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떤 씨앗이니? 그림책이 참 좋아 11
최숙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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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내가 정말?><너는 기적이야>의 최숙희 작가의 신작은 꼭 찾아 읽어보게 되지요. <<너는 어떤 씨앗이니?>>는 표지만으로도 단번에 최숙희 작가의 신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최숙희 작가의 책은 삽화가 참 예뻐서 얼른 읽어보고 싶어지지요.



<<너는 어떤 씨앗이니?>>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예쁜 그림책입니다. 봄이 되면 아이와 함께 화분에 작은 씨앗을 심곤 합니다. 작디 작은 씨앗은 두터운 흙을 뚫고 파랗고 예쁜 싹을 틔우지요. 싹은 자라서 예쁜 꽃을 피웁니다. 손으로 집기도 어려운 작은 씨앗은 잎과 꽃을 어떻게 다 가지고 있었을까요? 싹이 자라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늘 신비롭기만 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요? 우리 아이들이 바로 더 아름답고 예쁜 꽃을 피울 수 있는 씨앗이라는 걸요.



바람에 흩날리던 씨앗은 거친 들에 뿌리를 내려 민들레가 되었고, 쪼글쪼글 못생긴 씨앗은 온 마을에 향기 가득 수수꽃다리로 피었습니다. 꽁꽁 웅크린 씨앗은 당당히 고개 들고 있는 모란으로 피어났고, 툭 건드리면 울 듯한 씨앗은 따가운 햇살에도, 퍼붓는 비에도 지지 않는 붕숭아로 피었지요.


가슬가슬 가시 돋친 씨앗은 고운 빛 실랑이는 섬꽃마리로, 수줍어 숨던 씨앗은 마주 보며 빙긋 웃는 접시꽃으로, 느긋이 꿈꾸던 씨앗은 긴 잠에서 깨어난 눈부신 연꽃으로 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래, 너도 씨앗이야.
꽃을 품은 씨앗.



너는 어떤 꽃을 피울래? (본문 中)



<<너는 어떤 씨앗이니?>>는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꽃으로 자랄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합니다. 저마다 꿈꾸고 있는 꿈은 분명 멋진 꽃을 피우게 될 거에요. 이 책은 그렇게 아이들이 저마다 품고 있는 꿈과 희망이 꽃을 피울 수 있기를 응원하고 있지요.


덧붙히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짧은 소견이지만 이 책에는 분명 어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수록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씨앗의 크기와 생김새는 각기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듯 보였거든요. 서로 다른 씨앗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꽃으로 피어났지요. 아이들은 저마다 성격도, 좋아하는 것도, 잘 하는 것도 다르답니다. 각기 다르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씨앗이라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모두 아이들을 획일적으로만 키우려 합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이 가장 좋은 엘리트 코스라고 생각하지요. 아이들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른 꽃을 피울 거에요. 누군가는 향기있는 꽃이 되고, 누군가는 그 어떤 시련에도 꿋꿋한 꽃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당당한 꽃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장미라 할지라도 세상에 장미꽃 밖에 없다면 장미꽃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꿈과 희망을 응원해주면 어떨까요? 저는 최숙희 작가가 부모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울 씨앗을 가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 그 씨앗이 원하는 꽃을 피어나길 바래봅니다.


(사진출처: '너는 어떤 씨앗이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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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닥터 -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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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진실이라는 게 뭐죠? 뭐가 현실인가요? 내가 지금 보고 있는 당신은 현실인가요? 여기 있는 내가 현실이에요? 대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망상인 거죠?

- 자네가 믿고 싶어 하는 부분까지가 망상이고 나머지는 전부 현실이지. 자네가 버리고 싶어 하는 부분, 그게 바로 진실일세. (본문 205p)

 

인생을 살다보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그렇게 그 기억들이 조금씩 망각되어가고 결국은 그 기억에 좀더 나은 상황을 덧붙여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일어나지도 않은 이 새로운 기억이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생각되기도 하고, 환상과 기억이 조금씩 어긋나는 일도 일어난다. 그런 예기치 못한 혼란 속에 가끔은 무엇이 진실이었는지 모를 때가 있다. 이는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봤음직한 이야기일 게다. 이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누구나의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좋은 것만 기억하는 인간의 습성을 보여줌으로써, 위조된 기억, 날조된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우리의 기억은 안전할까 하는 의문을 들도록 이끌어주고자 했다.

 

<<오즈의 닥터>>는 주인공 김종수와 수연의 이야기가 중첩적으로 구성된다. 주인공 김종수는 불면증과 환각이 보이는 탓에 닥터 팽을 만나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를 처음 만난 건 전철 안에서 옥수수를 팔던 그가 옥수수를 싫어하는 자신에게 옥수수를 건넸을 때였는데 이후 법원에서 지정해 준 정신과 상담의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옥수수는 그와 궁합이 안 좋은 음식이다. 스포츠댄스가 아직 정착하지 못했을 때 춤바람이 난 엄마와 그런 엄마를 잡으러 뛰어나갔던 아빠가 추격놀이를 하는 동안 혼자 집에 있었던 그가 옥수수를 먹고 또 먹었다가 병원에 가게 된 사건이 있었던 탓이다. 그는 옥수수를 입에 문 사람들이 잔뜩 나오는 환각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는 닥터 팽에게 옥수수 사건을시작으로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춤 바람이 난 엄마, 엄마처럼 춤바람이 난 일곱 살 많았던 누나가 고등학교 때 뺑소니 트럭에 당해 죽은 이야기까지 오랜 기억을 끄집어냈다.

 

수연은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운 세계사 선생님을 미행하고 있다. 완벽한 모범생인 수연은 교무실에서 성적때문에 담임 선생님과 상담 후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찾는 그를 보게 되었고, 결국 찾은 것이 비타민 통임을 알게 된 수연은 그의 색다른 면을 많이 볼 수 있는 날이라는 생각에 그를 미행하게 되는데 그가 형편없이 보이는 두꺼운 목걸이 한 줄을 사는 것을 보고 따라 구입하게 된다.

 

오늘도 종수는 닥터 팽을 만나 아빠의 이야기를 한다. 보험금과 장애인 연금을 타먹기 위해 어린 자신을 뜨거운 물에 담궜던 아빠는 병으로 죽은 엄마로 인해 성실하게 살기 시작했지만 누나의 죽음은 아빠의 삶을 통째로 뒤흔들어 놓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아빠는 원형 판 놀이기구인 디스코에서 점프를 하다 목과 등골뼈가 부러져 죽었다. 엄마와 아빠, 누나의 죽음으로 이어진 가족 비극사에 대해 풀어낸 그에게 닥터 팽은 정수연이 실종된 지 사흘이 지났다는 얘기를 하게 되고, 세계사 선생님이었던 그가 정수연이 컨닝하는 것을 보고 지적했다가 오히려 강간범으로 몰리게 된 억울한 사연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에게 알려져 결국 살던 집까지 방화를 당하고 여관에 묵어야 하는 피해자였지만, 그는 정수연 실종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닥터 팽은 그에게 어릴 때 죽은 누나나 이복형제도 없었으며, 어머니는 그를 낳고 나서 죽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닥터 팽은 그에게 무엇이 진실이냐고 묻게 되고 이제 그는 약물중독자였던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들려주지만 환각과 현실 속에서 혼란스러운 그의 이야기 속에 진실이 무엇일지는 알 수 없어 보였다.

그러는 사이 좁은 방 안에 있는 수연이 경찰에 의해 구조되고 있었다. 수연의 상태는 마치 그가 돌보던 고양이를 이후 귀찮아서 내버려두었다는 이야기와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었다.

 

- 현실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환각이 보이는 상태로 좀 살면 안 되는 건가요? 현실이라고 해봐야 좋을 것도 없잖아요. 물론 환각이 무조건 더 좋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결국 마찬가지잖아요. 나는 이제 환각도 현실도 상관없어요. 모래든 시멘트가루든 결국은 딱딱하게 한 덩어리로 굳어버리곤 끝이잖아요." (본문 295,296p)

 

그래요, 닥터. 나는 도망칠거예요.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살아가야 한다니 그건 너무 끔찍한 형벌이잖아요. 나한테는 이 정도가 어울려요. 죄책감도 책임감도 자부심도 없는 이 정도가. (본문 297p)

 

언젠가 읽은 책에서도 나는 이처럼 과거의 기억이 왜곡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적이 있다. 기억이라는 것이 나 스스로에 의해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꾸며지고 다듬어져 현재의 기억으로 만들어지고 있음에 놀랐는데, 부정확한 기억으로 기록되고 있는 나의 역사 속에서 그 왜곡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른다는 사실이 더 절망스러운 것은 아닐까 생각한 바도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앞에 놓은 절망과 고통 그리고 아픔에서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현실의 외면이 김종수처럼 왜곡을 만들어내고, 환각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좋은 것만 기억하고픈 인간의 본성 속에서 현실은 점점 진실에서 멀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불편하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은 우리는 결국에는 나 자신 조차도 환각일지 모른다는 혼란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문득 기억으로 인한 혼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좋지 않은 현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현실도 나와 함께하는 진실임을, 그 고통과 마주하는 것이 진실임을 기억해두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오즈의 닥터>>는 환각과 현실, 거짓과 진실이 절묘하게 버무려져 반전에 또 반전을 주는 작품이었다. 환각과 현실, 거짓과 진실의 배열은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 수상작다운 놀라운 흡인력과 구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나에게 저자 안보윤의 이름 석자를 기억하게 된 작품으로 '기억'될 듯 싶다. 왜곡이 아닌 진실로 기억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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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로 간 따로별 부족 일공일삼 21
오채 지음, 이덕화 그림 / 비룡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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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을 시청한 적이 있다. 문명과 단절된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의식주를 해결해가는 모험이 유쾌하면서도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게 했는데, 이런 과정 속에서 함께하는 이들의 형제애가 돈독해지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집에 있을 때는 잠만 자고, 무엇이든 돈과 비교하고, 대화는커녕 같이 밥 먹을 시간도 없는데다 가족에게는 빵점이면서 남들에게는 매너 만점인 아빠와 무인도를 간다는 설정을 보면서 문득 이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이런 아빠와 함께 3박 4일 무인도를 가는 모험에서 보여줄 감동적 스토리에 대한 기대탓인지 왠지 모를 설레임이 느껴졌다. 요즘 우리 사회는 소통의 부족으로 가족간에도 서로 방문을 닫는 건 기본이고 마음의 문까지 닫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간혹 이런 문제를 다룬 다큐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내 가족의 모습도 되돌아보곤 하는데, 가족이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지를 이 동화를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엄마의 생일날, 엄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선언한다. 휴가 받고 사흘을 집에서만 보내면서도 아들과 대화가 없는 남편과 아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막히고 우울한 생각에 상담까지 받게 된 엄마는 준이와 아빠가 함께 가면 좋을 캠프에 예약해두었고, 실랑이 끝에 아빠와 준이는 가고싶지 않은 캠프를 가게 된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를 생각해보겠다는 엄마의 말에 준이는 혹 엄마랑 아빠가 이혼한다면 무조건 엄마와 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고, 무뚝뚝한 표정의 아빠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휴대폰과 게임기, 비상식량 뿐만 아니라 아빠들의 담배와 라이터까지 모두 반납한 후 아빠와 준이는 하나의 부족이 되어 촌장과 교관님의 진행에 따라 무인도에서의 일정을 시작하게 되고, 부족의 이름을 짓는 첫번째 미션부터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혼자 다른 별에 떨어져 있는 것 같아...'

우리 가족은 엄마 말처럼 따로따로 떨어진 별들이었다. 하나의 별자리로 묶이지 못하고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본문 20p)

 

 

 

어렵사리지은 '따로별 부족'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시큰둥한 표정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이후에도 이들은 캠프 일정에 따라 투덜대며 활동하곤 했는데, 바다에서 먹을 식량을 채취하던 준이는 지는 노을과 바다를 바라보다 슬며시 올려다본 아빠의 얼굴이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게 보였고, 여전히 어색하긴 했지만 아빠와 점심과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아주 조금 친근한 느낌도 들었다. 이들이 가장 난감해했던 미션은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바닷가까지 걸어가는 동안 상대방 때문에 가장 기뻤던 일을 고백하는 일, 다리를 묶고 바닷가까지 걸어가며 가장 고마웠던 순간들을 고백하는 일이나 서로에게 가장 미안했던 일을 고백하는 일 등이었다.

이런 미션이 어색한 두 사람은 비록 힘들게 미션을 수행했지만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고, 올해 초 엄마,아빠의 다툼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아빠로부터 뺨을 맞았던 사건에 대해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으며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함께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준이는 아빠가 훨씬 친근하게 느껴졌고, 무인도에서의 다양한 체험을 통해 보게 된 아빠의 새로운 모습에 가슴이 뛰는 걸 느끼게 된다.

 

준이는 집안 형편 때문에 꿈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꿈은 사치였던 아빠가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를 가지려고 애썼던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아빠 역시 행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3박 4일의 무인도 모험이 끝나는 동안 이들은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촌장님,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 별들을 봐라. 저 별들이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걸 본 적이 있니? 별은 항상 자기 자리에서 자기 몫의 빛을 발하지. 자기 자리에서 자기 몫의 빛을 발하면 주변은 행복해지더라." (본문 159p)

그렇게 준이는 따로별은 각자 떨어져 있는 별들이 서로를 바라볼 때 하나가 되는 별자리임을 깨닫는다.

 

<<무인도로 간 따로별 부족>>은 소통과 표현이 가족간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빠와 손을 잡고 다니고 애정표현을 잘하는 다나네 우히히 부족이 보여준 것처럼 말이다.

할아버지로 인해 꿈을 포기하고 경제적인 책임을 져야했던 아빠가 속내를 들어냄으로써 준이는 아빠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소통은 그렇게 타인을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된다. 또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가까운 가족일수록 더욱 필요하다는 점도 이들이 힘겨워했던 미션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요즘처럼 각자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너무도 절실한 일인 것 같다. 더군다나 많은 사람들이 각자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 대화가 더욱 단절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는 요즘같은 문명사회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가끔은 동화에서처럼 문명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삼으며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더 많이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비록 무인도는 갈 수 없겠지만 서로 밀어주고, 당겨줄 수 있는 등산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알 수 없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야말로 가족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런지.

이 책은 이렇듯 유쾌함 속에 담아낸 감동적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 함께하는 즐거움과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이미지출처: '무인도로 간 따로별 부족'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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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셋째주에 쓴 서평책들  (2013.5.19~201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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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키즈사이언스 : 똥
유영진 글, 심보영 그림, 권오길 감수 / 왓스쿨(What School) / 2013년 3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3년 05월 2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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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왓? 화석과 지층
황근기 지음, 조이랭 그림, 김정률 감수 / 왓스쿨(What School) / 2013년 5월
9,900원 → 8,91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13년 05월 27일에 저장
절판

사랑니
이상권 지음, 오민석 해설 / 자음과모음 / 2012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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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갈까, 아니 아니 손잡고 가자
이미애 지음, 한유민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9월
11,800원 → 10,620원(10%할인) / 마일리지 59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05월 2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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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누구나의 인생 - 상처받고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뜨거운 조언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홍선영 옮김 / 부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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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런가하면 상처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도 모두 다르다. 어린시절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상처에 아프고 무기력해져 침대에 누워 하루종일 울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타인에게 받은 배신감으로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을 게다. 혹은 자신의 올바르지 못한 행동으로 죄책감에 휩싸여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반면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이렇게 상처도 다르고, 상처를 대하는 방법도 서로 다르지만 이들이 가진 공통점이 있다면, 누군가 내 아픔을 오롯이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 내 상처에 공감하고 어루만져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내가 어찌지 못할 무언가에 조언을 해줄 누군가가 절실하다는 것은 같지 않을까 싶다. 지금 나도 그런 누군가가 필요하다. 내 안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는 분노와 슬픔을 다독여줄 누군가가 말이다.

하지만 내 안의 분노, 슬픔, 아픔을 털어놓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또 하나의 내 모습을 들키는 것 또한 두려운 일이기에. 그래서 우리는 '슈거'가 필요할지 모르겠다.

 

내 얘기를 들어줄 누군가, 마침내 드러난 자신의 추악함을 마주하고도 외면하지 않을 누군가를 찾게 될 것이라는 꿈이다. 그 누군가가 바로 슈거다. (본문 11p)

 

<<안녕, 누구나의 인생>>은 '디어 슈거' 칼럼 모음집이다. 책에 실린 편지는 럼퍼스를 통해 익명으로 전해 받거나 슈거의 개인 이메일로 직접 받았던 것으로 편지를 보낸 많은 사람들은 '슈거'가 <토치><와일드>를 쓴 작가 셰릴 스트레이드임을 몰랐고, 작가 역시 편지 보낸 사람들이 누군지 전혀 모른다. 상처받고 흔들리는 사람들이 보낸 편지에 저자는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최상의 조언을 해 주려 노력했고, 이 조언들은 독자들에게 또 한 번 최상의 조언이 되어주고 있다. 사실 그동안 들어왔던 수많은 조언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을거라는 생각에 큰 기대없이 읽었는데, 읽는내내 슈거에게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숨기고 싶었을 자신의 과거, 즉 난잡한 섹스, 약물복용 같은 이야기를 고백하면서 상대방의 아픔을 이해하고 있음을 전하는 슈거의 글에서는 우리가 사회생활을 통해서 자주 느낄 수 없는 '공감'이 있었다. 자신의 추악함을 드러내고도 외면하지 않는 슈거가 있어 사람들은 기꺼이 그들에게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했을 게다. 책을 읽다보면 문화적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고백 속에서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바로 자신의 모습이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들 속에 내가 있었기에 나 또한 슈거를 통해 위로받고 조언받고 그래서 또 밝은 곳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씨팔, 씨팔, 씨팔, 뭐 이딴 게 다 있어! 난 날마다 모든 일에 이렇게 말한다. -씨팔 (본문 91p)

 

슈거에게 보내는 씨팔씨(?)의 글을 보면서 나 또한 이렇게 세상에 대한 분노와 불만을 갖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이럴 수 밖에 없음에 대한 변명을 무수히 만들어내고 있었지만 나 역시도 이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벽과 부딪쳤을때도 내 잘못 보다는 세상에 대한, 타인에 대한 원망을 많이 하면서 늘 '씨팔, 뭐 이딴 게 다 있어'라고 말하곤 했다. 슈거에게 보낸 이 사람의 짧은 글 속에서 지금까지의 내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이런 글에 슈거는 어떤 조언을 해주었을까? 라는 궁금증도 일었다.

세 살, 네 살, 다섯 살 때 할아버지의 자위를 도와야했던 어린시절의 고백을 시작으로 한 슈거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내가 했던 말들이 결코 내가 내뱉어야 할 말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슈거의 말처럼 인생을 허비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했다.

이 짧은 글과 슈거의 답변은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너무도 잘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너무도 강렬하게 다가왔다.

 

'씨팔, 뭐 이딴 게 다 있어!'는 바로 이런 얘기를 말하는 겁니다. 그런 말은 바로 저 같은 사람이 하는 거예요.

그리고 당신이 하는 것이기도 하죠. 당신의 질문은 "날마다 모든 일에" 적용되지 않아요. 그렇다면 당신은 삶을 낭비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 게이른 겁쟁이란 얘긴데, 아니잖아요, 당신은 게으른 겁쟁이가 아니잖아요.

다음엔 좀 더 나은 질문을 해 보세요. 씨팔, 뭐 이딴 거는 다른 게 아니라 당신 인생이에요. 대답해 보세요. (본문 94p)

 

이 책에는 누구나가 가질 수 있는 고민, 아픔, 죄책감, 슬픔 등이 담겨져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으로 더 이상의 신뢰를 가질 수 있는 부부, 자신의 외모로 새로운 사람과의 사랑에 두려움을 갖는 사람, 헤어진 남편과의 관계, 가족간의 불화, 어릴 때 받았던 학대로 아파하는 사람들, 새로움을 꿈꾸는 사람들의 고민, 아파하는 딸을 위한 기도,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성매매를 해야할지 고민하는 사람,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 알코올 중독으로 무기력한 사람들...우리가 겪을 법한 고민, 혹은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아픔이 기록되어 있다. 그들의 아픔을 보면서 '나만 아프게 아니구나''나만 힘든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공감하고 위안받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슈거의 조언을 들으면서 내 상처를 직면하게 되고, 내가 괜한 엄살을 피우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내가 잘 해내고 있구나, 라는 생각도 더불어 하게 되었다.

 

인생에서는 말도 못하게 끔직하고 아름답고 흥미로운 일이 일어납니다. 이미 그런 일을 겪은 사람도 있을 거예요. 여러분에게 일어난 일은 무엇이 됐든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렇게 만드세요. 도저히 삼킬 수 없을 것 같아도 삼키세요. 그것이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생각하세요. 실제로 그렇게 될 거예요. 저 역시 이 사실을 몇 번이고 배웠습니다. (본문 119p)

 

저자는 받아들인다는 것은 단순해지는 것이며 일상적인 공간에 있는 것이고, 삶에서 명백한 사실을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다. 지극히 중요한 부분에서 시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끝도 맺는 것이라고 말이다. 감추고 싶었던 그래서 점점 더 움츠려드는 자존감이 슈거의 조언을 통해서 내 안의 것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과거는 사라지지 않고, 난 그 기억을 고스란히 안은 채 이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기에 언제까지 아파하고 상실감을 안은 채 살아갈 수는 없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은 또 하나는, 상처입고 아파하고 씨팔 뭐 이딴 게 다 있나 싶은 내 인생이라 생각했었던 내 인생이,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랬다. 나는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으며, 도전할 수 있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가치 있는 사람이었다.

<<안녕, 누구나의 인생>>은 뜨거운 공감, 예리한 직관, 냉정한 충고를 슈거인 저자 셰릴 스트레이드가 자신의 인생을 통해 답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렇듯 어두운 곳에서 인생의 밝음부분을 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진정한 치유는, 진창에 무릎 꿇고 앉아 실제로 맞닥뜨리는 치유는 절대로 당신 손에 달려있습니다. (본문 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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