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자 어디 갔을까?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2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7월
품절


요즘 우리 사회는 대화의 단절, 소통의 부재로 인한 사회적 문제로 몸살이를 앓고 있습니다. 가족의 해체를 비롯하여 이웃간의 벽을 쌓아두고 있으며, 서로 자신의 이야기가 옳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부모와 자식, 권력자와 국민, 상사와 사원들 사이에 소통의 부재로 인해 상처는 곪아가고 있지요. 진정한 소통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2011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그림책 TOP10'에 선정된 <<내 모자 어디 갔을까?>>는 짧은 그림책이지만 아주 강렬합니다. 특히 삽화는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아주 잘 표현하고 있어 이야기를 더욱 강하게 전달해주고 있는데 그림만으로도 이야기의 주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자를 잃어버린 곰은 모자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만나는 친구들에게 묻습니다.


혹시 내 모자 못 봤니?
응, 못 봤어.
알았어. 어쨌든 고마워. (본문 中)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묻고 대답하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있는 이들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듯 보이지만, 그림을 잘 살펴보면 그들은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대화는 무엇일까요? 서로 얼굴과 눈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서로 다른 곳을 보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눕니다.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일단 고개를 갸웃거리고 다음 페이지를 넘겨봅니다.

아뿔사, 이번에 만난 개구리와의 대화도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본 채 묻고, 대답합니다. 곰은 '알았어. 어쨌든 고마워.'라는 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하지만 먼가 무미건조한 느낌이 드네요.




이번에 곰은 토끼를 만납니다. 곰과 토끼 역시 다른 곳을 보고 대화를 나눕니다.

왜 나한테 물어보니? 난 본 적 없어. 어디서도 모자를 본 적 없어. 내가 모자를 훔쳤겠니? 나한테 더 이상 물어보지 마. (본문 中)

곰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다른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 이제 독자는 답답함을 느낍니다. 왜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곰은 계속 다른 동물 친구들을 만나고 묻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대화를 잘 나누고 있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서로의 눈을 마주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지친 곰이 바닥에 눕습니다. 그 모습을 본 사슴이 다가와 이유를 묻지요.
드디어 사슴과 곰은 서로 눈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눕니다. 사슴과의 대화 속에서 곰은 드디어 모자를 봤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그렇게 다시 만난 토끼와의 만남 속에 그들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 그들은 대화는 하지 않지만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 보입니다.

사슴과의 대화를 통해서 이제 이 작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곰이 만나 묻고 대답하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대화'라기 보다는 그저 일방적인 말을 건넨 것 뿐이었습니다. 바로 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대화의 단절의 예가 될 수 있겠네요.

처음에 곰이 토끼를 만났을 때, 토끼의 대답에 귀를 기울였다면, 토끼의 눈을 바라봤다면 모자는 금방 찾을 수 있었겠지요? 진정한 대화는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반응하는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내 모자 어디 갔을까?>>는 짧은 대화와 그림으로 이 모든 것을 표현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소통의 부재에 대한 걱정도, 진정한 대화가 무엇인가에 대한 사설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대화가 무엇인가가 아주 강하게 다가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두둑!
탕무니우 글.그림, 서정애 옮김 / 계수나무 / 2012년 7월
절판


서울은 연이은 폭염으로 찌는듯한 더위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단비라도 내려주면 이 더위가 가실 듯 한데, 얄밉게도 햇빛은 더욱 강하게 내리쬐기만 하네요. 얼마 전 무더위가 계속 되는 중에 서울에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 비가 어찌나 반갑고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무더위으로 인한 갈증 탓에 시원한 물만 찾게 되네요. 창가에 놓아둔 화분도 갈증으로 바짝 말라있는 탓에 물을 뿌려주었습니다. 산에 사는 식물, 동물들은 얼마나 목이 마를까요? 시원하게 비가 내려주었으면 싶은 여름날입니다.

시원한 비는 내리지 않지만, 시원함을 주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바로 <<후두둑>>입니다. 의성어로 된 제목이 시원한 느낌을 주네요.


똑, 똑, 또도독, 뚜두둑...........
가랑비가 내립니다. 산골짜기를 타고 흘러 내린 빗물은 흐르고 흘러 메마른 풀밭에 닿았지요.


후루룩, 후루룩,

커다란 코끼리들이 제일 먼저 물을 마시러 왔어요. 뒤이어 사나운 사자들이 물을 마시러 왔고, 그 뒤로 뚱뚱보 하마들도 물을 마시러 왔네요.


쿵쾅! 쿵쾅! 쿵쾅!

수많은 영양 떼들도 물을 마시러 몰려왔습니다.
너도나도 물을 마시다보니 웅덩이가 작아져버렸네요.


느림보 거북이는 한참 후에야 웅덩이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올챙이도 물을 마셔야 한다네요.
그래서 공정하게 가위,바위,보로 물 마실 순위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거북이 이겼어요. 거북과 올챙이의 희비가 교차할 때,


우르릉, 쾅쾅! 우르릉, 쾅쾅!
후두둑! 후두둑! 후두둑!

소나기가 내려 웅덩이가 다시 커졌네요. 이제는 올챙이도 물을 마실 수 있겠지요?


우리가 살아가는데 비는 정말 소중한 자연입니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후두둑>>에서는 다양한 의성어를 통해서 비가 내리는 자연을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비의 소중함,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과정 속에서 또 하나 배울 것은 바로 자연의 순리지요. 생태계의 질서에 따라 순서대로 물을 마시는 모습을 통해서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豊子愷 아동 및 청소년 부문 최우수 그림동화 수상작 <<후두둑>>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 물의 소중함과 더불어 자연의 이치를 통해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거 같아요.
다양한 의성어가 수록되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운 여름 후두둑 떨어지는 비소리는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네요.

(사진출처: '후두둑'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종이 접기, 종이 공작은 손을 이용한 활동으로 아이들의 소근육 발달에 도움을 주어 관심이 높다.

더군다나 공룡은 유아들에게 가장 호기심을 유발하는 소재이기 때문에, 이 작품은 아이들의 흥미를 높일 수 있는 작품일 듯 싶다.

아이와 함께 활동하다보면, 아이의 마음을 더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거 같다.

 

 

 

 

 

 

 

 

 

 

믿음이는 아이들과 자주 시청하는 <붕어빵>에 출현하는 아이다. 속담을 유독 잘하는 어린이인데, 이번에 책을 내게 되었나보다.

속담은 조상들의 지혜가 잘 담겨져 있어, 속담을 배우는 과정 속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믿음이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어린이라서 이 작품은 그만큼의 관심을 얻을 수 있을 거 같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고민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식단이다. 성장기 아이들이 잘 먹고, 잘 클 수 있도록 영양만점의 밥상을 차려주고 싶은데, 요리에 그닥 소질이 없는 나로서는 늘 고민이고 걱정이다. 그다지 키가 크지 않은 작은 아이도 , 체력이 부족한 큰 아이도 식단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지 미안하고 걱정스럽다. 이런 안타까움을 이 책을 통해 해결 할 수 있을 거 같다.

 

 

 

 

 

 

 

직장을 다니다보니, 주말에는 밑반찬을 준비해야한다.

그러다보니 일주일 내내, 그리고 한달 내내 같은 밑반찬을 먹게 된다.

음식에 재주가 없다보니 할 줄 아는 음식도 없고, 늘 저녁이 고민이고 걱정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밑반찬>>이라는 제목이 확~!!! 눈길을 사로잡았다.

저녁 걱정, 반찬 걱정을 말끔히 씻어줄 듯 싶다.

 

 

 

 

 

연이은 폭염으로 너무도 힘겨운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러다 저녁에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으면 더위를 잊을 수 있어 너무도 행복하다.

7월에도 새로운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고, 눈길을 사로잡는 책들이 너무도 많다.

이 더위를 말끔히 씻어줄 책들이 있어 폭염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 같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브캣 2012-08-04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동화세상 2012-10-02 15: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종이달 2022-08-05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17세 - 2006 제38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당선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21
이근미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15살인 딸아이는 사춘기의 절정을 맞고 있다. 나와 딸의 대화는 각자 얼굴을 붉히는 걸로 끝이 난다. 이른바 세대차이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틈이 생긴 듯 하다. 화가 나 붉으락푸르락했지만 돌이켜보면, 나 역시 사춘기를 겪으면서 부모와의 갈등,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조바심 등으로 엄마와 갈등을 겪었었다. 15살이었던 때의 나는 부모에 대한 불만을 많이 갖고 있었던 터라, 엄마와의 갈등이 많았을 때였다. '딱 너같은 딸만 낳아서 키워봐라' 하시던 엄마의 말씀을 요즘 절감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딸의 나이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17세>>를 읽기 전까지는.

 

'저, 가출합니다.'

딸이 집을 나갔다. 30년 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본문 11p)

 

30년 차이가 나는 이들 모녀는 생일이 같은 날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17세에 가출을 했다는 공통점을 갖게 된다. 딸 다혜는 엄마 무경과 함께 맞는 여섯 번째 생일을 닷새 앞두고 집을 나갔다. 29세에 엄마의 성화에 마지못해 결혼을 했지만,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자 남편은 변했고, 다른 여자를 데리고 왔다. 항변할 사이도 없이 쫓겨난 무경은 3년이 세월이 기억하기 싫은 악몽과 같았고, 겨우 두 돌이 지난 아기였던 다혜와도 헤어졌다. 이후 알콜중독인 아빠와 살던 다혜는 아빠가 세상을 떠나자 10년 만에 고모의 손에 이끌려 무경 앞에 나타났다. 그렇게 5년을 함께 살게 되었지만, 몇 년 만에 합께 살게 된 사춘기 딸과 간극을 좁히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었다. 다혜의 가출로 무경은 아무 계획 없이 다시 만난 이후 딸을 위해 노력한 게 너무 없다는 걸 아프게 되새겨야 했다. '저, 가출합니다.'를 컴퓨터 화면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계속 넘어가게 만들어 놓은 글자를 무렴히 바라보고 있을 때, 무경은 다혜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엄마는 m0707, 나는 d0707로 메일을 만들었어요. m은 마더, d는 도러의 첫 글자고 0707은 엄마랑 내 생일이에요. m은 엄마 이름의 무경의 첫 글자도 되고 d는 내 이름 다혜의 첫 글자도 돼요. 신기해. 생일에 7가자 두 개나 들어 있으니 우리에게 분명 행운이 올 거예요." (본문 15p)

 

인터넷을 연결하던 날, 생전처럼 화사하게 웃으면 자신에게 말을 건네던 다혜를 떠올리며 무경은 자신이 가출 했던 얘기를 다혜에게 진솔하게 들려줌으로써 가출한 다혜와 소녀 무경이로 대화를 시작한다.

이제 이야기는 m0707이 d0707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를 통해 액자소설형식을 취하게 된다. 편지는 30년 전 17세였던 무경의 중학교 3학년부터 진학문제로 고민하고 가출하게 된 경위를 시작으로 총 열 번의 편지를 다혜하게 보내게 된다.

우수반으로 부산여고에 진학을 꿈꾸었던 무경은 여상을 가야하는 집안 형편에 좌절하고 했고 결국 고등학교에 지원하지 못 한채 1년을 보낸 후 가출하게 된다. 꿈조차 꿀 수 없게 된 것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깨달은 그 순간, 무경은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성희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중졸이력으로도 입사가 가능한 화섬회사에 성희와 나란히 취직하게 된다.

어엿한 사회인이 된 무경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사회생활을 통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또한 청춘의 아름다운 추억이 될 법한 첫사랑도 양념처럼 곁들여져 있다.

 

무경의 편지를 읽은 다혜 대신 로그아웃하지 않은 다혜의 메일을 읽게 된 17세 진구로부터 편지가 도착한다. 세 번째 가출을 한 진구는 전국의 아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단찮은 도시의 학교를 다니는 자신이 경쟁력을 기를 여건이 되지 않음에 가출을 했음을 밝히며, 자신의 꿈은 작가이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진구의 편지를 통해서 현 교육 현실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좌절감이 얼마나 큰지 이해하지 되었으며, 가출청소년에 대한 뿌리깊은 우리들의 편견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도 조금은 깨닫게 되었다. 소통을 원하는 계속되는 무경의 편지에 드디어 다혜의 답장이 도착한다.

 

도대체 왜 떠났니, 라고 다시 물으신다면 죄송하지만 늘 떠나고 싶었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어요. 사실 우린 같이 살아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그런데 제가 갑자기 엄마 삶에 끼어들어 부담을 주고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중략)

전 사실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우리 형편에 가당치도 않은 꿈이라는 걸 깨닫고 포기했어요. 그래서 한 번도 그림 얘기를 꺼내지 않은 거예요. 좀 여유가 생기면 검정고시 봐서 2년제 대학에 가려구요. 산업디자인 쪽에 아주 강한 학교가 있어요. 들어가긴 힘들지만 졸업하면 취업률이 100%예요. 거기 나와서 취직하면 그때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릴까 해요. (중략)  (본문233, 236p)

 

무경의 편지를 계속 되었고, 자신이 열망하던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면서 하고 싶었던 일을 다시 되찾아가는 과정을 다혜에게 들려준다. 어린 무경의 계획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함을 상기시킨다.

다혜와의 재회가 펼쳐질 결말을 기대했지만, 결말은 예상을 빗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은 해피엔딩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소통했으며, 세대간의 간극을 확실히 좁혔으므로.

 

'미래는 아무도 몰라. 우리가 계획한 대로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건 우리의 몫이야.' (본문 388p)

 

어디에서건 끊임없이 계획을 세웠고 그중에서 이뤄지지 않은 것이 더 많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내가 어떤 계획을 세웠건 내 인생이 전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과 어느 날 내가 그토록 원했던 일이 나의 계확과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걸 10대에 겪었기 때문이다.......중요한 건 자신이 생각하는 정상에 서는 것이다. 이강우 씨가 말했던 그 정상. 내가 좋아하고 마음 편한 그곳이 정상인 것을. (본문 342p)

 

사춘기 딸과의 대화는 자꾸만 엇나간다. 가끔 미니홈피, 휴대폰 문자를 통해서 소통의 끈을 놓지않고 있지만 그 간극을 좁히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부모의 입장에서만 딸을 바라보기 때문이었던 거 같다. 수많은 고민과 갈등을 겪었던 15세의 나로 돌아가 딸을 마주대했다면 우리는 그 간극을 좁힐 수 있었으리라. 다양한 책을 읽으며 소통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소통하고자 했지만, 진정한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거 같다. <<17세>>를 통해서 그 의미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나만의 입장이 아닌 딸과의 눈높이를 맞추어 이야기해보자. 그 세대간의 간극은 좁혀질 것이다. 왠지 가슴이 뛴다.

15세의 나로 돌아가는 일, 그리고 그 눈높이로 딸과 마주하는 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느낌이다.

 

<<17세>>는 어린 나이에 꿈을 접고 사회생활을 하게 된 무경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꿈, 우정, 사랑 그리고 소통과 가족의 해체 등을 다룬다. 가출을 딸을 찾기 위해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전단지를 배포해서 찾으려하기보다는 메일을 통해 딸과 소통하려했던 무경은 이제 전단비를 만들려고 한다. 이제 비로소 그들은 가족이 되었으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야의 딸, 마들 - 제1회 한우리 문학상 우수상 한우리 문학 높은 학년 2
김하늬 지음, 백대승 그림 / 한우리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역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어린이를 위한 '역사동화'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겨났다. 역사동화는 역사적 사건에 상상력을 불어넣은 장르로,  소용돌이 치는 사건 속에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역사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데, 마치 스스로가 주인공이 된 듯 역사적 사건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함으로써 역사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동화적인 감동이나 성장할 수 있는 소스로 함께 수록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해준다.

요 근래 역사동화를 몇 편 읽어보았는데, 가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가야의 딸, 마들>>이 내게는 처음이다.

가야의 역사는 워낙 소략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가야사를 복원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역사를 배울 때도 가야는 극히 미비하게 언급되고 있는데, 반 만 년 역사에 속에 가야 역시 하나의 줄기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야의 역사는 여러 소국 중의 하나로 평가절하되고 있다. 고구려, 백제, 신라와 함께 사국시대를 열어갔지만 잊혀져간 가야, 그 비운의 나라 속에서 씩씩하게 성장했던 마들의 이야기는 가야의 역사적 배경 속에서 더 큰 감흥을 준다.

 

열두 살이 넘었지만 아직 혼자 있는 걸 두려워하는 마들이는 겁나거나 무섭고 두려운 일이 닥치면 파랗게 질린 얼굴로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도록 구역질을 한다.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엄마, 왕비의 무덤에 함께 껴묻힌 아버지, 세상에 마들이는 오빠 산내와 딱 둘 뿐이다. 임금님의 항복으로 철의 왕국, 가락국이 신라의 속국이 되면서 마들이와 산내는 신라 어린이들과의 싸움으로 형제의 나라인 또 다른 가야국을 찾아 길을 나선다.

 

 

 

"수로왕은 커서 가락국을 다스리고, 나머지 다섯 명은 다른 마을로 가서 나라를 다스렸다더라. 그래서 우리 가야는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라더라."

"참말로? 그러면 우리 가야가 여기 말고 또 있나?" (본문 28p)

 

마침내 이들은 안라국에 도착하고, 아픈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사공일을 하는 치우의 도움을 받은 마들과 산내는 안라국에 정착하게 되지만, 마들은 약방의 드난살이를 하게 되고 산내는 가마에서 도공일을 배우게 된다. 달포 후 마들이는 부엌에서 내쫓기면서 약방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혼자 약초를 캐러 다닐 정도가 되었다. 위험한 산에서 혼자 약초를 캐는 일을 겁내했던 마들은 처음 보는 약초를 먹고 쓰러졌다가 산 속에서 할아버지와 만나게 된다. 그는 가락국의 왕실 호위 무사로 왕이 신라에 항복하고 예물을 바치러 가는 날 길을 벗어나 이 곳 산에서 머물고 있었던 것인데, 이 인연으로 마들은 무사 할배로부터 검술을 배우게 된다.

 

 

 

"왜 용감하고 씩씩해지려느냐?"

"저도 남들처럼 강하고, 두려움 없이, 살고 싶습니다." (본문 75p)

 

몸이 부서지도 아파 슬그머니 꾀가 생기기도 하지만, "버텨라. 네가 강해지고 싶다면 버티고, 또다시 힘없고 가난한 백성으로 떠돌고 싶다면 내려도 좋다!" (본문 80p) 라는 무사 할배의 말에 마들이의 가슴 밑바닥에 웅크려 있던 무언가가 마들이를 다잡아주었다.

한편 왜 도공이 됐는지, 어떻게 도공이 됐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하지도 못했던 산내는 토우 만드는 것이 좋아졌고, 자신이 아는 모든 가락국 사람들을 만들어보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후 마들을 걱정하는 산내로 인해, 산내와 치우도 무사 할배에게 검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치우야, 너는 뭐가 되고 싶노? 꿈이 뭐꼬?" (본문 113p)

 

벗아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질긴 끈이 할아버지와 치우를 옭아매고 있어 치우는 고된 직업이지만 사공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치우는 마들의 물음에 할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삶을 생각해본다.

 

"너는 네 맘대로 살 수 있다. 너는 네가 가고 싶은 데로 갈 수 있다. 할배한테 물어봐라. 내 말이 틀린가." (본문 114p)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본 약방 멀방 어른은 그들을 첩자로 몰아세웠지만, 탈출에 성공한 이들은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또 다른 가야국인 반파국으로 향한다. 이 즈음 반파국은 스스로를 지키기 우해, 철의 왕국인 가야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흩어진 가야의 젊은이들이 모여 힘을 모으고 있었고, 무쇠처럼 강하고 단단해지겠다는 마들이는 그 꿈을 향해 노력하여 토약질하던 겁쟁이에서 단단한 무쇠가 되었다.

 

 

 

"행님, 저 무덤은 뭔데 사람들이 자꾸 찾아오고 쳐다보고 합니까?"

"그런 여자애가 하나 있었제. 그 애는 걸음이 느리고, 잘 울고, 겁이 많았제. 너무 겁이 나 자기 힘으로 어쩔 수 없을 땐 꺽꺽 토악질을 해 댔제....그 애는 자라서 무쇠가 되려고 했제. 쇳물이 굳어 쇳덩이가 되는 것처럼 강하고 단단해지려고 했제."

"그래서요?"

"결국 그렇게 됐다. 자, 이제 일이서라. 쇠는 완전기 굳기 전에 두드려야 무기가 되든 농기구가 되든 되는 거다. 세상에 태어났는데 우리도 뭔가 하나는 돼야지?" (본문 177,178p)

 

 

 

마들이가 여전사가 되고 싶었던 것은 엄마 신라 병사들하고 싸우려는 게 아니라 자신과 싸우기 위해서였다. 가난하고, 힘없고, 약하고, 겁쟁이 울보에다가 공벌레인 자신과 싸우고 싶었던 거였다. 나를 극복해 보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보기 위함이었다. (본문 167p) 요즘 우리 아이들을 보며 어른들은 나약해졌다는 말씀을 하신다. 컴퓨터의 보급, 물질풍요 등으로 풍족함과 편리함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 앞에서는 맥없이 주저앉는다. 부모의 과잉보호 속에서 자란 탓일지도 모른다. 어려운 문제 앞에서 주저하다 그대로 돌아서버리기도 하고, 힘들어서 못 하겠다며 '나는 그것밖에 못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큰 아이를 보면서 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겁쟁이었던 마들이는 한번 더 힘을 내면 그 한계를 넘을 수 있음을 내 아이에게 그리고 용기내지 못하고 자신의 한계를 그어버린 어린이들에게 말하고 있다.

마들이 뿐만 아니라, 꿈조차 꾸어보지 못하고 그저 고된 사공이 되어야 한다며 자신의 한계점을 그어놓았던 치우, 엄마와 헤어진 뒤 입을 닫아버리고 아버지의 옷자락에 숨어 살던 교, 자신들을 지켜 주지 않고 떠난 부모에 대한 미움을 가졌던 산내 역시 마들 못지않게 어린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는 주인공들이다.

 

"뭐가 안 되는데? 왜 안되는데? 네가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안 되는 거다!" (본문 114p)

 

나라를 빼앗기고, 부모마저 빼앗겨야했던 가야국의 비극적인 역사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이들의 마음가짐과 노력을 더욱 가슴에 와닿게 해주는 배경이 되었던 듯 싶다. 동화적 스토리에 가미된 가야의 탄생설화와 가야의 풍습 등은 반 만 년의 역사의 한 줄기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라진 고유어를 접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어려운 단어였지만, 단어 옆에 쉽게 풀이해줌으로써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도록 도와주면서, 아이들에게는 잊혀져가는 고유어를 접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선물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코끝을 찡하게 하는 감동까지 전하는 결말까지 너무도 마음에 드는 구성이다.

 

"..........한 핏줄이니까. 나도 거슬러 올라가면 가락의 공주라더라. 가야와 신라, 백제와 고구려가 본래 한민족이었다더라." (본문 122p)

 

가야 역사에 대한 평가가 옳고 그르든 간에, 가야 역시 우리의 역사임에는 틀림없다. 이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꿈, 희망, 용기 등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 제공하고 있지만, 또 하나 기억할 것은 바로 이러한 역사 속에 우리가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저자의 이런 바램이 이야기 속에 주인공들을 통해서 잘 스며들었던 거 같다.

 

(사진출처: '가야의 딸, 마들'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