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단길로 간다 푸른숲 역사 동화 6
이현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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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연한 우리의 땅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호시탐탐 독도를 탐하고 있다. 그 뿐인가? 엄연한 우리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발해를 자신들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역사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우리의 땅, 우리의 역사를 잃어가고 있음이 너무도 안타깝다.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연구 사업을 벌이면서 발해가 자신들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발해는 스스로를 고구려를 잇는 나라라고 했다. 15대 228년간의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고구려의 영토를 회복하고 오히려 북쪽 연해주 지역으로 더 진출한 형세를 갖게 되면서 '해동성국'이라고 호칭할 정도의 국세를 가졌다. 발해는 중국 땅에 있었기 때문에 발해가 남긴 역사의 흔적을 우리가 쫓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역사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분명 우리 5,000년 역사의 하나인 발해를 당당히 지켜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관심은 어른들만의 몫이 아니라 앞으로 이 나라를 지켜나가고 우리 역사를 지켜나가야 할 우리 어린이들도 꼭 가져야 하는 부분이기에 역사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갖게 하는 <푸른숲 역사 동화> 시리즈가 가진 의미가 더욱 소중해진다.

 

 

발해는 주변 나라들과 다양한 문물을 주고받으면 활발하게 교류했던 동아시아 대표 무역 국가였다. <<나는 비단길로 간다>>의 주인공 홍라를 쫓아가다보면 무역을 통한 국제적인 나라로 번성했던 발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국제적인 나라답게 세계로 뻗어나가는 길들이 잘 갖춰 있었던 발해의 그 길에 홍라가 서 있다. 발해의 역사에 대한 정보가 극히 미비한 실정이지만 홍라가 서 있는그 길을 통해 발해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렇게 독자는 홍라를 따라 발해 역사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장보고 장군이 청해진 대사로 부임하고 나서부터 교역의 중심지가 된 청해진은 금씨 상단의 중요한 거래처였다. 홍라의 어머니 금기옥이 이끄는 금씨 상단은 상경성에서도 그 명성이 손에 꼽히는 상단으로 신라, 일본, 당나라, 서역의 큰 상단들과 교역을 했다. 하지만 태풍으로 어머니를 잃은 홍라에게는 어머니의 호위 무사 친샤, 수습 천문생 월보 그리고 갚아야 할 빚만이 남겨졌을 뿐이었다. 그 중 섭씨 영감에게 진 빚과 바다 깊이 가라앉아 버린 부왕의 혼례식을 위해 바쳐야 할 오백 필이 문제였다. 사장시의 영은 상단을 섭씨에게 넘기고 두 살 되던 해 고향인 흑수로 돌아간 아버지 아골타를 찾아가도록 권유하지만 홍라는 어딘가에 살아계실지 모를 어머니가 오실 때까지 상단을 지켜내기로 결심하게 되고, 어머니가 금씨 상단이 가장 큰 위기를 만났을 때 쓰라며 선물로 준 열쇠를 꺼내든다.

 

열쇠를 열고 들어간 곳에는 비단 오백필 정도는 너끈히 살 수 있는 양의 소그드의 은화가 있었고, 홍라는 은화의 값어치를 곱절로 받을 수 있는 소그드 인 마을이 있는 솔빈으로 대상주가 되어 고역을 하러 가기로 결심한다. 친샤, 월보 그리고 태풍에서 목숨을 구해주어 연이 된 신라의 비녕자와 함께 고역의 길을 가게 된 홍라는 섭씨의 아들 쥬신타와 뜻하지 않는 동행을 하게 되지만 장사치에 재능이 있는 쥬신타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큰 도움이 되어주었고, 홍라의 첫 교역을 성사시킨다.

그 와중에 홍라는 교역 중 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아버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따라 흑수를 가지고 않고 상단을 지키려는 근원적인 이유에 대해 자문을 하게 된다.

 

꼭 그런 건 아니네요. 오로지 재물을 바라고 교육을 하려는 건 아니네요.

홍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그럼 무엇 때문이냐고 묻는다면, 대답할 말이 없었다. 아직은 그랬다. 하지만 이제 그 답을 찾고 싶었다. 이번 교역을 끝내고 나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본문 110p)

 

쥬신타의 도움으로 첫 교역을 성공하여 말을 구입하게 된 홍라의 비단을 구입하여 상단을 지킬 수 있다는 꿈은 청해진에 도착하면서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황제 폐하의 승하로 비단값이 폭락하면서 장사꾼인 홍라에게는 더없이 좋은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려가 되기 위해 떠나는 쥬신타, 뜻하지 않는 동료의 배신, 월보의 죽음과 그동안 알지 못했던 친샤의 가족사 등으로 인해 홍라의 꿈을 산산히 부서진 채 빈털털이가 되어 홀로 상경성으로 돌아오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상단을 섭씨에게 넘긴 채 혼자가 된 홍라이지만, 교역길을 이어 가려는 이유를 깨닫게 되고, 자신만의 비단길을 열기 위한 새로운 길을 가려 한다.

 

 

길을 걷고 싶었다. 길에서 만나고 싶었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 가고 싶었다. (본문 183p)

 

<<나는 비단길로 간다>> 속에 나는 홍라와 함께 길을 걸었던 또 다른 상인이 되어 함께 걷고 있었다. 역사적 증거가 턱없이 부족한 발해지만, 이 책에서 만큼은 '해동성국'으로서의 굳건했던 발해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역을 통해 활발했던 발해와 그 주변국가의 모습과 고구려를 이은 발해의 문화 속에 홍라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그 길에 함께 서 있던 독자의 한 사람이었던 나는 발해의 이모저모를 살펴 볼 수 있었다.

또한 이 작품은 동화를 통해서 발해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홍라와 쥬신타, 월보가 자신의 꿈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는 모습을 통해서 독자 어린이들로 하여금 '꿈'을 찾아주는 길도 함께 보여주었다.

이문을 남기기 위해 시작했던 홍라의 걸음이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길이 되고, 거친 풍랑을 만나지만 결국 자신의 꿈을 향해 당당히 자신의 길에 첫 걸음마를 시작한 홍라의 모습은 진정한 성공, 행복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의 역사, 발해를 지켜내기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고 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에 대한 관심, 자긍심이 있다면 그 길이 결코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무역 국가였던 발해의 모습이 <<나는 비단길로 간다>>에서 살아 숨쉬듯이, 역사에 대한 관심이 5,000년 역사 속에 발해가 당당히 살아 숨쉴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동화와 역사의 조화가 너무도 잘 어울렸던 이야기는 역사에 대한 관심, 자신의 꿈에 대한 길을 감동과 재미 속에 잘 녹아들었으며, 발해가 살아 숨쉬듯이 생생한 느낌을 주었던 삽화는 위풍당당했던 발해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도록 이끈 작품이었다.

 

(사진출처: '나는 비단길로 간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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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콩 2013-02-16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축하합니다.

동화세상 2013-02-18 10:1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2013년 1월 첫째주에 쓴 서평책들  (2012.12.30~20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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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기 조마조마- 학교
어린이 통합교과 연구회 글, 홍미혜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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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접시
다쿠미 츠카사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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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정치란 무엇인가?
이은재 지음, 김지안 그림, 신재일 정보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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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
이광표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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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바리 -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정윤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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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에 따르면, 오구대왕이 딸만 낳다가 일곱째도 딸이 태어나자 버린다. 버리진 바리공주는 한 노부부에 의해 키워졌는데, 후에 왕과 왕비가 죽을 병이 들자 저승의 생명수로만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하자, 여섯 공주 모두가 싫다고 했으나, 버려진 바리공주가 기꺼이 부모를 위해 저승길에 나섰다. 바리공주는 저승의 수문장과 일곱 해를 살고 일곱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조건을 이행한 후에 생명수를 가지고 이승에 돌아왔고, 마침 왕과 왕비의 상여와 마주쳐 부모를 살렸다. 저승 수문장은 장승이, 일곱 아들은 칠원성군이 되었고, 바리는 한국 무당의 조상이 되었다고 한다.

 

바리공주의 설화는 아이들의 그림책으로 여러 번 접했던 터라 익숙하다. 몇 해전 바리공주의 설화를 모티브로 한 황석영의 <바리데기>를 재미있게 읽어보았는데, 이번 <<프린세스 바리>>는 바리공주의 설화를 어떤 이야기로 탄생되었는지 무척 궁금했다. 더군다나 제1회 혼불문학상 <난설헌>에 이은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역시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지만, 설화 속 바리와 작품 속 바리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었다. 설화 속 바리공주가 부모를 살리기 위해 저승으로 갔다면, 작품 속 바리는 죽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인도하고 있다. 설화 속 바리는 부모를 만났지만, 작품 속 바리는 끝내 부모에게 버림받았다. 그렇게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바리는 자신만의 느낌 하나만 믿고 살아간다.

 

"....저는 배운 것도 없고 세상 일에 대해 아는 것도 없어요. 제 느낌 하나만 믿고 살아가요. 잘 살고 싶은 욕심도 없어요. 잘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본문 175p)

 

<<프린세스 바리>>는 현재, 과거를 오가며 구성되는 작품으로, 1. 굴뚝을 시작으로 과거와 현재를 돌고 돌아 17. 다시 굴뚝으로 돌아온다. 열차가 수인선을 달릴 때는 호황을 누렸으나, 노선이 폐지된 이후로 한순간에 몰락해버린 수인곡물시장 속 문을 열고 두 걸음만 걸으면 철길이 닿고, 바로 앞에 닿아 있는 산에서 흙이 흘러내려오는 일곱 가구가 모여사는 이곳에는 바리와 아홉 살 때, 중국에서 양아버지에 의해 참깨가 든 포대 속에서 5일 동안 웅크린 채 건너온 중국인 나나진과 굴뚝 청소부 청하가 살고 있다.

바리는 산파 할머니와 토끼 할머니의 손에 자랐다. 다섯 명의 계집아이를 낳은 연탄공장 사장 부인이 다섯 번째 딸을 받을 때 '엉터리 나무뿌리 달여주곤 돈 받아먹는 주제에. 아기도 안 낳아봤으니 내 고통을 알 리가 없지. 당신 손길 징글징글해. (본문 23p) 라며 악담을 퍼붓자 산파는 '쌓은 연탄만큼 흔하게 계집만 낳아라, 마지막 아이는 내가 데려간다.' (본문 23p)라며 저주를 퍼부었다. 그 탓이었던가? 부인은 일곱 번째도 딸을 낳았고, 산파는 결국 일곱 번째 딸아이를 데리고 어릴 적 친구였던 토끼에게 찾아간다. 두 사람의 순탄치 않았던 결혼 생활,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공통점이 바리의 운명을 좌우했다.

그렇게 산파 할머니와 토끼 할머니에게 길러진 바리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두 사람의 이기적인 사랑으로 자랐고, 옐로하우스의 몸을 파는 유리들을 상대하며 돈을 벌었던 산파가 죽자, 토끼는 바리를 가족에게 돌려보내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산파의 죽음 이후 바리가 좋아하던 유리였던 연슬언니의 죽음, 그리고 청하의 할머니의 죽음이 뭔가 석연치 않음을 토끼는 직감하고, 그 탓에 바리의 삶은 바리를 '마녀, 귀신'이라 놀리던 남자애들에 의해 철길까지 따라온 갈매기가 몸을 움직이려 발을 버둥거렸던 것처럼 흔들어 놓았다.

청하의 청혼으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며 청하의 아이를 임신하면서 이제 겨우 행복한 삶을 누리려 했던 바리는, 산파에 의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법을 배우게 된 탓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또다시 산파가 미워진다.

 

나는 갈비뼈 사이에 손끝을 깊숙하게 찔러넣고 폐를 눌렀다. 숨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다시 한 번 폐를 눌렀다. 영감의 눈동자가 커졌고 두려워하는 눈빛이었다. 두려워한다는 것은 살고 싶다는 강렬한 의지였다. (본문 9,10p)

 

인천 변두리 지역을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디테일하게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이 작품은 몰락한 수인곡물시장을 배경으로 한 탓에 등장인물 모두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일곱 번째 딸로서 행복한 삶을 누렸을지도 모를 바리, 불임탓에 이혼을 하고 아버지로부터 약초를 배우고 산파일을 하게 된 산파, 책읽기를 좋아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에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해야했고, 불임과 남편의 죽음으로 혼자 되고, 산파와의 결별로 끝내 혼자가 되었던 토끼, 엄마의 죽음과 의붓아버지와의 석연치 않은 관계를 보이는 나나진, 유리로서 힘든 삶을 살다가 결국 죽음을 원하게 된 연슬 언니, 굴뚝 청소를 하며 행복을 꿈꾸었지만 끝내 죽음을 맞이하게 된 청하...이들의 이야기는 슬프고 안타깝게 다가왔다. 비참하고 힘든 삶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고 싶을 때, 두려운 죽음을 편안하게 인도하고자 하는 바리는 굴뚝에서 안타까운 죽음으로 맞이하게 된 남편 청하를 인도하고자 굴뚝을 헤매인다.

 

"어, 나나진 청하는 아직 저기 있어. 가봐야 해. 얼마나 놀랐을까. 더 늦기 전에 내가 청하는 인도해줘야 해." (본문 322p)

 

<<프린세스 바리>>의 주인공 바리는 조금은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교육을 못받았다는 설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모티브로 한 바리공주의 느낌을 살려 신화적인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가 내뱉는 짧은 대사들로 하여금 바리를 독특하거나 혹은 몽환적인 인물로 보여준다. 바리공주의 설화를 모티브로 했다는 점과 바리를 기묘한 캐릭터로 탄생시켰다는 점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으나, 전반적으로 어두운 이야기인 탓에 쉽게 읽을 수 없었다는 점이 내게는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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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괜찮아 - 꿈을 찾는 진로의 심리학 사계절 지식소설 8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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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뜻대로 진로를 택한 나, 성적에 따라 진로를 선택한 남편, 그래서 우리 부부는 중학생 딸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 물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성적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뼈아픈 충고도 잊지는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딸아이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직 알지 못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미래가 걱정이 되어 조바심이 나지만, 사실 어떻게 이끌어주어야 할지 모르는 것도 우리부부의 현실이다. 그저 찾아봐라, 찾아봐라 잔소리처럼 들려주는 이야기가 전부일 뿐. 어쩌면 중학생에게는 앞으로의 직업, 꿈이 현실로 다가오기에는 아직 먼 미래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여기서오는 아이와 부모의 괴리감이 오히려 딸에게는 더욱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해보게 되었다.

 

사춘기 딸을 둔 부모가 되면서부터 성장 소설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고, <<뭘 해도 괜찮아>>도 그 일환으로 읽어보게 된 책이었다. 성장 소설에는 그들의 심리가 있고, 어른들의 모순이 담겨져 있어 사춘기 딸아이를 대하는데 도움이 된다. '꿈을 찾는 진로의 심리학'이라는 부제를 보고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희망을 주는 소설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읽어보게 된 책이었는데 꿈에 막막하기만 한 자신의 미래, 꿈을 대하는 청소년들의 마음이 철저히 그들의 시선으로 기록된 이 책이 내게는 생각보다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특히나 주인공 태섭의 행동이나 생각이 딸아이와 닮은 꼴이 많은 부분이라 더욱 이해가 되었는데, 딸아이 역시 자신과 닮은 주인공을 통해서 공감하고 깨달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고사를 보기 전에 새로운 각오로 공부해 성적을 올리겠다는 꿈을 꾼 태섭의 현실은 달랐다. 시험을 보고 나서 모질게 먹은 마음은 사흘도 못 되어 물러지기 일쑤였는데, 어쩌면 내 딸과 이리도 닮았는지 헛헛한 웃음마저 들었다. 그런 태섭이 다시 한번 "그래. 이렇게 돈 것, 까짓것 정말 멋지게 해 보는 거야." (본문 12p) 굳게 다짐하고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뺑소니 사고로 다리를 다치게 되면서 다짐은 물거품이 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고통스러운 일을 겪고 나면 오히려 더 좋아지는 게 인생이야." (본문 23p)

 

아빠의 이야기에는 반감이 치밀는 태섭이었지만 사고 때 도와 준 규리라는 여학생을 운명이라 생각하며 한 달 동안 공부와 운동을 착실히 했다. 허나 공부는 운동으로 근육이 붙는 데 견주어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조바심이 났다.

 

'공부는 내 길이 아닌가? 그럼 난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하지?' (본문 29p)

 

태섭의 고민에 대한 친구들의 답변은 장난기가 가득하다. 수학을 못하는 태섭이 학교 적성 결과에 이과라고 나오는 것도 영 미덥지 못하다. 모든 직업을 포함하지 않는 적성 검사를 가지고 진로를 선택해야하는 것도 불만이었다. 그때 태섭은 사서 선생님인 김영아 선생님이 권해 준 링컨의 책을 읽게 되고 링컨과 달리 악마의 이야기에 귀를 더 많이 기울였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으며, 193센티미터의 장신이었다는 링컨이 거대한 산처럼 위에서 누르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링컨은 다른 사람들이 믿지 않지 않는 좌절의 순간에도 자기 자신을 믿었어. 남들이 인정하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존감으로 결국 성공과 행복을 얻은 거란다." (본문 81p)

 

다리가 완전히 낫지 않는 태섭은 농구 시험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자신에게 담임인 체육선생님으로부터 네 가지 유형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을 듣게 되고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중요함을 듣게 된다.

 

"현재의 성공과 실패에 너무 연연하지 마. 그러면 너의 미래가 다쳐....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해라. 그게 진정한 최선이야. 멋진 결과에 시선을 두면서 손만 분주히 움직이는 것은 진정한 최선이 아니라. 부디 묵묵히 너의 길을 가서 나만의 명작을 만들어 봐라." (본문 115p)

 

기말 고사를 끝내고 태섭은 방학 동안 진로 특강을 듣게 되고 그동안 진로에 대해 자신이 가졌던 의문을 해결하게 된다. 이야기 속에 녹아낸 진로 특강은 부모가 들어봐도 좋을 법한 내용이 상당히 많았는데, 특히 타인의 설계에 따라 수동적으로 사는 사람이 많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담은 말은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타인이 짜 놓은 인생 설계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겪으면서 가더라도 능동적인 삶의 자세를 배우는 것이 진짜 지로를 개척하는 공부(본문 146p)라는 말과 함께 자녀를 생각하는 부모의 모순을 짚어주었는데, 간혹 우리 부부가 딸아이에게 말하곤 하는 실패할 가능성을 크게 부풀려 겁을 준다는 모순 속에서  많이 따끔거렸다.

 

"여러분 중에는 그런 잘못된 생각에 스스로 노예가 된 사람이 더 많아요. 여러 가능성을 무시하고 특정 경로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믿지요. 살아온 날이 많은 어른들은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돼요. 그래서 인생이 한 줄로 그어진 도로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죠. 그리고 자기 아이들도 '이 지점에 오면 이걸 느낄 텐데.'하는 식으로 봐요. 그래서 각 지점마다 자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라고 자꾸 설계해 줍니다. 정작 당사자가 그런 것을 느끼는지 아닌지는 보지도 못하고요." (본문 150p)

 

"당신이 좋아하는 것부터 관심을 기울여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도록 강요받을 것이다." (본문 166p) 나는 개인적으로 특히 이 구절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다. 딸아이 스스로 좋아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우리 부부는 딸아이의 미래를 강요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말로는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고 하지만, 한 편으로는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한 너는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해야한다라는 속내를 많이 담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탓에 이 책을 읽으면서 자책,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다.

 

태섭은 진로 특강을 끝내고 운명이라 생각했던 규리를 통해서 조금씩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열어가게 된다. '그린까 안 돼.'가 아니라 '그래도 할 수 있어'라는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게 된 태섭의 달라진 모습은 자신이 꿈꾸는 진정한 성공과 행복을 향한 기분 좋은 출발이 되어주었다.

 

<<뭘 해도 괜찮아>>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태섭의 심리가 너무도 잘 그려진 작품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 생각 그리고 어른들의 이해 못할 이야기들에 의문을 갖고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열어가게 되는 이야기가 부모에게도, 딸아이에게도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태섭의 이런 과정을 쫓아가는 이야기 단락마다 소개하는 [생각의 징검다리]는 진로 설계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는데, 적성 검사 제대로 활용하기, 성공을 얻는 결정적 시기?, 위인전 올바르게 읽기, 직업 전환과 진로 설계, 진로 설계의 필살기 등을 통해서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누구나 가져볼 만한 생각, 의문을 풀어내주고 있다.

진정한 성공과 행복이 무엇이며,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를 통해 청소년들의 진로 고민에 근본적인 도움을 주는 이 책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에 덧붙히지면, 작품은 진로를 찾기 위한 청소년들만을 위한 작품이 아니었다. 앞서 말했듯이 자녀들이 능동적인 삶을 설계할 때, 걸림돌이 되는 가장 큰 장애는 부모이기에 어른들이 범하는 오류를 짚어냄으로써 부모가 설계해주는 삶이 아닌,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우리 부모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능동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충돌은 필요하다고 말이다. 엄친아라는 말이 있다. 부모의 말을 잘 듣고 공부도 잘하는 이를 두고 하는 말인데, 어쩌면 그 단어는 바로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물일지도 모른다. 지금 부모로서 내 아이를 어떤 아이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때인 듯 하다.

 

이 책이 내 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듯 싶다. 아직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 방황하지 못하는 딸이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가능성을 열고, 자신 안에서 자라날 꿈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 방황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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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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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펼쳐보는>시리즈는 눈여겨 보는 작품인데 이번에 시대별 문화재와 5,0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담은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램책>>가 출간되었다. 역사를 알아감에 있어서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연표 형식으로 구성된 점이 마음에 들었는데, 이 연표를 문화재를 중심으로 정리했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다. 많은 문화재 사진을 수록하여 역사의 흐름에 따라 정리하였기에 시각적인 면을 이용한 이미지 학습에 도움이 될 듯 싶다. 문화재는 역사적 배경과 사건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화재를 통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통합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역사를 다가가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퍽 마음에 든다.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은,

선사 시대의 문화재 / 삼국 시대의 문화재 / 고려 시대의 문화재 / 남북국 시대의 문화재 / 조선시대의 문화재 / 근대 문화재

로 나뉘어 풍부한 사진을 통해 역사를 흥미롭게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단순히 시대 속 문화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재를 통한 시대의 정치와 사회까지 익힐 수 있어 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에 걸맞는 내용이 알차다.



특히 각 단원마다 [똑똑해지는 문화재 퀴즈]를 수록하여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소스를 제공하고 있어 내용을 되짚어보는 효과와 재미있는 학습으로 이어준다.


물고기 잡이, 식물채집 등을 하며 생활을 한 구석기 시대의 뗀석기, 간석기를 생활 도구로 활용했으며 곡물을 담아 놓을 수 있는 빗살무늬 토끼를 만들어 사용한 신석기, 벼농사를 시작하여 '농업 혁명'이라 불리며 청동이라는 금속으로 생활 도구와 문기를 만들게 되면서 권력을 지니게 된 청동기 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의 토대가 된 철기 시대는 '원삼국 시대'라 불리기도 한다.



고구려의 기상을 보여 주는 벽화 고분, 힘찬 기상을 잘 전해주는 불꽃뚫음무늬 금동보관, 고구려 사람들이 어떻게 사냥을 즐겼는지 보여 주는 귀중한 벽화인 수렵도,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기리기 우해 만든 광개토대왕비 등은 고구려 사람들의 일상생활 풍속과 정신세계를 잘 보여주는 문화재이다.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깊게 고뇌하는 백제의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 한강 유역을 점령한 뒤 560년경 이곳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신라의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 등 사찰과 탑 등 불교에 바탕을 둔 문화를 살펴 볼 수 있다. 이 문화재들로 삼국 시대는 한반도의 문화와 문명이 높은 수준으로 발전해 나가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남북국 시대는 남쪽의 통일 신라, 북쪽에는 발해가 있었던 시대를 말한다. 불교 국가로서 한국 고대 문화를 완성시킨 통일 신라, 고구려가 멸망하고 10년 뒤 대조영 등 고구려 유민이 고구려의 옛 영토에 세운 발해는 경주 구황동 금제불 좌상, 석가탑, 다보탑, 석굴암, 석등과 돌사자상 등으로 그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다.



고구려의 정신을 계승한 고려에는 관촉사 석조 미륵보살 입상, 월정사 8각 9층 석탑, 청자 상감 구름 학문의 매병, 팔만대장경, 수덕사 대웅전, 부석사 무량 수전 등의 문화재를 통해 우리의 문화가 한층 더 성숙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고려 불화는 세계 불표 역사상 가장 화려한 미술품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직지심경은 뛰어난 금속 활자 인쇄 기술을 보유한 나라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불표 문화를 토대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고려에는 다양한 문화재를 통해 역사를 익힐 수 있다.



새로운 문화재를 남긴 조선은 유교적 정신을 반영한 것이 많이 전해져 오는데, 경복궁, 종묘, 용비어천가, 몽유도원도, 원각사터 10층 석탑, 법주사 팔상전, 창경궁, 동의보감, 측우기, 대동여지도 등 개인의 창의성과 이념을 두루 담아낸 뛰어난 예술품이 많이 만들어졌다.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예술 문화재가 많은 조선 왕조의 문화재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궁궐인데, 조선 시대 역사의 중요한 사건이 이곳에서 이뤄졌기 때문일 것이다.



근대 문화재는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기보다는 고류를 막는 쇄국에 치중한 탓에 나라가 어려워진 탓에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문화재가 많다. 외국 선박의 강화해협 접근을 막겠다는 흥성 대원군의 의지가 담긴 흥선 대원군 척화비가 그 예라 할 수 있다. 허나 19세기 말~20세기 초 다양한 근대 문물들이 들어 오면서 1899년 전차와 철도가 도입되었고, 서울역, 한국은행, 명동성당, 정동교회 등의 근대 건축물도 세워졌다.


풍부한 사진과 그림 그리고 간결한 설명으로 보여주는 다양한 문화재와 정치와 사회를 문화재 속에 담아 연표로 풀어낸 구성은 5,000년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특히 풍부한 사진으로 보는 문화재의 시대별 특징이 잘 드러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각 단원별로 [한눈에 쏙!]을 통해 시대적 특징을 요약 정리해 준 부분도 이해를 돕는데 유용했다.

문화재와 역사를 한눈에 담은 연표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은 통합적 사고력을 높이는 구성과 풍부한 사진, 간결한 설명을 통해 역사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큰 판형으로 보는 생생한 문화재 사진을 통한 이미지 학습으로 역사를 더욱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구성이라 사료된다.

(사진출처: '한눈에 펼쵸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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