이야기는 작가가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심’과 ’소통’이라는 점을 일깨우고 있으며, 그 속에 담겨진 건널목 씨 이야기를 통해서도 ’타인과의 소통’ 주제로 이야기한다. 
우리는 건널목씨처럼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누군가의 건널목이 되어주는 것이다. 서로에게 진심을 가지고 손을 내민다면 힘겨운 삶 속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독자들에게 묻고 싶은 말.............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본문 173p)

저자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고 말이다. 이는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있느냐?를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할 수 있겠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준 적이 있나요? 내게 손을 내밀어 준 이를 통해 용기를 얻은 적이 있나요?
이 물음을 통해서 자신과 주위를 돌아보게 한다. 위험천만 했던 도로에 생긴 건널목 씨의 카펫 건널목은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게 되었고, 부모와 친구로부터 소외되었던 소희는 사랑을 받을 수 있었으며, 외롭고 힘들었던 두 남매에게도 용기와 희망이 생겼다.
무서운 뉴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고 있다. 사람들을 온전히 믿을 수도 없고, 오히려 의심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그러나 진심으로 다가온 건널목 씨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었고, 오랜 세월 많은 어린이들의 가슴 속에 고맙고 보고싶은 사람이 되었다. 
나는 누군가의 가슴 속에 그리움으로 남을 수 있을까?
우울증으로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 삶이 버거워 결국 죄인이 되는 사람들...세상은 점점 무섭게 변하고 있다지만 우리의 작은 손길은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음을 건널목 씨는 보여주고 있다. 건널목 씨의 진심을 알아준 아파트 주민들처럼, 우리가 건널목 씨가 된다면 사회는 점점 따뜻해지지 않을까? 

많은 걸 잃고도 많은 걸 주고 간 건널목 씨.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있어. 분명히. 그 사람이 바로 건널목 씨니까. (본문 161p)



이웃과 나, 가족과 나. 이렇게 다른 누군가와의 소통은 중요하다. 저자는 건널목 씨를 통해 독자들이 세상과 소통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준다. 나도 마음을 열고 내 가족, 이웃과 소통하며 험한 길에 서있는 누군가가 안전할 게 건널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건널목이 되고 싶다. 많이 사람들이 건널목 씨가 되기를 꿈꾸어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나 혼자가 아닌, 세상과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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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에게 물린 날 푸른도서관 47
이장근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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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린이와 어른들을 위한 시집을 주로 읽다가 푸른책들에서 출간된 <<그래도 괜찮아>>를 통해 청소년 시집을 처음 접하면서, 시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고, 다독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반색을 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악어에게 물린 날>>의 출간이 너무도 반갑고 또한 고맙다. 
요즘 중학교 1학년인 딸 아이는 연예인에 열광하고, 친구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시크한 듯 툭툭 내뱉는 말투 등으로 ’나는 지금 사춘기입니다’를 마구마구 표현해주고 있다. 엄마의 잔소리에 입을 툭 내밀며 싫은 내색을 하는 것을 보면, 화가 나지만 일단은 한번 참아본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잠시나마 사춘기 딸을 이해하기 위해 보기위함이다.
내가 학창시절 원태연의 시가 인기를 끌면서, 사춘기 여학생들은 너도나도 노트에 원태연 작가의 시를 옮겨 적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시집을 만들어가곤 했는데,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풍부하게 해 주기도 했으며 풍부해진 감성을 촉촉히 적셔주기도 했다.
요즘 청소년들의 마음을 달래 줄 수 있는 시집을 만나기가 참 어렵기에 그래서 더욱 <<그래도 괜찮아>><<악어에게 물린 날>>과 같은 청소년 시집의 출간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저자 이장근은 중학교 국어 선생님으로 청소년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하고 있기에 누구보다 청소년들의 생활 모습과 생각을 잘 알고 있으리라. 청소년들의 고민, 기쁨, 그들의 슬픔 등이 시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데, 살얼음을 끼고 있었던 작가의 마음에 돌을 던져 준 사람이 바로 아이들이었다고 한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자신만의 매력을 가진 아이들의 모습이 시가 되었다는 작가는 메말라가는 청소년들에게, 힘겨워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물해주고 싶었던 듯 싶다. 이 시집을 통해서 사춘기 딸의 마음을 엿보며 이해할 수 있었던 것처럼, 그들도 이 시집을 통해서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요즘 교육현실은 사춘기가 되어 풍부해진 감성이 제대로 채워주지 못하여, 아이들이 점점 극단적이 되어가고 있는데 이 시집은 그들의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작품이 되어줄 듯 싶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어린 왕자」라는 책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얘기가 나온다
겉모습을 중시하는 어른들 눈에는
모자로 보이는

요즘 나는 보아뱀이다
나를 보고 문제 학생이라 한다
내가 삼킨 건 이렇다

가난이 지겹다며 집을 나간 엄마
지방에 내려가 일하시느라
한 달 동안 얼굴도 못 본 아빠
일주일째 밀린 알바 월급과
자꾸 떨어지는 성적
지지리도 말 안 듣는 남동생

아침에 지각 좀 했다고
수업 시간에 잠 좀 잤다고
바뀐 건 없다, 나는 나다
삼킨 게 소화가 잘 안 될 뿐이다. (본문 48,49p)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때는, 세상의 많은 것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어릴 때와는 다른 어른들의 시선과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힘겹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것들을 한꺼번에 받아들이기에 아직 그들은 성장하지 못했는데, 어른들은 자꾸 그들에게 어른이 되라고 다그친다. 어른들의 만들어 놓은 틀에 맞추어 걷는 아이들은 모범생이 되고, 아직 어른이 되어는 과정이 버거운 아이들을 채찍질하고 쫓아오지 못하는 아이들은 문제아로 취급하는 어른들의 평가가 이들에게 얼마나 큰 짐이 될까? 이 시를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딸에게 빨리 어른이 되라고 다그쳤던 모진 엄마의 모습을 나는 발견했다. 나는 그것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은 절대 아니며,  ’모자’가 ’정답’이라고 외치는 모난 어른이 되었나보다.

팔레트

선생님들 보세요
물감을 짜 놓은 팔레트
그게 우리라고요
머린 긴 색깔
치마 짧은 색깔
툭하면 주먹을 휘두르는 색깔
띄엄띄엄 학교에 오는 색깔

(중략)

이렇게 많은 색깔이 있는데
왜 만날 같은 색깔만 쓰시냐고요
우리는 단색 판화가 아니잖아요
피카소 그림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좀 자유로워지자고요 (본문 78,79p)

공부를 잘하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노래를 잘해서 가수가 되고픈 친구가 있고, 그림을 잘 그려서 화가가 되고 싶은 친구가 있을 것이고, 게임을 잘해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 친구도 있을 것이며, 짧은 치마 긴 머리로 패션감각을 선보이는 친구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공부’를 잘하는 것이 전부인냥 말을 한다. 그래야만 인생에서 성공한 것처럼.
그뿐인가?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만 관심을 갖는 유치한 어른들도 많다. 그들의 다양성,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개개인의 재능과 개성을 인정해줄 수는 없는걸까? 

내 마음에도 악어가 문것처럼 이빨이 박힌 기분이 든다. 참 바보같은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대와 달리 요즘 사회는 개개인의 재능과 개성을 중요시하고,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능력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공부가 전부라는 오래된 습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자만이 정답이라고 외치는 바보같은 어른인 셈이다. 다행이도 이 시집을 통해 이런 부분들을 깨달아감으로써 나는 내 딸을 이해하는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한다. 
아름다운 단어와 운율로 기록된 시가 아니라, 일상에서 쓰여지는 단어로 시를 기록했다. 청소년들의 일상의 모습과 고민 등을 일상의 단어로 표현함으로써 그들과 호흡한다. 이런 묘사들이 청소년들에게 더욱 와닿을지도 모르겠다. 치장하고 은유적인 표현 등으로 그들의 마음을 에두르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고 그 속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으리라.

저자는 <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영화에 나오는 키팅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꽝꽝 얼어 버린 마음, 행복보다는 불행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학교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시’라고 생각한 저자는 그렇게 학생들에게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악어에 물린 날>>은 청소년들의 마음 속에 박혀버린 악어 이빨 자국을 치유할 수 있는 마음 편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사진출처: ’악어에게 물린 날’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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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슬픔 - 엉뚱발랄 과부 소피의 팍팍한 세상 건너기
롤리 윈스턴 지음, 송정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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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슬픔’과 ’좋음’이 함께 공존한다는 자체가 참 아이러니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슬픔은 좌절, 아픔, 불행 등 부정적인 단어와 어울리는 것이지, 좋음과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슬픈 일이 있을 때 혼자 삭히는 편인데, 이런 경우 슬픔은 꽤 오래도록 지속된다는 사실과 슬픔을 극복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슬픔을 표현하는 것은 슬픔을 극복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된다. 울어도 보고, 아파도 하며 슬픔을 느끼며 슬픔과 대면했을 때 비로소 슬픔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슬픔을 표현하는 것은 오히려 ’좋은’ 일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좋은 슬픔’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족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일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친정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나는 소피와 같은 슬픔을 겪은 적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나에게는 든든한 남편과 아이들이 있었기에 슬픔을 극복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헌데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든든한 남편이 없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는 것조차도 암담하고 슬픈 일이 36살 소피에게 일어났다. 고르가테크 제약 회사의 홍보 담당자인 소피는 결혼 3년 만에 암의 하나인 호지킨병(악성 림프종)으로 남편 에단을 잃게 되었다. 
오랜 시간 혼자였다가 겨우 얻은 사랑이었고, 3년간 살면서 남편이라는 호칭에 겨우 익숙해지면서 비로소 결혼했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는데, 소피는 에단을 잃게 된 것이다. 슬픔을 치유하는 모임에 참석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오히려 죽은 에단과의 추억을 떠올려야하는 일이 소피에게는 더 힘든 일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애써 이겨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 사실을 맨 처음으로 떠올리지 않을 정도는 되어야겠죠." (본문 17p)

그러나 소피에게는 그런 아침이 찾아오리라고는 상상하기 조차 힘들었다. 에단의 어머니 마리온은 에단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에단의 짐을 싸는 것을 도와주려하며 힘들어하는 소피를 다잡아주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이미 당신의 커다란 습관은 깨졌으니까요." (본문 86p)

에단이 떠난 침대는 캘리포니아 킹 사이즈에서 항공모함 사이즈가 되어버렸고, 회사에서는 쉬기를 권유했으며, 소피는 슬픔으로 인한 우울감과 정말감까지 갖게 되었다. 이혼 후 아이를 키우며 혼자 살고 있는 친구 루스의 권유로 소피는 에단과 살던 집을 처분하고 시골 오레곤 주의 애쉬랜드로 이사를 하게 된다. 레스토랑 웨이트리스 일을 시작하고, ’큰 형과 큰언니’ 모임에서 부모의 사랑에 목말라하는 열세 살의 크리스털을 알게 되면서, 소피는 슬픔에서 벗어나 에단 없이 혼자 살아가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배우 드루와의 만남과 베이커리 사업을 시작하면서 소피는 비로소 슬픔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사람마다 슬픔을 극복해가는 방법은 다르다. 에단의 어머니 마리온은 에담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에단을 쉽게 정리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 치매에 걸리고 말았고,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크리스털은 아버지의 부재와 엄마의 무관심을 자해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었다.

슬픔이 마침내 그녀를 찾아내서 모든 것을 부정하도록, 심지어 부정하는 것도 부정하도록 만든 것만 같았다. (본문 329p)

정신과 의사를 찾아도, 슬픔을 치유하는 모임을 나간다고 해도, 프랠린 앤드 크림 아이스크림을 해치워도 위로를 받지 못했던 소피는, 슬픔을 억누른 채 자해를 통해서 스스로를 확인해나가는 크리스털을 위로하면서 스스로가 위로받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일정 기간 슬픔을 겪고 나면 그 슬픔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만지고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 즉 슬픔의 대상과 대면하는 일은 상처를 치유하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일정 기간 슬픔을 겪고 나면 그 슬픔도 끝나게 된다는 말은 그릇된 통념일 뿐입니다."
"우리는 일 년이 지난 뒤에도 슬픔을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문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이 지나도 슬픔을 끝내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이 미쳐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기도 합니다." (본문 331p)

<<좋은 슬픔>>은 남편을 잃고 미망인이 된 소피가 슬퍼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슬픔은 이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슬픈 일로 인해서 삶은 변화를 가져온다.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꿈꿀 때 비로소 슬픔은 ’좋은 슬픔’이 된다. 소피는 슬픔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마리온과는 다르게 슬픔을 겪게 된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PART 1,2,3에는 슬픔을 부정하고 분노하고, 우울해하고 타협한 뒤에 비로소 슬픔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 담겨져 있는데, 소피를 통해 신랄하게 보여준다. 굉장히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소피의 엉뚱한 상상이나 소피가 처한 상황 속에 유머를 내포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소피를 더욱 불안하게 보여주는 듯 하여 슬픔 감정이 극대화 되는 듯 보인다.
540페이지가 넘는 상당히 두꺼운 책이고, 무거운 주제이지만 누구나 겪게 되는 ’슬픔’이 결코 삶의 절망이 아니라, 변화된 삶 속에서 희망을 꿈꿀 수 있다는 힘을 주고 있기에 전반적인 내용이 어둡지 않았다. 책을 읽는 동안 친정 엄마를 잃었던 슬픔을 다시 꺼내들었다. 시간이 지나도 슬픔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희미해질 뿐이며, 그 슬픔을 통해서 상대방을 기억하고 추억한다. 소피는 슬픔은 싸워서 이겨야하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과 억지로 잊으려고 하는 것이 슬픔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일러주고, 슬픔으로 인해 변화된 삶이 결코 절망적인 삶이 아니라는 점을 통해서 새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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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 1 - 선사시대부터 고조선까지 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 1
이은홍 글, 이두호 그림, 이근호 감수 / 월드김영사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TV 만화영화 ’머털도사’를 참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캐릭터는 어린이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로움을 자극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는데, 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은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할 수 있겠네요.
국사 교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사 과목이 필수 과목이 되었다는 소식은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E.H.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습니다. 현재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하고, 현재의 정체성 확립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기도 합니다.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은 바로 ’역사’입니다. 그러기에 과거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역사 교육에 대해서는 좀 안일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역사를 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린이들에게 역사는 공부를 해야하는 하나의 과목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힘든 일이겠지요. 역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어린이들이 역사를 재미있게 배우고,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흥미 위주가 우선시 되면서 내용면에서 지식 전달이 좀 빈약하다는 점이 아쉽지요.
그런 점에서 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은 역사책을 다수 집필한 실력있는 이은홍 작가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역사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책이 아닐까 싶네요.
또한 만화영화 ’머털이’ 캐릭터를 탄생시킨 이두호 작가의 삽화는 어린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책들이 우리나라 역사를 시대순, 사건순 등으로 그저 역사적인 내용을 전달하기에 급급한데 반해, 이 책은 ’왜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가’를 명확하게 짚어주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퍽 마음에 듭니다. 



도술을 배워 현재 사회로 놀러갔던 머털이는 보통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합니다. 그리고 누덕도사는 보통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지요.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선 과거를 도랑보며,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느니라.
수천 년, 수만 년, 아니 수십만 년 이어져 온 인간의 역사를 모르고선 사람답게 살 수 없느니라.
(본문 30p)

 

일본과 중국을 돌며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는 그들을 통해서 우리의 역사를 배워야만 하는 이유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중국과 일본이 역사를 왜곡하는 일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며 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들의 역사가 잘못되었음을 이해시키지 못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힘에 눌려 왜곡된 역사를 배워야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갈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말이죠.

자신이 누군지도 알지 못하고 어찌 다른 친구들과 진실하게 사귈 수 있겠느냐?
마찬가지니라! 내 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당당한 세계인으로 나설 수 없는 법이다.
(본문 80,81p) 


 

 

누덕도사와 머털이는 시간을 거슬러 역사를 따라 긴 모험을 시작하게 됩니다. 
45억 년전 먼지구름, 가스, 용암덩어리가 뭉쳐 작은 지구가 생겨나고, 수십억 년이 흘러 생명체가 나타나고 또 오랜 세월이 흘러 인류가 생겨가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인류가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된 과거를 향한 모험을 하게 되지요.
머털이는 70만 년 전, 구석기 시대로 돌아가 동굴에서 살아보며 그들의 삶을 체험해보기도 하고, 도구를 사용하게 된 신석기 시대에서는 신석기 시대의 문화가 사람 사는 바탕이 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 겨레의 첫 나라였던 고조선의 성립과 멸망을 통해 겨레의 의미 그리고 신화의 의미도 되새기면서 머털이는 조금씩 역사 배워나가게 됩니다. 




핵심적인 역사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과거를 통해서 현재와 미래를 연결지어주는 방식은 어린이들에게 역사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시키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듯 싶은데,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시켜주는 글의 방식은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 싶네요. 바이런은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라고 말했습니다. 이 책은 과거가 현재, 미래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가장 잘 이해시켜주는 책은 아니었나 싶네요. 역사를 왜 배워야하는지, 그 명확한 이유를 짚어주고 있는 글을 통해서 어린이들은 역사에 대한 어려움이 아닌, 역사를 아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고구려, 백제, 신라 그리고 가야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2권이 많이 기대가 됩니다.

(사진출처: ’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 1’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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