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사이 쑤시기는 정말 재밌어! - 저학년을 위한 9가지 생활 습관 동화 상상의집 생각마당 1
윤정 지음, 노은정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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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어릴 때의 바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지요. 바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사실 마음처럼 잘 지켜지기는 힘듭니다. 귀찮은 방정리 좀 안 하면 어때요? 맛있는 것만 먹으면 안되나요? 게임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꼭 책을 읽어야해요? 자주 씻는 건 너무 귀찮아요...아이들은 분명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거에요. 왜 아니겠어요. 노는 건 너무너무 재미있고, 게임도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는데, 엄마는 책 읽어라, 씻어라, 숙제해라, 하며 늘 잔소리만 하니까요. 습관을 고친다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자신들의 마음도 몰라주고 잔소리만 하는 엄마가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어린이 스스로가 바른 습관을 가져야 할 이유를 알게 된다면 달라질 수 있답니다.

저학년을 위한 9가지 생활 습관 동화 <<발가락 사이 쑤시기는 정말 재밌어!>>는 우리 어린이들이 세 친구의 주인공들을 보면서 바른 습관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깨닫고, 자신의 생활습관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랍니다.

 

 

이 책에서 만나 보게 될 9가지 생활 습관은 일찍 일어나는 시간 습관, 편식하지 않는 식습관, 고운 말을 쓰기 위한 언어 습관, 청결 습관, 숙제를 미루지 않도록 돕는 공부 습관, 게임에 너무 빠지지 않게 도와주는 절제 습관과 정리 정돈을 위한 청소 습관, 아껴쓰는 절약 습관, 책 읽는 독서 습관입니다.

천방지축 왕장군, 게으름뱅이 안공주, 편식생이 하나만이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이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 집 9살 아들녀석과 닮아 있는 부분도 있지요. 책을 읽는동안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면서 분명 자신의 나쁜 점을 하나둘 떠올리게 될 거에요.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깨달아간다면 정말 이보다 좋은 교육 효과는 없으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일주일에 네 번은 지각을 하는 공주가 또 지각을 했네요. 헐레벌떡 학교에 가니 문이 잠겨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토요일이었네요. 편식쟁이 나만이는 체험 학습날 엄마가 김밥에 부추를 넣어준 탓에 화가 났습니다. 퇴근해서 돌아온 엄마에게 잔뜩 화를 낸 나만이는 엄마가 만들어준 알록달록 예쁜 색깔의 부침개를 맛있게 먹고 화를 풀었지요. 그런데 이게 왠일이에요? 맛있게 먹은 부침개가 모두 채소로 만든 거라네요. 태권도장에 간 장군이는 새로 온 3학년 형이 욕 하는 걸 듣고 똑같이 따라하게 되었어요. 자신의 입에서 걸레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입안을 마구 헹구는 장군이는 다시는 나쁜 말을 쓰지 않을 것 같네요.

공주라는 예쁜 이름을 가졌지만, 결코 하는 행동은 공주같지 않은 공주는 코도 후비고, 발가락 사이도 후벼 까맣게 된 손톱때문에 창피를 당하네요. 금요일 오후, 드디어 주말이 된 것에 신이 난 공주는 숙제가 많은 걸 알았지만 주말을 생각하고 미루고 또 미룹니다. 결국 숙제를 못해서 월요일 아침 일찍 장군이 숙제를 베껴 쓰다 걸려서 많이 부끄러웠답니다.

생일날 삼촌은 나만이가 갖고 싶었던 게임기를 사주었지요. 하루에 30분씩만 게임을 하기로 약속했던 나만이는 결국 약속을 어기고, 엄마를 걱정시키고 동생 나리를 울렸네요. 나만이는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을 절제할 수 있을까요?

장난감으로 온 방을 어지러 놓은 탓에 종합장을 못 찾은 장군이, 지우개를 연필이나 칼로 조각내고, 지우개를 또 사며 아껴쓸 줄 모르는 장군이, 엄마가 골라 주는 책은 다 재미없다며 책 읽기 싫다는 나만이도 바른 습관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 책은 9가지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이야기를 되짚어 보며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질문들과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천해 봐요]를 수록하고 있어 질문을 통해 깨달은 바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발가락 사이 쑤시기는 정말 재밌어!>>는 어린이들이 세 친구들을 통해서 충분히 공감하고, 좋은 습관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생각하게 하지요. 책에 수록된 [내 생활 습관을 점검해 봐요!]를 통해 어린이 스스로 자신의 생활 습관을 점검해 보면 더 좋을 거 같네요. 엄마의 잔소리보다는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줄 수 있는 책이 더 큰 효과를 주겠지요?

아홉 살 아들녀석의 나쁜 습관-식습관, 독서습관,절제습관-, 이제 고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쁜 습관 이제 그만~!!!!!!!!!

 

(사진출처: '발가락 사이 쑤시기는 정말 재밌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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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스케치 노트 스케치 노트
아가트 아베르만스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진선아트북 / 2012년 7월
품절


(어머님 솜씨-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화질이 그다지 좋지 않음을 감안하여 봐주세요)

학창시절 그림을 조금 그릴 줄 아는 나였지만, 사회 생활과 결혼 생활을 하면서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그림을 배워보고 그리고 싶다고 느낀 것은 시어머님이 취미삼아 그림 그리는 것을 본 뒤부터였다. 한 번도 그림을 배운 적 없으지만, 도화지 가득 스케치를 하신다. 열정적인 어머님의 모습을 지지하고 싶은 마음에 수채화 재료와 이젤을 선물로 드렸더니, 너무도 행복하신다. 시댁을 방문하면, 어머님은 새로 그린 그림을 자랑하시고, 나 역시도 어머님의 그 열정에 감탄을 하며 부러워한다. 그 모습에 나 역시도 그림을 배우고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직장생활과 집안일로 그림을 배운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그나마 간간히 미술을 배울 수 있는 서적에 관심을 갖고 따라해보는 것으로 대신하면서 그림에 대한 열망을 충족시켜본다.




얼마 전 진선아트북에서 출간된 <이지 드로잉 노트>를 보고 따라하며 단계별 다양한 드로잉을 익히고 배우고 연습하곤 했는데, <<식물 스케치 노트>>를 통해서 식물 그리기에 도전해보고자 한다. 과연, 가능할까? 다행이 이 책은 이 의문에 대해 가능성을 열게 해 주었다.




형태, 볼륨, 음영, 질감과 색, 남겨 두기와 닦아 내기 그리고 색을 칠하는 법 등을 배우는 '그리기를 배우자' 편에서는 저자의 노하우가 잘 기록되어 있는데, 섬세함과 꼼꼼함이 잘 드러난다. 표현 방법에 다른 느낌을 주는 연필 바림질, 붓에 가하는 압력에 따라 종이에 남는 물감의 양이 달라지는 기법 등을 살펴보면서 감탄을 연발한다.



자작나무, 카나리야자, 유칼립투스 종, 수베르참나무 등 서로 다른 나무껍질의 고유의 문양과 색을 표현한 부분은 나무껍질의 질감을 느껴지는 듯하다. 곳곳에 수록된 Tip은 저자의 세심함이 느껴지는데, 이 노하우가 있어 초중고급자들의 그림에 작품성과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듯 하다.



'갖가지 환경 속의 식물'편에는 저마다 나름의 모양을 띠고 있는 식물을 생동감있게 그리는 방법을 수록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다양한 그림들이 생생하게 보여지고 있는데, 그에 따른 구체적인 설명들을 통해 그려볼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90여 페이지의 짧은 글 속에 식물 수케치에 대한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다. 따라그리지 않아도 보는 것만으로도 풍족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랄까. 그림으로 이렇게 섬세하면서도 생생함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면서 몇 번이고 책을 들추어 보지만 전혀 질리지 않는다. 그림을 즐겨하는 시어머님에게도 한 권 선물해야겠다.

(사진출처: '식물 스케치노트'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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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할 일 작업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
김혜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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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두 가지이다.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내가 지금 하는 선택이 옳은 것인가'.

중2 딸아이에게 요즘 내가 던지는 질문은 바로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이다. 질문을 던져보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언제나 '잘모르겠어'다. 앞으로 무엇을 할지 딸아이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이 질문에 빨리 답을 한다는 것은 무리이며,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이 고민과 선택 그리고 결정은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다. 문학박사인 정진희님은 이 성장의 사이클을 '행하기, 견디기, 바라보기, 깨닫기, 다시 오늘의 할 일'라고 했다.

<<오늘의 할 일 작업실>>에서는 주인공 초우를 통해 이 성장의 사이클을 보여준다.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그리고 지금 하는 선택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잔잔하게 그려졌다.

 

"그림을 배우고 싶어요."

눈앞이 확 트이는 기분, 내가 말해 놓고도 이런 말이 있었구나 놀라게 되는 말. 조금씩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뭔가 분명한 것을 손에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본문 8p)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초우가 작업실에 들어섰다. 그림으로 대학을 가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아닌 초우는 학생은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견지 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작업실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건우 오빠...하늘이 오빠가 다녔던 그 작업실에.  큰아빠의 반대로 미술을 그만두고 대학에 가기 위해 초우네 집에서 함께 살았던 사촌 건우 오빠는 몰래 작업실을 다녔다. 그러다 건우 오빠는 제작년 교통사고로 죽게 되는데, 초우는 건우 오빠에 대한 미안함, 그리움으로 작업실에 찾게 된 것이다.

그 와중에 초우는 작업실에서 만난 선배들, 친구, 후배들과의 생활 속에서 자신이 그림을 그리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앞서 말한 성장의 사이클이 보여진다.

초우네 가족, 그리고 작업실의 선생님과 학생들은 모두 건우의 죽음에 대한 자책감을 가지고 있다. 건우가 부모 몰래 작업실 다니는 것을 눈감아 준 초우네 부모를 비롯, 작업실에서 일명 '습격'이라는 작업으로 죽음을 당한 건우와 함께 있던 학생들과 습격을 가는 것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았던 견지 형 등 건우의 죽음은 이들에게 깊은 상처로 남아 있었다.

건우의 사촌 동생이라는 것을 숨기고 있던 초우는 이렇게 건우의 죽음 뒤에 숨겨진 비밀들을 알게 되지만, 이는 오히려 상처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견지 형이나 건우의 죽음으로 자책감을 가졌던 경하, 건우를 많이 따랐던 이환 등이 가진 상처가 치유되는 기회가 된다. 처음 건우 오빠의 빈자리를 채우고자 다녔던 작업실에서 이제 초우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바로보게 된다.

 

"초우야, 너는 왜 그리는 거니? 왜 여기에 있니? 건우 때문이니. 그건 좀....슬프잖아." (본문 182p)

오빠가 하는 일은 다 대단하고 의미있어 보였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 작업실에서 건우 오빠처럼 배우고 싶었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오빠의 그림자를 뒤집어 쓰고 작업실에 머물고 있는 걸까. (본문 183p

 

<<오늘의 할 일 작업실>>에서는 초우의 성장과정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다. 건우의 죽음으로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견지 형 역시 성장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며, 이환, 경하, 강강이 등 다들 다른 모습으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성장해가고 있었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고민을 안고, 다른 선택을 하고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서 있는 이들의 모습은 당당했고 아름다웠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불투명하고 알 수 없는 미래이지만, 그들은 자신을 알아가는 작업 '오늘의 할 일'을 잘 해내갔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할테니 말이다.

 

성장의 메커니즘을 돌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통하여 내 모습은 보다 구체화되며 나의 앞길 역시 명료해진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내어 나를 촘촘히 채우는 것, 그래서 알 수 없는 나 자신을 알아가는 작업-그것이 작가가 말하는 '오늘의 할 일' 이다. (본문 306p)

작업실의 이름은 바로 '오늘의 할 일'이다. 밥 먹기, 학교 가기, 작업실에서 작업하기. 매일매일 하겠다고 결심하고 다이어리에 적고, 그러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내라는 이름 '오늘의 할 일'.

'오늘의 할 일'이라는 단어가 참 마음에 든다. 그동안은 별 의미없이 오늘 해야 할 일을 적어두곤 했는데, 그 속에 담겨진 의미가 이 책을 통해서 색다르게 다가왔다. 아마 '오늘의 할 일' 속에 성장이라는 사이클이 담겨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림 그리는 아이들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열망이 그림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아이들의 성장 속에 잘 녹아들어 있다.

<<오늘의 할 일 작업실>>은 나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자신과 대면해야 하는 과정과 그 변화되는 심리를 초우를 통해서 잘 표현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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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기억
다카하시 가쓰히코 지음, 오근형 옮김 / 네오픽션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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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시절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 일이 있는가하면, 어떤 일들은 전혀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없다. 아마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이기에 나도 모르게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말았나보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우연한 계기로 망각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된 적이 있다. 하나의 기억이 또 하나의 기억을 끄집어내면서 그 당시 겪었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잊고 싶었다. 그런데 연쇄반응처럼 하나의 기억으로 인해 모든 것들이 되살아났다.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기억들을 나는 다시 잊어보려하지만, 잊혀지지 않는다.

 

<<붉은 기억>>는 기억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낯설지않은 어떤 기억을 뒤쫓으면서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망각 속에서 끄집어낸 기억과의 대면은 고통스럽기만 하다. 기억을 소재로 한 7편의 단편은 추리소설 형식을 띄고 있는데, 충격적인 결말과 반전은 놀라운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선명한 붉은 색이 꼭 감은 내 눈에 서서히 펼쳐졌다. (본문 25p)

[붉은 기억]은 5년만에 만난 친구가 가지고 있던 고향 모리오카의 오래된 주택 지도로 기억이 되살아난 야마노는 오랫동안 망각하고 있던 기억을 되짚어보다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는 63년 고등학교 시절의 지도를 찾아보지만, 기억 속의 소녀가 살았던 집은 어쩐 일인지 나와있지 않다. 필사적으로 기억을 더듬어보지만 기억 속의 장소와 지도는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 고향을 방문한 그는 고등학생 시절 알게 된 초등학생 아야코에 대한 기억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게 되고, 그 기억을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20년이나 고통에 시달려왔던 기억, 붉은색에 시달려왔던 그 기억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진실을 그는 이해할 수 없다.

 

[뒤틀린 기억]는 어머니의 죽음의 진실을 확인한 화가의 뒤틀린 기억을 담아내고 있다. 30년 이상 찾아 헤매던 곳을 한 장의 사진으로 찾게 된 그는, 어린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산길을 걸어 당도했던 그 숙박업소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그는 시즈코라는 한 여성과 만나게 되고, 그 여성이 엄마와 함께 묵었던 그 방에 아들과 함께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낯익은 느낌을 주는 시즈코와의 하룻밤을 보낸 그는 자신이 이곳을 찾은 이유를 설명하게 된다. 그는 어린시절 어머님가 죽은 원인과 대면하고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다.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말할 수 없는 기억]은 강연회를 마치고 고향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강에 빠져 죽은 노리코의 오빠로 인해 잊었던 과거를 떠올린다. 노리코의 죽음과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면서는 그는 그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추적하게 되고, 진실과 마주한다.

 

어떤 기억에 부딪혀 나는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본문 144p)

 

[머나먼 기억]에서도 망각을 떠올리면서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는 내용을 담았다. 어린시절 고향을 떠난 그는 고향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혼자 아들을 키워낸 엄마는 고향 이야기를 꺼려했기에 고향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그는 촬영차 고향에 들렀다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하나 둘 떠올리게 되면서, 마침내 망각 속에 묻어두었던 충격적인 장면을 떠올린다. 그 기억은 온몸이 얼어붙을 듯한 한기를 전해주었다. 온전한 망각의 세계를 보여준 작품이다.

 

[살갗의 기억]은 사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결말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 작품은 기억보다는 엄마의 뱃속에서 이어받은 어머니의 살갗 기억을 보여주고 있는데, 모성애로 마무리되는 작품이라 그런지 충격적인 결말이나 반전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안개의 기억][어두운 기억]은 앞서 보여주었던 충격이나 반전이 다소 미비했던 작품이다.

 

기억은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점점 왜곡되어지고, 결국 기억은 왜곡 속에서 진실과 다르게 저장되고만다. 그 왜곡된 기억이 진실과 마주했을 때 누구나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으리라. <<붉은 기억>>은 왜곡된 기억 혹은 진실을 숨기려는 망각 속에서 진실과 마주하면서 괴로워하는 주인공들을 통해서 자신의 기억을 되짚어보게 한다. 왜곡된 기억이 마치 사실인 듯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는 분명 우리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기 위한 목적이 다분히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감추기 위해 왜곡하고, 망각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각자가 숨겨고 있는 이 진실을 끄집어내고 싶었던 것 같다. 진실은 고통스러울지라도 왜곡된 기억과 망각보다는 덜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려주려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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