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키즈 스피치
김미경 지음, 아르마스 연구소 그림 / 21세기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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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학창시절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번호대로 한명 두명 자기 소개를 하기 시작하고, 내 차례가 다가오면 가슴이 콩닥콩닥 조금씩 더 빨리 뛰곤 했다. 그뿐인가? 수업중에 선생님께서 발표라도 시키시면 목소리를 점점 작아지고, 아는 것도 쉽게 답변하지 못하는 소심쟁이였던지라,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잘하는 친구를 보면 참으로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아줌마가 되면서 목소리도 커지고 부끄러운 것도 사라지면서 이젠 두근거림은 없어졌지만, 일목요연하게 말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집에서는 큰소리 뻥뻥치는 큰 아이가 밖에서는 수줍어하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어린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라, 발표력을 키워주는 문화센터를 몇 개월 다녔는데 발표에 큰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거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작은 아이가 나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듯 하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첫 공개수업을 다녀왔는데, 반 친구들은 손을 들며 발표를 하려고 하는데 비해, 작은 아이는 손을 들지도 못할 뿐더러 답변하는 목소리는 집에서의 1/100도 안되는 들릴 듯 말 듯한 개미 목소리였다. 속상한 마음이 먼저 들었는데, 학창시절 힘들었던 부분이 떠올라 아이가 두려움에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 최고의 스피치 강사 김미경 원장이 자신의 20년 노하우를 초등학생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기록한 <<키즈 스피치>>를 알게 되어 서둘러 읽어보게 되었다. 


 

주인공 기찬이의 모습은 학창시절 내 모습같기도 하고, 말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두려워하는 친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초등 5학년이 된 기찬이도 새 학기 첫날, 새로 만나는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인사를 해야하고 자기 소개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김미경의 키즈 스피치>>는 수줍음 많고 소심한 기찬이가 스피치에 자신감을 갖게 되는 과정을 동화를 엮어 스피치하는 방법을 재미있게 수록하고 있다. 딱딱하고 지루한 전달이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데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새 학기 첫날부터 자기 소개로 인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선생님에게 꾸중을 들은 기찬이는 설상가상으로 마음에 드는 체리 앞에서 말을 더듬어 체리를 곤경에 빠뜨리게 된다. 기찬이는 김미경 선생님을 통해서 체리와의 오해를 풀고 체리의 응원에 스피치 연습을 해보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 책에서는, 

1장 파워 스피치
2장 콘텐츠 스피치
3장 싯다운 스피치
4장 스탠딩 스피치
5장 뮤직 스피치
6장 비주얼 스피치 

를 통해서 스피치 하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김미경 선생님이 들려주는 TIP을 통해서 '스피치 왕'이 되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스피치 스타일에는 주장이형, 재잘이형, 과묵이형, 소심이형으로 구분되어지는데, 자신의 스타일을 제대로 진단하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지식과 정보의 시대입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산다고 하잔항요. 이러한 변화에 일조한 것이 인테넛 등 IT의 발달입니다. 수많은 정보 중에 필요한 것을 뽑아 필요한 것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제가 지금 발표하는 것처럼 말이죠." (본문 168p) 

스피치 능력은 타고나는 것보다는 연습을 통해서 충분히 길러질 수 있다. 비록 회장이 되지는 못했지만 회장 당선자와 경합을 벌일만큼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 스피치 능력이 발전한 기찬이처럼 말이다.
스피치의 시작은 엄마 아빠와의 대화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미국 아리비리그의 재학생 중 30%가 유대인인데, 그 비결은 그들의 독특한 가족 문화에 있다고 한다. 바로 자녀들이 부모님과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간다는 것인데, 부모님과 대화하며 주도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능력이 쌓아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밥 먹으면서 대화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근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밥 먹을 때 부모님과 격의 없이 대화하는 것을 습관화하자. 우리 가정에서도 좋은 가족 습관을 하나 만들어보자. (본문 23p) 

  

사실 아이가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키즈 스피치>>를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그동안 부모로서 가장 큰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오히려 내가 더 큰 도움을 받게 되었다. 스피치의 시작은 부모와의 대화라는 것을 기억하고, 좋은 습관이 내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이 변화와 <<키즈 스피치>>에서 전해주는 비법이 만날 때 내 아이의 말하기 능력이 완성될 수 있으리라.
스피치를 잘하면 의사소통 능력, 공감력, 표현력, 협동력, 설득력, 자신감 등이 커진다고 한다. 그 시작은  바로 자녀와 부모의 격이 없는 대화에서 시작된다.  

 

이 책의 독자는 말하기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어린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어린이 그리고 부모 모두에게 꼭 필요한 책은 아닐까 싶다. 좋은 책 한권을 알게 되면 마음이 부자가 되는 기분이 든다. 이 책을 읽은 후의 지금 내 마음은 부자가 된 듯 든든하다. 재미있는 이야기,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비법소개로 인해 말하기에 자신감이 쑥~!!! 자라날 듯 싶다. 

(사진출처: '김미경의 키즈 스피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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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전사 빈 - 티아맛 대륙의 전설
한상호 지음, 홍경님 그림 / 비룡소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몇 해전 EBS에서 방영했던 <한번도의 공룡>은 기존과는 다른 CG로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주었는데, 이는 서점가에 또 하나의 돌풍을 몰고왔다. 공룡을 좋아하는 많은 어린이들이 <한반도의 공룡> 책과 스티커 등에 매료되었는데, 공룡을 좋아하는 우리집 아이도 예외는 아니였다. 그 돌풍의 중심에는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을 연출한 한상호 감독이 있었는데, 공룡과 삼 년을 함께 보내고 있는 그가 공룡을 소재로 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였고, 그것이 바로 이 책 <<공룡 전사 빈>>이다.
처음 49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에 살짝 긴장했는데, 쉽게 읽혀지는데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인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 속에 빠져들었다.

이 판타지 동화에서는 가족, 용기, 도전, 화해, 우정, 꿈 등 많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코 산만하지 않았으며 그 많은 내용들이 판타지 속에 잘 버무려져 있는 단단한 구성력을 가지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의 결말을 보면, 먼 미래 지구의 모습은 처음 지구가 만들어진 최초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데, 어쩌면 환경 오염으로 인해 지구에 대재앙이 찾아온다면 그동안 인류가 이룩한 문명은 사라지게 되고, 원시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공룡 전사 빈>>에서 보여지는 먼 미래의 지구 모습 역시 그러한데, '대홍수'로 부르는 무시무시한 재난으로 첨단문명을 자랑하던 지구의 모습은 사라져버린다. 지구의 역사는 대홍수로부터 다시 시작되고, 과거의 콘크리트로 뒤덮인 모습 대신 숲과 초원이 가득한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구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커다란 대륙 '우라르투'과 '압수''티아맛''안샤르''키샤르'라 불리는 큰 대륙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놓여진 네 개의 작은 섬대륙에서 살기 시작했다.
자연이 되살아나자 오래전에 멸종된 공룡들이 나타났고, 공룡들은 야생동물로 살아가거나, 인간에게 길들여져 가축 공룡이 되기도 했는데, 공룡이 다시 나타나면서 생겨난 '공룡배틀'은 최고의 인기 스포츠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공룡전사인 한 소년이 위대한 공룡 전사로 '갈색 망토의 공룡 전사''네필림의 화신''신대륙의 작은 거인' 등 수많은 수식어를 갖게 된 할아버지 '빈'의 소중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글로 쓰면서 시작된다.
우라르투 대륙의 서쪽 서대륙 티아맛의 한 도시 슈메로에 사는 이제 막 열 살이 된 작은 소년 빈은 공룡 전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작은 키와 다른 사람과 부대끼는 것을 힘겨워하는 소심한 아이였던 빈이 공룡학교에 입학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빈에게는 백악기 시대의 작은 공룡이었던 미크로랩터라는 인간의 말을 할 수 있는 애완 공룡 '미키'가 있고, 친구들 사이에서 주눅들어 있는 빈을 지켜 주는 강하고 씩씩한 소녀 테살리카가 있다. 비록 엄마는 빈이 어릴 때 돌아가셨지만, 빈이 공룡 전사가 될 수 있도록 항상 묵묵히 응원해주는 아빠가 계신다. 

  

빈은 공룡배틀 대회에서 네 번 연속 우승하여 대회 우승기를 영구 소장하게 된 유일한 공룡 전사인 네필림과 같은 공룡 전사가 되고 싶었지만, 소심한 성격탓에 공룡학교 입학 시험에서 떨어지게 된다. 절망감에 힘들어하던 빈은 하얀 공룡 타르보사우루스가 사람들에게 쫓겨 다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절망감도 잊은 채 타르보사우루스를 치료하며 그와 각별한 우정을 쌓아간다. 이는 공룡배틀에서 가장 필요한 교감이 되는 공룡과의 만남이었고, 빈은 '타로'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비록 타로와의 교감에는 성공하지만 공룡학교에서 낙방한 빈은 공룡 배틀에 나아갈 수 있는 자격이 없자, 아빠는 그동안 숨겨왔던 마스터 한도관 할아버지에 대한 가족사에 대해 이야기해주게 되는데, 이로써 공룡 전사가 되기 위한 빈의 노력이 시작된다.
힘든 과정 속에서 공룡 배틀에 나가게 된 빈은 타로의 엄마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타로 역시 자신을 구해준 빈과의 끈끈한 교감을 통해서 둘은 하나가 되어간다.
그러나, 타로를 둘러싼 음모로 타로와 빈은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그 과정을 극복해가는 과정 속에서 할아버지를 원망했던 아빠의 용서와 화해, 꿈을 향해 도전하는 빈의 용기, 불의에 맞서는 용기, 타로와 빈의 우정 등 많은 감동을 선사하게 된다. 

위기를 이겨 내며 빈과 타로는 둘고 없는 진정한 친구로 거듭나고 있었다. (본문 166p) 
'빈을 실망시키면 안 돼. 친구를 도와야 해. 언제까지나 두려움에 굴복하면 안 돼.' (본문 345p)
둘은 매번 결정적인 위기에 몰렸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해 냈다. 그 모습은 티아맛인들이 잊고 있던 개척 정신을 떠올리게 했다. (본문 409p) 

  

빈과 타로를 응원하는 마음 때문에 그들이 경기에는 가슴을 졸이며 읽게 된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페이지가 쉴새없이 넘어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말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특히 공룡과 오랜 시간 함께 한 저자의 이력때문인지 공룡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 생동감이 느껴져 공룡 배틀에 함께 참가하는 듯한 생생함이 전해졌다.
<<공룡 전사 빈>>은 공룡과 인간의 교감을 통한 공룡 배틀이라는 소재를 통해 판타지가 주는 단순한 흥미 위주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꿈을 향한 도전과 열정 그리고 절망 속에서 이겨내는 타로와 빈의 모습이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라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할 만한 작품이다.  

(사진출처: '공룡 전사 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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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싸리 정사 화장 시리즈 2
렌조 미키히코 지음, 정미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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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대적 배경 속에 사랑, 죽음, 인간의 본성이 절묘하게 버무려진 미스터리물 <<저녁싸리 정사>>는 화장(花葬)시리즈의 완결편이다. 여기서 화장이란, '꽃으로 장사지내다'라는 뜻인데 수록된 단편단편에는 꽃이 사건의 중심에 있다고 봐도 좋을 듯 싶다. 수록된 꽃은 트릭이 되기도 하고, 복선을 암시하기도 하고, 죽음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은유적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어두운 시대적 배경 속에서 스며든 인간의 어두운 단면 위에 깔려진 아름다운 사랑이 꽃과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화장 시리즈가 '일본 미스터리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짐작이 된다. 

<<저녁싸리 정사>>에는 '붉은꽃글자, 저녁싸리 정사, 국화의 먼지' 3편의 미스터리물과 유머를 가미한 미스터리 연작 '양지바른과(課) 사건부'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 <붉은꽃글자>는 그 반전이 너무 놀라웠는데, 이야기는 '나'가 이야기를 하는 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 탐욕과 분노가 가장 많이 수록된 작품인데, 그 감정들로 인한 충격적인 반전이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나는 꽃으로 돌팔매질 당하며, 꽃잎 한 장 한 장에 실린 죄의 무게에 파묻혔습니다. 그러나 한 마리 귀신의 모습을 하고 있는 나는 끝내 비명을 지르지도 않고, 뚝뚝 떨어지는 핏방울과도 같은 그 붉은색을 무언가 너무나 아름다운 것에 매료된 눈빛으로, 미소까지 지으며 바라보고 있습니다. (본문 81p)

표지 제목을 장식한 <저녁싸리 정사>는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정부 고위간부의 아내와 그 집 서생의 동반 자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사건은 그 아내와 서생의 이름을 따서 '저녁싸리 정사' 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두 사람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이면에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과 민중들의 고통, 아버지에 대한 복수 등의 놀라운 진실이 숨겨져 있다. 이 단편에는 싸리꽃이 등장하는데, 이 꽃은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데 이용된다.

<<국화의 먼지>>는 어두웠던 시대상을 가장 많이 반영한 작품으로 한 군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쫓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대륜의 국화꽃 떨어지는 한 잎에 나의 피도 함께 보내는 혼탁한 세상의 가을 (본문 243p)

이 단편에서 보여지는 국화는 국화가 가지고 있는 은유적인 의미를 더욱 강조하고 포석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데, 군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굴욕감과 천황에 대한 충성심이라는 두 가지 심리를 이용한 이야기는 실제 역사사건 속에서 절묘하게 녹아내리고 있다.

<양지바른과(課) 사건부>는 총 3화로 구성된 작품으로 유머가 아주 많이 가미된 미스터리 물로 긴장감보다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블랙 코미디라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이 속에는 다이토 신문사의 한가로운 자료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사회부에서 밀려난 시미다 과장, 아이코, 오가와, 로쿠스케 4명이 세 가지 사건과 맞딱뜨리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수록한다. 기존에 수록된 단편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인생의 가을에 접어든 시마다의 모습은 가족과 사회 속에 겉도는 현 가장들의 모습을 대면하고 있는 듯하다.

<<저녁싸리 정사>>는 표면에 드러난 내용보다는 꽃잎처럼 겹겹이 쌓여져 있는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면서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반전 속에서 인간의 어두운 본성이 보여주는 부분으로 인해 씁쓸함이 느껴진다. 사랑 속에서도 서로 각자의 철저한 계획이 숨겨져 있고, 인간의 약한 본성을 이용한 사건이 안타깝기만 하다. 

꽃, 암울한 시대적 배경, 사랑, 인간의 본성을 이용한 놀라운 반전을 가진 이 놀라운 작품 <<저녁싸리 정사>>는 다이쇼 시기를 배경으로 한 <<회귀천 정사>>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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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살인 사건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1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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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전 읽은 츠츠이 야스다카의 <<인구조절구역>>은 실버배틀을 통해서 노인문제를 해결한다는 설정으로 고령화에 따른 사회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을 했다. <<맛있는 살인사건>>을 읽으면서 이 책을 떠오른 것은 아마도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가지고 있는 나의 잘못된 편견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일 듯 싶다. 흔히 나이가 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식으로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 인생은 70세부터다 라는 말이 있듯이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70세에도 건강하게 활동하고, 늦었지만 자신의 꿈을 되찾아보려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KBS <남자의 자격> 프로그램에서 진행하고 있는 '청춘합창단'을 보면서 70세에도 노래하고 싶다는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들이 살아온 삶의 희노애락은 큰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못할 것은 없다. 충분히 노래할 수 있고 충분히 범인도(?) 잡을 수 있다. 



대부분의 추리소설에서는 긴장감과 암울한 분위기가 압권인데, <<맛있는 살인사건>>은 살인사건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맛있는' 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유쾌함과 코믹함이 어우려져있다. 그 속에 추리소설이 가지고 있는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작가가 굉장한 필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특히 캐릭터의 묘사가 굉장히 탁월했는데, 할머니들이 가지고 있는 개개인들의 특징이 너무도 잘 표현되고 있어 책을 읽는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
라나이 가든에는 주로 노인들만 모여살고 있는데, 그들은 개성이 강한 할머니들은 서로 의지하면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 할머니들이 한명, 두명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70세가 넘는 할머니들의 죽음은 고령에 따른 심장마비로 판명이 났지만, 평소 추리소설을 좋아했던 75세의 글래디는 이 죽음에 의문을 제기한다.
글래디와 그녀의 동생 에비는 경찰서에 사고를 접수하지만 무시되어 글래디는 그녀의 친구 71세의 골집불통인 아이다, 굼뜬 83세의 벨라, 공주병인 80세의 소피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분통이 터져 견딜 수가 없었다. 그 형사는 내가 늙은이였기 때문에 내 말을 무시한 것이다.
본때를 보여주마, 이 버릇없는 애송이 녀석아! (본문 155p) 

이들은 범인이 남겨놓은 단서를 쫓아가는데, 그 과정에서 비열한 중개업자인 리오 슬레작, 미친 듯 보이는 그레타 크롱크, 아파트의 유지 보수와 정원 손질을 담당하는 착한 성품으로 모든 이의 사랑을 받는 대니가 용의자로 뽑히게 된다.
이들이 범인을 추격하는 과정은 코믹과 로맨스 그리고 친구들과의 우정과 삶의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연륜을 엿볼 수 있다. 

세상아, 기다려라. 여기 사립탕정 글래디 골드가 나가신다.
마침내 감 잡았단 말이다! (본문 359p) 

할머니들의 뒤죽박죽 좌충우돌 소란스러운 해결과정이었지만, 글래디는 놀라운 추리력과 용감무쌍함으로 범인을 찾아냈고, 버릇없는 애송이 녀석인 젊은 형사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준다. 그러나 범인의 범행 사유는 너무도 슬프고 안타깝기만 하다. 

"그 인간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라고 할까? 아니면 너희 같은 쓰레기들을 처단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이 사회에서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겠지. 오래전에 죽었어야 할 것들이 아직도 살아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야. 누가 너희들처럼 불쌍하고 망령 든 패배자들을 원하겠어. 아무 쓸모도 없는 쭈그렁바가지에 휠체어와 보행보조기가 없으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너희들! 가족조차 내팽개치잖아. 가족도 너희들이 죽기만을 바란다고!" (본문 414p) 

추리소설에서 주는 고정관념이 있고,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기 마련인데 <<맛있는 살인사건>>에서는 이 두가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실하게 타파해주는 매력있는 작품이다. 홈즈와 같은 멋드러진 추리가 있지는 않지만, 그들의 좌충우돌 추리과정은 충분히 멋있고 재미있었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의 한 축을 그은 그들은 이제 삶을 즐길 권리가 있으며 새로운 로맨스를 시작할 설레이는 심장도 있다.
이 책은 코믹을 가미한 추리 소설 속에서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문제와 그들을 바라보는 젊은이들의 잘못된 선입견에 대한 일침을 가한다. 개성 강한 다섯 할머니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모처럼 재미있는 독서를 한 듯한 기분이다. 

(사진출처: '맛있는 살인사건'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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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말하기 어떻게 해! 맛있는 글쓰기 11
정설아 지음, 이광혁 그림 / 파란정원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집에서는 큰소리를 뻥뻥치는 작은 아이가 밖에서는 하고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말하기를 두려워했던 어린시절의 내모습과 겹쳐지는 듯 해서 안쓰럽기도 하다.
우리는 여러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내 의견을 이야기하는 '말하기'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여기서 '말하기'란 그저 말을 한다는 의미이기 보다는, 내 의견이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일목요연하게 내 생각이나 의견을 '말하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연습을 통해서 충분히 조리 있고 쉽게 말할 수 있기에 말하기에 두려움을 갖거나, 걱정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문제점을 찾고 노력한다면 아나운서 못지 않게 말하는 기술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오늘 말하기 어떻게 해!>>에서는 새 학년이 될 때마다 새 교실, 새 선생님, 새 친구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은 유라가 말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새 학년이 되어 걱정이 앞서는 유라에게 아빠는 새 친구들을 잘 만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주는 요술 거울을 선물로 주게 되는데, 말하기를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요술 거울이 큰 도움을 주면서 말하기에 자신감을 찾아가게 된다. 

  

이 동화책에서는 유라가 다양한 상황을 접하게 되고, 상황마다 '이럴 땐 이렇게'라는 코너를 통해서 말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으며, 유명인사나 위인들의 말을 통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말하기'의 예시를 보여주고 있는데, 상황별 센스있는 그들의 말을 통해서 말하기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게 된다.
신라의 장군이었던 석우로는 233년에는 왜구를 물리치고, 245년 고구려의 침입을 막아낸 뛰어난 장수였지만, 왜국의 사신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한 말실수 탓에 전쟁까지 일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석우로 나는 그저 농담으로 한 것이요. 그러니 어찌 군사를 일으켜 이엃게까지 할 줄 알았겠소.
왜  왕 어리석군. 그대는 죄를 지었으니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 여봐라. 당장 저 자를 잡아라. (본문 72p) 

만남 / 친해지자, 친해져! / 내 기분 전하기 / 토론합시다! / 발표 한 번 해 볼까 / 다섯 개의 큰 섹션마다 담겨진 각각의 다섯가지 상황에서는 인사하는 법, 제대로 듣는 법, 칭찬하는 법, 제안하기, 기분 말하기, 거절하는 말하기, 느낀 점 말하기, 격려하기,알기 쉽게 말하기, 자료를 제시하며 주장하기, 추측하여 말하기 등등 소개함으로써 말하기에 자신감을 심어준다. 

  

유라는 요술 거울을 통해서 말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노력과 연습을 통해서 말하기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불가능한 건 없지? 성취하니까 기분 좋잖아." (본문 153p)
'발표하는 게 이렇게 신나는 일인 줄 몰랐어. 마치 내가 책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아!' (본문 196p) 

<<나, 오늘 말하기 어떻게 해!>>는 말하기에 자신감을 갖는 유라를 통해서 어린이들은 상황별 말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 아나운서나 MC들이 텔레비전에서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것 역시 내용을 정리하고 충분히 연습을 한 후에 말하는 것이니만큼, 우리 어린이들도 노력과 연습이 있다면 아나운서처럼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말을 할 때 다양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폭넓은 독서를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읽게 된 책에서 "말하기의 시작은 엄마 아빠와의 대화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부모와의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능력이 쌓아진다고 하니, 말하기에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상황별 말하는 법을 정리한 <<나, 오늘 말하기 어떻게 해!>>와 부모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요즘 말하기의 중요성이 많이 대두되는만큼, 이 책은 우리 어린이들이 말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줄 듯 싶다.
 
(사진출처: '나, 오늘 말하기 어떻게 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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