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12
헬린 옥슨버리 그림, 피터 벤틀리 글,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7월
장바구니담기


그림책은 아이들을 자라게 할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좋은 가르침을 주는 듯 합니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부모야 말로, 어린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것을 말입니다. 잭의 부모님을 통해서 용기를 주고 자신감을 높여줄 수 있는 '내 아이에게 말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상상, 놀이는 아이들을 자라게 합니다. 상상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은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꿈꾸고, 놀이를 통해서 경험하면서 친구와의 관계, 상황에 대처하는 법 등을 배우게 됩니다. 가나다라, ABCD, +-×÷ 보다 마음껏 상상하며, 마음껏 뛰어놀며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기억해봅니다.

잭과 자크와 캐스퍼는 잭 임금님과 부하들이 지낼 튼튼한 성을 짓기로 합니다.
큼직한 종이 상자 하나, 낡은 이불보 한 장, 막대기 몇 개, 마대 두 장, 깨진 벽돌 몇 개면 정말 멋진 성이 완성되지요.

그런데~!!! 큰일이 났습니다~!!!!
용이 쳐들어 온다고 하네요. 잭 임금님은,

"용감한 기사들이여! 싸울 준비를 하라! 용이 쳐들어온다, 성을 지켜라!"

하고 외치고는 부하들과 함께 용들과 싸웠지요. 괴물 떼도 물리쳤어요. 싸움에서 이기고 맛있는 음식으로 잔치를 벌이자 정말 기분이 좋았지요.

하지만, 자크 기사를 데려간 거인을 물리칠 수는 없었어요.
아기 기사 캐스퍼를 데려간 다른 거인도 말입니다.


혼자 남은 잭 임금님은 혼자서도 용을 물리치려 했지만, 바람 소리와 나무들이 후들후들 떠는 소리에 몸이 바들바들 떨렸지요.
쥐 한 마리가 지붕 위로 타박타박 쪼르르 지나가고, 개굴개굴! 개구리가 시끄럽게 울어대고, 부-엉 부엉! 부엉이가 울어도
잭 임금님은 '무섭지 않아!'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저벅저벅! 무시무시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겁에 질린 잭은 "용이다, 용! 엄마! 아빠! 도와줘요!" 하고 외쳤지요.

"저런저런! 우리 때문에 놀랐어요? 밤이 되었으니 용감한 임금님도 이제 그만 들어가서 쉬어야죠?"

"그럼그럼! 온종일 용들과 싸웠으니 이제 씻으러 갈까요, 용감한 임금님?"

잭의 상상놀이에 동참해주는 엄마아빠의 말에 책을 읽어주던 저는 마음 한 켠이 아렸습니다. 잭 부모님의 말은 잭에게 용기를 주고, 자신감을 심어주었어요.

무서워했던 잭은 엄마 아빠 덕분에 용기를 얻었고, "네발 달린 용따위 무섭지 않아!"라며 큰소리를 칠 수 있었거든요.

엄마의 제 모습은 자크, 캐스퍼를 데려가는 거인의 모습과 닮아 있었습니다. 놀이에 푹 빠진 아이에게 숙제를 해야한다, 일찍 자야 학교를 갈 수 있다는 식의 말로 상상의 세계에서 끄집어내곤 했습니다.

아이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듯 합니다. 부모의 사랑과 아이를 이해하는 마음, 그 눈높이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내 아이의 자존감은 높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은 어린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인도할 뿐만 아니라, '놀이'를 즐길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노는 법을 알려줍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컴퓨터 게임과 유치원, 학원을 오가며 상상 놀이 하는 법을 잘 모릅니다. 세 아이는 그 상상 놀이로 안내해 줄 거예요. 또한 칼라와 흑백의 조화를 이룬 삽화에는 어린이들의 심리묘사가 잘 표현되어 있어 유쾌함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답니다.

(사진출처: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롤랑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넬리 스테판 글, 앙드레 프랑소와 그림, 정지현 옮김 / 보림 / 2011년 7월
절판


1957년 미국과 독일에서 출간된 작품이며, 1958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우수그림책으로 선정되었던 작품이 1992년에 프랑스에서 다시 출간되었다고 한다. 50여년 전에 쓰여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 그림책과 뒤지지 않는 내용과 삽화에 놀라웠는데 그 시절에도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을 쓰고, 그 중요성을 인지했다는 점에서도 많이 놀랍다.

<<롤랑>>의 삽화는 많이 색상을 사용하지 않았다. 검은색, 노랑색, 파랑색만으로 내용을 전부 표현하고 있는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으며 초라하지도 않다.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일을 상상해 봄으로써 어린이들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이는 창의력의 산물이 될 수도 있고 호기심으로 이끌어주는 길이 될 수도 있다. 학교, 학원을 오가며 바쁜 일과에 지친 아이들에게 상상은 행복한 휴식처가 되기도 한다.

<<롤랑>>은 롤랑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험을 통해서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샘솟게 하는 기발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학교에 지각한 탓에 교실 구석에 서 있게 된 롤랑은 아무것도 할 일이 없자 연필을 꺼내 벽에 호랑이를 그리고 나서 "쨍!"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호랑이가 살아났고 롤랑은 선생님으로부터 다시는 "쨍!" 이라고 말하면 안된다는 주의를 듣는다.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밖에서 신나게 눈싸움을 했지만, 교실에 혼자 남은 롤랑은 또 심심해졌고, 공책에 얼룩말을 그린 다음, 찢어서 창문에 붙였다.
그때, 아이들이 던진 눈 뭉치 하나가 날아와서 유리창이 "쨍!"하고 깨지는 바람에 얼룩말이 살아났다.

롤랑은 친구 이자벨의 외투를 만지며 "쨍!"을 외쳐 외투가 열두 마리의 여우로 변하게 하여 이자벨을 울리고 감옥에 가기도 했지만,

가지고 놀 인형이 한 개도 없는 소녀에게는 커다란 인형을 그려주기도 했고, 강물 속에서 반짝거리는 신기한 물고기를 잡아 이자벨에서 선물하여 외투를 사라지게 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엄마는 다시는 "쨍!"이라고 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해서 슬펐고, 해야할 숙제가 생각나 슬펐지만 그림 속에서 "쨍"소리에 나타난 함께 할 얼룩말과 당나귀가 있어 슬픔을 잊을 수 있었다.

학교, 학원, 숙제 등 해야할 일들이 많아 슬프고 힘든 어린이들의 하루 속에서 상상은 이렇게 근심과 걱정 그리고 슬픔을 잊게 해주는 마법을 선물한다.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롤랑은 상상이 그대로 현실로 이루어지는 마법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린이들에게 롤랑의 모험은 마치 자신의 상상이 이루어진 듯한 만족감과 충족감을 채워준다.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과제와 시험으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상상을 펼치는 아이들의 세계를 인정해 주자.

어른들도 그렇지 아니한가. 쌓인 업무와 집안 일 등의 현실에서 벗어나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갖듯이 어린이들에게도 훌쩍 상상의 세계로의 여행이 필요하다. 롤랑의 상상처럼 말이다.

(사진출처: '롤랑'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학교가는 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학교 가는 길 그림책은 내 친구 29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6월
장바구니담기


그림의 소재로 동그라미 하나를 아이들에게 던져주었을 때, 아이들은 다양하고 기발한 그림을 완성해 놓습니다. 동그라마 하나에서도 수많은 생각과 상상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상상그림책은 이렇게 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상상의 세계를 더욱 넓여주는 그림책으로 학교에 걸어가는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보는 세상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느끼지는 못했는데, 책 표지의 발자국에 입체감을 주어 걸어간 듯한 느낌을 주고 있어요. 학교 가는 길에 만난 세상에 대한 호기심, 흥미로움, 설레임들이 담뿍 담겨진 듯 힘있는 발자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그림책에는 아침을 맛있게 먹고 학교를 가려고 집을 나선 주인공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발자국 하나 보여질 뿐이죠.
이제 그 발자국을 따라 함께 집을 나서봅니다.

학교 가는 길에는 많은 사람과 건물들과 만나게 되지요. 그 많은 세상이 어린이들에게는 볼거리가 되고, 즐거움이 됩니다. 신문을 물고 있는 강아지와 함께 아침 산책 다녀오는 아저씨를 만나고, 썩은 이를 치료하는 치과를 지나, 하얀 꽃을 피운 선인장이 있는 꽃집을 지나고, 폭신폭신 쇼파가 놓여진 가구점을 지납니다.

연못에서 헤엄치는 오리가 있는 공원을 가로질러가면 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지만, 한눈 팔지 말라는 엄마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위험은 어디에나 있으니, 길 건널 때도 조심하고 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안되죠.
딴 생각을 해서도 안됩니다. 지각할 수도 있거든요.

하굣길에는 다른 길로 옵니다. 다른 길에서는 더 재미있는 볼거리가 있을 테니까요.
야채 가게, 생선 가게를 지나고 경찰서를 지납니다. 첼로 소리가 들릴 듯한 연주회장을 지나 엄마가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조심조심 집으로 돌아오지요.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가족들은 모두 반겨줍니다.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기저귀를 찬 채 나를 향해 기어오는 하나 난 이가 보이도록 환하게 웃는 동생이지요.


동생은 언제 첫 걸음을 떼게 될까요?

학교를 오가는 길에 만나는 사람들과 거리의 풍경을 동생에게 보여주고 싶은가 봅니다. 세상에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요. 그때는 '나'가 동생에게 조심하라고 일러주겠지요.

아이가 학교를 가려고 집을 나설 때, 엄마들은 차조심,길조심,사람조심에 대한 당부를 합니다. 아이가 학교에 잘 갔는지, 집에는 잘 오는지 엄마는 늘 걱정이 됩니다. 아이가 집에 잘 도착하면 엄마의 마음이 놓입니다. 잘 다녀온 아이가 기특하지요. 책 속의 주인공처럼 우리 아이들도 엄마의 말씀을 잘 기억하면서 씩씩하게 잘 다니고 있습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학교에 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듯한 생각이 들어 왠지 마음이 놓입니다.

<<학교 가는 길>>은 발자국 모양을 이용해 시각적 형상을 보여주는 그래픽 콩트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발자국 모양으로 학교 가는 길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삽화가 으뜸인 작품입니다. 이 그림책은 학교를 오가는 어린이가 보는 세상의 모습이 정감있게 혹은 무섭게 그려져 있는데, 우리 사회의 모습이 눈높이에 맞추어져 그려진 듯 하네요.

학교를 오가면서 주의해야 할 점을 다시금 꼽아주기도 했으며,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결말에 자신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가족'의 따스함을 보여줌으로써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에 힘을 보태어 줍니다.
이 발자국 하나하나는 우리 어린이들이 세상으로 나아가는 걸음걸음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 그림책은 학교에 입학하면서 세상으로 한걸음 내딛게 된 우리 어린이들에게 꼭 선물하고 싶은 책이예요. 그 걸음걸음에 힘을 주고, 용기를 주는 책이 될테니까요.

(사진출처: '학교 가는 길'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 알맹이 그림책 2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1년 6월
절판


큰 아이에게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2초의 말성임도 없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라고 답한다. 초등 저학년 시절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을 읽은 후 린드그렌의 팬이 되어버렸고, 이 분의 책은 무조건 구입해서 읽을 정도이다. 삐삐 시리즈는 물론이요 <사자와 형제의 모험><미오, 나의 미오><라스무스와 방랑자><산적의 딸 로냐> 등 큰 아이가 모두 사랑하는 책들이다. 어린시절 방영되었던 외화 '말광량이 삐삐'를 보고 자란 나와 같은 부모세대 역시 주인공 삐삐 뿐만 아니라 작가 역시 좋아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 그림책은 작가만 보고 무작정 선택한 책이었는데, 읽는동안 '역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림책치고는 글밥이 좀 많은 듯 싶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라 어린이들이 읽기에 부담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아마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서둘러 읽으려 할지 모른다.(그만큼 재미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린드그렌의 작품 속에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힘든 상황을 꿋꿋하게 이겨나가는 정의롭고 밝으며 용감한 친구들이 많은데, 이 그림책의 주인공 역시 밝고 귀엽다. 삐삐의 어린시절 모습이 로타와 닮아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삐삐는 항상 웃고 모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모습때문에 오랫동안 사랑받는 캐릭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로타는 제2의 삐삐라는 칭호를 붙혀도 좋을 듯 싶다.

로타는 요나스 오빠와 미아 마리아 언니 때문에 화가 났다. 부활절 방학이 시작되면 함께 부활절 마녀 옷을 입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오전 내내 두 사람을 기다렸는데, 친구 생일에 초대 받았다며 로타를 두고 가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언니 오빠를 또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화가 났던 로타는 조금 지나니까 우습게도 화는 전혀 안 나고 그냥 외롭고 슬프기만 했는데, 갑자기 또 슬프지도 않고 외롭기만 했다. 그래서 로타는 언니랑 오빠가 올 때까지 뭘 할지 생각했고, 부활절 토끼가 달걀을 숨겨 놓을 장소를 미리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는 베르크 아줌마네로 가서 아줌마를 위해 헛간에 가서 안경을 찾아다 주고, 크라마흐마허 거리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사탕가게를 하는 바실리스 아저씨에게 들러보았지만 가게 안에는 사탕이랑 초콜릿은 없었다.
로타는 장사가 안되서 문을 닫게 되어 우는 아저씨 옆에서 함께 울어드렸고 진심으로 위로해 드렸더니, 아저씨는 이제 필요없게 된 크리스마스 천사랑 산타클로스랑 사탕 돼지랑 눈사람 한가득을 선물로 주셨다.

"아저씨가 그리스로 돌아가셔서 정말 슬퍼요."
"난 안 슬프다." "잘 있거라, 로타! 넌 언제나 기푼 좋은 아이였지. 앞으로도 그렇게 살렴!"

너무 행복한 로타는 이 보물을 혼자만 간직하고 싶어 숨겨두기로 했고, 집으로 돌아온 언니 오빠는 부활절 마녀 놀이를 하자고 로타를 불렀지만, 이제 로타는 보물을 숨겨야 하는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저녁 식사시간, 아빠로부터 바실리스 아저씨네 가게가 문을 닫는 바람에 부활절 토끼가 토요일에 오지 못하고 일요일에 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로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너, 부활절 토끼가 아빠라는 거 몰랐니? 산타클로스도 아빠야. 네가 궁금해할까 봐 알려주는 거야."

하지만 로타는 그런 건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고, 부활절 토끼도 없고 부활절 달걀도 없는 부활절 토요일이 된다는 사실만이 슬플 뿐이었다. 그러나 로타는 항상 '기분 좋은 아이'이다. 로타에게는 굉장한 보물이 있지 않은가.
로타 덕분에 가족들은 자작나무 아래 풀밭에서 부활절 토끼가 가져다 준 부활절 달걀 대신에 빨간 산타클로스, 하얀 천사, 사탕 돼지, 눈사람을 가득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도 나는 기분 좋은 아이야. 바실리스 아저씨가 그랬어. 그리고 지금은 특별히 기분이 더 좋아."

로타는 보고 있자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웃다보면 저절로 기분도 좋아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의 의미를 로타를 통해서 이해하게 된다. 사회는 점점 각박해지고 타인과의 소통이나 상대방을 위한 배려, 누군가를 향해 손을 내미는 일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너무도 일찍 경쟁 구도에서 살아가는 어린이들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이기적인 성향이 강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베르크 아줌마에게 먼저 다가가고 할머니를 위해 심부름을 해주었던 로타는 고마워하는 베르크 아줌마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고, 슬퍼하는 바실리스 아저씨를 진심으로 위로해 주었기에 멋진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가득 받은 선물을 가족을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로 기꺼이 내놓은 로타는 기분이 더더더 좋아졌다.
나눔으로써 내 마음은 더 좋아진다는 것을 로타가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로타의 모습을 보면서 내 아이들도 슬프고 화나는 일도 훌훌 털어버리고 웃을 수 있는 아이로, 다른 사람에게 진솔한 마음으로 다가설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읽는 내내 웃음 한가득 머금을 수 있는 유쾌한 그림책이었다. 삐삐 못지않게 로타 역시 세계의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사진출처: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오래된 농담 - 개정판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품 <<아주 오래된 농담>>은 2000년 가을에 출간한 고 박완서님의 장편소설로 출간 10주년을 기념한 개정판이다. 10년 전의 작품이지만 이야기나 구성에 촌스러운 면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권력의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의 본성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 저자는 심영빈을 주축으로 하여 두 가지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매제 송경호의 죽음을 통해 돈과 권력이 인간의 죽음에까지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 한가지는 심영빈의 불륜을 통해서 결혼생활의 일탈과 사랑을 논한다. 

의사인 영빈에게 한광, 유현금은 오랜시간 자신을 따라다니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일이등을 다투어 무심할 수 없었던 한광과 ’의사’라는 같은 꿈을 꾼 그들 앞에 ’느네들 둘 다 의사 될 거라면서? 잘났어. 난 훌륭하고 돈도 많이 버는 의사하고 결혼할 건데. 약 오르지롱. 메롱’ (본문 12p), 하고는 분홍색 혀를 날름 드러내 보이곤 나풀나풀 멀어져 간 현금은 영빈에게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스럽고도 감미로운 떨림을 주었는데, 영빈은 이 사건 이후로 육 학년 때 딱 한 번 같은 반인 이후로 만난 적 없는 이들의 존재를 잊지 못하고 살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장 노릇을 해야했던 형의 미국 행, 유복녀로 태어난 동생 영묘, 어머니가 그어놓은 금을 한 번도 우회하거나 이탈하지 않고 수월하고 반듯하게 걸어간 영빈.
현금에 대한 벽을 넘지 못한 채 결혼을 하게 된 영빈은 모교에서 박사가 된 후, 우연찮게 병원에 방문한 현금을 만나게 되고 그렇게 일탈을 시작하게 된다.
반면 재벌로 알아주는 Y건업의 재벌아들 경호와 결혼하게 된 영묘의 시집살이는 영빈에게 측은함을 주었는데, 매제 경호의 병으로 영빈은 권력과 돈이라는 씁쓸함을 맞보게 된다.

송 회장이 나한테 찰싹 붙어앉아서 화면 속 명사들의 쟁쟁한 사회적 지위를 브리핑하는 건 정말 참아내기 힘들었어. 장례식 때도 조문객들이 들고 날 때마다 나한테 귓속말로 알은체하던 바로 그 짓거리를 또 하는거야. 그 많은 명사를 그러모은 걸 생각하면, 왜 그들이 와주었나에 상관없이 그냥 좋기만 한가 봐. 어떻게 그런 끔찍한 천격하고 사돈을 맺게 됐는지. 이번엔 그 사람들의 신상이 일 년 동안에 어떻게 부침했나까지 추가되는데, 그걸 그렇게 빠삭하게 꿰뚫고 있다는 걸 왜 나한테 과시하고 싶어하는지, 그건 존중도 친애감도 아닌, 재계나 정계에 연줄이 없는 문외한에 대한 연민과 경멸을 겸한 게 분명했는데도 박차고 일어나질 못했어. (본문 282p)

사람의 생명조차 권력과 돈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듯한 송 회장의 모습이 치졸하게만 보여진다. 돈 때문에 아들과 며느리까지 속이는 송 회장의 모습을 보면서 돈과 권력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해로움을 주고 있는가를 실감했으며, 장손에 대한 집착과 돈 욕심을 가진 이들이 결국 장손을 버리고 돈을 지켜낸 것을 보면서 자본주의가 가진 모순을 똑똑히 보게 되었다. 반면, 현금과의 불륜 속에서 사랑을 느끼는 영빈은 아내의 임신을 통해서 사랑이 가지는 양면성을 보여준다. 
마음을 다한 진실한 사랑의 현금, 마음이 아닌 현실에 순응하기 위한 아내와의 결혼 생활은 서로 다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보여지고 있는데, 진실과 위선이 공존하는 영빈의 사랑은 위태롭고 안타깝기만 하다. 
처음 영빈의 과거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현금과의 달달한 로맨스를 통한 결혼 생활의 일탈 그리고 사랑에 대해 논하는 가벼운 내용일거라 지레 짐작했으나, 돈과 권력이 사람의 생명까지도 쥐락펴락하려는 삶의 무기력함을 통해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상처 입은 우리네 삶을 헤집고, 악을 쓰고, 쓰다듬고 핥아주는 그녀의 이야기는 억압된 것을 불러내고 재통합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본문 365p) 
현실의 얽힘을 풀어주려 애썼던 박완서 작가님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