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이의 왕따 탈출기 미래의 고전 29
문선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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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왕따,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한 아이들의 연이은 자살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진 사건이 일어났다. 그동안 모두 알고 있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모른 체 했던 탓에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큰 문제로 불거져버렸다. 이런 문제가 터지면 내 아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곤 했지만, 내 아이들 역시 이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만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문선이 작가는 <양파의 왕따일기>를 통해 왕따 문제를 일찌감치 제시했는데, 이번에 <양파의 왕따일기 2>와 함께 <<수민이의 왕따 탈출기>>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아이들에게 간혹 넌즈시 물어보곤 하지만,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아이들은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자신의 상황을 어른들에게 얘기하기를 꺼려한다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왕따를 소재로 한 이런 작품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큰 용기와 힘을 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기게 <<수민이의 왕따 탈출기>>는 반가운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주인공 수민이는 스스로를 찌질이라고 표현한다. 이유인 즉, 4학년 때 왕따였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수민이는 아빠의 직장문제로 전학을 한 탓에 새로운 곳에서 5학년을 맞이하게 되었고, 더 이상 찌질이 왕따로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학교인 탓에 낯설긴 하지만, 유치원을 같이 다니다 헤어진 엄마의 친구 딸인 하은이와 같은 반이 되어 조금 위안이 된다.

민석이는 수민이네 반 짱이다. 하은이에게 관심있던 민석이는 수민이가 하은이와 친한 것을 본 후 수민이에게 먼저 말을 건네 주었고, 짱인 민석이가 말을 건네 준 것이 수민이는 너무도 행복했다.  (이)민석이의 주도하에 구영환, 동성민, 성수민 4명이 모여 항상 한목소리를 내는 의리의 이구동성파를 결성하게 되는데, 왕따였던 자신이 이구동성파의 한 일원이라는 것에 감탄하지만, 사실 수민이는 그저 꼬봉에 불과했다. 세 명의 친구들 숙제를 혼자 도맡아 해야겠고, 민석이가 갖고 싶다는 물건을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며 타 낸 돈으로 사주어야했으며, 나중에는 엄마 지갑에도 손을 대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민이는 왕따였던 시절보다는 낫다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어느 날 조금 통통한 대현이가 아빠가 사준 게임기를 학교에서 자랑하다 민석이에게 찍히는 일이 일어났다. 반장도 꼼짝 못하는 민석이인지라,  대현이는 그날 이후 졸곧 반의 왕따가 되어버렸다. 4학년 때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민석이는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그런 대현이를 감쌀 수 있는 용기는 없었다. 대현이가 선생님에게 고민을 상담하지만, 반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그저 장난을 치는 것이라 변명하자, 결국 대현이는 선생님에게도 도움이 받지 못했다. 장난과 폭력이 점점 심해지면서 대현이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수민이가 4학년 때 왕따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대현이 대신 수민이가 반의 왕따가 된다.

 

대현이를 보는데 자꾸 4학년 때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그런데도 말릴 수가 없었다. 그 자리에 못박힌 듯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대현이는 지금, 그때의 나와 비슷하게 당하고 있는 거였다. 그런데도 난 아무 말도 못했다. 대현이 편을 들다가 내가 다시 반따가 되어 일 년 내내 힘들게 지내게 될까 봐 두려웠다. (본문 38p)

 

결말에서 대현이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장면에서는 나도 함께 울었다. 쉽게 상처입는 우리 아이들이 왕따로 인해 얼마나 큰 상처를 껴안고 살아가게 될까, 라는 생각에 너무도 마음이 아팠다.

<<수민이의 왕따 탈출기>>에는 왕따를 당하는 대현이, 왕따를 시키는 짱 민석이, 그리고 왕따였다가 민석이 옆에서 대현이가 왕따를 당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수민이, 이렇게 서로 다른 세 명의 아이가 등장한다. 성적이 떨어지면 골프채로 맞는 민석이는 받은 상처는 고스란히 대현이에게 되돌려주고 있었는데, 민석이 역시 어른들로부터 큰 상처를 입고 있는 또 하나의 피해자였던 셈이다.

이 작품에는 서로 상반되는 수민이의 부모, 민석이의 부모도 등장한다. 왕따였다가 왕따를 시키는 아이가 된 걸 안 수민이의 부모는 수민이의 잘못을 인정하고, 왕따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수민이를 보듬어주려 했으나, 민석이의 엄마는 내 아이가 그럴 리 없다는 현 부모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서로 다른 상황이지만,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두 아이의 서로 다른 부모의 태도는 부모로서 우리가 왕따를 당하는 혹은 왕따를 시키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서로 상반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수민이의 4학년때 담임선생님과 현 담임선생님의 모습 역시 주목할만 하다.

왕따로 자살하는 아이들에 관한 뉴스를 보면, 학교에서는 무조건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대현이가 왕따였음을 알게 된 담임 선생님이 방조자였던 아이들에게 입장 바꿔 생각해보고,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무서운 범죄임을 통해서 아이들이 함께 왕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모습이야말로 또 다른 왕따문제가 대두되지 않을 방법임을 생각하게 한다.

 

얼마 전 읽은 자녀교육서에서 왕따 문제는 우리 어른들이 가르친 것이라고 쓰여있었다. "너 걔랑은 놀지마!"라는 말로 아이에게 선 긋기를 가르친 것이 아이들에게 패자와 약자라는 타이틀을 걸어준 셈이라고 하는데, 충분히 공감하고 수긍할 법한 이야기였던 터라 왕따를 아이들만의 잘못이라 단정짓기를 어려웠다.

왕따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닌 바로 내 문제라는 인식에서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고 하는데, 문선이 작가의 당부의 글 중 "이 세상 누구도 왕따나 폭력을 당해도 되는 사람은 없답니다. 모든 인간은 다 소중하니까요. 나만큼 말입니다."(작가의 말 中) 라는 말을 기억한다면 왕따 문제의 얽힌 실타래는 조금씩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수민, 대현, 민석이를 통해서 사람은 모두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어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때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음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또 한번의 상처를 입을 수 있겠지만, 또 다른 이에게 도움을 청한다면 더 이상의 아픔은 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꼭꼭꼭~!! 기억하길 바란다.

덧붙히자면,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문제점을 꼬집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살아가는데 부모 그리고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다시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제발 아이들의 내민 손길을 작은 일로 치부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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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편지가!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1
황선미 지음, 노인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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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황선미 동화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나쁜 어린이표><과수원을 점령하라><샘마을 몽당깨비><나온의 숨어있는 방> 등 주옥같은 작품으로 사랑받는 작가이기도 하며, 많은 작품들이 초등추천도서목록에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 탓에 황선미 작가의 신작은 놓칠 수 없다. 이번에 출간된 신작 <<멍청한 편지가!>> 역시 기대한 만큼의 재미를 주는 작품인데, 첫사랑의 풋풋함이 너무 예쁘게 그려진 작품이라, '역시 황선미 작가!'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키가 작아 '헐랭이'라 불리는 동주와 뚱뚱해서 '마뚱'이라 불리는 재영이는 단짝 친구이다. 아홉 살만 지나면 인생이 달라질거라 생각했던 이들은 아홉 살이나 열 살이나 다를 게 없다는 것에 큰 실망을 했다. 아홉 살 때 옷이 초등4학년이 된 지금까지 맞는다는 사실이 동주는 절망스러울 정도다. 그에 반해 유치원에 함께 다니던 울보였지만, 지금은 엉덩이가 다른 애들 허리쯤인 영서는 괴물이 되어 가는 거 같다.  한마디로 동주와 재영이는 체육선생님의 표현에 따라 '불쌍한 몸뚱이'라는 점이다.

다른 초등학교는 다 쉬는 어린이날, 동주네 학교는 학부모까지 초대하는 행사를 하는데, 이번엔 반장인 호진이가 제비뽑기를 잘못하는 바람에 축구를 하게 되었다. 마르고 작은 동주는 축구가 싫다. 그만큼 남자들은 다 선수로 뛰어야 하는 이번 어린이날 행사는 더욱 싫다. 축구 때문에 가출하자는 재영이 역시 고민인가보다.

 

 

 

"한심하고 멍청하긴. 하필 그 따위 자식한테..."

가슴 한쪽이 멍든 것처럼 뻐근하다. 가끔 찌르르한 게 정말로 아픈 것 같기도 하고. (본문 64p)

 

그러던 어느 날, 동주는 잠자리에 들기 전 책가방을 챙기다 가방 밑바닥에 책에 눌려 구겨진 작은 편지를 발견했다. 반짝이는 하트 스티커를 다닥다닥 붙인 봉투를 보자니 가슴이 찌릿하고, 얼굴도 확 뜨거워졌다. 헌데 김이 팍 새는 번지수 잘못 찾은 편지였다. 호진이와 똑같은 가방인 탓에 동주의 가방에 들어간 것이다. 편지에는 영서가 목사인 아빠를 따라 아프리카로 이사는 가는데, 좋아하는 호진이에게 호아줌마네 가게에서 파는 '잠자는 코알라'를 선물받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잘못 전달된 영서의 편지 때문에 동주는 머리가 아프다. 그런데 축구 경기 때문에 호진이와 영서가 다투는 걸보니 괜히 쌤통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어린이 날 행사가 끝나고 영서가 이사가는 날, 동주는 이삿짐 차가 떠나려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팠다.

 

 

이삿짐 차가 떠나려고 하고 있었다. 또다시 속에서 물컹한 게 꾸역꾸역 올라와 목에 걸렸다. 그걸 삼키는데 가슴이 너무 아팠다. 눈물이 나올만큼. (본문 109,110p)

 

열 살이 되자마자 변성기가 확 왔다는 재영이네 사촌 형, 변성기가 온 것인지 목소리가 굵어진 것 같은 호진이, 동주가 1cm 자랄 때 5cm씩 자라는 것 같은 영서. 동주에게 성장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아홉 살때나 지금이나 외모적으로는 별반 달라진 게 없지만, 동주는 잘못 전달된 편지를 통해서 놀라운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고자질이나 하고 예쁜 척이나 하는 한심한 여자들이 정말 싫었는데, 처음으로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영서가 이사가는 바람에 그 예쁜 사랑이 슬픔으로 막을 내렸지만, 동주는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헤어지는 슬픔까지 겪으면서 훌쩍 커버렸다. 비록 여전히 헐랭이고, 변성기도 오지 않았지만 예전의 동주가 아니다.

 

 

 

잘못된 편지로 인해 이성에 대한 감정을 느껴버린 동주의 성장통이 예쁘고 풋풋하게 그려진 <<멍청한 편지가!>>는 동주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순간을 느껴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오늘 넌지시 9살 작은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여자친구가 있는지 물었다. 마치 말도 안된다는 듯이, '아~~~니. 나는 남자친구만 좋아'라고 말하는 아직 어린 아이지만, 이 녀석도 이성에 대한 감정을 느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훌쩍 크겠지? 그 순간이 예쁘고 아름답게 다가와 주었으면 좋겠다. 그 놀라운 경험이 내 아이에게 행복한 유년을 보낼 수 있는 활력소가 되어줄테니 말이다.

 

(사진출처: '멍청한 편지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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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넷째주에 쓴 서평책들  (2012.6.17~2012.6.23)    

 


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우리 반 스파이
김대조 지음, 이경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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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질 다이어트- 죽어도 굶거나 운동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에베 코지 지음, 노경아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2년 5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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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호의 옷감- 생활
김해원 지음, 김진이 그림 / 창비 / 2011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3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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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그릴스 : 신들의 황금, 정글에서 살아남기
베어 그릴스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1년 8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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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강이의 좌충우돌 한국사 달통기 세트 - 전2권 재강이의 좌충우돌 한국사 달통기
이광희.이재강 지음, 정현희 그림 / 노란상상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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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달통기> 시리즈의 저자는 역사책을 쓰는 아빠 이광희 작가와 그의 아들 이재강이다. 아빠와 아들의 대화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리얼 어린이 눈높이책이라 할 수 있겠다. 여타의 역사책처럼 구어체로 수록된 것이 아니라, 부자지간의 대화를 그대로 수록하고 있어 특색있는데다, 재강이의 출현으로 인해 어린이 눈높이를 제대로 맞춘 작품이다.

<한국사 달통기 1>권에서는 선사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다루었으며, <<한국사 달통기 2>>에서는 조선 시대부터 현대사까지 아빠와 아들의 유쾌한 대화를 통해서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2권에서는 위화도도 회군과 선죽교 피살 사건을 시작으로 세종과 장영실, 임진왜란, 홍경래 등의 역사적 사건을 수록한 조선시대를 거쳐, 갑신정변과 동학 농민 운동, 을사오적과 헤이그 특사 3인방 그리고 3.1운동에 대해 다룬 조선 후기와 일제 강점기, 이승만과 김일성, 민주주의 , 전태일 등을 다룬 해방과 대한민국 건국까지 총 2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는 부자지간의 대화 뿐만 아니라, 청소, 설거지, 빨래 등의 집안일과 문화 상품권, 한우 꽃등심 등을 상품으로 내걸고 사활을 건 두 사람의 퀴즈를 통한 형식을 비롯 만화를 통해 사건의 핵심을 정리하여 보여주기도 하며,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곳으로 여행을 한 재강이가 아빠와 이메일을 통해 사건을 보는 등의 다양한 구성을 보여준다.

특히 하나의 챕터가 끝날 때마다 재강이가 직접 쓴 역사노트를 수록했는데, 사건을 간략하게 요약정리해 둔 재강이의 역사노트는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쓰여져있어,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재강이의 노트로 사건을 쉽고 간략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국사 달통기> 시리즈는 역사적 사건을 깊이있게 다루기보다는, 처음 역사를 접하는 초등 고학년의 아이들에게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데, 무엇보다 국영수 과목과 달리 아이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역사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구성이 참으로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특히 아빠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어린이 대표로 재강이가 물어주고 있어, 어른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의구심을 잘 짚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진정한 어린이를 위한 눈높이 책'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아무리 아들이 맘에 안 들고, 정신 이상자라고 해도 그것 때문에 아들을 죽일 필요까진 없잖아요? 저 같으면 갇히기 전에 도망쳤겠어요. (본문 64p)

하지만 일본은 미국에 개방하고 나서 발 빠르게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여 부강한 나라가 됐다면서요. 우리도 그렇게 했으면 지금쯤 선진국이 되었을 텐데. (본문 88p)

그래도 그렇지. 전쟁을 해서 진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나라의 주권을 빼앗길 수 있어요? (본문 106p)

 

불과 며칠 전, 일본 극우성향의 한 활동가가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라고 적은 말뚝을 설치하는 동영상 파문이 일어났다. 이에 우리는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갖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고 있다. 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고구려의 역사를 자기네 나라의 역사라며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땅과 우리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영어 단어를 외우기에 급급하기보다 올바른 역사를 아는 것을 우선시 해야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듯 싶다.

역사를 배우는 궁극적인 목적은 지나간 경험에서 교훈을 찾기 위함이라고 한다. 본문 속 재강이의 물음처럼 우리는 허무한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너무도 빨리 무너진 역사적 아픔을 가지고 있다. 이 역사적 교훈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허무하게 독도와 우리의 찬란한 역사를 빼앗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 이제부터 해야할 일은 올바른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에 <재강이의 좌충우돌 한국사 달통기>는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이끌어주어, 우리의 역사를 온전히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주리라 생각된다.

 

(사진출처: '재강이의 좌충우돌 한국사 달통기 2'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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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그릴스 : 늑대의 길, 깊은 숲 속에서 살아남기 미션 서바이벌 시리즈 2
베어 그릴스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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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그릴스 시리즈>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획기적인 탐험을 하는 탐험가이자 '생존왕'으로도 등극한 인물 베어 그릴스가 경험을 바탕으로 기록한 '살아남기 서바이벌 소설'이다.

1권 <신들의 황금, 정글에서 살아남기>를 접한 뒤, 주인공 벡이 가진 매력에 사로잡혀 2권 <<늑대의 길, 깊은 숲 속에서 살아남기>>를 집어들었다.

주인공 벡이 마르코와 크리스티나 쌍둥이 남매와 함께 납치된 알 삼촌을 찾기 위해 정글 속에서 음식과 물, 그리고 네비게이션을 잃어버리는 위기와, 거대한 상어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쟁, 정글 속에서 은신처를 만들며, 재규어의 위협에서도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을 위한 긴장감 넘치는 모험을 보여주었다면, 이번에는 알래스카의 산을 넘어야 하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보여준다.

 

벡은 알 삼촌과 함께 아나캇의 보존을 위해 아나크족의 전통적인 삶과 그들이 터전에 대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경비행기를 타고 알래스카의 광야를 지나게 된다. 환경 단체인 그린포스의 특수작전 담당관이었던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가 탄 경비행기가 정글에서 추락한 탓에 그 생존 여부를 알지 못한 채 어느 덧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벡은, 경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 부모님의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알 삼촌과 함께 동행하게 된 또 한 명은 티카아니다. 이 지역 원주민인 이누이트족의 하나인 아나크족으로 아나캇의 추장인 진보적 사고의 소유자였던 아버지에 의해 신식 문물을 배우기 위해 앵커리지에 있는 학교로 보내졌던 그는 이번에 벡과 알 삼촌과 함께 돌아가게 된 것이다.

비행기 아래의 풍경을 보며 이십일 세기의 현대 문명 같은 것은 별로 쓸모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비행기는 엔진 과열로 인해 추락하게 된다.

 

다행히 벡은 금방 정신을 차렸고, 티카아니 역시 별 문제가 없는 듯 보였지만, 알 삼촌의 다리는 깊은 상처를 입은 채 기척없이 쓰러져 있었고, 조종사는 추락의 충격으로 즉사했다. 벡은 우선점검사항인 B(Breathign 호흡 확인, Bleeding 피를 흘리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Breaks 부러진 곳을 찾고, Burns 화상을 입은 곳을 살피기)를 재빨리 되짚어 삼촌의 상태를 파악하고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다행히 삼촌은 의식을 차렸지만, 경로를 이탈한 탓에 구조대가 언제 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삼촌을 이대로 둘 수 없었다. 벡은 삼촌에게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보금자리를 만들어 준 후 티카아니와 함께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알래스카 산을 넘어 마을로 가기로 결정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위험천만한 모험을 감행하게 되는데, 눈 덮인 산에서 허기를 달랠 먹이를 찾아야 했으며, 얼음 호수를 건너야했고, 크레바스 지역을 빠져나가야 했으며, 눈보라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은신처를 만들어야 했다.

그 뿐 아니라, 언제 공격할지 모를 곰과 늑대를 경계하면서 위험천만한 급류를 타야 했다.

 

이런 위험천만한 모험 속에서 얼음 호수에서 티카아니가 빠져 생존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으며, 배고픔에 순록의 위장에 들어있는 이끼를 꺼내 먹어야 했고,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기도 했다. 좀더 빠르게 마을로 가기 위해 뗏목을 만들어 강을 타다 급류에 휩쓸리기도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보여주는 벡의 생존기술은 긴장감 속에서 희열을 느끼게 해주었다. 특히 이런 놀라운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과학교과서 같은 지식을 끄집어내는 놀라움 뿐만 아니라, 벡의 긍정적 사고 방식은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어주었다.

 

"그냥 눈을 먹으면 왜 안되는데?"

"눈은 그냥 얼은 게 아니야. 빙점보다 훨씬 낮다고. 입으로 동상을 밀어 넣는 거나 마찬가지야.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헐면서 궤양이 생기지. 그러니 알 된 말씀. 게다가 입안에 눈을 넣으면 체온이 떨어지고, 그 말은 다시 체온을 올려놓기 위해 몸이 기력을 낭비해야 한다는 얘기잖아." (본문 188,189p)

 

<베어 그릴스 시리즈>는 '인간과 자연의 대결'을 보여주는 서바이벌 소설이지만, 2권 <<늑대의 길, 깊은 숲 속에서 살아남기>>는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조상의 지혜와 인간은 대지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명백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GPS가...이십일 세기의 선진 과학기술이 주고 최고의 작품이었지만이제는 죽은 생선만큼이나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아니, 그만도 못할지 모른다. 죽은 생선은 하다못해 먹기라도 하지. (본문 167p)

 

"저는 대지가 어떻게 먹을 것을 주고 나를 보호해주는지를 알았어요. 제가 좌우할 수 없는 힘에는 경의를 표하고 제가 통제할 수 있는 힘은 이용하는 법을 배웠죠. 대지에 싸움을 걸었다간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지만, 대지와 함께 살아가고자 이해한다면 그것이 계속 나의 존재를 지탱해주는 근원이 된다는 것도요." (본문 284p)

 

벡과의 모험을 통해 티카아니는 아나크족의 젊은 대변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미국의 젊은이이자 아나크족의 젊은이인 티카아니는 양쪽을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된 셈인데,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달 속에서 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우리가 자연의 일부임을 간과하고 살아간다. 자연과 인간의 대결을 보여주는 서바이벌 소설이며, 생존의 위협 속에서 벡은 무사히 살아남곤 하지만, 결국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것은 대지와 함께 살아가고자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늑대의 길, 깊은 숲 속에서 살아남기>>는 이렇게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벡과 아나크족의 젊은이 티카아니를 통해서 자연의 경이로움, 우리가 자연에 속한 아주 작은 일부라는 것 그리고 이런 대자연을 보존할 가치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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