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쉬운 인생
케이 기본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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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 케이 기본스는 미국의 여성주의 작가로 <<참 쉬운 인생>>은 그녀의 네 번째 소설인데,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제작되며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여성주의 작가라는 명성답게 이 책에서도 1900년대를 배경으로 세 여성을 통해 여성의 삶과 결혼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외할머니 찰리 케이트, 엄마 소피아와 함께 살아가는 마거릿의 시각으로 보는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찰리의 어린시절, 결혼 그리고 엄마 소피아의 탄생과 연애와 결혼 그리고 마거릿 자신의 이야기가 시간적 순서에 따라 배열되는데, 그 중 1900년대 초의 신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찰리의 이야기가 단연 돋보인다.



방년 20세에 이미 수많은 사람이 찾는 탁월한 산파였던 할머니 찰리는 새로 태어나는 아기들을 받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 또한 죽은 사람들도 거둬주기 위해 강을 자주 건너다녔고, 거룻배를 부리던 뱃사공 할아버지와 결혼을 했다. 1904년 엄마 마거릿이 태어났고, 할머니의 쌍둥이 동생이 자살하는 바람에 할머니는 그동안 살아왔던 패스쿼탱크 카운티를 떠났다. 웨이크 카운티로 이주를 한 후 적극적이며 진취적인 할머니는 곧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었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한 할아버지는 결국 가족을 떠났다.

엄마는 할머니를 지켜보면서 배워나갔다. ’남자는 너를 떠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엄마가 배운 것이었다. (본문 22p)

엄마는 행복해했고 영특했었지만, 1922년 이성에게 마음을 빼앗기자 엄마의 모든 이성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앞으로의 일을 꿰뚫어본 할머니는 결혼을 반대했고, "그 남자하고 결혼할 테면 해도 좋아. 하지만 나는 네가 제발 좀 와달라고 애원하기 전에는 네 집에 한 발짝도 들여놓지 않을 거야." (본문 37p) 라고 선언했다. 심지어 1924년 손녀딸인 자신 마거릿이 태어난 날에도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와 마거릿이 할머니 집에 가는 건 얼마든지 허용되었기에 세 사람은 자주 만났으며 마거릿은 진취적인 여성이었던 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어떻게든 집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가서 어떤 여자와 만나고 싶어 안절부절못하는 삶의 방식을 가졌던 아빠는 뇌출혈로 사망했고, 외할머니는 마거릿의 집에 정착하게 된다.

"어째서 넌 내가 이제 아서 남자를 원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다시 남자를 만나느니 차라리 독약을 마시겠다"(본문 104p) 라고 할머니는 말했고, ’엄마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어요? 실제로 내가 얼마나 외로운지 알 수 있을 만큼 나를 자세히 살펴본 적이나 있어요?’(본문 116p) 라는 다양한 말로 외로움의 징후를 보였으며 아름다운 숙녀에서 멋있는 중년 여인으로 하락하는 과정을 못 견뎌했다. 
할머니에게는 엄마가 중년을 향해 꾸준히 나이 들어가면 자신과 똑 닮은 훌륭한 동반자가 생긴다는 뜻이었으나, 엄마의 눈은 또 다른 남자를 향하고 있었고, 젊은 채로 남아 있기를 원했다.

진취적인 신여성의 모습을 보여준 할머니 찰리, 삶의 최대 과제를 결혼으로 생각했던 그 시대 전형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엄마 소피아, 두 여성의 모습을 보면서 자란 마거릿은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려 노력하지만 할머니 찰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이를 걱정한 엄마 소피아는 그런 마거릿을 세상으로 끌고 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청년을 소개하곤 했다.

"네가 어째서 이토록 데이트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지 난 그 까닭을 알고 있어. 그건 모두 네 할머니 때문이야." (본문 178p) 

엄마는 마거릿이 비정상적으로 늙어갈 거라 말했으며, 마거릿은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참 쉬운 인생>>은 마거릿을 통해서 일과 사랑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던 할머니와 엄마를 통해서 자신만의 주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는데,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지만 다른 차이를 가진 세 사람을 통해서 현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되짚어보게 한다.
1900년대와 달리 현 사회는 여성들의 사회적인 참여가 높아짐에 따라, 사회적 지위도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남자 못지 않게 자신의 일에 대한 사명감, 성취감도 높다. 이에 따라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달라져 독신여성도 많아졌으며 결혼을 하되 자녀를 출산하지 않는 가정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결혼보다는 자신의 삶을 진취적으로 살아가려는 당당한 커리어우먼이 늘어났지만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함께 생겨났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할머니와 엄마를 통해서 일과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마거릿의 모습은 바로 현 사회를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맞물려진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찰리의 삶이 두드러지게 표현되는데, 인종문제가 대두되었던 시대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흑인 남자를 구하는 등 인종차별에서 완전히 자유로웠으며, 책을 읽으며 시대의 변화를 읽고 그에 따라 살아가는 그녀의 진취적이며 강인함은 이 소설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찰리의 결혼 생활은 실패하였고, 그런 그녀는 일에 더욱 매진한 듯 보이지만 결코 그녀는 사랑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일을 하고, 결혼을 한 나로서는 이 책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밖에 없다. 일과 결혼을 병행하면서 조화를 이루며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찰리와 소피아의 모습을 통해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마거릿을 통해 나 역시도 지금의 내가 서 있는 위치를 되짚어본다. <<참 쉬운 인생>>은 그렇게 일과 사랑을 결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참 쉬운 인생’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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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집 (문고판) - 완역본 네버엔딩스토리 30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이옥용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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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읽는 <<안데르센 동화집>>을 완역본으로 만나보게 되었다. 아동청소년문학 작가이자 독일문학 전문 번역가인 이옥용님이 온가족이 함께 읽고, 두고두고 다시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들여 번역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완역본으로 다시 읽는 <<안데르센 동화집>>은 그동안 읽었던 동화와는 또다른 색다른 느낌을 전한다.
특히 이 책은 네버엔딩스토리 30번째 이야기로  요즘 흔히 접할 수 있는 문고본이라는 점에서 특별함을 더하고 있는데,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을 더하여 고가로 출간되는 요즘 책과 달리, 내용에 충실하였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안데르센은 "난 내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를 한다. 난 어른들을 위해서 어떤 아이디어나 사상을 택한다. 그런 다음 그것을 어린이들이 알아들을 만한 이야기로 만든다" 말했다고 한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안데르센 동화가 읽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아이를 키우면서 안데르센 동화집을 비롯한 많은 동화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어른이 되어서 읽는 동화는 어린시절 읽었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어린시절에는 동화에서 즐거움을 찾았다면, 어른이 되어서는 그 동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읽어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인데, 이번에 다시 읽게 된 <<안데르센 동화집>>에서도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어서 뜻깊었던 시간이었다. 


 

이 책에서는 안데르센의 대표작인 7편 <황제님의 새 옷><꼬마 엄지둥이><못생긴 아기 오리><성냥팔이 소녀><막내 인어 공주><밤꾀꼬리><눈의 여왕>이 수록되어 있는데, 원문을 살린 책제목이 인상적이다.
그동안 짧은 그림책으로 많이 접해왔던 터라, 각각의 내용들이 이렇게 풍성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는가를 새삼 다시 알게 되었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명작은 그 각각의 이야기 속에 담겨진 인간의 본성을 보여줌으로써 사랑과 선함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 의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 <꼬마 엄지둥이><못생긴 아기 오리> 등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뒤에 비로소 행복을 맞이하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결국 선함과 사랑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마음이라는 것을 다양한 소재와 재미를 통해서 안데르센은 어린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황제님은 아무것도 안 입었어!"(본문 19p) 라고 외치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말을 통해서 통쾌함과 유쾌함을 느끼고, 못생긴 아기 오리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고, 성냥팔이 소녀와 인어 공주의 이야기를 읽으며 슬픔을 느끼면서 어린이들은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원작의 느낌을 살린 네버엔딩 스토리의 <<안데르센 동화집>>은 작가가 어린이들에게 주고 싶었던 따스한 감정과 알려주고 싶었던 사랑과 선함의 의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이야기와는 달리, 풍성하고 감칠맛나는 이야기와 안데르센이 가장 좋아했다는 덴마트 천재 화가 빌헬름 페데르센과 로렌츠 프뢸리히의 삽화가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이제야 비로소 <<안데르센 동화집>>을 제대로 읽은 느낌이다.  

(사진출처: '안데르센 동화집'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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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최강 짝꿍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5
마라 록클리프 지음, 강성순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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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일이든 혼자 하는 것보다는 함께 하는 것이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어린이들이 이기적이 면이 강하고,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여럿이 협동하는 듯이 많이 서툰 모습을 보인다. 자기의 주장만 내세우거나,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아 팀의 균형을 깨뜨리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우리는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인 동물인 탓에,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인 협동의 의미는 함께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우리 동네 최강 짝꿍>>은 마일로와 재즈가 보여주는 상황을 통해서 협동의 의미를 부여한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할 때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음을 두 주인공은 탐정이라는 소재로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탐정 놀이에 빠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돋보기를 들고 집안 구석구석을 탐험하기도 하기도 하고, 오래 전 없어진 물건을 찾게 되면 탐정이 된 듯 의기양양해졌던 기억말이다.
어린이들만의 공통된 경험이 있기에 탐정이라는 소재는 동화 속에서 자주 등장을 하는데, 이런 이야기들은 어린이들에게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인 명탐정 대시 말로에게 탐정 수업 1탄이 담긴 상자를 받게 된 마일로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뭐든 낯설거나 이상한 일을 찾으라는 과제를 받는다. 이 사건을 해결해야 탐정 수업 2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마일로는 탐정이 되고자 하는 열의에 가득 찼다. 수첩과 펜을 뒷주머니에 꽂고, 스파이 색안경을 든 마일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여기저기를 꼼꼼히 뜯어보았으나 마땅한 사건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탐정 놀이를 좋아하는 같은 반 친구 재즈를 만나게 되고, 재즈는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마일로와 함께 하고자 한다.



그때, 재즈의 오빠, 딜런의 행운의 양말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마일로와 재즈는 딜런의 양말을 찾기 위한 수사에 들어간다.

"우리 오빠가 잃어버린 양말이잖아. 그리고 탐정치고 짝꿍 없는 사람 봤어?"
"난 짝꿍 필요 없어. 이 사건은 나 혼자서 해결할 거야." (본문 35,36p)

 

마일로는 딜런이 연습하고 있는 야구장과 탈의실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수사를 벌이다 쓰레기통 속에 떨어지고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고를 당하지만, 재즈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 마일로와 재즈는 함께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다니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멋지게 사건을 해결한다.

"우리가 사건을 해결한 얘기를 대시 탐정님한테 편지로 써 보내야 완전히 끝나는 거야."
"우리?"
"야, 탐정들은 전부 짝꿍이 있지 않니?"
"두말하면 잔소리지."
(본문 86p)



혼자 해결하겠다며 큰소리를 뻥뻥친 마일로는 결국 재즈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마일로의 부족한 부분을 재즈가 채워주었기에, 사건을 해결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일로는 재주의 보라색 신발과 자줏빛 수첩에도 적응이 되어갔고, 아는 것이 많은 재즈가 큰 도움이 되어 재즈와 같이 다니는 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그야말로 환상의 콤비였다.
만약, 재즈가 없었다면 마일로는 사건을 해결 할 수 있었을까? 여전히 냄새나는 쓰레기통 속에 갇혀있지는 않았을까?
서로의 장점이 모여 협동하면 굉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나무젓가락 하나는 쉽게 부러뜨릴 수 있지만, 여러 개가 모인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함께하면 천하무적이 될 수 있다. 마일로와 재즈처럼 말이다.

<<우리 동네 최강 짝꿍>>은 재즈를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서로의 장점이 하나가 되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마일로와 재즈의 이야기를 통해 협동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라는 소재로 재미있게 구성된 이야기 속에서 아이들은 공감하고 깨달아가면서 좀더 성장하고 나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우리 동네 최강 짝꿍’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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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얼음 위를 건너는 법 - 인생을 달리는 법을 배우다
롭 릴월 지음, 김승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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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 본 적이 있는가? 신나게 페달을 밟을 때마다 더 세차게 뺨을 스치고 가는 바람은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까지도 상쾌하게 한다. 이런 자전거의 매력 때문에 나는 간혹 자전거를 타고 국내 여행을 하고 싶다는 꿈을 꾸곤 하는데, 이는 그저 내 머리 속에서의 상상으로 끝나고 만다.  자전거는 잠시 잠깐의 낭만을 즐기기에는 정말 좋은 수단이지만, 하루종일 페달을 밟으며 국내를 여행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지치는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일상에 대한 지루함, 과도한 스트레스 등에서 벗어나고 싶은 우리들은 여행을 꿈꾸는데, 현실을 내려놓고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더욱이 자전거로 5만여 킬로미터를 달리는 여행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 분명하다.
그러나 여기, 교사라는 안정된 직장을 던져버리고, 시베리아 마가단에서 영국 런던까지 5만여 킬로미터를 자전거로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여행을 한 청년이 있다. 바로 저자 롭 릴윌이다.



그는 시베리아의 마가단을 출발하여 일본, 한국, 중국, 필리핀을 거쳐 말레이시아, 네팔, 아프가니스탄, 터키, 그리스,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돌아왔는데 2004년 9월에 시작된 여행은 2007년 10월이 되어서야 막을 내렸다. 
<<자전거로 얼음 위를 건너는 법>>은 그가 여행을 하면서 가보게 된 나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여행지에서 느낀 점들이 상세하게 기록되고 있는데, 차를 타고 무조건 빠르게 달리고 있는 요즘 현 사회에서 차 대신 자전거를 타면서 천천히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미학을 배우는 것도 인생의 참맛을 알아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97년 앨과의 첫 파키스탄 여행으로 모험 바이러스에 제대로 감염된 앨은  "이봐,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움켜쥘 기회가 딱 한 번 생긴다면, 그 기회를 잡는 거야...?" (본문 37p) 이메일을 보내게 되고, 롭의 자전거 여행은 시작되었다.
앨과의 여행 그리고 갈등으로 인해 두 사람은 각자의 여행길에 오르게 되는데, 추위와 아픔과 슬픔 등을 겪어가는 동안 인생에 대해 하나씩 배워갔으며, 사람들의 사랑과 인정 속에서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여행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세상에는 남을 도우려고 애쓰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본문 261p)

서툴렀던 그의 여행은 시간이 흐를수록 숙련되어졌고, 친구 앨 없이 혼자 일어섰으며 세상의 기아와 전쟁, 아픔과 비열함 등을 목격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만들어갔다.



내가 왜 항상 점점 더 힘든 도전을 향해 나 자신을 밀어붙이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아마 힘든 도전을 하면 살아 있다는 느낌이 더 생생해지기 때문인 것 같았다. 아니면 그냥 작은 스릴을 맛보려고 자꾸만 더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는 데 중독되어버린 것일 수도 있었다. (본문 357,358p)

파키스탄을 지나 아프가니스탄으로 위험한 여행을 감행한 것은 여행을 통해 보고 듣고 배우고 느낀 것이 많았던 그에게 또 하나의 인생 경험을 얻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그의 말처럼 자신을 증명하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때가 있으므로.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기도 했지만, 나의 한계를 깨닫고 내 생명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훨씬 더 분명히 인식하게 되기도 했다. 게다가 우선 나부터도 선과 악이 제멋대로 뒤섞인 인간이라는 사실을 그 어느 때보다 확실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본문 477p)

그의 여행 기록을 보면서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을 느꼈다. 그의 여행지 속에 한국이 포함되어 있었고 그는 과연 한국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에 대해 꽤 궁금했었는데, 그가 본 한국은 일본을 지나 중국으로 가는 하나의 경유지인 것이 전부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언급은 극히 짧았고, 조심스럽지 못한 한국 운전자들에 대한 불쾌함이 드러나 있었다. 그가 한국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 하고 떠났다는 점에서 사실 좀 아쉬움이 남는다. 
이 여행이 끝나고 전 세계를 다니며 모험가로 여전히 활동 중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가진 소박한 멋, 인자함, 순박함과 인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서 잠깐의 즐거움과 삶의 활력소를 찾지만, 그는 여행을 통해서 삶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자신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고, 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롭은 여행을 통해서 그것을 체험했고 우리에게 그것을 전달하고 있다.
또한 그가 여행을 통해서 보여준 세계 곳곳의 이야기들은 나로 하여금 다른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남을 도우려고 애쓰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그의 3년이라는 힘든 여정에 큰 힘이 되었으리라.

(사진출처: ’자전거로 얼음 위를 건너는 법’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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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 보림문학선 8
레이프 에스페르 안데르센 지음, 김일형 옮김, 울리치 뢰싱 그림 / 보림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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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노예제도는 사라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권력'이라는 이름의 노예제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권력의 제도 속에서 어린이들 역시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권력이라는 힘을 사용하게 된다. 그것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면서 이런 권력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는데, 진정한 '힘'이란 타인을 지배하는 것이 결코 아님을, <<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는 바이킹 시대를 배경으로 한 두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하고있다.  

마을 남자들이 항해를 떠난 마을, 나이가 어려 함께 떠나지 못한 열네 살인 안은 맨몸을 드러나도록 양털가죽 이불을 걷어찬 채 자고 있었고, 저 아래 노예 오두막에서는 아스케가 자고 있었다. 안과 나이가 같은 아스케는 5년 전 이 마을 남자들이 바이킹 항해로 아스케와 그 가족을 데려오면서 노예가 되었고, 그저 주인에게 복종하고 시키는 일을 해야 했다.
사실 아스케의 본래 이름이 너무 어렵고 낯설어서 아무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탓에 머리카락이 새까맣고 피부가 거무스름해서 불에 탄 나무토막 같다는 뜻의 아스케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모두들 잠이 든 그날 밤, 피오르에 다가온 배에서 내린 남자들은 마을을 불 태웠고, 여자와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졌다. 5년 전 고향 집에서 아스케가 당했던 일처럼 말이다. 이 소동으로 족장의 아들 안과 노예 아스케가 살아남게 되었고 이들은 자유인과 노예라는 신분의 굴레 속에서 심리적 긴장감과 갈등을 겪게 된다.

계속 동갑내기의 노예로 살아야 할까? 그럴 수는 없었다. 아스케 자신이 안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떻게?

본디 누구는 노예이고, 누구는 주인이 되는 걸까? (본문 21p) 

살아가야 할 방법을 모색하는 아스케와 달리 안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고, 아스케는 그런 안에게 당당하게 말함으로써 안을 두렵게 한다.  

안은 아스케가 일하는 모습을 꼼짝 않고 앉아서 구경했다. 하지만 안은 가민히 있자니 힘들었다. 함께 일하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렸다. 하지만 아스케와 같이 일을 한다면 지금껏 살면서 배운 것을 송두리째 거스르는 일이었다. 일은 노예들이 한다. 노예들과 함께 일해서는 안 된다. 체면을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본문 47p) 

안은 머릿속이 복잡했고, 이제까지 옳고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모든 것들과 씨름해야 했는데, 그것은 힘과 권리가 이성에 맞서는 끝없는 싸움이었다. 결국 안은 자신이 왜 그러는지를 잘 알지 못해서 당황했지만, 아스케를 도와 일을 시작하게 된다.
안은 주제넘게 결정하고 자신에게 명령하는 아스케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오르다가도, 아스케가 말한 대로 따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케 놀라며 이 노예가 가진 힘이 무엇인가 궁금했다. 이는 아스케가 올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스스로 알아서 행동했으며, 온종일 고되게 일하는 안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안은 분노를 가라앉혔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웠고, 아스케는 안과 함께 일을 하며 살아갈 방법을 모색했다. 

스물네 시간 동안, 안이 지금까지 알아 온 세계가 조금씩 무너져 갔다. (본문 64p) 

이제 안은 스스로 일을 하는 법을 알게 되었고, 두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둘 사이에 여전히 경계심이나 거리감이 남아있었고, 일할 때만 노예와 자유인 사이에 벌어진 틈이 사라질 뿐이었다.
그러던 중, 대장장이가 살던 오두막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하던 아스케는 대장장이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안도 노예와 연대감이 생긴 걸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언제나 가장 강한 자가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어. 가장 강하다는 이유로. 힘은 권력이야. 하지만 그게 옳은 건 아니야. 오히려 잘못되었지." (본문 120p) 

대장장이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아스케는 "스스로 방어해야 할 때가 있을 거야. 내가 어쩔 수 없이 널 죽이려고 하면 너 자신을 지켜." (본문 156p) 라는 말과 함께 자신이 직접 만든 칼을 안에게 선물한다. 이는 족장의 아들, 노예라는 신분을 모두 없애고 친구라는 동등한 입장에서 이루어진 장면이다. 진정한 힘이란,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타인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통해 타인으로 하여금 깨달음과 존경심을 얻을 때 비로소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스케와 안은 진정한 자유와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에서는 열네 살 두 소년의 심리적인 갈등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어, 두 소년의 갈등 속에서 흐르는 긴장감이 생생하게 전달되어졌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권력의 굴레 속에서 살던 안이 자신이 알던 세계가 무너지면서 낭패감을 느끼지만,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것에 대한 작은 기대감과 혼란 속에서 성장해가고, 자유를 꿈꾸지 못했던 아스케가 대장장이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면서 진정한 자유인이 되고자 하는 열망과 희망을 품어내는 과정을 통해 열네 살 소년들이 성장통을 겪으며 한뼘 성숙해지는 모습 또한 아름답게 그려졌다.
권력, 힘 그리고 자유와 꿈 그리고 소년들의 성장이라는 주제 속에서 펼쳐지는 심리적 표현이 잘 묘사된 이 작품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잘못된 힘 앞에서 당당해지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족장! 내가 족장이 되든지 안 되는지 상관 안 해. 그건 자기 아버지가 족장이거나, 가장 부자거나, 가장 힘이 센 사람이나 되는거야. 하지만 난 대장장이가 될 거야. 그건 누구나 노력하면 될 수 있거든." (본문 159p) 

(사진출처: '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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