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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소년 비룡소 걸작선 19
팜 무뇨스 라이언 지음, 피터 시스 그림, 송은주 옮김 / 비룡소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보스톤 글로브 혼북 아너상'을 수상한 작품 <별이 된 소년>은 제목과 표지 삽화만으로 나를 사로잡은 책이었다. 신간 서적을 둘러보다 눈에 띈 작품이었는데,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어린 시절을 다룬 동화라는 점이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아이와 함께 읽을 요량으로 선택한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두꺼워서 놀랐지만, 사실상 글밥이 그리 많은 책이 아니다. 글과 그림 그리고 시가 잘 어우러진 구성은 파블로 네루다의 감성을 잘 묘사하고 있는데, 그가 빠진 상상의 세계는 아이들 역시 상상의 세계로 인도할 수 있도록 잘 표현되어 있다.

<<별이 된 소년>>의 주인공은 네프탈리 레예스이다. 네프탈리는 어쩌다 파블로 네루다가 되었을까? 그 이유는 강압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애증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아버지에게는 그저 '덜떨어진 아이'인 네프탈리가 꿈을 꾸고, 시인이 될 수 있었던 과정이 감성적인 언어로 표현되어 있는데, 강압적인 아버지의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네프탈리, 그리고 더불어 사회의 정의를 함께 생각하며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아버지의 발소리에 심장이 쿵쿵 뛰고 동그란 갈색 눈이 왕방울만해지는 네프탈리는 삐쩍 말라빠진 약골이다. 적어도 아버지에게는 말이다. 빗소리에 이끌려 공상에 빠진 네프탈리는 또다시 떨어진 아버지의 불호령에 침대에서 꼼짝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상상의 세계까지 침대에 붙들려있지는 않았다. 네프탈리의 공상은 멈출 수 없었고, 책과 상상 속에서는 결코 말을 더듬지도 않았다.

"언제까지나 삐쩍 말라빠진 약골로 살다가 시시한 인간이 될 셈이냐?" (본문 22p)

그런데 아버지는 병약한 네프탈리에게만 이런 것은 아니었다. 노래를 잘하는 로돌포 형은 담임 선생님과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음악 공부를 한다면 음악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버지는 경영학이나 의학을 공부하길 바랬고, 음악 따위에 시간 낭비 하지 말도록 강요했다. 네프탈리의 새엄마 마마드레는 아이들을 너무 사랑했지만, 아버지의 강압적인 행동에 아이들의 편이 되어 목소리를 낼 수는 없을 정도로 순종적이었다.

그나마 올란도 삼촌만이 전혀 거리낌 없이 자기가 옳거나 그르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했는데, 네프탈리는 그런 삼촌을 보며 자신도 자신 있는 태도로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로돌포 형은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한 채 철물점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네프탈리와 여동생 로리타는 아버지의 강압에 의해 바다에서 근육을 키우는 훈련을 받아야했다.

 

네프탈리는 마음속에 분노를 품고, 마마드레나 아버지가 직접 뭔가를 물어볼 때를 제외하고는 그들에게 일절 말을 걸지 않았다. 또한 네프탈리는 고집스러워졌다. 고문같은 바다 수영이 끝나기만 하면, 집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수영복을 갈아입고 제 할 일을 시작했다. 네프탈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본문 190p)

 

 

 

처음 본 바다는 네프탈리에게 작고 미미한 존재가 된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뭔가 더 장엄한 것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주는 사랑하는 장소인 동시에 미운 장소가 되었다.

병약한 네프탈리에게 아버지는 네프탈리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자주 하곤했다.

넋 빠진 놈, 덜떨어진 놈, 문제아...아버지는 사람들에게 네프탈리를 이렇게 표현하곤 했는데,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을만큼 잘 쓴 에세이에도 아버지는 인색했고, 결국 글을 통해서 정의를 표현한 삼촌의 영향을 받은 네프탈리가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도록 했다.

 

<<별이 된 소년>>은 네프탈리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데, 여기서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부분 중의 하나는 바로 정의다. 칠레는 수백 년동안 살아온 마푸체족이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를 비롯한 사람들은 그들을 이주시키고 땅을 개발하려고 한다. 삼촌은 마푸체족의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으로, 반대 세력에 부딪혀 그동안 일구어 온 모든 것이 사라지지만, 삼촌은 여전히 정의를 위해 다시 일어서 싸울 준비를 한다.

"네가 틀렸어. 야이마 화산처럼, 언제나 표면 아래에서 불타고 있는 것이 있단다. 때로는 폭발하는 데 긴 세월이 걸리기도 하지. 하지만 결국은 터지고 말 거다. 조카야, 그들이 라 마냐나를 침묵시켰을지 몰라도, 내 펜까지 침묵시키지는 못해."

그가 보고 있는 것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댕에 덮인 사람이 아니었다. 정당함을 둘러쓴 사람의 모습이었다. 스스로를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말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보고 있었다. (본문 310,311p)

네프탈리, 그리고 가족들은 아버지에게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네프탈리는 삼촌을 보며 느끼게 되었다. 자신의 펜도 침묵시키지 못하리라는 것을.

 

 

 

<<별이 된 소년>>은 이렇게 강압적인 아버지를 통해 꿈에 대한 열망을 키웠던 네프탈리의 성장 과정을 감성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아버지를 대신해 사랑을 주었던 새엄마, 비록 자신의 꿈은 꺽였지만 동생을 지지해준 형, 그리고 오빠에게 한없는 응원을 보낸 동생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옳고 그름을 몸소 보여준 삼촌을 통해서 네트탈리는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네프탈리는 결코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았던 듯 보인다. 자신의 글에 파블로 네루다의 이름을 쓸 수 없었던 사연은 바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으므로. 

 

파블로 네루다의 시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다독여주었다. 농장의 일꾼들은 땅을 움직이는 손이라 하였고, 빵집 주인은 그를 빵을 만들면서 어떤 기분인지 잘 아는 사람이라 표현했다.

이것이 바로 문학의 힘이 아닐까 싶다. 독자는 책 속에서 정의를 배우고, 평화를 배우고, 옳고 그름을 알게 된다.

<<별이 된 소년>>은 바로 그 문학의 힘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꿈, 꿈에 대한 열정, 정의, 그리고 가족의 사랑과 지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어린이를 비롯해 어른까지 그 힘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작품이었다.

 

(사진출처: '별이 된 소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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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7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화세상 2012-04-08 00:32   좋아요 0 | URL
읽고 싶었던 책이라, 오자마자 읽었지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올 에이지 클래식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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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을 읽은 후, 나 역시도 착각을 안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도 유명한 작품인데다, 책의 내용을 모두 알고 있었던 터라 당연히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나 역시도 읽어보지 못했던 것이다.

한참동안 책장을 뒤져 이 책을 찾아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왜 나는 이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읽는동안에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전혀 생소하지 않은 내용, 모두 알고 있었던 내용인지라 책을 읽으면서도 몰랐던 게다. 그만큼 이 작품이 뮤지컬이나 연극의 소재로 자주 사용되었으며,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일게다.

 

고전 중의 고전인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알다시피 인간의 양면성이다.

인간이 가진 본성은 성선설, 성악설과 같이 아주 오래전부터 다루어진 주제다. 인간의 본성은 타고난 것일지, 아니면 환경의 지배를 받는 것인지에 대해서 나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간혹 내가 이런 사악한(?) 면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놀랄 때가 있고, 내가 이렇게까지 선한 면이 있었나? 라는 생각에 의아할때도 있었다.

나는 그리 악한 사람도, 그리 착한 사람도 아니다. 그럼에도 가끔은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의 선악이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

아마 이는 비단 나만이 경험했던 일은 아닐거라 생각된다. 이는 인간은 모두 두 가지의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상황상황에서 우리가 선과 악 중에 무엇을 선택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가 된다.

선을 행한 후에 아쉬운 마음을 들때가 있으며, 악을 행한 후에 후회스러운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선과악 사이에서 갈등하고 선택하는데, 그러기에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이 갈등을 잘 묘사함으로써 우리가 선과악 사이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어티슨 변호사는 한량 리처드 엔필드와 산책을 하던 어느 날, 혐오스러운 자에 대한 기묘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예전부터 거슬렸던 '지킬 박사의 유언장'을 보며 하이드 씨를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유언장에는 어티슨 변호사의 친구인 지킬 박사가 모든 재산을 '친구이자 후원자인 에드워드 하이드'에게 넘긴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악독한 영혼이 밖으로 새어 나와 육체를 변형시킨 듯한 하이드에 의해 지킬 박사가 곤경에 빠져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이드의 악행이 계속 되고,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살인 사건으로 하이드는 행방불명이 되지만, 지킬 박사와 함께 친구였던 헤이스티 래니언의 죽음에 이어 지킬 박사에 대한 알 수 없는 의문점으로 하이드는 지킬 박사를 지키려한다.

그리고 래니언이 남긴 편지와 지킬 박사가 남긴 서류를 통해서 사건의 전말이 공개된다.

 

...내 과감히 추측하건대 인간은 결국 각양각색의 모순되고 독립적인 인자들이 모여 형성된 집합체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네.

나의 경우에는 내 삶의 성격상 한 방향으로, 오직 한 방향으로만 올곧게 나아갔다네. 도덕적 측면으로 말이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안에 있는 철저하고도 근원적인 인간의 이중성을 인식하게 되었지. 내 의식 속에는 선과 악, 두 가지 본성이 갈등을 일으키고 있어. 내가 이 두 가지 본성 가운데 어느 한쪽에 사로잡힌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근본적으로 그 두 가지 본성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네. 그리고 나는 훨씬 오래전부터 두 가지 본성을 분리해 내는 달콤한 상상을 즐기곤 했지. (본문 110p)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추리, 미스터리 등의 소재를 담고 있는데, 그 속에 인간의 이중성이라는 철학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 선과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에게 선택의 지침을 알려주고 있다.

1800년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인 묘사나 구성이 전혀 촌스럽지 않을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그 힘이 작품을 오랫동안 사랑받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으리라.

당연히 읽은 줄 알았던 작품을 완역본으로 처음 읽게 되었다는 사실이 즐겁다. 물론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기에 새로울 것도 없었지만, 보물창고에서 출간된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통해서 명작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오히려 색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이것이 바로 완역본을 읽는 즐거움이 아닐런지.

 

(사진출처: '지킬박사와 하이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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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한반도의 인류 2 - 누가 우리의 조상일까? EBS 한반도의 인류 2
EBS 한반도의 인류 제작팀 글.사진, 원유일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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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공룡'의 명성에 이은 EBS 다큐프라임 <한반도의 인류> 시리즈가 출간되어 첫번째 이야기 <한반도에는 누가 처음 살았을까?>를 읽게 되었지요. 구석기 시대의 생활상을 동화적 스토리와 그래픽을 통해 생생하게 접하면서 이 시리즈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역사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던 초등2학년인 아들은 이 시리즈를 통해 역사를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게 되어, 아이에게는 물론 저에게는 참 반가운 일이었지요.
이제나 저제나 2권이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드디어 2권 <<누가 우리의 조상일까?>>가 출시되었네요.


1권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빙하기가 찾아오면서 호모 에렉투스가 사라지고, 대신 창으로 순록을 잡을 줄 아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인류가 한반도에 나타나면서 끝이 났습니다.

이제 2권은 5만 년 전, 혹독한 빙하기를 보내고 있는 '찌루''동쿠' 등의 생활로 시작됩니다. 이들의 모습은 1권에서 보았던 호모 에렉투스와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네요. 이들은 우리의 직계 조상이 되는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이들은 매머드를 사냥하여 먹기도 하고, 털가죽으로 옷도 만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 덤볐다가는 매머드에게 밝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요. 다행이도 이들은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고, 주먹도끼와 비교 되지 않는 인류가 최초로 만든 창인 '슴베찌르개'를 만들어 사용하였지요.
물론 이들은 밤새 불씨를 지키지 않아도 언제든지 필요할 때 불을 피울 수 있는 능력도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이들은 영혼의 존재를 믿었고, 주술적인 의식도 치루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냥감을 잡을 수 있도록 기원하며 도굴 벽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했지요.

수년 천 동안 지속되었던 빙하기가 끝나면서 한반도에는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고, 오늘날과 같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모습을 갖추게 되었지요. 그래서 새로운 시대 '신석기 시대'가 열렸어요. 한반도는 농사를 짓기보다는 강과 바다를 통해 물고기와 해산물을 얻었고, 마을을 이루어 살았습니다. 결혼하는 풍습이 생기면서 살림살이가 필요해지면서 사람들은 토기를 만들어 사용했지요. 이렇게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빗살무늬 토기' 입니다.


이들은 배를 만들어 고래 사냥을 하기도 했는데, 이들은 커다란 절벽에 그림을 남겨두었기 때문에 우리는 암각화를 보면서 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마을을 이루며 살아가다보니, 신석기 시대는 약탈과 전쟁이 시작되었고, 강력한 무기와 힘을 가진 지배자는 전쟁으로 이웃 마을을 정복해 갔습니다. 2권 신석기 시대는 1권에서 보았던 구석기 시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외모의 변화도 그러하지만, 신앙과 부족 생활을 한 것이 큰 특징으로 나타나지요.

신석기 시대는 인류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약탈과 전쟁이 시작된 시대였어요. 농경이 시작되며 사람이 늘어났어요. 그러자 더 넓은 땅을 빼앗기 위해 힘센 부족은 약한 부족을 약탈하기 시작했어요. (본문 中)


이들의 사냥모습이나 생활상, 그리고 전쟁 등이 그래픽을 통해서 생생하게 보여집니다.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가 카메라로 찍어온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동화적 구성을 통해서 전달하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도와주어, 처음 역사를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정말 안성맞춤인 거 같아요.
더욱이 이 한반도에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현재가 있기까지 어떤 이야기가 있었으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려줌으로써 이 땅에 살아가는 것에 대한 자긍심과 나의 뿌리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사진출처: '한반도의 인류2-누가 우리의 조상일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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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쌉싸름한 첫사랑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5
엘렌 위트링거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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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라는 단어 때문이었을까? 얼마전 읽은 보물창고의 <두근두근 첫사랑>을 떠올리며, 이 봄과 어울리는 첫사랑의 순수함과 풋풋함 등을 느낄 수 있을거라는 기대로 책을 펼쳤는데, 이야기는 생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생각해보면, 첫사랑이 그다지 달콤하고 풋풋하지만은 않았던 거 같다. 이것이 사랑이라는 걸까? 라는 느낌을 제대로 깨닫지도 못한 채 다가왔다가 아픈 이별을 선사하는 것이 바로 첫사랑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혀둔다.) 훗날 시간이 흐른 뒤 사랑이 무언가를 어렴풋이 알아갈 때 즈음, 그때 그 감정이 사랑이었구나~ 참 순수했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에, 아픔보다는 달콤함과 풋풋함 등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시간이 지난 뒤의 먼 훗날 이야기일 뿐, 첫사랑을 경험하던 그 시기는 참 힘들고, 아팠던 거 같다. 나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감정에 대한 혼란스러움과 나와 다른 이성의 생각과 감정이 다툼 등 처음 접하는 감정들로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그 첫사랑을 통해 성숙해진다. 그것이 달콤했던 쌉싸름했던 간에.

 

나는 감정 결핍이다. 내 기억으로는 쭉 그래 왔다. 그래서 사람들이 감정에 호소해도 나는 끄덕없다. 어쩌면 나는 감정이 전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본문 9p)

 

<<달콤쌉싸름한 첫사랑>>은 스스로 감정 결핍이라 생각하는 존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쯤되면, 감정이 메마른 존이 사랑을 통해서 감정을 느끼게 되는 내용을 담은 이야기라 짐작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단정지을 수 있는 책이 결코 아니다.

첫사랑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달달함에 대한 기대를 가차없이 무너뜨리는 아쉬움을 주는 책이지만, 성찰을 통한 성장이 감정 결핍을 가진 주인공을 통해 치유해가는 과정으로 잘 드러나있다.

물론 이 과정에 '사랑'이 큰 힘을 주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로맨스 소설하고는 극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달콤함이 배제된 첫사랑 이야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한창 성장 중인 딸을 둔 부모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존이 감정 결핍을 갖게 된 원인, 이혼한 부모에 대한 존의 감정에 더 치중하여 책을 읽게 된다.

존이 가진 분노에 공감해보고, 속상해하기도 하며, 존의 엄마가 가진 상실감을 이해해보기도 하는 한편, 레즈비언임을 당당한 밝힌 마리솔의 부모가 보이는 서로 다른 반응을 보며 나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읽는 성장소설은 이렇게 등장인물을 통한 이해와 공감 그리고 그들을 통한 반성으로 내 아이를 인정할 수 있는 방편이 된다. 그렇게해서 내린 결론은 누구에게나 '사랑'은 명쾌한 해답이 된다는 것이다.

 

주인공 존과 마리솔은 1인 잡지를 만들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수록하고 있는데 글을 쓰다보면 자신에게 좀더 솔직해지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감정 결핍인 존은 그 나이에 느끼게 되는 이성에 대한 감정을 전혀 갖지 못하는데, 마라솔의 글을 읽은 뒤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마라솔이 레즈비언임을 알면서도 존은 그녀에게 끌리게 되는데, 그동안 진실되지 못했던 존은 마라솔을 통해서 진심을 드러내는 법을 배우고, 마라솔과의 진심어린 우정을 나누게 된다. 비록 처음 느낀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픔으로 다가왔지만, 첫사랑을 통해서 존은 감정을 채우게 되고, 부모에 대한 분노를 치유하게 된다.

반면 레즈비언임을 밝힌 마라솔은 부모로부터 탈출하고 싶어하고, 레즈비언을 선언 이후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친구로부터 버림을 받게 되어 타인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지만, 레즈비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좋아해주는 존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열게 된다.

 

또한, 이혼 이후 자신을 만지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심한 상처를 받은 존은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담은 엄마가 읽지 않을 편지를 쓰게 된다. 엄마는 이 편지를 읽게 되고, 존이 가진 진실을 알게 되면서 이혼으로 얽매었던 자신의 틀에서 나오게 된다.

이를 통해 갈등의 해소, 상처 치유의 가장 근본적인 치유는 바로 '소통'임을 다시 한번 인지하게 된다.

 

이제 감히 말할래요. 우리가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를요. 그러니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엄마는 나를 만지는 걸 견딜 수 없어 했죠. 내가 엄마를 만지는 것도. 우연히 손이 스치는 것도, 어깨가 부딪히는 것도, 식탁 밑에서 무릎이 닿는 것도.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그런 경험을 하지 않죠. 보통의 엄마들은 열이 나는 이마에 손을 엊어주고, 간지럼 태우며 놀아주고, 잘 자라고 키스해 줘요. 몇 년 동안 엄마는 나를 위해 변명거리를 만들었고, 엄마가 아빠를 미워하는 만큼 나를 미워하지는 않는다고 납득하려 애썼어요............그래서 나는 이혼의 모든 고통을 짊어졌고, 에전에 두 분에게 받았던 모든 사랑과 혼자 남겨졌다는 모든 두려움을 벽 뒤로 숨겨 버렸어요............나는 감정 결핍이에요. 그래서 엄마를 증오해요. (본문 158p)

 

존은 힘든 사랑을 했지만, 그의 삶은 더 이상 힘들지 않으리라. 이제 존은 자신에게 다가올 어떤 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고, 이제 겁을 내기보다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이야기가 끝나고 수록된 밥 프랑케의 Hard Love (힘든 사랑)의 노랫말은 존이 겪은 아픈 사랑의 의미를 잘 표현해주고 있는 듯 하다.

 

그래 힘든 사랑이야, 하지만 그래도 사랑이야

그저 그런 환상은 아니지만 게임도 아니야.

기적이라 이름 붙여도 좋은 것은 이것뿐.

우리의 인생을 치료해 주는 사랑은 힘든 사랑이니까. (본문 中)

 

존은 비록 이루어지지 못할 힘든 사랑을 했지만, 그동안 감정 결핍이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억눌러왔던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한층 성장하게 된다. 이 책은 그렇게 존이 글을 쓰면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일어서는 과정이 잔잔하게 묘사되었다.

이처럼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데 좋은 방법이 된다. 이에 사춘기 딸에게 글쓰기를 권해본다. 편지, 일기 등 어떤 방식이든 진실과 대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중요할 듯 싶다. 그 과정을 통해서 진실과 마주하는 일, 그것이 바로 성장의 발판이 아닐까.

 

"넌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고 있잖아. 아빠한테 편지를 써. 꼭 보내라는 건 아니고, 그냥 쓰라고.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써 내려가는 거야. 나쁜 말이든 좋은 말이든."

"왜 그래야 되는데?"
"..........편지에서 엄마한테 말을 걸어 봤더니, 진짜처럼 느껴지고 화가 났어. 또 너도 알겠지만...엄마를 용서하게 됐어." (
본문132p)

 

존과 마라솔은 서로 다른 고민,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글쓰기라는 공통점 외에도 진실과의 대면, 그리고 사랑을 통해서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사랑의 힘, 소통의 힘 그리고 글쓰기의 힘이 가진 마법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한 깨달음은 두 주인공을 통해 완성되어가는 느낌이다. 아픈 사랑이었지만 두 주인공의 상처를 치유했던 힘든 사랑을 보여주는 <<달콤쌉싸름한 첫사랑>>은 훗날 두 주인공의 인생을 채워준 첫사랑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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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강현의 제주도 이야기 - 어린이 제주 인문서 아이세움 배움터 32
주강현 지음, 조혜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4월
절판


(이미지출처: '초등2학년 읽기 책' 본문에서 발췌)


제주도의 올레길이 화제가 되면서 제주도의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그에 따라 제주도에 관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대부분은 제주도, 올레길 등을 소개하는 여행 서적들이다. 요즘은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제주 해군기지로 인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제주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섬이라는 점이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녀석의 읽기책에는 <설문대 할망>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제주도의 창제신화로 아이들에게 제주도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된다.

요즘은 서울의 초등학교에서도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갈 정도로 제주도는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 되었지만, 실상 우리 아이들이 제주도에 대해서 아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삼다도, 관광지, 한라산 등이 우리 아이들이 아는 제주도의 전부일게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재수의 난과 4.3 사건 등 우리나라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제주도는 시간과 거리상으로 많이 가까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들은 제주도에 바다만큼 넓고 깊은 거리감을 두고 있다. 우리는 제주도를 그저 관광지라는 선을 그어놓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런지.

나에게도 제주도는 그저 관광지라는 틀에 박힌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가까운 이웃 블로거가 제주도로 이사하면서 제주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관광지로서가 아니라, '우리'라는 의미로서의 관심이 생기게 된 것인데, 이는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관심은 아닌가 싶다.


지은이가 30여 년간 제주도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찍고 기록하고, 또 제주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분들에게 들은 바를 토대로 쓴 책 <<주강현의 제주도 이야기>>는 바로 그 관심을 높여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어린이 제주 인문서'라는 타이틀을 단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으며, 아이들에게 제주도가 좀더 가까운 이웃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도움을 줄 듯 싶다.


이 책은 어린이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에 대한 내용을 알차게 수록되어 있어, 어른인 내가 읽어도 무방한 구성이다.

바람을 이용한 해양 세계의 징검다리였던 제주는, 생활 곳곳에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처마 밑에 풍채를 설치하고, 초가지붕을 새(띠)로 얽어매어 둥글게 만든 제주 초가는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 책에도 설문대할망 이야기가 수록되어 책을 읽는 아이가 참 반가워했다. 예전에 들은 적은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에서는 제주에만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자연환경인 곶자왈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지켜야 할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다시금 느껴본다.


돌은 제주 사람들의 숙명이라고 하는데, 크고 작은 길이 돌담으로 연이어져 아름다운 정경을 연출하는데, 골목을 뜻하는 올레는 외부 시선을 차단하여 독립 공간을 가지려는 것인 동시에, 강한 바람이 직접적으로 집 안에 들어치지 못하게 하는 바람막이 역할(본문 89p)도 했다고하니, 환경에 맞추어 살아가는 제주도민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돌, 바람 외에도 제주는 여자가 많아 삼다라 불렸는데, 정말 여자가 많을까?

"배가 침몰하여 돌오오지 아니하니 남자가 한 해에 100여 인이나 된다. 그 때문에 여자는 많고 남자는 적어 시골 거리에 사는 여자들은 남편있는 사람이 적다." (본문 113p)

조선 시대 시인 임제는 기행문 <남명소승>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저 제주의 특징으로만 생각했는데, 지리적 환경에 의한 제주의 슬픈 역사가 숨어있어 안타깝다.


이 책에서는 '해상 강국이었던 독립 왕국, 탐라'를 통해서 제주의 역사를 보여주는데, 제주는 탐라 멸망 이후 붙여진 호칭으로 탐라는 엄연히 독립 왕국이었다. 주제에서는 고려와 조선 시대에 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혹독하게 착취하는 관리에게 저항한 자그마한 민란은 그 숫자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본문 153p)라고 한다. 특히 제주민에게는 4.3사건의 슬픈 역사가 있는데, 이는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중 항쟁을 말한다. 이외에도 조선 시대에 정부가 출항 자체를 통제하여 고대 탐라의 해양 세계를 상실하는 엄청난 사건도 있었다.


그동안 겉핥기 식으로만 알고 있던 제주를 제주의 곳곳을 담은 사진과 제주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그림 자료 등을 통해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섬 제주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그들의 지혜를 통해서 제주의 아름다움은 자연에서 오는 미(美) 외에도 제주도민의 삶에서도 함께 풍겨나고 있음을 느껴본다.


<<주강현의 제주도 이야기>>는 제주를 아름다운 관광지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아름다운 섬인 제주의 자연환경과 역사 그리고 문화와 제주도민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나라의 섬 제주를 이해할 수 있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지난 가을엔 가족들과 제주 여행을 계획했지만, 일이 틀어져 굉장히 아쉬워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제주도를 직접 여행한 것보다 더 많이 제주도를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된 듯 하여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오히려 이 책을 읽은 후 제주여행을 떠난다면 좀더 바람직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거 같아 다행이다 싶을 정도이니, 그만큼 이 책이 제주도를 잘 담아냈다는 의미일게다.
이 책을 통해 여행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제주가 가지고 있는 속내를 엿본 듯 하여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왠지 제주도와의 거리가 많이 좁혀진 듯 싶다.

요즘 아이들 수학여행을 제주도로 많이 간다고 하는데, 여행에 앞서 이 책을 통해서 제주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과 눈을 갖고 떠나는 것은 어떨까? 여행을 제대로 다녀온 기분을 얻을 수 있을 듯 싶다.

(사진출처: '주강현의 제주도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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