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다섯째주에 쓴 서평책들  (2012.10.28~201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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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돼지 전설
창신강 지음, 왕주민 그림, 전수정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0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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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불을 끄면 별이 떠요
서지원.조선학 지음, 양종은 그림, 김정애 감수 / 상상의집 / 2012년 10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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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소공자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찰스 에드먼드 브록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9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3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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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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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는 최근에 읽은 소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작가 김려령을 알게 된 건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를 통해서였는데, 이후 <완득이>를 통해 꼭 기억해야 할 작가로 남게 되었다. <<가시고백>>은 <완득이>와 같은 특유의 유쾌함은 없지만, 깨알같은 재미가 있었고, 그 속에 청소년의 성장이 잘 녹아들어 있었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고백하지 못하는 비밀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들킬세라 꼭꼭 감추고 있어 결국 후회와 상처를 남기는, 가슴에 상처를 남기는 가시같은 존재가 되어버리는 비밀말이다. 그 가시를 언제까지 비밀로 간직하고 있어야 하는걸까?

여기 이처럼 가슴에 가시를 갖고 있는 주인공들이 있다.

 

나는 도둑이다. (본문 51p)

 

지란이는 새 아빠의 전자수첩을 학교에 가지고 왔다가 눈깜짝할사이에 도둑을 맞았다. 사물함에 잘 넣어 두웠는데 잠깐 사이에 도둑 맞았다는 지란이의 투덜거림과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해일은 드러낼 수 없는 행위를 한 자가 정곡을 찔렀을 때 드러날 수 밖에 없는 불안함을 느꼈다.

 

해일은 침착하게 표정관리를 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온 상투적인 충고일 뿐 큰 의미는 없을 거라고, 그러나 가슴에 가시를 쿡 박힌 것만은 분명했다. (본문 18p)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시는 어머니, 아파트 관리소장인 아버지, 그리고 감정설계사가 되기위해 불철주야 연구 중인 형 해철 그리고 도둑을 직업으로 가진 해철은 분명 단란한 가족이긴 하지만, 해일에게는 생계를 위해 바쁜 부모님을 기다리며 어린시절 하루종일 혼자 지내야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해일이 남이 물건에 손을 댄 건 일곱 살 때가 처음이었는데, 예민한 손은 엄마를 닮은 듯 했다. 감정 설계에 대한 형의 이야기에 해일은 손끝이 떨림을 느꼈다.

 

"예민한 손을 가진 감정 분배가 잘못된 아이....(본문 131p)

 

진오의 초코파이 사건으로 지란은 부산스러움을 느낄 수 없는 움직임, 묘한 속도의 해일을 보며 전자사전 범인으로 의심을 하게 된다. 그런 지란에게도 가시 하나가 있다. 바로 아버지와 아빠와의 관계이다. 지란은 아버지를 어려워하고, 아버지는 지란을 어려워하는데, 반면 아빠는 술에 취하면 지란이를 찾는다. 지란은 그런 아빠를 밀어내려고 애쓰는데, 가족과의 관계가 지란에게는 가슴에 담겨진 커다란 가시다. 전자수첩은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열고 투정부리게 했던 물건이고, 다시 마음을 닫히게 한 물건이다. 그런 탓에 지란은 해일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반면 진오와 다영은 각각 지란과 해일을 짝사랑하는 가시를 가지고 있다.

하나의 가시를 가지고 있는 해일과 지란, 진오는 병아리를 계기로 친해지게 된다. 생각없이 툭 던진 말에 꼬리를 물려 유정란으로 병아리 부화실험을 하게 된 해일은 2마리의 병아리를 부화시키는데 성공하게 되고, 지란과 지란을 짝사랑하는 진오는 해일의 집을 방문하면서 이들은 친분을 쌓아가게 된다.

지란은 아빠를 복수하겠다는 작전을 꾸미게 되고 해일과 진오가 함께 참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해일은 지란 아빠의 넷북을 훔치게 된다. 그러나 아무도 모르게 해왔던 그동안의 일에 목격자가 있었음이 드러나면서 해일의 가시가 밖으로 표출되어진다. 다행이도 해일의 가시고백에 지란, 진오는 들어주었고, 보듬어주는 좋은 친구가 되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 손이 빨랐어. 생각하는 동시에 움직이는 거야. 그런데 이제는 맘대로 움직여. 넷북 그거 머리가 시킨 거 아냐."

"니 손이 맘대로 움직였다면 손모가지라도 잘라, 새끼야." (본문 226p)

 

해일이 웃었다. 창자까지 컹컹 울리는 통곡과도 같은 웃음이었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귓바퀴 속으로 흘러들어갈 만큼 많은 눈물이었다. 잘됐다. 친구들한테 걸려서 용서를 받지 못해 잘못을 지고 살아야 한다 해도, 이런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미친 새끼가 이제는 웃으면서도 울어." (본문 254p)

 

<완득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빅 웃음이나 강한 캐릭터를 가진 주인공은 존재하지 않지만, 가슴에 가시 같은 상처를 가진 이들이 그 상처를 고백함으로써 박힌 가시를 제거해나가는 과정 속에 적절한 재미와 감동을 전달한다. 이 작품에서는 <완득이>의 똥주와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감정 설계를 연구중인 해일의 형인 해철이다. 말은 않지만, 해일의 가시를 잘 알고 있는 듯한 해철의 말들이 해일의 가슴에 박히면서 해일의 감정을 뒤흔들어놓기 때문이다.

 

"최면은 무의식으로 들어가 숨어 있는 자신을 끌어내는 거고, 감정 설계는 의식에 저장된 감정이라도 다시 설계하자는 거야. 생각보다 가짜 감정이 많거든. 말하는 감정하고 마음속 감정이 다른거야. 그러니까 일단 감정부터 솔직해지자는 거지." (본문 28p)

 

해철이 한 이 말들은 바로 저자가 <<가시고백>>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다. 저자는 비밀을 감추어둔 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가시같은 비밀과 아픔을 드러냄으로써 가시로 인해 상처가 곪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게다. 손가락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가시가 박힌 경험이 있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가시지만, 아프고 쓰라리며 결국은 작지만 상처를 남긴다. 하물며 마음에 박힌 가시는 얼마나 큰 상처와 아픔을 주겠는가. 가시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빼내지 않는다면 곪아 더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 가슴에 박힌 가시를 빼낼 수 있는 것은 상처를 드러냄으로써 상처와 대면하거나, 고백하고 용서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음을 저자는 주인공들과 해철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완득이>와 같은 빅 히트를 칠 수 있는 소재는 아니지만, 이 작품 역시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고 있어 잔잔한 청소년 드라마로 제작되어도 괜찮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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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금지 리스트
레이철 콘 외 지음, 황소연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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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청소년문학 중 동성애자를 소재로 한 작품 <비너스에게>를 읽은 적이 있다. 성문화가 개방이 되면서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오픈되어지는 사회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들을 향한 우리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커밍아웃을 선언한 한 방송인의 대담한 표현에 대해 사람들은 그의 용기에 과감히 박수를 쳐주었지만, 그에 대한 뾰족한 시선은 거두지 않았다. 나 역시도 그 중 한 사람이었고, 여전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 시선은 곱지 않다. <비너스에게>를 읽으면서 틀림이 아닌 다름이라는 사실을 짚어내고, 금기시 되었던 동성애에 대해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의도를 엿보기는 했지만, 고지식한 나에게는 조금은 낯설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작품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부분이 되었다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키스 금지 리스트>>는 어렵기만 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동성애자인 일리에게도, 이성애자인 나오미에게도 사랑은 어려운 것이었다. 이런 사랑 이야기에 앞서 내가 동성애자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 것은, 이 작품에서는 동성애자인 일리의 이야기를 특별하지 않게, 그저 이성애자와 다름없는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부분인 탓에 나 역시도 동성애자인 일리와 커밍아웃을 하게 된 브루스에 대해서 그다지 꺼림칙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사랑은 사랑일 뿐인데, 동성애자니, 이성애자니 구분짓는다는 것은, 내가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인정이었다. 이 작품은 <비너스에게>에서 인정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나의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 조금은 폭넓은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나오미와 일리는 어린시절부터 같은 추억을 공유하며 자라온 친한 친구사이이다. 아니,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동성애자인 일리는 나오미를 친구로서 사랑하고 있지만, 나오미는 일리를 이성으로서 사랑하고 있다. 아빠가 일리의 두 엄마 중 한 사람과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고, 엄마는 침대에서 나올 줄 모르는 기막힌 상황에 처했을 때도 두 사람의 사이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아마 이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나오미가 일리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비롯된 거짓말 덕분이었으리라.

나오미는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남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 만큼 몸매가 끝내주지만, 나오미는 일리가 처녀림에 첫발을 내디딜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열두 살 때부터 결혼식을 계획해 왔고, 그들은 서로와 첫 키스를 했으며, 일리가 게이라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리가 게이라고 해서 함께 공유한 과거, 약속한 미래가 바뀌지 않고, 그가 이성애자가 될 때를 기다리지 말라는 법 또한 없으니 말이다.

나오미와 일리는 질투로부터 서로의 우정을 지키기 위해 '키스 금지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리는 나오미의 남자친구(세컨드라고 하자. 나오미에게는 일리가 항상 우선이니까.) 브루스와 키스를 했다고 고백하고야 만다.

 

우리가 서로를 연습 상대 삼아 키스하는 법을 한창 연마하던 열세 살 때, 게이 따위는 내게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의 키스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달콤하고 떳떳했다. 서로에게 첫 경험 상대가 되는 게 우리의 운명임을 굳게 믿고 있었기에 우리 사이에는 그 어떤 벽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 그의 입술에서 게이 느낌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왜 게이의 입술이어야 하는데? (본문 58,59p)

 

<<키스 금지 리스트>>는 나오미, 브루스, 일리, 범생이 로빈, 나오미를 좋아하는 아파트 경비 가브리엘 등의 등장인물을 중첩적으로 수록하여 사랑에 대한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엿보게 되는 작품이다.

브루스와의 이별에 슬퍼하기 보다는 이제 일리는 영원히 잃었다는 것에 대한 배신감과 슬픔이 자라잡은 나오미,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브루스, 나오미를 배신하는 기분이 들지만 새로운 사랑의 시작이 아직은 혼란스러운 일리의 이야기가 섬세한 심리 묘사와 함께 기록된다. 그렇게 그들은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사랑이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나오미도, 일리도, 브루스도, 그리고 나오미의 엄마도.

"나는 그냥.....쉬울 줄 알았어. 나한테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이렇게 쉽게 느껴지다니, 정말 얄궂다. (본문 246p)

나오미는 이제 일리를 놔줄 수 있을 것 같았고, 엄마도 이제 침대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예 머릿속을 싹 바꿔 봐요. 덫에 걸렸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요. 우리는 지금.....미로 안에 있지만 나갈 길을 찾고 있다고 생각해요. 덫은 걸리면 빠져나갈 수 없지만 미로에는 출구가 있잖아요. 엄마는 그걸 찾아야 해요." (본문 251p)

 

어른이거나 혹은 아이이거나, 이성애자이거나 혹은 동성애자이거나 사랑은 언제나 어렵다는 것을 이들은 깨달아간다. 아프고 상처를 입었지만 이들은 괜찮을 거라는 것도. "괜찮을 거야. 모든 건 변하기 마련이고, 너도 변화에 대처해야 해. 어쨌든 우리는 괜찮을 거야."(본문 265p) 

나오미와 일리, 브루스가 보여주는 첫 사랑의 이야기는 아프고 힘들었다. 첫 사랑은 누구에게나 아프게 기억된다. 무엇이든 처음은 낯설음 탓에 더 아프게 느껴지는 법이리라. 그러나 그 아픔은 성찰을 통한 성장이라는 발판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키스 금지 리스트>>는 현 청소년들의 감각에 맞추어진 작품이다. 사랑은 누구에게나 어렵다는 점을 소년, 소녀들의 심리 묘사를 통해서 잘 표현하고 있는데, 표지 삽화를 비롯해 현대 감각에 맞추어진 직설적인 표현과 이모티콘에 의한 표현 등이 눈에 띈다.

세상은 점점 변화하고 있다. 고리타분한 시대적 사고방식에 편협된 내 사고방식은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아이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다독이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이 작품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엿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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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나무 내 친구는 그림책
카토 요코 지음, 미야니시 타츠야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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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집에서 화가 난 일이 있어 친구에게 메신저를 보냅니다. 친구는 내가 옳든 그르든 항상 내 편이 되어 생각해주고 위로해줍니다. 그런 친구가 있기에 항상 든든하고, 슬프고 화났던 기분은 금새 풀어집니다. 엄마 손을 꼭 잡고 함께 등교하는 걸 좋아하던 아이는 어느 순간, 등교길에 친구를 만나면 엄마에게 서둘러 인사를 하고 뛰어갑니다. 내가 그렇듯 아이도 친구의 소중함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는가 봅니다. 소중한 친구가 있다는 것은 굉장히 행복한 일이지요. 뛰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이 옆에 소중한 친구가 있었으면, 그리고 내 아이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울보나무>>는 친구의 소중함과 함께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친구가 되는 법을 울보 아기 돼지와 울보나무를 통해서 일깨워줍니다. 삽화가 익숙한 느낌이 들어 찾아보니 <고 녀석 맛있겠다>의 미야니시 다쓰야의 작품이네요. 익살스러운 캐릭터가 아이들에게 친숙한 느낌이 주는데다, 미야니시 다쓰야만의 개성이 느껴집니다.


어느 마을에 친구와 싸워서 울고, 엄마에게 혼나서 울고, 넘어져서 우는 울보 아기 돼지가 있었어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날도 아기 돼지는 울고 있었지요. 그런데 해님이 반짝이는데 갑자기 툭툭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요.

"으어엉 으어엉." 툭툭 내리는 비는 알고 보니 울고 있는 나무의 눈물이었어요.


"무, 무슨 일이야? 왜 울어, 나무야?"

"나는 날마다 우는 너를 보고 있었어. 그런데 울고 있는 너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잖아. 으엉 으어엉." (본문 中)


나무가 흘린 눈물 비에 흠뻑 젖은 아기 돼지는 괜찮다며 나무를 달랩니다.
다음 날, 아기 돼지는 친구랑 싸워서 울상이 되어 나무를 찾아갔어요. 울음은 참았지만 떨어지는 눈물에 나무는 또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아기 돼지가 불쌍하다며 우는 나무를 보며 아기 돼지는 괜찮다며 또 달래야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말하자 아기 돼지는 정말 괜찮아진 것 같았어요.


다음 날 친구랑 화해한 탓에 웃으며 나무에게 뛰어가던 아기 돼지는 넘어졌고, 막 울음을 터트리려하자 이번에도 나무가 먼저 울음을 터뜨렸네요. 자신을 만나기 위해 뛰어오다가 넘어진 아기 돼지가 아플까봐 우는 나무를 보며 아기 돼지는 아프지 않다며 웃어주었습니다.

둘은 그렇게 친구가 되었어요. (본문 中)


그렇게 친구가 되어 함께 시간을 보내자니 겨울이 다가왔지요. 재잘재잘 이야기하던 아기 돼지가 잠이 들고 해가 지자, 나무는 아기 돼지가 꽁꽁 얼어 버릴까 자신의 이파리를 한 잎, 두 잎 떨어뜨려 나뭇잎으로 아기 돼지를 따뜻하게 덮어 주었지요.

아침이 되어 일어난 아기 돼지는 나뭇잎이 모조리 떨어진 채 더 이상 말이 없는 나무를 보며 울었습니다. 자신을 지켜준 나무가 고마운 아기 돼지는 언제까지나 잊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어요. 나무는 다시 초록 이파를 잔뜩 매달고 있지만, 울지도 말을 하지도 않아요. 그래도 아기 돼지는 더 이상 울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너와 친구가 되었으니까!' (본문 中)요.


아기 돼지를 위해 울어주는 나무가 있어 아기 돼지는 자신을 위로하는 친구가 있다는 기쁨에 더 이상 울지 않습니다. 친구란, 이렇게 서로를 생각해주는 존재가 아닐까요. 이제 아기 돼지는 더 이상 울보 아기 돼지가 아닙니다. 자신을 생각해주는 친구가 있어 마음이 한 뼘 더 자랐으니까요. 울보나무는 아기 돼지처럼 자신이 아닌, 아기 돼지를 위해서 울었습니다. 이렇게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울어준 울보나무와 같은 친구가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지요. 물론 우리 자신이 울보나무처럼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 준다면, 친구 역시 나에게 울보나무와 같은 친구가 되어줄거에요.

미야니시 타츠야의 익살스러운 캐릭터로 그려진 <<울보나무>>는 아기 돼지와 울보나무의 우정을 통해 친구의 소중함을 잘 그려진 작품입니다. 친구가 있어 울음 대신에 미소를 짓게 된 아기 돼지의 모습이 담긴 표지 삽화가 너무도 행복해보입니다. 친구는 있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사진출처: '울보나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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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자 동화 보물창고 54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찰스 에드먼드 브록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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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의 작품 <소공녀><비밀의 화원>은 어린시절부터 쭉 여러차례 읽어 온 작품인데 반해 <<소공자>>는 그리 자주 접했던 작품은 아니었다. 어쩌면 '소녀'감성에는 두 작품보다 덜 와닿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런 탓에 실로 아주아주 오랜만에 <<소공자>>를 접해보게 되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게 된 이 작품을 읽다보니, 경쟁를 부추기는 사회 속에서 자기중심적 사고와 이기심을 배우고 자라는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배려심을 가져야하며,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한다고 훈육하지만, 정작 타인에 대한 친절함과 배려보다는 경쟁상대를 이기고 1등에 올라섰을 때 더 많은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게 되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어떨까? 집단따돌림, 폭력 등으로 얼룩진 우리 아이들에게 성미가 괴팍한 백작을 변화시킨 세드릭의 모습은 자신을 둘러싼 가족, 친구과의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듯 싶다. 타인에 대한 믿음, 착한 마음이 오랜시간동안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놀라운 경험이 되리라. 이 경험이 바로 <<소공자>>가 가진 진짜 힘일게다.

 

미국 뉴욕에서 살고 있는 세드릭은 영국인이었던 아빠가 돌아가신 뒤 엄마와 살고 있는 일곱 살 소년이다. 애정이 넘치고 사려 깊으며 상냥하고 에의바른 엄마 아빠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세드릭은 두려움을 모르는 명랑한 태도와 사람들을 잘 믿는 천성과 모든 사람들을 측은히 여기고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를 편안하게 해 주고픈 상냥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세드릭은 아주 잘생기고 튼튼하며 혈색도 좋아서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는데, 아이의 영혼은 상냥하고 천진난만하고 따뜻한 감정으로 가득했다. 세드릭은 모퉁이에서 가게를 하는 식료품상이자 신문 읽는 것을 좋아하는 홉스 씨에게 워싱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구두닦이의 딕과도 친구처럼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에서 온 늙은 변호사 하비샴 씨는 세드릭이 도린코트 백자의 후계자로 장차 백작이 될 거라는 소식을 전했다. 큰아버지가 말에서 떨어져 죽고, 작은아버지도 로마에서 갑작스러운 열병으로 죽은데다, 세드릭의 아빠마저 돌아가신 터라 할아버지가 죽은 뒤에는 세드릭이 백작이 되는 것이다. 현재 세드릭은 폰톨로이 공이었다. 미국인을 싫어하는 할아버지는 아빠가 미국인인 엄마와의 결혼을 달가워하지 않았고, 세드릭에 대한 기대 역시 별반 하지 않았다. 백작은 미국인 며느리를 인정하지 않은 탓에 세드릭은 엄마와 떨어져 지내야 했지만, 에롤 부인은 세드릭이 할아버지와의 첫 만남에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세드릭을 본 백작은 천진난만하고 다정한 손자가 마음에 들었고, 성마르고 냉혹하며 속물적인 백작이었지만 자신에 대한 아이의 신뢰에 어쩔 수 없이 전에 없던 비밀스러운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분 같아요. 늘 좋은 일을 하시잖아요, 그렇죠? 그리고 늘 다른 사람들 생각을 하시고요. 내 사랑이 그게 가장 좋은 일이래요. 스스로를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 생각을 하는 거요. 할아버지가 그렇잖아요."

........자신이 추악하고 이기적인 동기로 한 일들이 천진난만한 아이의 눈에는 훌륭하고 관대한 일이 되는 것을 보는 일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본문 137,138p)

 

손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백작은 날이 갈수록 딱딱하게 웃음을 짓는 일이 많아졌고, 자주 웃게 되었고 그 웃음에서 딱딱한 표정이 사라지는 일도 종종 생겨났으며, 비록 자신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는 세드릭을 위한 것에서 비롯되었지만 관대해지고, 농가 사람들을 돕게 되었다. 평생 부자에 귀족으로 살았지만 정말로 행복한 적은 별로 없었던 노인은 좀 더 행복해진 것이 예전보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의 천진난만하고 상냥한 마음이 제안하는 대로 친절한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발견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결국 아주 단순한 것이었다. 그것은 아이가 다정다감한 마음을 가진 사람 옆에 살았기 때문이며, 언젠가 착한 생각만 하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도록 배웠기 때문이다. (본문 263p)

세드릭의 상냥한 마음은 세드릭이 후계자의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서도 빛을 발한다. 세드릭을 사랑하는 홉스와 딕은 세드릭을 돕기 위해 기꺼이 영국으로 건너왔기 때문이다. 혹여 최악의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함께 할 식료품 가게와 집과 친구가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착하고 용감하게 행동하렴. 늘 친절하고 진실하게 행동하고. 그러면 네가 사는 동안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을 거고, 또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거야. 그럼 이 세상이 우리 아들 하나로 더 좋은 세상이 될지도 모르잖니? 세드릭, 한사람으로 인해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좋아진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게 뭐가 있겠니? 비록 그게 아주 조금이라도 말이다." (본문 152p)

세드릭의 착하고 선량한 마음은 부모에게서 비롯되었다. 에롤 부인은 착하고 용감하고, 친절하고 진실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세드릭을 아낌없이 사랑해주었고, 그 마음을 몸소 실천하고 행동해주었다. 세드릭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것처럼 에롤 부인 역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것이다. 세드릭으로 인해 백작은 변화했고 그로인해 마을 역시 더 좋아졌다. 세상은 돈과 권력으로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착한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점점 팍팍해지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세상은 더욱 무섭고 흉흉해지고 있다. 초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들의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 자살 등으로 인해 교육 현실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거세지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상냥하고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세상에는 아직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있어 살만한 세상이다. 미소는 미소를 낳고, 기쁨은 기쁨을 낳고, 나눔은 나눔을 낳는다고 한다. <<소공자>>의 세드릭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따뜻한 마음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일게다. 그 마음은 이타자리가 되어 나에게 돌아오는 것 또한 세드릭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무섭고 두려운 세상, 어둡기만 한 세상이지만 그 어두움을 밝혀줄 수 있는 것은 타인에 대한 사랑과 배려, 따뜻한 마음은 아닐런지.

에롤 부인을 통해서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 아이들에게 100점짜리 시험지보다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달아본다.

 

(사진출처: '소공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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