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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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11월초 어느날 아차산에서..)

집에서 10분거리에는 고구려의 역사가 담겨진 아차산이 있다. 산 중간즈음 해맞이 광장까지만 올라가도 도심 전체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탁트인 경치에 마음까지 시원해져 우리 가족이 즐겨찾는 곳이다. 추워진 날씨탓에 11월초 아차산을 다녀온 후로 통 다녀오지 못했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문득 차갑다 못해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을 뚫고 정상에서 도심을 바라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가까운 곳에 사는 나보다 더 아차산을 잘 설명하고 있는 저자의 글 때문일지도 모르고, 꽉 막힌 듯한 답답한 마음에 시원한 생기를 불어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한강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데, 나는 왜 살짝 들려준 아차산의 이야기에 더 집중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살고 있는, 내가 자주 가는 아차산에 대해 저자가 알고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일지도 모르겠고,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저자와 나의 공통분모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겠다.

저자와 나의 나이차는 40년이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일상의 이야기와 저자의 추억에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도 그럴것이 저자의 어린 시절 추억 속 개성의 개울물과 내 어린 시절 집앞에 흐르던 서울시내의 개울물(지금은 개천이 없어졌지만, 이곳은 여전히 ’긴고랑’이라고 불린다)이 닮아있고, 축구에 열광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꿈에도 알지 못했던 저자가 월드컵에 열광하고 축구에 푹 빠져보는 모습이 어쩜 그리 나와 닮아있는지...그 많은 나이 차이에도 같은 추억을 소유하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너무도 재미났다. 어쩌면 이 작품을 읽기 전에 여자 이야기를 담아낸 <환각의 나비>를 읽으면서 같은 여자로서 느꼈던 동질감이 이 책에 그대로 전달되어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저자의 이야기에 상당한 흥미로움을 느꼈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나이가 들면 한적한 시골에서 정원이 있는 집에 나무도 키우고, 상추 고추도 심으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은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다. 멈출 수 없는 책욕심에 지금도 빽빽히 꽂혀있는 책들과 함께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저자가 살아가는 모습이 그동안 그려왔던 노년의 내모습과 닮아있어 왠지 부럽고 샘이난다. 잔디 가꾸기가 힘겹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지만, 흙에 대한 고마움과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보면 그 투정이 즐거우신게다. 
지금이야 어여쁜 잔디에 대한 괜한 투정도 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손주에게 손수 밥도 해주시고, 여행도 다니며 누구나 부러워하는 행복한 삶이겠지만,  꽃다운 20세에 6.25전쟁을 겪으면서 어렵게 살아남은 뼈아픈 상처가 있고, 고향에 가지 못하는 서글픔과 아들을 잃은 아픔까지 가지고 있으니, 잔디 속 잡초들에 대한 투정은 인생 한켠에 묻어둔 상흔에 대한 혼자만의 도닥임을 아닐런지.

전쟁은 그렇게 무자비했다. 그래도 나는 살아남았으니까 다른 인생을 직조할 수도 있었지만 내가 당초에 꿈꾸던 비단은 아니었다. 내가 꿈꾸던 비단은 현재 내가 실제로 획득한 비단보다 못할 수도 있지만, 가본 길보다는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다운 것처럼 내가 놓친 꿈에 비해 현실적으로 획득한 송공이 훨씬 초라해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본문 25p)

누구나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하는 인생의 선택과 마주하게 된다. 선택하지 못했던 다른 길에 대한 아쉬움과 현재 내 모습을 보며 초라함을 느낄 때 선택하지 않았던 길에 대한 후회로 자조적일 때가 있다. 후회가 없는 삶이 있을까마는 왜이다지도 다른 길이 더 넓고 탄탄해보이고 순탄해만 보이는지, 그 탓에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라는 제목에 끌렸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괜찮다 나를 다독이는 오늘, 저자의 투정이 귀엽게(?) 보여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다들 그렇게 못 가본 길에 대해 후회하고 아쉬워하며 살아가는구나..하는 것을 느끼며 위로를 받는다. 

책을 읽고 미흡하나마 서평을 쓰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서인지, 저자가 2008년 한 해 동안 다달이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에 연제했던 글을 <책들의 오솔길>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이 책 속에 수록해 놓은 글들에 애정을 느끼게 된다. 나이 들면서 숨 가쁘게 정상으로 끌고 가는 책보다는 도중에 아기자기한 오솔길을 거느리고 있어 쉬엄쉬엄 쉬어갈 수 있는 책에 더 정이갑니다. 라는 저자의 말처럼 저자가 쓴 이 책이 나에게 쉬엄쉬엄 쉬어갈 수 있는 정이 가는 책이다. 간혹 빼곡히 쓰여진 활자를 그저 ’읽는다’에만 목적을 두고 책을 읽어내려 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린 시절 개천에서 잠자리를 잡던 일, 개천에서 옷을 흠뻑 적셔 엄마에게 혼난 일을 떠올리며 편안하게 페이지를 넘겼다. 후회에 대한 미련을 갖기 보다는, 지금 나의 현실에 대한 감사함과 지금 현재가 주는 행복을 떠올리며 또 한 페이지를 넘기곤 했다. 그렇게 오랜만에 편안한 책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책을 읽다가 오솔길로 새어버린 저자처럼 나도 책을 읽으며 오솔길로 새어버릴 수 있는 비법을 전수받았기 때문인가보다.

80년을 살아오는 동안 저자에게는 감내하지 못했던 아픔도 있었고, 아픔을 치유받을 수 있었던 행복도 존재했다. 축구공에 예찬하고, 남대문 화재에 눈물 흘리며,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해 미련을 갖고, 손자 더운밥 해줄 생각에 신이나기도 한다.
삶이라는 것은 그런 것 아닐까? 절망 뒤에 행복이 따르고, 후회와 미련 속에서 다른 희망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아닌가 싶다. 지금 살아계신다쳐도 친정엄마보다 더 나이가 많은 저자의 푸근한 글 때문에 엄마를 떠올려본다. 엄마가 해주었을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나는 저자의 글로 대신했다. 저자가 해주는 따뜻한 밥을 먹은 듯한 뭉클함도 있었고, 저자의 글에 대한 공감에 괜한 민망함(내가 나이를 먹었나 싶은 생각에 대한 민망함)도 있었다. 일상의 주절거림 속에서 나는 못 가본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있을 것같은 위로를 받는다. 6.25 전쟁으로 받았던 고통이 소설가로서의 박완서를 있게 했듯이, 내가 선택한 길로 인해서 나는 지금의 행복을 얻었고 더 큰 행복을 얻기 위한 또다른 선택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배운다. 
저자에게는 일상의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일수도 있겠으나, 나에게는 삶에 대한 큰 가르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나는 쉬엄쉬엄 쉬어갈 수 있는 책 한 권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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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위한 5가지 가치 이야기 -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스펜서 존슨이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스펜서 존슨 지음, 댄 앤드리어슨 그림, 이원경 옮김 / 월드김영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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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새로운 형식을 가진 책들과 만나는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성공을 위한 5가지 가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인데, 이 책은 그동안 만나왔던 위인전과는 사뭇 다른 ’상상 전기’라는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상상 전기란, 위인의 실제 이야기에 상상력을 발휘해 더욱 재미있게 쓴 전기를 말하지요.
위인전을 읽다보면 감동과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어린이들이 읽기에는 재미라는 요소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부모는 어린이들에게 위인전을 읽으며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기를 바라지만, 어린이들은 위인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죠.
상상 전기는 감동과 교훈 그리고 재미까지 곁들여져 어린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성공한 위인들을 보면 그들이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노력의 과정이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는 그들이 믿고 따랐던 가치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것이 바로 성공으로 이끄는 또 하나의 비결이라 할 수 있지요. <<성공을 위한 5가지 가치 이야기>>에서는 다섯 위인이 보여주는 가치를 통해서 우리 어린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난 할 수 있어. 광견병이라고 불리는 보이지 않는 적을 물리칠 약을 찾아내고 말 거야." (본문 11p)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믿고 노력하여 결국 그 결실을 이루어낸 루이 파스퇴르는 <믿음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꿀벌 믿음이가 화자가 되어 파스퇴르의 삶을 보여주고 있지요.



하늘에 떠 있는 별 반짝이가 화자가 되어 들려주는 해리엇 터브먼의 이야기는 <도움의 가치>가 주는 힘을 보여줍니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힘들게 일하며 살아야했던 노예였던 해리엇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탈출하게 되고, 자유를 얻게 되었지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은 해리엇은 얼마 후 자유롭지 못한 많은 노예들을 도와 그들의 탈출을 도와주었고 사람들은 해리엇을 ’모세’라고 부르기 시작했지요. 남을 도와주며 살아가는 것 역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해리엇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부엉이 현명이는 공자를 통해서 <정직의 가치>가 주는 중요성과 소중함을 일러줍니다.

"안녕. 내 이름은 현명이야. 넌 이미 지혜로워지기 시작했어. 스스로 이렇게 물어봐. ’무엇이 올바른 것일까?’ 올바르게 행동하면 너는 정직해질 거야. 그리고 정직하게 행동한다면 가장 좋은 답을 찾게 될 거고." (본문 44p)



봄이, 들음이, 말함이 세 명의 친구는 헬렌 켈러를 통해 <결심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굳은 결심만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고, 더욱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헬렌은 직접 보여주었지요. 그녀의 용기는 어린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거에요.

밧줄 명랑이는 윌 로저스를 통해서 <웃음의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웃음을 주는 재주가 있는 윌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떤 일을 하든 웃음을 잃지 않는다면 원하는 바를 이루어낼 수 있으며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까지 행복하게 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답니다.

5명의 위인들의 상상 전기는 그들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서 믿음, 도움, 정직, 결심, 웃음의 가치가 주는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이 가치들은 우리 어린이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상상 전기 속에서 화자들은 어린이들에게 물음을 제시합니다. 이는 어린이들 스스로 자신의 내면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더 의미있는 문구가 아닐까 싶네요. 이 물음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곰곰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끕니다. 위인들처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이 일깨워주는 가치의 중요성을 안다면, 자신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상상력이 가미되어 위인들의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게 수록한 상상 전기는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사진출처: ’성공을 위한 5가지 가치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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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가지 사람 그리기 솜씨가 좋아지는 101가지 그리기 3
댄 그린 지음 / 보물창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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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그림을 그려야 하는 과제는 너무도 많아집니다. 그 중 가장 어려운 그림이 바로 사람을 그리는 일이 아닌가 싶어요. 그림 속의 사람들은 활동을 하고,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게 마련인데 그 묘사가 어린이들에게는 좀 어려운 부분입니다.
작년 말 즈음 보물창고에서 출간된 <<나는 동물을 잘 그려요>> 책을 본 뒤 작은 아이가 했던 말은, "엄마 사람을 잘 그리는 법도 있었으면 좋겠다" 였습니다. 뒤이어 <<나는 사람을 잘 그려요>>책이 출간되어 구입했는데 몇 가지 소스밖에 제공되지 않아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101가지 ~ 그리기>> 시리즈가 출간되면서 아이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사람 그리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를 위해 <<101가지 사람 그리기>>를 보여 주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아기를 비롯해 화난 표정의 여학생,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소녀, 엄마, 아빠, 남동생, 여동생, 할머니 할아버지 등 우리 가족의 모습을 쉽게 그릴 수 있는 소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소방관, 스쿠버 다이버,경찰, 우체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역사 속 등장 인물인 왕, 파라오, 카우보이, 로마 병사, 그리스 철학자 등의 모습까지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그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6단계에 결쳐 그리진 그림을 따라 그리다보면, 어느 새 멋진 그림이 완성됩니다.

사람 그리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가 그림을 보면서 쓱싹쓱싹 멋진 사람 모습을 그려냅니다. 완성된 그림을 보며 스스로도 뿌듯해하는 모습이 마냥 사랑스럽고 귀엽습니다.

이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특징은 따라 그리다보면 어느 새 멋진 그림이 완성되어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그림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하나의 멋진 그림을 완성함으로써 아이에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자신감이 향상됩니다.
또 하나, 그림을 따라 그리는 과정에서 관찰력이 향상된다는 점 또한 주목할만 합니다.
<<101가지 사람 그리기>>는 동물, 괴물 시리즈와 더불어 우리 아이의 그림 실력을 쑥~ 향상 시켜주는 훌륭한 선생님이 되었답니다.

(사진출처: ’101가지 사람 그리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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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미술관 1
랄프 이자우 지음, 안상임 옮김 / 비룡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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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을 달고 있는 모나리자를 담아낸 표지 삽화가 제목의 ’거짓’이라는 말과 어울리는 듯 하다. 거짓 그리고 모나리자의 수염...스릴러 장르에 맞게 굉장한 긴장감을 자아낼 듯 싶다. 표지 속 작품은 마르쉘 뒤샹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싸구려 복제품에 콧수염을 그려놓은 작품으로 명화에 대해 도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데, 표지에 이 작품을 그려넣은 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에 대해 도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책을 읽다보면 이 삽화가 의도하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를 잇는 독일 환상문학의 대가라 칭하는 작가의 작품을 접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처음이라 그 기대감이 더욱 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화에 관한 과학적 지식과 미술 작품에 대한 지식이 미흡한 나에게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굉장한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을 볼 때, 범인을 추리해가는 과정과 주인공 알렉스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알렉스와 다윈과의 로맨스 등이 다음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했다고 본다.



9얼9일 파리, 9월 17일 런던, 9월 24일 빈의 미술관에서 작품이 파괴되거나 사라지게 되는데,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고대 석상이 파괴될 때 남겨진 범인의 지문에 의해 과학 기자인 알렉스 다니엘스가 용의자로 체포되었다. 
알렉스는 영국 창조주의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인 투창이나, 자연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로 불리고 있는데, 관찰된 적없는 다윈의 진화론에 끝없는 의심을 품고 있다.
반면 영국 육군에서 고위급 장교가 비열한 범죄에 연류된 사실을 밝혀내자 쫓겨난 뒤 미술품 보험회사인 아트케어에 다니게 된 다윈은 연이인 미술품 도난으로 인해 사건에 개입하게 되고 용의자가 된 알렉스와 만나게 된다.

알렉스는 교도소에서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테오라는 이름을 가진 자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고, 다윈과의 만남을 통해 지문이 가지고 있는 통계상의 오류와 오점을 통해 곧 풀려나지만 사건 속에 더욱 깊숙이 개입하게 된다. 알렉스와 다윈은 르네 마그리트의 <경솔한 수면자>에 그려진 물건들이 도난 현장에 하나씩 남겨진 의미를 파악하며 ’두뇌’라는 가상의 인물과 싸우게 되고, 어린시절 입양된 알렉스는 자신과 같은 지문을 가진 자, 자신과 너무도 닮은 테리 러브크래프트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쫓기 시작하고 뜻하지 않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테오의 경고, 자신의 유일한 친구이자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데 도움을 주는 친구 수잔의 죽음 등이 알렉스의 목숨을 시시각각 조여온다.
1편이 끝났지만 범인의 윤곽은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초반 알렉스의 트라우마가 공개되고 그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될 무렵 그녀의 정체가 드러남으로써 알렉스의 행동과 심리상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로인해 실마리가 물꼬를 트게 되지 않았나 싶다. 특히 1편의 마지막 부분에서 알렉스와 다윈이 알게된 우연한 일치는 2편에서는 더 거대한 사건을 예고하는 듯 보인다.
더욱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고자 하는 테오의 다급한 전화는 1편에서 조금 미비했던 긴장감이 2편에서 증폭되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1편에서는 창조론과 진화론, 미술작품 그리고 유전자를 비롯한 생물학적 내용들을 끊임없이 보여줌으로써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주고있어 긴장감보다는 내용을 읽어내려가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인 스릴러의 형태를 보여줌으로써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일게 했다.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 2편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게 되었는데, 이 책이 전달하려는 ’진화와 복제 인간에 대한 문제’가 긴장감 속에서 현재 과학이 가지고 떠안고 있는 복제의 논란에 대해 큰 메시지를 전달하리라 생각된다. 알렉스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본격적인 스릴러 내용을 보여주게 될 2편을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거짓의 미술관’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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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화났다 그림책이 참 좋아 3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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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판으로도 발간되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괜찮아>>의 최숙희 작가의 신간 소식을 접하자마자 궁금했던 그림책이었습니다. 엄마라면 누구나 이 그림책의 책 제목을 보면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네요.
아이를 키우다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화가 납니다. 물론 그 화를 다 표현하지는 않지만, 화를 억제하지 못하고 아이에게 심한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그러다 화난 엄마가 무서워 눈물을 흘리다 잠이 든 아이의 얼굴을 보면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화를 낸 자신에 대한 실망스러움과 자책감으로 내 마음은 또 쓰리고 아파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엄마인 나는 또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 헌데, 이렇게 마음이 아프고 미안해하면서도 아이에게 화해의 말을 건넨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거 같아요. 아이는 알까요? 불같이 화를 냈지만,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예요.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는 아이 때문에 웃는 일도 많고, 아이 때문에 화나는 일도 많습니다. 그러다보면 하루가 끝나는 저녁이 되면 엄마는 파김치가 되고 말지요. 화나는 것을 꾹꾹 눌러 참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폭발해버리는 날은 더욱 그렇습니다.
점심으로 자장면을 먹는 산이가 장난치는 것을 보고 엄마는 이맛살을 찌푸립니다.
자장면을 먹고 더러워진 얼굴을 씻던 산이가 비누로 장난을 치는 것을 보고, 산이가 넘어질까 걱정스러운 엄마는 버럭 소리를 질렀지요.

그림을 그리는 종이가 작아서 벽에 그림을 그리는 산이를 본 엄마는 결국,

"이게 집이야, 돼지우리야!
내가 진짜 너 때문에 못 살아!" (본문 中)

불같이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엄마의 화난 모습을 본 산이는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손발이 후들후들 떨리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사라지고 말았지요.

엄마는 산이를 찾아나섰습니다. 아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성으로 가 보았지만 산이는 없었어요.
대신 엄마가 가만히 있으라고 할 때마다 가슴이 너무 답답한 후루룩이만 있었지요.

"그, 그래, 가슴이 답답하구나. 엄마가 몰라서 그랬을 거야....."

또 다른 성에는 엄마가 버럭 소리를 지를 때마다 점점 작아질까 두려운 부글이가 있었고, 가파른 절벽에 놓은 성에도 산이가 아닌 얼룩이가 있었습니다.

"나는 산이가 아니라 얼룩인데요.
그런데요, 우리 엄마는 걸핏하면 나 때문에 못 살겠대요.
나는 엄마가 정말 정말 좋은데.............."

결국 엄마는,
"미안해, 엄마가 정말 미안해.................." 하며 울음을 터뜨렸고 사라졌던 사이가 나타났습니다.

"산아, 미안해! 사랑해, 우리 아가."

산이 엄마가 하는 말들은 엄마인 저도 아이에게 자주 했던 말입니다. 그 때마다 아이는 얼마나 답답하고 두려웠을까요? 상처 받은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어루만져주지 못했던 제가 너무너무 미워집니다. 신의진의 <아이 심리 백과>에는 화를 잘 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남의 눈치를 살피고, 항상 위축되고 긴장하며, 주도성이나 창의성이 부족하고 공격적이고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내는 특성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합니다. 엄마의 화내는 소리에 가슴이 답답한 후룩이과 점점 작아지는 듯한 기분이라는 부글이의 모습은 바로 이런 특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엄마가 화났다>>는 화를 참지 못했던 엄마인 저를 반성하게 하고, 자책하는 마음을 위로합니다. 또한 어린이들에게는 불같이 화를 낸 엄마였지만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아이가 사라진다면 어떤 험난한 곳이라도 끝까지 찾아나서는 엄마의 모습이 아이에게 그 마음을 전달해줄 듯 싶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엄마의 화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사랑한다 말하는 엄마의 화해의 손길이 더 필요하겠지요.
이 그림책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아이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며, 엄마의 화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아이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화가 날때마다 이 그림책을 보며 아이가 받을 상처를 생각해야 겠어요. "엄마는 웃는 모습이 더 예뻐"라고 말하던 아이의 애교섞인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화내는 엄마의 모습에 상처 받았을 아이가 내게 먼저 내밀었던 화해의 손길을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엄마의 어리석음을 반성하며 웃는 얼굴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사랑한다 아가야~

(사진출처: ’엄마가 화났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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